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 모든 소란이 끝나고, 텅 빈 기자회견장에 홀로 남은 지훈에게 최세연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함께 서 있었다.
LA 다이스의 살아있는 신, 클레이 커쇼였다.
그는 수십 명의 기자들을 뚫고, 성큼성큼 단상 위로 걸어 올라왔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지훈의 어깨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전 세계를 향해 선언했다.
“나는 이 남자를 모릅니다. 그의 과거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압니다.”
그는 자신의 어깨를 가리켰다.
“지난 10년간, 이 어깨는 나를 지탱해 온 영광이자, 나를 짓눌러 온 저주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의사들이 이 어깨를 보고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그 모든 소란이 끝나고, 텅 빈 기자회견장에 홀로 남은 지훈에게 최세연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함께 서 있었다.LA 다이스의 살아있는 신, 클레이 커쇼였다.그는 수십 명의 기자들을 뚫고, 성큼성큼 단상 위로 걸어 올라왔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지훈의 어깨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그는 마이크를 잡고, 전 세계를 향해 선언했다.“나는 이 남자를 모릅니다. 그의 과거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압니다.”그는 자신의 어깨를 가리켰다.“지난 10년간, 이 어깨는 나를 지탱해 온 영광이자, 나를 짓눌러 온 저주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의사들이 이 어깨를 보고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젊은이는,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지난 10년간 그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던 내 고통의 진짜 원인을 찾아냈습니다.”그는 지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선배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후배에게 보내는 무한한 신뢰와 존경이 담겨 있었다.“나는, 이 남자를 믿습니다. 그의 말이 진실이고, 그의 방식이 미래라는 것을. 그래서, WADA의 그 위대한 검사에… 나 역시 동참하겠습니다.”“……!”그의 폭탄선언에, 기자회견장은 다시 한번 경악에 휩싸였다.“만약 이 남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려거든, 먼저 나를 넘어 보십시오. 이 클레이 커쇼의 모든 것을 걸고, 내가 그의 진실성을 보증하겠습니다.”신의 보증.그것은
한 시간 후. 캐멀백 랜치의 공식 프레스센터.강지훈은 JK 그룹과 다이스 구단을 통해, 자신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소집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그의 몰락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수백 명의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단상 위로, 강지훈이 홀로 올랐다. 그는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 저에 대한 많은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선수 시절부터 금지 약물을 사용했고, 그 약물을 제가 지도한 선수들에게도 사용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장내를 둘러봤다.“이에 대해, 저는 그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그의 예상 밖의 태도에 기자석이 술렁였다.“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저 자신에 대한 최고 수준의 도핑 테스트를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 소변 검사, 혈액 검사는 물론, 모발과 손톱을 이용한 과거 약물 복용 이력 추적까지. 현존하는 가장 정밀한 방식으로, 제 몸의 모든 것을 검증받겠습니다.”“……!”기자회견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보통의 선수들이라면 어떻게든 피하려고만 하는 WADA의 검사를 스스로, 그것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요청한 것이다.하지만 그의 폭탄선언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그리고 저 혼자만 받지는 않을 겁니다.”그의 등 뒤, 거대한 스크린이 켜졌다. 화면에는, 최강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은 이현성과 이하준, 박건우, 그리고 유도복을 입은 윤태웅, 다이스의 유니폼을 입은 리카도 리카
강지훈의 과거를 겨눈 최민석의 마지막 화살은, 그가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고 치명적으로 날아갔다.[단독] ‘기적의 코치’ 강지훈, 선수 시절부터 금지 약물 투여 의혹… ‘각성’의 비밀, 결국 약물이었나?대한유도협회 스캔들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터져 나온 두 번째 폭탄은, 이전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불법 의료 행위’는 해석의 여지라도 있었지만, ‘금지 약물’, 즉 도핑은 스포츠계에서 용납될 수 없는, 절대 악과도 같은 금기였기 때문이다.기사는 교묘했다. 강지훈이 GSM에서 해고당한 직후 약 한 달간 두문불출했던 시기를 ‘의문의 공백기’로 명명하고, 그 직후 갑자기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점을 의심스럽게 연결 지었다.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와 함께 일했던 익명의 전 GSM 트레이너의 인터뷰를 실었다. ‘강지훈이 인턴 시절부터 정체불명의 영양제들을 섞어 마시며 무언가 실험하는 듯 보였다’는 식의, 증거는 없지만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악의적인 증언이었다.여론은 순식간에 최악으로 돌아섰다. 그를 향한 찬사는 순식간에 배신감과 혐오로 바뀌었다.“결국 약쟁이었나? 어쩐지 능력이 비정상적이다 했다.”“자기 몸에 약물 실험하던 놈이, 다른 선수들 몸은 제대로 고칠 수 있겠어? 소름 돋네. 이현성, 이하준도 전부 약물로 만든 거 아니야?”“다이스는 당장 저 사기꾼을 해고해라! 메이저리그의 수치다!”미국 현지 언론까지 이 스캔들을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강지훈을 ‘미친 도박&rs
최민석의 눈이 번뜩였다.“강지훈이… 저런 곳에 있었다고?”“네. 6개월간, 환자가 아닌 연구원 자격으로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저희가 확보한 당시 방문자 기록에 따르면, 강지훈은 그곳에서 단순히 재활만 한 것이 아니라, 허준이라는 의사와 함께 무언가… 아주 특별한 연구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정보원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강지훈이 가진 능력의 비밀. 어쩌면,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이곳일지도 모릅니다.”최민석의 입가에, 마침내 먹잇감을 발견한 포식자의 미소가 걸렸다. 그는 즉시 정보원에게 지시했다.“파. 그 허준이라는 놈의 과거, 의료 사고의 진실, 그리고 강지훈이 그곳에서 대체 뭘 했는지, 먼지 한 톨까지 전부 다 파헤쳐. 이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지.”그림자는, 마침내 강지훈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과거, 그의 힘의 ‘근원’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었다.일주일 후, 커쇼의 개인 훈련장.일주일간의 호흡 훈련과 기초 재활을 마친 커쇼의 몸은, 미세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지훈은 그를 데리고, 훈련장 한쪽에 있는 작은 수영장으로 향했다.“오늘부터는, 물속에서 공을 던질 겁니다.”“물속에서요?”“네. 물의 부력은 어깨 관절에 가해지는 중력을 상쇄시켜, 가장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물의 저항은, 선수님의 근육들이 평소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강제할 겁니다. 우리는 오늘 닳아버린 브레이크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이제, 제가 알려드리는 대로 숨을 쉬어 보십시오. 코로 4초간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가슴이 아닌 배를 풍선처럼 부풀리는 겁니다. 그렇죠. 그리고 6초간, 아주 천천히 입으로 숨을 내뱉으세요. 뱉는 숨이 끝날 때, 배꼽을 등 쪽으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복부 전체를 수축시키고요.”커쇼는 어색했지만, 그의 지시에 따라 심호흡을 시작했다. 그가 복식 호흡을 반복하자, 모니터의 그래프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가슴과 어깨 근육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그래프는 거의 평탄해진 반면, 복부 근육의 활성도 그래프는 규칙적으로 오르내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화.“보이십니까. 견갑하근의 긴장도 그래프가, 숨을 내쉴 때마다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선수님의 뇌가, 처음으로 그 ‘브레이크’ 근육에게 ‘쉬어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커쇼는 자신의 어깨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느꼈다. 깊게 숨을 내쉴 때마다, 늘 뭉쳐있던 어깨 앞쪽 깊숙한 곳의 근육이 아주 조금씩, 부드럽게 이완되는 감각 지난 몇 년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완전한 ‘쉼’의 감각이었다.그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고, 오직 지훈의 목소리와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했다. 세계 최고의 투수가, 자신의 몸을 다스리는 가장 근원적인 방법론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있었다.한편, 캐멀백 랜치의 메인 구장에서는 강지훈이 만들어낸 또 다른 기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리카도 리카도.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방출 명단에 오르내리던 그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이라는 충격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 투수가 된 것이다.
커쇼의 개인 훈련장에서 돌아온 지훈은, 곧바로 그의 재활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시작했다.견갑하근. 너무나 깊숙하고 미세한 근육이라, 일반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는 단련할 수 없었다. 그는 시스템의 분석을 바탕으로, 특수한 각도에서의 스트레칭과 미세 전류를 이용한 EMS 트레이닝, 그리고 특정 움직임 패턴을 반복하는 신경근 재훈련 프로그램을 조합했다.그가 프로그램 설계에 몰두하고 있을 때, 그의 스마트폰이 조용히 울렸다. 발신자는 클레이 커쇼였다. 지훈은 잠시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강 디렉터. 나요, 커쇼.”]그의 목소리는, 낮에 만났을 때의 체념 섞인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희미하지만,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당신이 돌아간 후, 지난 몇 년간의 내 모든 의료 기록과 당신의 말을 비교해봤소. 그리고 깨달았지. 당신 말이… 맞아. 나는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그저 늙음의 핑계로 외면하고 있었던 거요.”]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그래서… 해보려고 하오. 당신의 방식대로. 내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마지막 도전을… 당신에게 걸어보려고 하오.”]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내미는 신뢰의 손길이었다.지훈은 조용히 대답했다.“제가 해야 할 일은, 신을 다시 옥좌에 올려드리는 것뿐입니다.”[“좋소. 그럼, 첫 번째 훈련은 무엇이오? 내가 뭘 하면 되겠소?”]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신의 질문에, 지훈은 이미 준비해 둔 대답을 꺼냈다. 그의 모든 기적은, 언제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