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51. 각오

Author: 유다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1 14:41:10

차가워진 밤바람을 피해 따스한 집안으로 두 사람이 함께 들어섰다.

정한은 오늘은 혜서의 집에 들를 생각이 없었다. 오늘 밤에 중요한 볼일이 생겨 가 봐야했으니까.

게다가 함께 한 공간에 있을 때면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지 못해 계속해서 혜서를 건드리게 되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려 했다.

“잠깐만, 불 좀 킬게.”

“…….”

“몸만 녹이고 가.”

반면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혜서를 보고 있자니 계속해서 실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순수하다 해야 할지….

“아…!”

&nbs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해로운 다정   51. 각오

    차가워진 밤바람을 피해 따스한 집안으로 두 사람이 함께 들어섰다.정한은 오늘은 혜서의 집에 들를 생각이 없었다. 오늘 밤에 중요한 볼일이 생겨 가 봐야했으니까.게다가 함께 한 공간에 있을 때면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지 못해 계속해서 혜서를 건드리게 되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려 했다.“잠깐만, 불 좀 킬게.”“…….”“몸만 녹이고 가.”반면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혜서를 보고 있자니 계속해서 실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순수하다 해야 할지….“아…!”혜서가 스위치로 손을 뻗을 때였다. 가녀린 손목을 정한이 낚아채 현관 벽으로 몰아넣었다. 어둠속에서 서로의 얼굴만이 겨우 보이는 조도였다.“자, 잠깐만… 읍!”놀란 혜서의 입술을 그가 겹쳐 키스했다. 뜨거운 혀가 물밀 듯 안으로 들어와 헤집었다. 혜서는 신발도 벗지 못한 채 그에게 매달려 쏟아지는 키스를 전부 받아내야 했다.“집으로 불러들였으면 책임져야지.”“무, 무슨 책임….”“다신 피하지마.”하루 종일 연락을 피한 혜서가 괘씸해진 정한이 미간을 거칠게 구겼다. 이내 다시 입술을 겹친 그가 혀끝으로 혜서의 입안 곳곳을 누볐다.미끄럽고

  • 해로운 다정   50. 염원했던 여자

    앞으로 다가온 정한에게서 그만의 향과 선선한 밤공기 냄새가 훅 끼쳤다.“일이… 좀 많았어.”“그래?”그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혜서의 손끝으로 향했다. 반면 혜서는 그의 눈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연락은 왜 피했어.”“피하다니. 못 본 거야.”“…….”손톱 끝을 탁탁 뜯는 혜서를 보며 정한이 작은 실소를 내쉬었다. 거짓말도 못하면서 늘 이렇게 절 속이려 드는 게 괘씸하기도 했지만 귀엽기도 했다.“우리, 해야 할 이야기가 많지 않아?”정한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먼저 말했지만 혜서는 숙인 고개를 들지 못했다.두 사람 사이에서 은숙의 일을 아직 풀어내지 못했다.“내가… 내가 널 볼 면목이 없어, 정한아.”하루 종일 그의 연락을 피한 이유에는 은숙의 일이 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 건지 정한이 그간 제 앞에 나타나지 못한 이유에 은숙이 끼어있단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적 없었다.그만큼 10년 전엔 은숙이 정한을 참 좋아했고, 아꼈으니까.“정말… 정말 우리 엄마가 그런 거야? 너한테 그렇게 모질게 하고, 편지를 없애라고 하고…!”그녀가 다그치며 고개를 들었다. 결국 혜서의 눈가가 눈물로 붉어졌다.그런 그녀를 품에 안은 정한이 더욱 흐느껴 우는 혜서를 토닥였다.“아줌마 마음도 이해는 가.”“내가…! 내가 미안해서 널 어떻게 봐… 어떻게… 흑….”정한의 품안에서 혜서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그간 혼자서 감당해내느라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반갑게 달려와 설레는 마음을 품고 문을 두드렸을텐데.마주한 사람들마다 날카롭게 대하며 마음을 모조리 베어놨으니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을까.정한을 생각하며 혜서가 더욱 크게 울었다.나쁜 마음과 감정이라면 모조리 끌어다 정한에게 퍼부었다.원망, 미움, 분노, 실망….나타나지 않는 그를, 편지도 하지 않는 그가 매정하다며 욕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준비했다.“너 이럴까봐 얘기 못했어. 자책하고 괴로워하다가 결국에는 이렇게 나 밀어낼까봐.”“그래도! 그래도 얘기를 해줬어야지.”“하

  • 해로운 다정   49. 을의 위치

    “앉아요.”퇴근 후, 본부장실을 찾은 혜서는 그의 지시에 응접용 소파에 앉았다. 본부장 실은 대표실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조금 더 차분한 느낌이었다.“차 마셔요?”“아니요, 괜찮습니다.”“일은 어때요?”그녀의 물음에 혜서가 차분히 생각에 잠겼다. 본부장이 차갑다거나 어려운 느낌의 사람은 아니었으나 확실히 편한 사이는 아니었으니까.“어렵게 얻은 소중한 기회인만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꼭 백화점 입점까지 노려볼 생각입니다.”“다행이네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질문이 좀 많죠?”그녀가 싱긋 웃으며 말했지만 혜서는 계속해서 이 자리가 불편했다.“아닙니다.”“입점까지 노린다니 내가 꼭 진혜서 씨 한테 확인할 문제가 있습니다.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해요.”“어떤 질문일까요.”긴장감속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다정한 대표님과는 무슨 사이입니까?”“네? 그건 왜….”“이곳이 다정한 대표님의 영향이 미치는 곳이니까요.”정적을 먼저 깬 건 여지원 본부장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정한의 일을 피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저희 여운은 정말 부정으로 입점한 게 아

  • 해로운 다정   48. 사그라들 감정

    정한이 불편해 하더라도 예슬은 그저 이 현실이 좋았다. 정한과 약혼이라니.비록 지금은 그가 자신을 밀어내고, 마음을 쓰지 않을지라도 상관없었다. 어른들 말씀에 결혼해 정붙이고 살다보면 없던 마음도 생긴다 했다.어차피 사랑으로 마주해 하는 결혼도 결국엔 식은 감정아래 정으로 살아가지 아니한가.예슬의 결혼 가치관은 부모를 통해 배워 확고했다. 정한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그와 결혼하고 싶었다.혜서가 없는 빈자리에 들어가 그간 정한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 학창 시절 늘 붙어 있는 둘 사이를 질투하며 진혜서를 미워했다.저와 달리 밝고 따뜻하고 상냥한 그 아이를 비겁한 행동말고는 이길 방법이 없었으니까.“그래, 남자가 큰일을 앞뒀을 땐 빨리 자리 잡는 게 낫지.”다근현 회장도 거들었다. 그 역시 곁에서 정한을 챙기는 예슬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정한을 제외하고 모두가 화목한 자리였다. 모두들 입가에 미소를 내건 채 누구하나 정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가 없었다.“이미 마음에 둔 여자가 있습니다.”“……!”정한이 불쑥 이 자리를 깨부셨다. 모두가 그의 발언에 놀란 눈을 해 바라봤다.“여자가 있다고?”“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다근현 회장이 가장 놀란 얼굴로 물었다. 늘 조언이든 무엇

  • 해로운 다정   47. 약혼

    “무식하게 반말은!”“넌 유식해서 사람 면전에 대고 앞 담이야, 앞 담은!”타 매장 직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소리쳤다. 순식간에 사내 식당 직원들이 한데 모여 싸움을 구경하고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난리가 났다.“우리가 틀린 말 했어? 얼마 전에 한성그룹 백윤미 사모님이 그쪽에서 구매하신 뒤로 온라인에서 계속해서 난린데! 이게 대놓고 밀어주는 거지, 뭐야!”“우리도 몰랐어! 그 분이 한성그룹 사모님인지 뭔지!”“그만해, 새롬아.”점점 거세지는 싸움에 혜서가 연신 새롬을 말렸지만 힘이 어찌나 쎈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쪽. 그쪽도 말해 봐요. 다 대표님이랑 무슨 사이인데요? 유독 여운에 자주 들르시는 거 남들이 봐도 뻔히 다 아는데.”“…….”“이 봐, 말 못하잖아?”이번엔 타깃이 혜서였다. 입점이 결정난 후에는 정한과 지금같은 관계가 아니었지만 현재는 그와 연인이었다.아니라고 하기에도 사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에 혜서가 입만 벙끗거리자 더욱 둘의 의심스러운 사이가 기정사실화 되어갔다.“연인이면 어떻고, 아니면 너네가 뭐 어쩔 건데?”“저 봐, 역시 맞다니까? 부정입점으로 고소할 거야, 당신들!”새롬 역시 난처했지만 끝까지 그녀는 혜서의 편을 들었다.&ld

  • 해로운 다정   46. 싸움

    그렇게 정한은 홀로 힘든 고통들을 감내해왔다.눈을 뜨면 가장 기뻐할 어머니는 세상에 없다.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진혜서의 곁에는 다가갈 수 없는 커다란 벽이 세워졌다.게다가 교도소에선 매달 조일관에게서 편지가 왔다. 출소하면 찾아오겠다는 같잖은 협박을 숨긴 반성의 편지들을….이미 지옥과도 같은 자신의 삶에 찾아와서 뭘 어쩌겠다고.헛웃음을 내뱉으며 며칠을 술만 마셨던 것 같다.‘그만 마셔, 너 술 마시면 안 되는 거 몰라?’정한의 집을 찾아온 예슬이 거칠게 손에 들린 술병을 낚아채갔다. 굴러다니는 쓰레기 더미를 그녀가 대충 봉투에 한데 모아 치웠다.‘난 왜 이렇게 안되는 게 많은 거야? 응?’‘진혜서 때문에 그래?’치우던 손길을 멈춘 예슬이 정한을 바라봤다.‘네 편지는 답도 없고, 피하기만 하는 애 뭐가 좋다고.’‘못 한 거야. 혜서는 그런 애가 아니거든.’끝까지 혜서의 편만 드는 그의 모습이 보기 싫었다. 예슬은 아무것도 모른채 원망 해야할 혜서를 감싸고 도는 그가 불쌍해 더는 간직하고 있는 비밀을 가지고만 있을 수 없었다.‘넌 너희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신지 알기나 해?’‘뭐?’예슬의 말에 정한의 눈빛이 잠시 또렷했다.‘그게 전부 진혜서 때문이야.’‘그게 무슨 말이야? 제대로 이야기 해!’알 수 없는 말을 흘리는 예슬을 향해 그가 채근했다.‘우연히 들었어… 너희 집에 화재를 낸 범인들이… 네가 조일관에게 흉기에 찔려서 난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고.’‘…….’‘혜서만 아니었다면… 그 범인만 아니었다면 아줌마 아직도 살아 계셨을 거야!’예슬의 말에 정한의 머리가 몽롱했다. 돌이켜보면 어머니 예원의 말이 떠올랐다.‘늘 조심해, 정한아. 우린 남들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어.’한성에서 도망쳐 나온 나날부터 그녀는 늘 어린 정한을 데리고 다니며 숨어 지냈다. 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어?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해?’‘정한이 네가 성인이 되면. 고등학교 졸업해서 네가 네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때.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