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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그녀의 상의에는 ‘구윤아’라고 적힌 명찰이 달려 있었다.

“이 사람이 업무 보러 왔다네요...”

경비원은 연성훈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수상한 것 같아서 들여보내지 않았어요!”

구윤아는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한 채 연성훈을 바라봤지만 그래도 그에게 물었다.

“이곳에 업무 보러 오셨다고 했죠? 입금하시겠어요, 출금하시겠어요? 아니면 다른 ”

업무를 보려고 하시나요?”

“은행카드 잔액 확인하러 왔습니다.”

연성훈이 솔직하게 말했다.

경비원이 말했다.

“매니저님, 저 사람이랑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요? 절대 우리 은행에 들어올 수 있는 옷차림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구윤아는 여전히 연성훈을 보며 물었다.

“잔액을 확인하시려면 은행카드 가져오셨죠? 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

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짙은 파란색의 은행카드를 꺼냈다. 먼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는 조심스럽게 옷으로 먼지를 닦아냈는데, 은행카드에는 오히려 먼지가 한층 더 쌓이게 되었다.

그는 민망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이때, 구윤아의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그 은행카드를 보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이아... 다이아몬드 카드 아니야?”

연성훈은 잠깐 멈칫하더니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짜였어? 그 여자 말이 거짓말 아니었어? 나 예전에 정말 엄청 부자였던 거야?'

구윤아는 긴장한 나머지 가슴이 벌렁벌렁 뛰기 시작해 깊은숨을 쭉 뱉어냈다. 그리고 연성훈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존경하신 다이아몬드 고객님, 경비원이 무례를 범했던 건 저희 불찰입니다. 고객님께서 만족할 수 있게 저희가 잘 처리하겠습니다.”

그 옆에 있던 경비원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쨍그랑!

그의 손에 든 진압봉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연성훈을 보며 말을 더듬었다.

“존... 존경... 존경하신 다이아몬드 고객님, 저... 저...”

경비원에 불과했지만 그는 다이아몬드 카드 고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방금 그가 그런 고객의 앞길을 막았으니 아마 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심지어 계약서에 따라 큰돈을 배상해야 할지도 모른다!

구윤아는 더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미소를 지은 채 연성훈에게 말했다.

“절 따라오십시오, 제가 직접 모시겠습니다!”

연성훈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를 따라갔다.

은행에 들어선 후, 은행 로비를 지나 바로 뒤쪽에 있는 VIP 자리로 향했다.

신해은행은 고객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금 로비에는 임설아와 한석훈, 두 사람뿐이었는데, 그들은 연성훈이 은행에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곧바로 VIP 자리로 향한 걸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2분 후, 은행의 모든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말했다.

“여보세요, 은행장님. 지금 은행에 다이아몬드 고객님 한 분이 찾아오셨는데 바로 은행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임설아와 한석훈은 미간을 구겼다.

임설아는 은행 직원에게 물었다.

“이봐요, 아가씨. 혹시 다이아몬드 고객이 흔한 건가요?”

은행 직원이 그녀를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신해은행 카드는 등급을 나눠요, 한석훈 님의 이 카드는 실버 카드예요, 2억 이상 저축하시면 발급되거든요. 20억 이상 저축하시면 골드 카드, 200억 이상 저축하시면 플래티넘 카드 발급되고요. 하지만 다이아몬드 카드는 좀처럼 발급되지 않죠, 은행이 설립된 후 지금까지 아마 9장밖에 발급되지 않은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뭐요?”

임설아는 깜짝 놀라더니 착잡한 얼굴로 VIP 자리를 향해 바라봤다!

연성훈, 힘 빼고는 아무것도 없던 녀석이, 다이아몬드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니?

“그럴 리가 없어요!”

임설아가 은행 직원을 향해 말했다.

“저 사람, 제 전남편이거든요. 어떤 사람인지 제가 잘 알고 있어요. 막노동만 하던 사람이고, 아무 재주 없어요. 절대 저 사람한테 속지 마세요!”

은행 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가 간섭할 수 없는 일이에요, 은행장님께서 이미 오고 계세요! 은행장님께서 직접 다이아몬드 고객님을 모실 거예요.”

“됐어, 설아야.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너만 알고 있으면 되잖아.”

한석훈은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VIP 자리에 앉은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

“저 사람 신경 쓸 필요 없어, 괜히 저 사람 때문에 우리 데이트를 망치지 말자고!”

임설아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떠나기 전, 또 한 번 은행 직원에게 말했다.

“한 번 제대로 검사해 봐요, 연성훈이라는 사람이 사기 칠 수도 있는 거라고요. 절대 속으면 안 돼요!”

...

다른 한편, 연성훈은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었다.

구윤아는 그의 맞은편에 앉아 그에게 태블릿을 하나 건네주며 말했다.

“여기 위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시면 바로 잔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성훈이 깊은숨을 내쉬고는 신분증에 적힌 대로 그의 생일을 입력했다!

곧바로 화면이 바뀌더니, 아주 긴 일련의 숫자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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