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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생생이
“아씨, 아씨, 괜찮으시오?”

걱정 어린 목소리에 정시월은 긴 회상에서 깨어났다.

탕후루를 파는 노인이었다. 그는 염려스러운 눈빛으로 정시월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시월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돈을 내어 탕후루 하나를 샀지만, 끝내 입에 대지 않은 채 손에 쥐고만 있었다.

정시월은 이미 단맛이라는 것이 어떤 감각인지조차 잊은 지 오래였다.

여전히 참을 수 없이 욱신거리는 두 발을 이끌고, 그녀는 천천히 한 걸음씩 진북왕부로 향했다.

진북왕부는 여전히 웅장하고 화려했다.

붉은 문과 높은 담장 앞에서 문지기는 정시월을 보자 한동안 말을 잃었다가, 다급히 허리를 숙였다.

"왕... 왕비마마..."

정시월은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왕부의 하인들은 정시월을 보자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저마다 낮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그들의 눈빛에는 동정도, 연민도 있었으나, 가장 짙게 배어 있는 것은 한낱 구경거리로 바라보는 싸늘한 눈빛이었다.

정시월이 걸음을 옮긴 곳은 왕비의 본원인 서오원으로, 한때 그녀가 살던 곳이었다.

안채의 문을 열자, 안의 배치는 이미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창가의 부드러운 침상에 앉아 수를 놓고 있던 박해주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순간, 박해주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시월 언니, 오셨습니까..."

방 안에는 서정호도 있었다.

그는 탁자 앞에 앉아 문서를 살피고 있다가,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정시월을 본 순간,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박해주는 급히 설명했다.

"언니, 오해하지 마십시오! 지난 몇 년간 제 몸이 늘 좋지 않았는데, 어의께서 이 서오원이 볕이 잘 들어 몸을 보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하셨습니다. 왕야께서 염려하신 나머지 잠시 저에게 머물게 하신 것뿐입니다. 곧 사람을 시켜 정리하고, 원래 머물던 별채로 돌아가겠습니다!"

"되었다."

박해주가 시녀들에게 명하려 하자, 정시월이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가 좋다면 그대로 머물거라. 나는 별채에서 지내면 된다."

그 말을 끝으로 정시월은 누구도 더 바라보지 않았다.

피와 살이 엉망이 된 발을 끌며, 한 걸음 한 걸음 서오원을 빠져나갔다.

서정호는 정시월이 원문 밖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상소문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정시월은 자신에게 단 한마디도 따져 묻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고, 예전처럼 눈시울을 붉히며 왜 그랬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 침묵은 어떤 소란보다 더욱 서정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정시월은 대청으로 불려 갔다.

상을 가득 채운 진수성찬 중 대부분은 박해주가 좋아하는 담백한 음식들이었다.

서정호는 상석에 앉아 있었고, 박해주는 그의 오른편에 얌전히 자리하고 있었으며 정시월은 서정호와 가장 먼 왼편 자리에 앉아 말없이 젓가락을 들었다.

서정호는 정시월을 한 번 바라보더니, 드물게 먼저 젓가락을 움직여 담백하게 찐 농어 한 점을 그녀의 그릇에 올려주었다.

"많이 먹거라. 야위었구나."

정시월은 그릇 위의 하얀 생선살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했다.

박해주는 생선을 좋아했다. 특히 찐 생선을 좋아했다.

하지만 정시월은 어려서부터 생선을 먹으면 몸에 두드러기가 돋는 체질이었다.

그 사실은 혼인 초 왕부 주방에 분명히 알려두었고, 서정호에게도... 한 번쯤 조심스럽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는 잊었다.

아니, 애초에 마음에 담아둔 적이 없었던 것이다.

정시월은 젓가락을 들어 그 생선살을 집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에 넣고, 씹고, 삼켰다.

그 동작은 너무도 태연해서 마치 평범한 음식 하나를 먹는 것처럼 보였다.

서정호는 정시월이 먹는 것을 보고 마음속의 알 수 없는 초조함이 조금 가라앉았다.

서정호는 다시 국 한 그릇을 떠서 정시월 앞에 놓았다.

정시월은 그것도 마셨다.

그렇게 식사는 기묘하고 무거운 침묵 속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시월의 얼굴과 목 주변에 이상할 정도로 붉은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하며 숨도 점점 가빠졌다.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박해주였다. 그녀가 놀라 외쳤다.

"언니, 얼굴이..."

서정호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뺨과 목덜미를 뒤덮은 붉은 반점이었다.

정시월은 가슴을 움켜쥔 채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몸이 힘없이 기울더니 그대로 의자 위로 무너져 내렸다.

"시월아!"

서정호는 안색이 변하더니,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가 정시월을 안아 들었다.

"어의를 불러라!"

정시월이 눈을 떴을 때, 눈앞에 들어온 것은 별채의 소박한 침상이었다.

침상 곁에는 서정호가 밤새 자리를 지킨 듯 앉아 있었다.

정시월이 깨어난 순간, 서정호의 눈빛에 희미한 안도감이 스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미간을 찌푸렸다.

"깨어났느냐? 몸은 어떠하냐?"

서정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말은 책망으로 바뀌었다.

"어의께서 네가 몸에 맞지 않는 것을 먹었다고 하더구나! 너도 생선을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으냐? 그런데 어찌하여 먹은 것이냐?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고 정신까지 잃을 정도였는데, 목숨이 아깝지 않은 것이냐?!"

정시월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서정호를 바라보았다. 분노와 걱정을 감추지 못한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는 문득 웃음이 나왔다.

"두려웠습니다."

생선으로 인해 몸이 상한 탓인지, 정시월의 목소리는 아직 조금 갈라져 있었다.

"무엇이 두렵다는 것이냐?"

서정호가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

정시월은 그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입을 열었다가 조금이라도 왕야의 뜻에 어긋난다면... 또 무슨 죄명을 씌우실까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를 옥에 가두실까 봐요. 또다시 오 년을 말입니다."

서정호는 몸을 움찔했다.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서정호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얼굴에서는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

서정호는 입을 열었다.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목이 막힌 듯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그러다 한참 뒤에야 겨우 목소리를 이었다. 메마르고 떨리는 목소리였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해주는 몸이 약해 만약 옥에 들어갔다면 반드시 죽었을 것이다. 너는... 너는 어려서부터 무예를 익혀 몸도 그 아이보다 훨씬 강하지 않으냐... 나도 분명 말했다. 네가 옥에서 나오면, 지난 일은... 모두 없던 일로 하겠다고. 앞으로는 너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동안의 일을 보상하겠다고. 그리고... 널 사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정시월은 수년 동안 서정호를 향해 마음을 쏟고, 서정호를 사랑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고작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과 오 년이라는 지옥 같은 형벌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박해주를 위해 자신에게 보상하겠다고, 사랑해 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시월의 마음은 이미 옥에서 날마다 이어진 고통 속에서 완전히 식어버린 뒤였다.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 따위,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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