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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Author: 귀차니즘
주시우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우리는 둘째 계획이 없어.”

“왜? 아윤이가 그렇게 예쁜데, 둘째도 분명 예쁠 거야. 아이가 많으면 집도 더 활기차고.”

“우리는 아윤이면 충분해.”

“예린 씨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 둘이 오래 얘기해서 내린 결정이야.”

소지훈이 혀를 찼다.

“야, 너희 부부는 외모도 출중하고 머리도 좋은데... 그런 천부적인 유전자를 그냥 묻어 두겠다 이거네.”

주시우가 웃었다.

“아이 키우는 건 많다고 좋은 게 아니야. 하나가 딱 좋아. 아이와 보내는 시간도 충분하고, 우리 각자의 시간도 지킬 수 있어. 그러면 균형이 맞거든. 예린이도 그랬어. 또 한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분산되는 건 원치 않는다고. 아윤이는 우리한테 유일무이하니까. 세상에 데려온 건 행복하게 지내라고 데려온 거지.”

“둘이 생각이 참 명확하네.”

소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우는 데 드는 에너지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 똑같이 공정한 사랑을 보장 못 하겠다면, 한 아이만 가지는 게 좋아.”

소지훈이 멀리서 비눗방울을 쫓으면서 웃는 주아윤을 봤다. 정말 한 송이의 해바라기 같았다.

“좋네. 괜히 책임성이 없게 아이를 낳아 놓고는 잘 키우지도 못하는 부모들보단 백배 낫지. 네 말이 맞아. 아이는 사랑을 주려고 낳는 거지, 노후 보험 들자고 낳는 게 아니니까.”

주시우가 소지훈을 흘끗 봤다.

“너는 어때? 결혼 생각은 있어?”

“당연히 있지.”

소지훈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기댄 채, 웃고 있는 이정현에게 시선을 뒀다.

“그런데 신부님이 허락해 주셔야지.”

“좋은 소식 기다릴게.”

주시우가 찻잔을 들었다.

“땡큐!”

그러자 찻잔이 서로 부딪쳤다.

잠시 후, 신예린은 작은 걸음으로 달려왔다. 목이 말랐는지 주시우의 컵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신예린의 두 볼이 달아오르자 주시우는 옆에 있던 휴지를 뽑아 이마의 땀을 닦아 주었다. 신예린이 차를 다 마시자 주시우는 다시 따라 주었다.

“고마워요. 우리 서방님.”

신예린이 달콤하게 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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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닝포인트   제559화

    소지훈은 단상 위에서 손이 덜덜 떨렸고 옆에 있는 주시우에게 속삭였다.“나... 좀 떨려.”주시우의 시선은 내내 신예린에게 고정돼 있었다.“괜찮아. 처음이 그렇겠지. 두 번째는 쉬울 거야.”소지훈은 당장 발로 한 대 걷어차고 싶었지만, 체면 때문에 꾹 참았다.마침내 신부들이 눈앞에 도착했다.주시우는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신예린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두 손이 맞닿는 순간, 그는 낮고 다정하게 말했다.“딱 내가 상상한 그대로야. 정말 예뻐.”숨길 수 없는 감탄이 주시우의 눈에 고였고 신예린이 입술을 꼭 다물며 웃었다.“당신도 아주 멋있어요.”신예린의 말 그대로였다. 턱시도를 입은 주시우는 기품 있고 단정했다. 또렷한 이목구비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재벌가 도련님 같았다.그때 옆에서 소지훈이 코끝이 메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여보... 울 것 같아요.”이정현은 난감한 표정으로 눈을 치켜떴다.“표정 관리, 표정 관리! 그렇지 않아도 오늘 하늘까지 흐린데 사진까지 엉망이면, 전부 삭제할 거예요.”그 말에 소지훈은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억지로 활짝 웃었다.모두 그런 소지훈을 보니 할 말을 잃었다.신예린과 주시우는 눈을 마주치고 또다시 피식 웃었다.반지 교환 순서가 되었다. 분홍색 치마를 입은 주아윤이 작은 보폭으로 깡충깡충 단상으로 뛰어왔다. 볼에는 반짝이는 블러셔가 발라져 더없이 사랑스러웠다.그러자 소지훈이 이정현의 귀에 슬쩍 속삭였다.“여보, 우리도 저렇게 예쁜 딸 하나 낳아요.”“우리 나이에 쉬울지 모르겠네요. 그냥 아윤이를 이따가 데리고 갈까?”“좋아. 오늘식 끝나면 데려가자.”‘친부모 앞에서 대놓고 아윤이를 탐내다니... 아주 잡혀가기에 딱 좋겠어!’결혼식이 절정으로 향하던 때, 하늘이 참고 있었던 듯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비가 내리네요.”그러자 스태프들이 미리 준비한 투명 우산을 하객들에게 나눠 주었다.신예린의 하얀 드레스 자락이 젖자, 주시우가 재빨리 치맛단을 들어 올리고 우산을 자기 쪽으로

  • 터닝포인트   제558화

    “잠깐, 잠깐만!”소지훈은 뭔가 번쩍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시우야, 안 돼. 같이 결혼하면 절대 안 돼.”“왜요?”신예린이 휴대폰에 얼굴을 바짝 대고 물었다.신예린의 머리에서 물이 또르르 떨어지는 걸 본 주시우가 수건을 집어 들고 조심스레 머리를 닦아 줬다.“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는데 주시우가 있는 곳에는 늘 제가 투명 인간 취급을 당했거든요. 같이 결혼하면 둘 다 신랑인데, 얼굴도 나보다 훨씬 잘생겼잖아요. 스포트라이트도 전부 가져가겠죠.”소지훈의 말에 모두가 폭소했다.“웃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모를 거예요. 영원한 2등의 마음을 말이죠... 흑흑.”이정현이 일부러 거들었다.“그래요? 그럼 같이 안 할 거면... 제가 결혼식을 같이 해 줄 다른 서방님을 찾아볼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지훈이 바로 꼬리를 내렸다.“아니에요. 같이 해요. 영원한 2등이면 어때요. 제가 정현 씨의 마음속 1등이면 됐지.”이정현이 손바닥을 내밀었다.“봐요.”“뭘요?”소지훈이 두리번거렸다.“닭살이요.”“...”두 사람의 티키타카에 신예린은 웃으며 주시우의 품으로 쏙 몸을 기댔다.“가자, 머리 말려 주게.”주시우가 다정하게 신예린을 일으켰다.그러자 신예린이 문득 떠올랐다.“지유한테도 미리 말해야겠어요. 맨날 세계를 돌아다니니 일단 스케쥴부터 비워 놓으라고요.”신예린은 송지유한테 전화를 걸었다.“예린아.”전화기 너머로 웅성거림을 뚫고 송지유의 목소리가 들렸다.“지유야, 내년 초에 결혼식 하려는데 와 줄 수 있어?”“결혼식?”깜짝 놀란 송지유가 고래고래 외쳤다.“누구랑? 너... 주 교수님이랑 이혼했어?”“...”신예린이 살짝 눈치를 보며 주시우를 힐끗 봤다. 그러자 주시우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신예린이 급히 진정시키며 상황을 설명했다.“그런 게 아니야! 주 교수님이랑 난 그냥 못 올린 결혼식을 하는 거야.”“아이고, 오래된 부부가 이렇게 로맨틱하다니 질투 나네.”송지유는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좋아. 대략 날짜만

  • 터닝포인트   제557화

    신예린은 금세 정신이 든 듯 품에서 살짝 빠져나와 눈을 깜빡였다.“방금 뭐라고 했어요?”주시우가 신예린의 손을 잡아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또렷하게 눈을 맞추더니 입을 열었다.“예린아, 나랑... 결혼식 한 번 올려 줄래?”신예린이 황급히 설명했다.“아까 제가 말한 건 그냥 오늘 본 걸 당신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결혼식 하자고 보채려던 건 아니고요.”“알고 있어.”주시우가 다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신예린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잠시 말이 없더니 다시 주시우를 와락 껴안았다.“지금으로도 충분해요. 저는 결혼식에 집착 안 해요. 당신이랑 아윤이만 있으면 됐어요. 저는 지금 정말... 너무 행복해요.”말하다 보니 신예린은 목이 조금 메었고 어떻게든 지금의 행복을 더 또렷하게 전하고 싶었다. 신예린은 주시우가 자신한테 이 일 때문에 미안해할까 봐, 그런 생각부터 먼저 지우고 싶었다.“내가 하고 싶은 거야. 예린아, 이렇게 오래 살면서도 네가 웨딩드레스 입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봤거든.”주시우가 신예린의 눈가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나한테... 한 번만 보여 줄래?”신예린이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는가.눈에 물기가 번진 채 신예린은 그저 살며시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다. 주시우는 그런 신예린을 품에 꼭 안고 달래고 또 달랬다....“뭐라고? 결혼식을 다시 올린다고?”전화기 너머 소지훈의 목소리가 커다랗게 들려왔다.“갑자기 왜?”주시우는 아이패드로 웨딩 업체에서 보낸 제안서를 넘기며 대답했다.“우리는 아예 결혼식을 하지 못했잖아. 이제 와서 하는 게 이상한 거야?”그때 주아윤이 다가와 귀엽게 끼어들었다.“대부님, 아빠랑 엄마가 저보고 화동하래요. 그날 예쁘게 꾸밀 거예요!”샤워를 마치고 나오던 신예린이 그 말을 듣고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며 웃었다.“와, 그럼 우리 아윤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화동이겠네.”칭찬에 주아윤은 곧바로 입이 귀에 걸렸다.그때 전화기 너머에서 이정현의 목소리도 들려왔다.“누가 결혼

  • 터닝포인트   제556화

    주아윤은 의류 매장에서 턱을 괴고 앉아 있었고, 주시우는 걸려있는 옷들을 하나하나 고르고 있었다. 한참 동안 기다리던 주아윤이 결국 못 참고 물었다.“아빠, 엄마 쇼핑 언제 끝나요?”며칠 뒤 동료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가게 된 신예린은 남의 결혼식은 처음이라 옷차림이 고민됐다. 쉬는 날을 택해 주시우와 주아윤을 데리고 백화점에 왔고, 오랜만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가게마다 들여다보며 신나게 구경했다.문제는 뒤에서 따라다니는 두 사람이었다.주시우는 그제야 몇 년 전 주혁재가 왜 쇼핑 동행을 싫어했는지 실감했다.‘쇼핑하는 여자의 체력은 왜 이렇게 넘치는 걸까...’주아윤의 짧은 다리는 덜덜 떨렸고 가게만 들어가면 의자부터 찾아 앉았다. 부녀 두 사람은 참 고생이 많았다.“거의 다 됐어.”주시우가 달래자 주아윤은 울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따 장난감도 사 줄 거죠?”“그럼... 당연하지.”대답을 듣자마자 주아윤은 방전됐던 기운이 순식간에 차올랐다.‘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사야 힘이 나는 법이네.’주아윤이 장난감 매장에 들어가면 지금의 신예린처럼 눈이 반짝일 게 뻔했다.곧 신예린이 피팅 룸에서 나왔다. 하얀 롱 원피스에 허리띠를 매니 라인이 더 가늘어 보였고, 부드러운 원단과 가벼운 치맛단이 발걸음마다 살랑거렸다. 다섯, 여섯 살짜리 아이의 엄마라기보다 대학생 같은 청순함이 보였고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졌다.“와, 엄마 진짜 예뻐요!”주아윤이 손뼉을 척척 쳐대며 칭찬했다.주시우도 다가와 위아래로 살피며 말했다.“예쁘네. 신부보다 너무 튀지도 않고 딱 좋아.”남편과 딸의 합창에 신예린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러면 이걸로 해요!”이어서 몇 군데 더 돌며 주시우와 주아윤의 옷까지 몇 벌 챙겼고, 세 사람은 한가득 든 쇼핑백을 먼저 차에 실었다.주시우가 쇼핑백을 차에 넣는 걸 지켜보던 신예린이 살짝 다가가 그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고마워요. 이렇게 오래 같이 걸어 줘서.”주시우가 웃었다.“괜찮아.

  • 터닝포인트   제555화

    “뭐, 뭐 하는 거예요!”놀란 이정현은 소지훈의 팔을 꽉 움켜잡았다.소지훈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정현을 안은 채 빙글빙글 돌았다.“정현 씨가 저랑 결혼한다고 그랬어요! 우리 결혼한다고요!”핑그르르 도는 사이 이정현은 살짝 어지러웠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이제 내려줘요.”“싫어요. 평생 안고 있을 건데요?”소지훈이 몇 바퀴를 더 돌다가 자신도 어지러워 비틀거렸다.두 사람은 함께 소파 쪽으로 와르르 쓰러졌다.이정현이 위로 눌리듯 소지훈 위에 포개졌고, 소지훈의 손이 본능처럼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쌌다.눈과 눈이 맞닿는 순간, 두 사람은 모두 말이 없어졌고 서로의 숨결만 가까이서 또렷했다.소지훈은 마치 이정현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여보.”낮고 떨리는 소지훈의 목소리에는 가눌 수 없는 기쁨이 묻어났다.“아직 함부로 부르지 마세요. 저는 아직 지훈 씨의 아내 아니거든요.”이정현은 일부러 새침하게 받아쳤다.“몰라요. 제 마음속에서 정현 씨는 이미 제 아내예요.”소지훈은 못 이기는 척 뿌듯하게 중얼거렸다.“여보, 여보, 여보.”이정현의 눈꼬리가 수줍게 휘었다.“그럼 저도 불러줘요. 당신이라고...”소지훈이 들뜬 목소리로 이정현을 달래 보았다.“싫어요.”“한 번만요...”“안 불러요.”“그럼... 부를때까지 입을 막아버려야겠네요...”“안 돼... 읍...”소지훈은 먼저 자기 입술을 이정현에게 붙여 그녀의 거절을 부드럽게 삼켜 버렸다.이정현도 혀끝을 살짝 내밀어 대응했고 그 순간, 서로의 숨과 열이 뒤엉켰다.이정현의 옷은 어느새 허리께까지 밀려 올라가 있었고, 소지훈의 넓은 손바닥이 맨살을 천천히 쓸었다.입맞춤은 입술에서 턱선, 쇄골로 이어졌고, 지나간 자리마다 연한 홍조가 피어났다.소지훈의 숨결은 점점 거칠어졌다.탁!버클이 풀리는 금속음이 울리고, 이정현의 하얀 손가락이 그의 허리띠에 닿았다. 차가운 금속과 희고 매끈한 손끝이 묘하게 어울렸다.소지훈의 목젖이 꿀꺽 움직였

  • 터닝포인트   제554화

    “콜록, 콜록!”예상 못 한 한마디에 소지훈이 자기 침에 거의 체할 뻔했다. 소지훈은 기침이 멎지를 않고 얼굴까지 벌게졌다.“엄마, 첫 만남부터 그런 걸 물어보시면 어떡해요.”이정현이 못마땅하다는 듯 말하자 한미정은 아주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너희도 이제 나이가 적지는 않잖아. 서로 괜찮으면 일찍 결혼하고 일찍 애도 낳고...”“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요. 엄마는 너무 급하세요.”이정현이 슬쩍 받아쳤다.“그게 뭐가 어때서? 나랑 너희 아빠는 두 번째 만남에 바로 혼인신고 했단다.”“지금 시대가 다르다고요.”“요즘도 번개 결혼이 많아. 게다가 너랑 지훈 씨는 알고 지낸 지도 오래됐잖아.”지난번 전화 이후로 한미정은 은근슬쩍 소지훈에 대해 이것저것 캐묻고 있던 터였다.한미정이 곧장 소지훈에게 화살을 돌렸다.“지훈 씨는 어때? 어떻게 생각해?”그러자 이정현의 시선도 자연스레 소지훈에게로 갔다.소지훈은 드물게 표정을 단단히 굳히고 또박또박 말했다.“아주머니, 저는 정현 씨를 오래전부터 좋아했습니다. 결혼은... 오래전부터 꿈꿔 왔어요. 다만 결혼은 둘의 일이니까 정현 씨의 의견을 먼저 존중해야 합니다. 오래 알던 사이라도, 친구로는 합격이지만 남편으로서는... 좀 더 검증받아야죠.”소지훈의 말은 짧았지만 진심이 꽉 차 있었다.이정현은 잠시 소지훈을 깊게 바라봤다.그 짧은 몇 초 동안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질문만 맴돌았다.‘지금, 이 남자와 결혼하라면... 나는 허락할 수 있을까?’결혼에도 순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 이정현의 가슴에는 분명한 충동이 일었다.“그럼 해요.”옆 사람을 번쩍 놀라게 하는 한마디였다.한미정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정, 정현아... 방금 뭐라고 했어?”소지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더듬었다.이정현은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했다.“결혼하자고요.”소지훈의 입이 떡 하니 벌어졌다.“왜요? 싫어요?”이정현이 힐끗 짚고 넘어갔다.“그럼 방금 말 취소할게요.”“아니, 아니에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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