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1화

Author: 풍월
육가희는 책상을 돌아서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그리고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며 살짝 웃었다.

“백현 씨 전 약혼녀, 참 대단하던데요?”

“무슨 말이에요?”

진백현은 모르는 척했다.

“아직 몰라요?”

육가희가 비웃으며 말했다.

“서은주가 발표회에서 친삼촌을 짓밟았잖아요. 서진우 부부는 경찰에 소환됐고, 회사 주식은 이미 폭락했어요. 어디서 그런 수완이 생긴 걸까요? 할머니조차 서은주를 다시 보게 됐다네요.”

육가희는 한주미가 서은주에게 본때를 보여주길 바랐지만, 서은주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던 자신을 자책하게 되었다.

“게다가 함께 경성으로 갈 거라던데요?”

진백현의 몸이 순간 굳었다.

“뭐죠? 아직 서은주가 신경 쓰여요?”

“말도 안 돼요. 지금 내 눈에는 자기밖에 없어요.”

진백현은 고개를 숙여 육가희에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격정적인 시간을 보냈고, 밖에 있던 비서조차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얼굴이 빨개질 정도였다.

한바탕 거사를 끝낸 뒤, 진백현은 육가희를 품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35화

    유주만은 찻잔을 들고 위로 피어오르는 김을 후후 불어 식히며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다 문득 서은주를 바라봤다.“그 환자 보호자랑 많이 친한 모양입니다.”“원래는 안 친했는데, 최근에 가까워졌어요.”“인간관계가 꽤 좁은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랑 알게 된 겁니까?” 유주만은 전부터 그게 꽤 궁금했다.“하이석 씨 아내예요.”“푸흡—”유주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차를 뿜어 버렸다.“뭐, 뭐라고요?”서은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의 입가를 가리켰다.“입에 찻잎 붙었어요.”“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방금 그 애가 하이석 부인이라고요?”“네. 혼인신고까지 끝낸 사이예요.”유주만은 급히 입가의 찻잎을 닦아 내며 연신 혀를 찼다.“세상 별일 다 있다더니, 올해는 유난히 더하네요. 육남혁이 갑자기 큰 애를 데리고 나타났을 때도 기겁했는데, 설마 이것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 줄이야.”“하이석 씨 쪽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서은주가 묻자 유주만은 멋쩍게 웃기만 할 뿐,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서은주가 온유란을 찾아 나간 뒤에도 유주만은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차를 마시다 혀를 데일 뻔할 정도였다.*온유란이 서은주를 찾은 건 도정숙의 상태를 물어보기 위해서였다.유주만이나 다른 전문의들 앞에만 서면 괜히 긴장됐지만, 조금 친한 의사에게는 좀 더 편하게 말을 꺼낼 수 있었다.“항암 반응은 꽤 좋아요. 몸 상태 지표도 대부분 안정적이고요. 아마 느끼셨을 거예요. 요즘은 통증도 전보다 훨씬 덜하잖아요.”서은주의 말에 온유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좀 걱정돼서요.”“수술 때문에요?”“네. 의사 선생님들이 신이 아니라는 건 아는데… 그냥…”두 사람은 입원동 뒤편 작은 정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한편, 병실 안에서는 유 아주머니가 도정숙의 몸을 뒤집어 주고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추가로 돈을 더 받게 된 덕에 일하는 손길에도 힘이 실렸다.그때였다.쾅—!병실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34화

    온유란이 눈을 떴을 때, 하랑이는 침대맡에 앉아 앞발을 핥으며 야옹야옹 울고 있었다.그 시각, 하이석은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기척이 느껴지자 그는 고개를 돌려 온유란을 바라봤다.“깼어요?”그는 아직도 어젯밤의 온유란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뒤로 갈수록 그녀의 목소리에는 울먹이는 기색이 짙게 배어들었다. 하이석이 욕실에서 따뜻한 수건을 적셔 와 그녀의 다리를 닦아 주었을 때에는 눈가에 물기까지 어려 있었다.억울한 듯하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심지어 그의 목덜미를 붙잡고 살짝 깨물기까지 했다.하지만 온유란은 워낙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 하이석이 낮게 신음하자 금세 입을 떼어냈다. 결과 그의 목덜미에는 옅은 붉은 자국 하나만 남게 되었다.온유란은 이불 속에 얼굴 절반을 묻은 채 웅얼거리듯 대답했다.어젯밤 일이 떠오르자 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하이석이 의외로 능숙하고 능글맞다는 건 알았지만, 설마 자신에게 그런 걸 시킬 줄은 몰랐다.온유란은 숨까지 멈춘 채 얼굴을 붉혔다.하이석은 아침을 먹고 회사로 향했고, 그가 떠난 뒤에야 온유란은 문득 중요한 걸 빼먹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어젯밤 재기로 했던 허리 치수.분명 제대로 일을 하려던 거였는데, 어쩌다 마지막엔 그런 분위기가 되어 버린 건지.병원으로 가는 길, 온유란은 예전에 도정숙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나이 든 남자는 사람을 잘 챙겨 준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말은 이렇게 바뀌어야 했다.나이 든 남자는 아는 게 너무 많다!온유란은 다리에 자꾸 힘이 풀리는 기분이라 걷는 것조차 어색했다.*삼정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유주만이 회진을 돌고 있었다.그런데 그의 곁에는 뜻밖에도 서은주가 함께 있었다.머리를 단정히 묶고 흰 가운을 걸친 채, 손에는 메모장과 펜까지 들고 있었다. 누가 봐도 실습 따라다니는 분위기였다.서은주는 온유란을 발견하자 슬쩍 눈짓하며 웃어 보였다.온유란은 그 모습이 괜히 신기했다.박사 과정 진학까지 확정된 데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33화

    그런 그의 모습은 한없이 느긋하고 태만하면서도, 묘하게 사람을 홀리는 기색을 품고 있었다.평소의 금욕적이고 고고한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대체… 왜 저런 차림으로 온 거야? 난 그냥 치수만 재려던 건데, 샤워까지 하고 나온 건 또 무슨 심보람.’멀쩡하고 진지해야 할 일마저 괜히 이상한 분위기로 변해 버렸다.“우선 똑바로 서 있으세요.”온유란은 줄자를 쥔 채 그의 뒤로 다가갔다. 어깨너비를 재고, 수치를 적어 내려갔다.목둘레, 가슴둘레, 소매 길이, 그리고 허리둘레까지.하이석은 목욕 가운 차림에 허리끈까지 묶고 있어 정확한 치수를 재기 어려웠다. 온유란은 괜히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허리끈 좀 푸세요.”하이석이 고개를 내려 그녀를 바라봤다.그가 내쉬는 숨결이 얼굴 위로 떨어졌다. 뜨겁고 짙은 온기였다.그 바람에 온유란의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주었다. 이어 입술이 가까워지더니, 뜨거운 숨결이 귓가를 천천히 감쌌다.“당신이 풀어줘요.”온유란은 얼굴을 붉힌 채 손안의 줄자를 마구 구겨 댔다.아직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하이석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허리끈 위에 올려놓았다.그녀가 살짝 잡아당기자 허리끈이 스르르 풀렸다.안에는 바지만 걸친 상태였다. 느슨하게 걸쳐진 바지 위로 단단한 허리와 복근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아래로 길게 이어지는 근육선까지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온유란은 손을 뻗어 줄자를 그의 허리 뒤로 둘러보려 했다.자연스럽게 끌어안는 듯한 자세가 되었고, 그녀의 얼굴은 거의 그의 가슴팍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막 샤워를 마친 하이석의 몸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온유란의 차가운 손끝이 피부에 닿는 순간 하이석의 몸이 순간 굳었다.온유란은 겨우 허리 치수를 재고 몸을 돌려 기록하려 했다. 그런데 한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아 단숨에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뜨거운 입술이 귓가에 내려앉더니, 다음 순간 귓불을 가볍게 머금었다.온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32화

    온창섭의 ‘심야 수영 사건’은 순식간에 상류층 사이에 퍼져 나갔다.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육강민 일행은 단번에 상황을 눈치챘다. 심지어 방주헌은 단체 채팅방에서 하이석을 직접 태그하기까지 했다.[그래도 장인어른인데, 나이도 있는 사람을 강에 뛰어들게 만들다니. 너 진짜 대단하다?]그러자 하이석이 바로 답했다.[본인이 자발적으로 들어간 거야.][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그럼 증거라도 있어?]방주헌은 그저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진짜 음흉한 데다 뻔뻔하기까지 했다.[듣자 하니 병원에서 고열에 헛소리까지 한다던데. 대체 뭘 했길래 사람을 저렇게 만들어 놨대?][아마 나랑 유란이 관계를 알고 너무 충격받은 모양이지.]그 한마디에 모두들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온창섭이 연달아 사고를 치면서 사람들은 점점 온씨 가문 경영진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이미 휘청이던 회사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주가는 계속 떨어졌고, 이미 계약된 협업들까지 줄줄이 취소되기 시작했다.회사 임원진은 번갈아 병문안을 오며 온창섭에게 정신 차리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병상 위의 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계속 헛소리만 중얼거렸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살려 주세요...”같은 말들뿐이었다.정신과 검사 결과에는 이상이 없었다.의사는 단지 단기간에 너무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으니 한동안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말했다.온유정은 완전히 혼란에 빠져 해외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돌아오라고 했다.“아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그녀는 아버지의 손을 붙잡았다.“설마 온유란이 아빠를 이렇게 만든 거예요?”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그날 밤 나간 이유가 온유란 때문이라는 걸.온창섭은 원래 야밤에 강물에 뛰어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분명 모든 건 그 계집애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정말 이상한 건, 온유란 이름만 나오면 온창섭의 몸이 눈에 띄게 떨렸다는 점이었다. 눈까지 크게 뜬 채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행동했다.“아빠, 진짜 그 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31화

    두 남자는 온창섭을 결박한 뒤 고개를 돌려 온유란을 바라보았다.“걱정 마십시오. 이제 더 이상 이웃들까지 시끄럽게 만들 일은 없을 겁니다.”온창섭은 눈을 부릅뜨며 자신이 데려온 사람들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당장 덤벼! 내가 돈까지 줬는데, 지금 이 꼴을 보고만 있겠다는 거야?’하지만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벌어졌고, 문밖의 양아치들도 얼어붙은 얼굴이었다.저 둘은… 자기들보다 훨씬 전문적이었다.밑바닥 세계에서 오래 굴러먹은 놈들은 본능적으로 위험한 상대를 알아본다.한눈에 봐도 저 두 사람은 건드려선 안 될 부류였다.결국 온창섭이 끌고 온 오합지졸들은 우르르 뒤돌아 도망쳐 버렸다.젠장!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처리해 버릴까요?”1호가 온유란에게 물었다.처리. 그 단어 하나에 온유란뿐 아니라 온창섭까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사람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처리해 버린다고?그는 입 안의 천 때문에 웅얼거리며 몸부림쳤다.온유란은 이미 양아치들이 달아난 걸 확인했고, 곁에는 경호원들도 있었다. 마음이 조금 놓인 그녀는 두 남자에게 입을 막고 있던 천을 빼 달라고 했다.온창섭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가슴팍은 아까 걷어차인 충격으로 아직도 욱신거렸다.“온유란! 난 네 아버지야! 감히 사람을 시켜 나한테 이딴 짓을 해? 경호원까지 두고?”“아버지도 양아치들을 데려오셨잖아요.”“너…”온창섭은 분에 못 이겨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맞은 쪽 얼굴은 벌써 퉁퉁 부어 있었다.“요즘 아주 날개를 달았구나. 잘 들어. 세상에 경찰 부르는 게 너만 되는 줄 알아? 죽일 거면 죽여 봐! 안 그럴 거면 나도 바로 신고할 거야. 폭행에 납치까지, 전부 고소해 버릴 테니까!”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남자가 그의 옆구리를 걷어찼다.“말 곱게 하시죠.”“내가 내 딸이랑 얘기하는데 네가 뭔데 끼어들어! 죽일 거면 죽여 보라니까?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누가 감히!”온창섭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원래는 온유란에게 본때를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30화

    그 뒤 며칠 동안, 하이석은 비어 있던 다락방을 작업실로 바꿔놓았다.재봉틀이며 오버록 미싱, 각종 재단 도구까지. 옷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이 빠짐없이 갖춰져 있었다.온유란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울컥했다.그날 역시 하이석은 저녁을 함께 먹자고 연락했지만, 온유란은 드물게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오늘 병원에서 밤샘해요?”“아뇨. 누구 좀 만나서 쇼핑하기로 했어요.”“누구요?”하이석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온유란이 경성에 딱히 친구가 없다는 걸.더 물어보니 상대는 서은주였다.온유란이 서은주와 가까워지는 건, 사실 하이석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었다.그녀가 천천히 자신의 생활권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뜻이니까.하지만 그 이유로 자신을 밀어냈다는 사실에 괜히 속이 쓰렸다.온유란이 집에 없자, 하이석은 퇴근 후 본가로 들어가 어머니와 저녁을 먹었다.“이석아, 너 주변에서 무슨 냄새 안 나니?”“무슨 냄새요.”“질투 냄새.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진동을 하네.”“만나는 상대가 육강민 아내잖아. 남자 만나는 것도 아닌데 표정이 왜 그래?”현정민이 웃었다.“예전엔 몰랐는데 너 은근 집착 심하구나? 그렇게 떨어지기 싫으면 차라리 몸에 묶어 다녀.”“어떻게 묶는 건데요? 좀 가르쳐줘 봐요.”현정민은 말문이 턱 막혔다.‘그냥 농담한 건데, 얘는 진짜 실행할 생각이라도 있는 건가. 정말 낯짝도 두꺼워.’*오늘은 서은주 쪽에서 먼저 온유란을 불러냈다.사실 온유란에게도 나름 계획이 있었다. 하이석 옷을 한 벌 만들어주고 싶었고, 그에 어울릴 예쁜 커프스 단추를 사려던 참이었다. 마침 서은주에게 골라달라고 하기 딱 좋았다.“진짜 하이석 씨한테 잘해주네요.”서은주는 자신은 그런 손재주가 없다며 웃었다.“제가 잘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저한테 잘해주는 거예요.”“지금 저한테 자랑하시는 거예요?”“아니에요.”두 사람 사이의 사정을 서은주가 알 리 없었고, 온유란도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다만 서은주는 그녀 얼굴에 어린 복잡한 기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