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거짓말

내가 사랑한 거짓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By:  다경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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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여름. 생일이었던 그날, 나는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잃었다. 끝난 줄 알았던 사랑은 추억이 되어 매일 나를 붙잡았고, 방황하던 내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이별의 상처와 새로운 인연 사이에서, 심리적인 성장과 다시 사랑을 배워 가는 캠퍼스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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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1. 의심과 균열

20xx년 7월 15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별한다.

내 이름은 정연우. 올해 스무 살이 된 평범한 대학의 심리학과 재학생이다.

나에겐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한 여자친구가 있다.

여자친구의 이름은 김소연. 나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니며, 주변에 남자가 끊기지 않을 정도로 예쁘고 매력 있는 내 첫 여자친구다.

같은 날 오후 5시 20분

사건은 내 자취방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제 슬슬 나갈까?"

지이이잉

내 전화벨이 울렸다.

"응, 자기야."

"우리 6시에 만나기로 했지?"

"응, 난 이제 나가려고."

"미안한데 시간 조금 미뤄도 돼?"

"응? 왜?"

"아는 오빠가 잠깐 보자고 해서."

"아... 알겠어. 그럼 몇 시에 볼까?"

"7시."

"알겠어. 이따 ㅂ..."

뚝.

여자친구는 늘 이랬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와의 약속은 뒷전이었다.

"코노나 갈까..."

지이이잉

"임지윤?"

그때, 중학교 때부터 친구이자 현 대학 동기인 지윤이에게 전화가 왔다.

"응, 지윤아."

"연우 생일 추카햄."

"고마워."

"오늘 동기 다 같이 볼까?"

"미안... 오늘 여자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미안."

"엥? 너 여자친구... 아, 아니야. 알겠어."

"응? 응."

뚝.

전화를 끊고 나는 집 근처 코인노래방으로 향했다.

"7시까지... 3천 원이면 되려나?"

그렇게 노래방을 나오니 어느덧 시간은 6시가 넘어 있었다.

"버스 타러 가야겠네."

내가 정류장에 도착하자 타이밍 좋게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왔고,

나는 카드를 찍고 맨 뒷좌석으로 가서 앉았다.

부우웅

이번 정류장은 XX대학교 후문입니다. 다음 정류장은...입니다.

끼이익...

삑.

삑.

삑. 환승입니다.

"학교 앞이라 그런가? 많이 타네..."

학교 앞이라 그런지 내리는 사람도 많고 타는 사람도 많았다.

그때,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어...? 소연이?"

소연이로 보이는 여자는 수많은 사람들 탓에 나를 보지 못했는지 내 바로 앞앞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그 옆에는 같이 온 듯한 낯선 남자가 있었다.

"...누구지?"

여자는 그 남자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었다.

이번 정류장은...입니다. 다음 정류장은...입니다.

나는 버스의 안내음과 소음 속에서 그 대화를 들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온 신경을 집중했다.

"오빠 이번에 내리지?"

"정말 같이 안 가?"

"난 집 가야지 ㅎㅎ."

"아쉽네. 내일 보자."

"웅!"

끼익

"잘 가, 오빠. 내일 봐!"

"그래. 집 가서 연락해."

"웅~"

그 모습에 나는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소연이가 아니길, 내가 잘못 본 것이길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여러 개의 정류장을 지나고 마침내 버스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그 여자는 내렸고, 나는 그 모습에 차마 일어서지 못했다.

"아닐 거야..."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고, 세 정거장이나 더 가서 내릴 수 있었다.

"아... 큰일 났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7시가 다 되어갔고, 나는 서둘러 택시를 잡았다.

지이잉

택시에 탄 후 곧바로 전화벨이 울렸다.

소연이었다.

"너 어디야?"

"아, 미안해... 혹시... 도착했어?"

"방금 도착했어."

소연이의 대답에 나는 안도했다.

그 여자가 내린 건 15분 전이었고, 소연이 성격상 나를 기다릴 리가 없었다.

"휴... 미안해, 자기야. 나 곧 도착해."

"알겠어. 보고 싶으니까 빨리 와."

"응!"

뚝.

나는 금세 기분이 좋아졌고, 웃으면서 택시에서 내렸다.

"정연우!"

멀리서 소연이가 나를 불렀고, 나는 소연이를 보고 얼어붙었다.

"..."

소연이는 가만히 서 있는 내게 다가왔다.

소연이가 다가올수록 내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정연우, 왜 가만히 서 있어?"

바로 앞에서 보니 더욱 확신이 들었다.

아까 그 여자와 소연이의 옷차림, 헤어스타일이 전부 같았다.

"야!!!"

소연이가 소리를 지르자 나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어...! 소연아, 왔어?"

"뭐 해? 계속 대답도 안 하고?"

"미안해."

"가자. 내가 식당 예약했어."

"응..."

우리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간판을 보니 전에 소연이가 보낸 맛집 리스트에 있던 식당이었다.

식당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우리는 소연이가 미리 예약한 덕분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예약하셨나요? 성함이?"

"김소연으로 2명 예약했어요."

"A세트 맞으시죠?"

"네."

"자리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2층 창가 자리에 앉았다.

"여기 진짜 맛집이야!"

'혹시 그 남자하고도 왔을까...?'

"내 말 듣고 있어?"

"응... 듣고 있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멍을 때려?"

"미안해..."

나는 당장에라도 아까의 일을 묻고 싶었다.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들은 것은 무엇인지...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꾹 참았다.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소연이는 여러 각도에서 음식 사진을 찍었다.

"맛있겠다 ㅎㅎ."

"그러게..."

"연우야, 생일 축하해!"

"응, 고마워."

소연이는 많은 말을 하며 맛있게 먹었지만, 나는 소연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음식 맛이 어땠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우린 음식을 다 먹었고, 계산할 때가 되었다.

"연우야, 내가 살게."

"어...? 아니야. 내가 살게."

"너 생일이잖아. 내가 살게. 먼저 나가 있어."

"응... 고마워, 소연아."

내가 밖으로 먼저 나가던 중, 뒤에서 계산하고 있던 소연이와 직원의 말소리가 들렸다.

"전에 오셨던 분 맞죠?"

"네? 저 기억하세요?"

"네네. 전에도 남자친구분이랑 같이 오셨던 거 같은데."

"아..."

"너무 예쁘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나는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때 뒤에서 소연이가 나를 불렀다.

"연우야, 뭐 하고 있어?"

"아..."

"공원 가서 좀 걷자, 연우야."

"그래..."

나는 소연이와 함께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저기 벤치에 앉자!"

"응..."

우리는 벤치에 앉았고, 나는 소연이에게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중, 소연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오늘 왜 그래? 말도 없고..."

"소연아... 나 물어볼 게 있어."

"뭔데?"

"전에 누구랑 그 식당 갔어?"

"...!!"

내 말에 소연이는 크게 당황하였지만 금방 차분해졌다.

"응. 지민이랑 왔었지."

"... 남자 아니고?"

"몰라. 기억 안 나."

"아까 직원분이랑 한 얘기..."

"아, 그거? 그분이 착각하신 거야~."

"그래?"

소연이는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럼... 오늘 버스에서 내가 본 사람은?"

"...오늘?"

"응, 오늘 너 옆에 앉은 남자..."

내 말에 소연이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너 오늘 택시 탔잖아?"

"..."

내가 아무 말도 없자 소연이는 나를 몰아붙였다.

"떠보는 거야? 왜 내가 의심스러워?"

"너무한 거 아니야? 우리가 몇 년을 사귀었는데."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소연이에게 말했다.

"... 버스에 있었어."

"뭐?"

"학교 후문에서 네가 타는 것도 봤어."

"..."

소연이는 오랜 시간 침묵했다.

나는 소연이의 대답을 기다렸다.

'제발... 내가 잘못 본 거라고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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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호
엄성호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하네요 ^^ 빠른게시 부탁드려요
2026-08-17 17:07:23
2
0
자말 라이드
자말 라이드
진짜 재밌고 박진감 넘칩니다 꼭 보세요 이거 진짜임
2026-08-06 00:05:45
2
0
B-B
B-B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2026-07-31 21:18:33
2
0
홍준우(곰탕이된푸)
홍준우(곰탕이된푸)
필력 좋네요 잘읽었습니당
2026-07-31 18:35:07
3
0
고양이는 미유하고 운다
고양이는 미유하고 운다
표지가 마음에 들고, 글도 재밌어욤ㅁ
2026-07-29 23:20:57
3
0
11 Chapters
1. 의심과 균열
20xx년 7월 15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별한다. 내 이름은 정연우. 올해 스무 살이 된 평범한 대학의 심리학과 재학생이다. 나에겐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한 여자친구가 있다. 여자친구의 이름은 김소연. 나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니며, 주변에 남자가 끊기지 않을 정도로 예쁘고 매력 있는 내 첫 여자친구다. 같은 날 오후 5시 20분 사건은 내 자취방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제 슬슬 나갈까?" 지이이잉 내 전화벨이 울렸다. "응, 자기야." "우리 6시에 만나기로 했지?" "응, 난 이제 나가려고." "미안한데 시간 조금 미뤄도 돼?" "응? 왜?" "아는 오빠가 잠깐 보자고 해서." "아... 알겠어. 그럼 몇 시에 볼까?" "7시." "알겠어. 이따 ㅂ..." 뚝. 여자친구는 늘 이랬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와의 약속은 뒷전이었다. "코노나 갈까..." 지이이잉 "임지윤?" 그때, 중학교 때부터 친구이자 현 대학 동기인 지윤이에게 전화가 왔다. "응, 지윤아." "연우 생일 추카햄." "고마워." "오늘 동기 다 같이 볼까?" "미안... 오늘 여자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미안." "엥? 너 여자친구... 아, 아니야. 알겠어." "응? 응." 뚝. 전화를 끊고 나는 집 근처 코인노래방으로 향했다. "7시까지... 3천 원이면 되려나?" 그렇게 노래방을 나오니 어느덧 시간은 6시가 넘어 있었다. "버스 타러 가야겠네." 내가 정류장에 도착하자 타이밍 좋게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왔고, 나는 카드를 찍고 맨 뒷좌석으로 가서 앉았다. 부우웅 이번 정류장은 XX대학교 후문입니다. 다음 정류장은...입니다. 끼이익... 삑. 삑. 삑. 환승입니다. "학교 앞이라 그런가? 많이 타네..." 학교 앞이라 그런지 내리는 사람도 많고 타는 사람도 많았다. 그때,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어...? 소연이?" 소연이로 보이는 여자는 수많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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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별과 미련
오랜 시간 침묵이 이어졌다.5분... 10분...소연이는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말을 꺼냈다."그냥 아는 오빠야.""뭐...?"한참을 기다린 대답이 고작 저거라니, 나는 정말 화가 났다."그냥 아는 오빠? 되게 친해 보이던데."내 화난 말투에 소연이는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아, 그래. 친한 오빠야. 왜, 문제 있어?""뭐?""난 친한 오빠가 있으면 안 돼? 너는 여사친 없어?""..."나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말이 없자 소연이는 나를 더 몰아붙였다."그 오빠랑 선약이 있었는데 내가 깜빡하고 있었어.""근데 오늘 너 생일이라 빨리 헤어지고 너 만나러 온 거야.""이것 때문에 나한테 이러는 거야? 정말 어이없다.""내가 오늘 너 오래 기다렸는데, 네가 미안할까 봐 일부러 방금 왔다고 했어.""게다가 맛있는 식당 몇 주 전부터 예약하고 밥도 샀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래?"소연이는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쌓인 불만을 토했고, 그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미안해... 소연아.""됐어. 우리 헤어지자.""어...?"소연이의 말에 나는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너한테 정말 실망했어.""아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나 갈게."소연이는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소연이의 팔을 황급히 붙잡았다."미안해, 소연아. 가지 마...""놔. 너랑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제발..."나는 울며 소연이의 팔을 더 세게 붙잡았지만, 소연이는 아프다며 내 팔을 뿌리치고 나를 떠나갔다.나는 소연이가 걸어간 방향을 한참 동안 울면서 바라봤다.혹시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으로..."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지이잉."누구야.... 공지효?"지효는 나와 5살 때부터 친한 친구이며, 부모님의 재력 덕분에 마음 편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여보세요...?""영통이야, X신아.""아...""생일 축... 어? 이 X끼 울었냐?""아니.""뭘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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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 개강 날. 오전 7시. 띠리링. 띠리링. 나는 알람 소리에 졸린 눈을 하며 잠에서 깼다. "으... 졸려." 나는 이불을 정리하고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 문에는 미처 버리지 못하고 붙여둔 포스트잇이 있었다. '항상 잘 챙겨 먹어. 사랑해.' 포스트잇에 써진 글을 가만히 바라보던 나는, 결국 물도 마시지 못한 채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 상실감 탓인지 입맛이 싹 달아나 버렸다. "..." 나는 침대에 앉아 머릿속에 소연이와의 재회 장면을 그렸다. "오늘 볼 수 있겠지...?" 씁쓸한 마음은 그대로였지만, 그래도 오늘 소연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더 꼼꼼히 준비했다. 한 달 넘게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밖에 나갈 생각을 하니 괜히 어색했지만, 소연이를 생각하니 설레는 마음이 더 앞섰다. 준비를 마치고 집에서 나오니 시간은 8시 30분이었고, 나는 첫 수업이 있는 학교 단과대 건물로 향했다. "어? 연우 안녕?" 단과대 건물로 들어가자 같은 과의 친한 4학년 오진우 선배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안녕하세요." "너도 첫 수업?" "네, 선배." "같이 들어가자." 나는 선배와 함께 강의실로 들어갔다. '소연이... 안 왔나?' 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선배가 내게 물었다. "누구 찾아?" "아... 아니에요." "역시 첫날이라 많이 안 오네." "그러게요..." '아... 개강총회에서 봐야 하나...' 나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고, 강의실 문이 열릴 때마다 문을 바라봤다. 하지만 소연이는 끝내 오지 않았고, 뒤이어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방학 잘 보내셨나요?" "첫날은 공지사항과 강의 개요만 안내하고 끝낼게요." 그렇게 첫날 수업은 20분 만에 끝이 났다. "아... 다음 수업 2시인데." "연우 잘 가." "네, 선배. 안녕히 가세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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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위선과 진심
간단한 소개를 마친 뒤, 나는 한세연의 핸드폰에 내 번호를 입력했다. "번호 맞는지 한번 전화해볼게요.""네." 지이잉. 내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고, 핸드폰을 꺼내 걸려온 전화를 확인했다. "맞네요. 끊을게요." 전화가 끊어지자 핸드폰 화면에는 배경화면으로 설정한 소연이의 사진이 떠 있었다. 한세연은 그 사진을 보곤 아주 잠깐, 미묘하게 미간을 좁혔다. "...?" 하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공지 올라오면 연락드릴게요.""네? 아, 네." 한세연은 그 말을 끝으로 먼저 강의실을 나갔고, 나는 그녀의 번호를 저장한 뒤 강의실을 나갔다. "3시도 안 됐네." 6시에 시작하는 개강총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소연이에게 할 말을 정리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날씨 좋네..." 나는 운동장 중앙의 잔디 위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좋은 날씨와 달리, 하늘에는 소연이가 내 손을 뿌리친 그 장면이 그려졌다. '... 내가 다시 다가갈 자격이 있을까?' 나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잔디만 만지작거렸다. "정연우!""임지윤...?" 멀리서 지윤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들어보니 운동장 끝에서 지윤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 또 너야?""또라니... 그나저나 2시에 수업 있다며?""첫날이라 일찍 끝났지.""벌써?! 왜 나만 풀강이지...?""너라서?" 우리는 장난 섞인 대화를 몇 마디 주고받았고, 분위기가 편해지자 지윤이는 내 눈치를 보며 소연이와 헤어진 이유를 물었다. "왜 헤어진 거야?""이..." 지윤이의 물음에 소연이가 문자로 했던 말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우리 일은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지윤이는 나의 대답을 기다렸고, 나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미안...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괜찮아, 말 안 해도 돼.""그냥 내 잘못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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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대와 충동
개강총회 1부는 학생회장, 교수님, 각 동아리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그 후 스크린을 내려 2학기 행사 일정과 사업 안내, 기타 공지를 공유한 뒤 질의응답으로 1부를 마무리했다"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2부 참여자분들은 화면에 보이는 조 편성에 따라 모여 2부 장소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조원은 각 5명이었고, 나는 혹시 소연이와 같은 조일까 하는 기대감으로 화면을 봤지만, 내 이름 주변에는 모르는 이름들뿐이었다. "하... 다 누구지?" 그때, 어떤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4조 맞으세요?" 나와 같은 조 사람이었다. "네... 맞아요.""오! 저도 4조예요. 1학년 김민재예요.""저는 1학년 정연우예요.""말 편하게 해도 될까요?""네, 괜찮아요." 민재는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인 것 같았다. "다른 조원들 찾아볼까?""그래." 나는 민재를 따라 같은 조원을 찾아다녔다. "어디 계시지...?" 조원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중, 소연이와 눈이 마주쳤다. "...!" 나는 놀라서 황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소연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사람들과 웃고 있었다. "...못 본 건가?" "연우!" 민재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다. "찾았어. 같이 가자." 나는 민재의 뒤를 따라 조원들과 합류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김민재이고, 여기는 같은 1학년 정연우예요.""안녕하세요...""저는 1학년 서수빈이에요.""저는 1학년 이소정이에요." 각자 소개를 마치고 대강의실 밖으로 나갔고, 밖에 있는 학생회 선배의 안내에 따라 2부 장소로 향했다. 가는 내내 민재는 나를 포함한 조원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슬슬 지쳐 갈 때쯤 2부 장소인 삼겹살집에 도착했다. "다들 안으로 들어가서 편한 자리에 앉아주세요." 안으로 들어가니 앞서 온 조들이 각 테이블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원들의 뒤를 따라가던 중,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소연이의 모습이 보였다. '어? 소연이.' 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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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눈물과 소문
내 말에 주변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소연이를 비롯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소연아, 나...""야!!!" 내가 말을 하려던 순간, 소연이의 옆에 앉아 있던 과 동기 조예빈이 크게 소리치며 내 말을 끊었다. 소연이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말했다. "따라와." 나는 술기운 탓에 휘청거리는 몸과 정신을 겨우 붙들고 소연이의 뒤를 따라나섰고, 사람들은 그런 우리를 보며 수군거렸다. "뭐야, 쟤는?""소연이랑 무슨 사이야?""설마 쟤랑...?""..."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뒤로하고 서둘러 소연이를 따라서 가게 밖으로 나가 아무도 없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소연아...""미쳤어?""...?" 처음이었다. 소연이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은. "사람들 다 있는데 뭐 하자는 거야?""그냥... 네가 다른 남자들이랑 있는 게 싫었어.""네가 뭔데?""어...?" 그때, 근처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고, 소연이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말했다. "여태 아무 연락 없어 놓고 이제 와서?""아니, 그건...""웃긴다.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나는 심호흡을 했고, 그날 일에 대한 사과와 그동안 소연이를 보면 하고 싶었던 말을 하려 했다. "미안해, 그날은...""소연아!" 그때, 누군가 골목 끝에서 애타게 소연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됐어. 더 이상 안 이랬으면 좋겠어.""잠깐..." 소연이는 잡을 틈도 없이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달려갔고, 이번에도 허무하게 놓치기 싫었던 나는 서둘러 소연이의 뒤를 따라갔다. 소연이가 멈춰서자 그 앞에는 과 동기인 조예빈이 있었다. "소연아, 왜 그래?" 조예빈의 말에 소연이의 뒷모습을 보니 희미하게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것이 보였고, 그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야, 너 뭔데 소연이한테 그래?""...""괜찮아... 예빈아, 가자..." 나는 소연이가 했던 모진 말들은 다 잊은 채 눈물이 흐르던 모습만을 떠올렸고, 떠나가는 소연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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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거짓과 혼란
민재의 말에 당황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그러던 중, 소정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혹시 소연이랑 사겼어?""어...? 그걸 어떻게 알았어?"내 답에 소정이는 다시 침묵했고, 민재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나에게 건넸다."이거 봐.""뭔데 이게..."민재가 건넨 핸드폰 화면에는 학교 게시판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 있었다."...?"글에는 나와 소연이의 얘기가 담겨 있었고, 글을 읽을수록 내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글의 내용은 모두 나를 안 좋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세 문장 정도가 나에겐 가장 충격적이었다."소연이와 사귀는 3년 동안 온갖 가스라이팅을 하며 가지고 놀았다.""잠깐 다른 남자와 대화하는 것뿐인데, 혼자 의심하며 상처 줬다.""이별을 통보받은 뒤에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해서 괴롭혔다."이 문장을 보고 화도 나고 억울했지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소연이에 대한 걱정이었다."... 소연이는 괜찮대?""지금 걔 걱정할 때냐?"내 말에 민재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고, 소정이는 무언가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거 다 사실 아니지?""나도 잘 모르겠어...""응...?"내 답에 소정이는 당황했지만, 나는 섣불리 말할 수 없었다.소연이를 의심하고 상처 줬다는 말은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었고,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는 탓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나도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소정이의 물음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말하면 소연이가 또 상처받지 않을까?'나는 결국 소연이와의 일을 말해주지 못했고, 소정이는 이런 내가 답답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아!"그때, 민재가 무언가 떠오른 듯 놀라며 말했다."둘이 사귄 거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야?""그럴 거야. 나 때문에 다 비밀로 했었으니까..."민재는 확신에 찬 듯 큰 소리로 말했다."그럼 김소연이네!""뭐가?""게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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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선과 떨림
"아... 죄송해요.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한세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에요. 뭐 드실래요?""세연님 드시고 싶은 걸로 먹어요.""그럼 파스타 드실래요?""네? 아, 좋아요!"한세연과 파스타. 뭔가 의외의 조합이었지만, 그래서 그녀가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빨리 가죠."나는 한세연과 함께 파스타집에 도착했고, 안으로 들어가니 거의 모든 테이블에 연인 분위기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나와 한세연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빈자리에 앉았다."뭐 드실래요?""저는..."그때, 어디선가 내 얘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쟤 정연우 아니야?""정연우가 누군데?""그 게시판에...""진짜?"주변 테이블에서 내 얘기가 들리자 내 표정은 점점 굳어갔고,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나를 어떻게 알지...?''혹시 게시판 글 때문인가?''어떡하지? 한세연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연우님?"한세연이 나를 톡톡 치며 불렀고, 덕분에 많은 생각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죄송해요.""뭐가요? 뭐 드실래요?"주변 사람들의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한세연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덤덤했다."저는 빠네로 할게요. 세연님은요?""저는 투움바로..."한세연이 주문을 하려던 순간, 주변에서 다시 내 얘기가 들렸다."...가지고 놀았다던데.""근데 같이 온 여자는 누구지? 엄청 예쁘다.""둘이 사귀나?""???"나는 많이 당황했지만, 다행히 아까와 비슷한 크기의 말소리였고 한세연은 못 들었을 거란 생각에 안심했다."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한세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핸드폰도 두고 황급히 화장실로 갔고, 스치듯 본 그녀의 얼굴은 조금 붉어진 듯 보였다."뭐지...? 더운가?"한세연이 화장실을 간 사이에도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나에게 계속 들려왔다."저 여자도 당하는 거 아니야?""설마? 똑같은 사람끼리 만났겠지."나는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애써 무시하며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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