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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감당할 수 없어

Author: 연의 수정
박진성은 민여진이 오직 민영미 때문에 그 많은 음식을 다 비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박진성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소화제 하나를 꺼내 민여진의 입에 넣어주었다.

“이제 가자.”

시계를 한 번 확인한 박진성은 민여진에게 외투를 둘러주며 그녀를 데리고 함께 마당 밖으로 나갔다.

서원이 두 사람을 따라가려 하자 박진성이 그를 막았다.

“넌 오늘 집에 있어. 단둘이 따로 볼 일이 있으니까 굳이 안 따라와도 돼.”

박진성이 민여진과 함께 집을 떠나자 강태화는 서원의 팔을 붙잡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넌 참 눈치도 없지. 딱 보면 몰라? 오늘 두 분이 데이트하러 가는 거잖아. 거길 끼려고 해?”

“데이트요?”

서원이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그럴 리가요?”

“왜 말이 안 돼?”

자세한 사정을 몰랐던 강태화가 손수건을 털며 말했다.

“두 분 사이가 좀 복잡해 보이긴 하지만, 서로 마음이 있는 건 분명해. 뭔가 오해가 있었던 걸 거야. 이제 그 오해가 풀렸으니 같이 밥 먹으러 가고 데이트도 나가는 건 당연한 일 아니야?”

서원은 차가 떠난 방향을 계속 주시하며 멍하니 서 있었다.

오직 서원만이 둘의 복잡한 사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박 대표님... 대체 무슨 생각이신 거에요...’

민여진은 조수석에 올라탔고 운전대는 박진성이 직접 잡았다. 가는 내내 민여진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안전벨트를 꼭 잡고 있었다.

“진성 씨... 어디 가는 거야?”

“가보면 알아.”

민여진이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또 애견카페 가는 거야?”

“아니.”

그 말에 박진성이 가볍게 웃었다.

“난 똑같은 수법 두 번 안 써. 맞힐 거면 다른 쪽으로 맞혀 봐.”

더 이상 떠오르는 게 없었던 민여진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갈피를 못 잡는 민여진에 박진성이 힌트를 주었다.

“네가 가고 싶은 곳.”

민여진이 가고 싶은 곳이라고?

그 말에 민여진은 더욱 혼란스럽기만 했다. 어릴 적, 그녀는 가고 싶은 곳이 아주 많았다. 빈민가에서 자라면서 바깥세상을 볼 기회에 민여진에게는 없었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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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6화 사진 촬영

    “하지만 난 환자잖아.”태연한 임재윤의 말에 민여진의 얼굴은 미세하게 열이 올랐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핑계 대지 마. 입술을 못 움직이는 것도 아니잖아.”“네가 먹여주는 게 좋아. 말랑하고 향긋해.”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에 부끄러움을 느낀 민여진은 괜히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 임재윤이 웃으며 민여진을 잡았다. “안 놀릴게.”민여진이 자리에 앉자 임재윤이 물었다. “내가 수술실에서 나왔을 때 왜 울었어?”“내가 울었어?”민여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기억이 없었다. 임재윤이 말했다. “너 눈이 빨갰어.”민여진은 그제야 보도된 기사와 그녀의 사진을 찍은 사람을 떠올렸다. 얼굴이 창백해진 민여진이 고개를 숙이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네가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바보. 뭘 걱정해. 내가 얘기했잖아. 이번 수술 무사히 마칠 거라고.”민여진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어둡기만 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임재윤은 안정이 필요했다. 그러니 임재윤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민여진이 대충 핑계를 대며 말을 얼버무렸다. 민여진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임재윤은 다시 잠들어 있었다. 더럽혀진 옷을 들고나온 민여진은 벽을 짚고 세탁실로 향했다. 늦은 저녁이라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예민하게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자의 발걸음일 리가 없는, 둔탁한 소리였다. 미간을 찌푸린 민여진이 세탁실의 문을 닫으려던 그때, 표찬이 달려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읍, 읍!”민여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등골이 서늘해진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하지만 표찬은 그런 그녀를 세면대로 밀어붙였다. 가녀린 몸이 대리석이 부딪혔다. 극심한 고통에 숨을 쉴 수조차 없어 얼굴이 창백해진 민여진이 다급히 소리쳤다. “살려주세요!”“닥쳐!”얼른 손으로 민여진의 입을 막은 표찬이 무서운 말투로 협박했다. “한 번만 더 소리 지르면 너에게 내일은 없을 줄 알아!”허리에 날카로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5화 물 먹여줘

    “무슨... 기분인데요?”“널 내 곁에 두려 했던 게 얼마나 한심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됐어. 박진성과 결혼한 여자에게 난 가당치도 않지. 어쩌면 너도 나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거야.”“...”민여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 전에 저한테 했었던 말 기억해요? 자신을 너무 비하하지 말라던 말, 전 지금도 그 말을 기억하고 있어요. 오빠가 저한테 알려준 걸 오빠는 왜 잊고 살아요?”“난...”“오빠. 저와 박진성 씨는 오빠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사이가 아녜요. 저와 그 사람 사이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할 수만 있다면 전 차라리 이번 생엔 그 사람과 만났던 적도 없었으면 좋겠어요.”조현준은 그제야 뭔가를 알아차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만약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너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지.”민여진이 피식, 웃어버렸다. 민여진에게 그런 건 더는 의미 없는 생각이었다. 더는 신경 쓸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미 지난 일이에요. 이모에겐...”“언론사에서 아무 사진이나 찍어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라고 설명했어. 너와 박진성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고마워요.”민여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조인화마저도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그녀는 더 이상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통화가 끝났을 땐 죽은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다. 민여진이 다시 이불을 끌어 올렸다. 그녀의 마음에 미묘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예전의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감추었던 건 더 이상 상처를 받고 싶지도 않았고 자신을 아프게 한 과거를 잊어버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 지금, 더 숨길 필요가 있을까?최소한 임재윤에겐... 민여진의 과거를 알 권리가 있는 건 아닐까?민여진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민여진에겐 너무 어두운 얘기라, 그녀는 여전히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테이블을 정리한 민여진의 귓가로 남자의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재윤아?”그는 말이 없었다. 민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4화 얼굴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내가 더 들을 말이 있어? 돈 걱정 없이 살게 해줄 거라고 해서 믿었더니, 고작 3000 만원에 딴소리하는 거야? 그럼 나중에 우리가 결혼하면 네가 감당은 할 수 있어?”표찬이 다급하게 한이나를 달랬다. “이나야, 오해야. 난 그냥 네가 돈이 부족하지 않은지 물어보려고 그런 거야. 부족하면 더 줄게.”“그래?”한이나의 표정이 그제야 부드러워졌다. “거의 다 써 가긴 하는데... 그래서 나머지 6000 만 원은 언제 보내준대?”표찬이 이를 악물었다. “곧 줄 거야. 돈이 들어오면 바로 보내줄게.”“역시 자기는 대단해. 그럼 난 먼저 친구들이랑 놀고 있을게.”전화를 끊은 표찬이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았다. 몇천만 원을 써버렸으니 돌려줄 수 없다는 걸 표찬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여자친구까지 잃는다면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그는...표찬의 머릿속에 그 여자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그런 우연이 있을 수 있지? 눈동자가 비슷한 건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같은 병원에 있는 것까지 우연이라고? 분명 그 여자가 확실했는데 아니라니...’순간, 표찬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맞는지 아닌지는,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만 확인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잖아.’...“여진 씨, 저 들어갈게요.”간호사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포장해 온 죽을 건넸다. “여진 씨가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소고기야채죽으로 주문했어요. 아직 따뜻하니까 지금 먹어요. 식으면 맛없어요.”민여진이 숟가락을 손에 쥐며 대답했다. “고마워요. 제가 신세를 많이 지네요.”간호사가 웃으며 대답했다. “신세는요. 그런 말씀 마세요. 진시우 씨가 부탁하신 것도 있고... 워낙 바쁘시잖아요. 여진 씨도 안 보이셔서 불편한 점이 많으실 텐데 무슨 일이 있으면 숨기거나 참지 마시고 바로 저희한테 말씀하세요.”“네.”간호사가 병실을 나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3화 문채연이 아니야

    “그래요. 들어가요.”병실까지 따라 온 진시우는 재촉 전화가 올 때까지 옆을 지켰다. 민여진은 임재윤 옆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깊은 잠이 든 임재윤은 계속 일어나지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간호사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물었다.“여진 씨, 이제 저녁인데 뭐라도 좀 드실래요? 제가 식당에서 음식 좀 포장해 올게요.”“아니에요.”민여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전 지금 배가 안 고파서요.”“하지만... 여진 씨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드셨어요. 배가 안 고프다고 아무것도 안 드시면 몸이 어떻게 버티겠어요?”간호사가 걱정 어린 말투로 말을 이었다. “아니면 제가 죽이라도 한 그릇 가져올게요. 일단 조금이라도 드세요. 안 그럼 나중에 환자분이 깨어나시면 마음 아파하실 거예요.”민여진은 도저히 입맛이 나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는 저녁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한편, 표찬은 여전히 호텔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표찬은 분노를 터뜨렸다. “어떻게 된 거야? 약속한 돈은? 왜 지금까지 돈을 보내지 않는 거야? 1억 준다고 했잖아. 돈 떼먹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하더니 겨우 4천만 원으로 모른 척할 생각인 거야?”표찬의 말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도 분통을 터트렸다. “네가 무슨 염치로 전화를 해? 지금 다들 너 찾느라 혈안이 되어있어! 그 여자는 애당초 문채연이 아니라 그저 아무 상관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너 같은 걸 믿은 내가 병 X이지. 법원에서 고소장까지 날아왔어.”“뭐?”표찬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장난해? 그 사람은 분명 문채연이었어.”장담하듯 말했지만 표찬도 은근히 마음에 찔렸다. 그 여자가 문채연이라는 심정은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기에 그 여자가 바로 실형을 선거 받은 문채연이라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건 그 여자가 문채연이 아니라는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2화 널 먼저 만났었다면

    신발도 전부 젖어버렸고 손도 꽁꽁 얼어붙었다. 추위로 몸에도 감각이 없는 지경이었지만 민여진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첫 마디를 던졌다. “괜찮으셔서 다행이에요.”민여진은 그 일로 생색을 내지도, 불쌍한 척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 일이 당연하다는 듯, 그녀는 이정화를 업고 눈길을 달린 일은 단 한 마디도 박진성 앞에서 꺼내지 않았다. 그때가 되어서야 이정화는 민여진을 자기 며느리로 받아들였다. 그 일 년 동안, 이정화는 딸을 대하듯 민여진을 아꼈고 박진성보다 민여진에게 더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지금은 결국... 이런 사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더는 할 말이 없었던 민여진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병실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여진아...”떨리는 이정화의 목소리가 들렸다.민여진이 자리에 멈추어 서자 이정화가 끓어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그때, 진성이가 널 먼저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문고리를 잡은 민여진의 손끝이 떨렸다. 찬바람에 찔리기라도 하듯, 심장이 고통으로 잔뜩 조여왔다. 이정화의 말뜻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만약 박진성이 민여진을 먼저 마주쳤다면... 그랬다면 빅진성은 민여진을 사랑하게 되었을 테고 그러면 문채연과 관련된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정화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박진성을 먼저 만난 사람은 문채연이 아닌 민여진이었다. 그러니 두 사람은 관계는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다. 인연이 아닌 사람은 결국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었다. 민여진은 한마디 말도 없이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아무 말 없이 병실로 들어가 문을 닫는 순간,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얼굴의 상처가 따끔거려 민여진이 다급히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그 통증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칼처럼 민여진을 후벼팠다. 얼굴뿐만 아니라 그녀의 마음까지도 아프게. 민여진은 그렇게 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몸이 뻣뻣해질 때쯤,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들어왔다. “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51화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상처가 벌어지고 찢겨 피가 나오는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그저 미친놈처럼 병원을 뛰쳐나온 애야. 그런 애가 수술이 끝나 네가 이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가만히 안정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아?”민여진이 어지러운 눈을 감았다. “죄송해요. 하지만 저도 이런 상황을 원한 적 없어요.”화풀이를 마친 이정화는 힘이 풀린 듯 옆 의자에 주저앉았다.“여진아, 내가 너에게 선택권을 줬었잖니. 진성이 수술 전에 한 번만 만나달라고 부탁했잖아. 싫다고 했으면 소식도 모르게 했어야지. 이제 와서 이런 기사가 퍼지면...”“이미 마취를 시작해서 다행이지, 아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은 해봤니? 이건 진성이 목숨이 걸린 수술이야.”민여진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지만 겨우 입을 열었다. “여사님, 모든 사람에게 제가 살인범이라고 공개하는 건 저에게도 아무런 득이 될 게 없어요. 전 이미 만나는 사람도 있고, 여사님보다 제가 더 박진성이 이 일을 알게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요. 아시겠어요?”이정화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넌 진성이를 원망하잖니.”툭, 던져진 그 한마디에 민여진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이정화의 말처럼 민여진은 박진성을 원망했다. 그러니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박진성을 망치려고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정화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처럼 수술실 앞도 지키지 않고 비통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씁쓸한 마음을 누르고 민여진이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네 맞아요. 저 그 사람이 원망스러워요. 만약 예전이었다면 정말 그런 짓이라도 했을 거예요. 전 차라리 박진성이 수술대 위에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어차피 저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악마를 시궁창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민여진이 잠시 말을 멈췄다. “전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부드럽게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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