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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화

Author: 차라
걱정스러움과 다급함이 가득 묻어나 있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도, 장소월은 너무나 괴로워 좀처럼 입을 떼지 못했다.

전연우는 곧바로 서철용을 불러 장소월을 진찰하게 했다. 그의 얼굴엔 극심한 불안함이 역력했다. 부정적인 감정과 정서가 그녀의 몸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서철용이 침실에서 나오자, 별이와 전연우는 초조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다행히 저혈당일 뿐이야. 최근 식사가 너무 부실했나 봐?”

장소월은 저녁 9시가 지나도록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있었다.

전연우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줄곧 그녀의 곁을 지켰다.

얼마 후, 드디어 깨어난 장소월은 정신이 한결 맑아지는 것 같았다. 잠시 눈만 붙인 줄로 알았던 그녀는 어느새 깜깜해진 바깥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벌써 날이 저물었네...”

전연우는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목구멍에 걸려버린 듯 좀처럼 뱉어낼 수가 없었다.

장소월이 이불을 걷고 일어나려 하자 전연우는 급히 다가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두 사람은 조용히 마주 보며 시선을 주고받았다.

먼저 입을 연 건 전연우였다.

“좀 더 쉬어.”

늘 그랬듯 담담한 어조였지만, 장소월은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하품을 하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충분히 쉬었어. 이제 좀 움직이고 싶네.”

냉전이 이어진 며칠 동안 장소월은 줄곧 불편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전연우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마다 애써 참아왔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장소월과 전연우 사이의 문제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단지 서로와의 소통이 필요할 뿐인데, 뭐가 그리 어렵단 말인가?

전연우는 장소월을 부축했다. 그녀가 움직이고 싶다면 그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복도에서 나는 소리에 별이가 침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달려오고는 다급히 물었다.

“엄마, 괜찮아요?”

장소월은 고개를 저으며 사랑스러운 손길로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연우와 별이의 성화에 못 이겨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죽 한 그릇을 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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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11화

    장소월이 수업을 마친 뒤, 전연우는 매일 그녀를 데리러 걸음 했다. 이는 수많은 친구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소월아, 너 남자친구 또 데리러 왔어!”동기들이 웃으며 장소월에게 말했다.장소월은 앳된 동안의 얼굴을 갖고 있어 모두 그녀가 미혼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에 대해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무희야, 그럼 나 먼저 갈게.”장소월은 진무희와 주변 외국인 동기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는 곧바로 전연우에게로 뛰어갔다.진무희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해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드디어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났건만,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것도 이토록 출중한 외모에 재력까지 갖추고 있는 남자친구다. 멀리 떨어진 거리였지만, 전연우는 장소월의 친구들의 부러움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다만 한 단어가 그의 귀에 거슬렸다.“지금 나한테 네 남자친구라고 한 거야?”장소월은 전공 서적을 넘기며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그게 뭐 어때서?”그녀가 순간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자 전연우는 곧바로 그녀를 부축했다. 그의 시선을 마주한 순간, 그가 ‘남자친구’라는 호칭에 신경 쓰고 있음을 감지했다.장소월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나 아직 학생이잖아. 남자친구라고 하는 게 딱 맞지.”지금은 학업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야 할 때다.전연우는 반년 가까이 켄핀 대학교에 장소월을 출퇴근시켜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큰 위기감이 느껴졌다. 그녀가 해외에 나온 뒤로 예전의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이었다.물론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의 빛나는 매력을 수많은 남자들이 알아버렸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녀의 교과서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러브레터를 발견했는지 모른다!학업이 바쁜 탓에 최근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식사 시간도 갖지 못했다.전연우는 오늘 저녁 특별히 해변에서 촛불 디너를 준비했다. 장소월은 몇 번 망설였지만, 그의 성의를 생각해 결국 초대에 응했다.해가 지기 직전의 해변은 신비로운 분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10화

    웨딩드레스 디자인 전시회는 그 포문을 염과 동시에 업계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들은 앞다퉈 장소월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장소월은 공개적으로 나서는 걸 그리 선호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의 대부분 과정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각 단계 세심한 작업은 전문가들이 도맡았다.장소월은 하고 싶었던 말을 카드에 적어 전시회 책임자에게 맡겼다.전연우가 책임자로 선택한 이는 웨딩드레스 디자인계 명성이 자자한 인물인 얀이었다. “사모님, 이 웨딩드레스들은 모두 사모님께서 디자인한 거잖아요.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직접 하셔야죠.”얀은 장소월이 청한 도움을 거부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진짜 생각을 알고 싶었다. 필경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심혈을 기울인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을 갖기 마련이니 말이다.장소월은 솔직하게 말했다.“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지금 이 정도면 이미 충분히 만족해요.”전문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우연히 떠오른 영감으로 준비한 이 전시회가 이렇게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얀은 예전 전연우가 했던 말을 떠올리니 어느 정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전시회의 규모는 꽤나 컸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은 전문 디자이너들까지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비행기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디자인에 대한 강렬한 흥미 때문에 장소월은 더 깊은 배움을 얻으려 해외로 떠나기로 결정했다.몇 시간의 비행 끝에 두 사람은 유럽에 도착했다. 시차 적응 때문에 일단 첫날은 호텔에서 하루 쉬기로 했다.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밖으로 나갔다.유럽에 처음 와본 장소월은 모든 것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특히 거리의 예술적인 분위기가 담긴 석조 조각들이 그녀를 매료시켰다.곳곳에서 만난 떠돌이 화가, 가수, 배낭여행자 등도 그녀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전연우는 그녀를 위해 디자인계의 거장 알렉스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장소월은 너무 놀라 입도 다물지 못했다.“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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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08화

    디자인 전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소월을 바라보는 전연우의 눈동자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소월은 여전히 디자인 전시에 모든 열정을 쏘아 붓고 있었다.엄마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던 별이가 전연우가 건네준 물컵을 받아 장소월에게 가져갔다.“엄마, 좀 쉬어요.”오랜 시간 동안 집중했던 탓에 장소월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해가 질 무렵, 그녀는 마침내 전연우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조수석에 앉은 장소월은 피로에 절어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전연우는 옆에서 안쓰러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일주일 내내 장소월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전연우는 그녀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설정해둔 알람을 모두 꺼버렸다.눈을 떠보니 어느덧 점심 12시가 되어 있었다. 장소월은 휴대폰을 보며 짜증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어젯밤 알람을 맞춰놓았었는데 왜 울리지 않은 걸까?’ 거실 식탁 옆에서 별이와 전연우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장소월은 가방을 메고 허둥지둥 계단을 내려와 두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바깥으로 나갔다.문밖으로 나오자 전연우가 그녀를 불렀다.“소월아.”그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장소월은 급한 마음에 휴대폰을 흔들며 말했다.“전연우, 벌써 12시야. 준비할 게 아직 너무 많다고...”전연우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더 강렬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남은 일은 직원들에게 맡겨.”장소월이 대답하기도 전에 전연우는 자리를 떠나버렸다.그 모습에 그녀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멀리서 별이가 애타게 장소월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밥을 먹은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았다...별이를 본 순간 장소월은 마음이 한없이 약해지고 말았다. 방금 전연우가 준 압박감이 가시기도 전에 크나큰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별이는 한참을 서서 기다리다가 희망이 없다고 느꼈는지 풀이 죽어 발걸음을 돌렸다.그때 장소월이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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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로 장소월은 디자인 도안 그리기에 더욱 몰두했다. 하루의 반나절을 스케치에 집중하다 보니 영감이 끝없이 솟아올랐다.별이와 전연우는 그녀의 디자인 활동을 적극 지지했지만, 너무 무리해 몸을 혹사시킬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다.“엄마, 이렇게 계속하면 안 돼요. 저랑 놀러 갈 시간도 없잖아요!” 별이가 귀여운 투덜거림으로 불만을 표했다.장소월은 도안을 정리하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 시간 나면 엄마가 꼭 데리고 나갈게.”옆에 있던 전연우도 말을 보탰다.“가끔 바깥에서 산책도 해야 해.”전연우는 최근 회사 일이 많지 않아 집에서 장소월과 많은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디자인에 푹 빠져 꼼짝도 하지 않을 줄이야.별이는 천천히 달랠 수 있지만, 전연우의 말은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결국 작업 시간을 줄이고 가족들과의 외출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 띄고 입방아에 오르는 건 여전히 불편하고 꺼려졌다.이에 전연우는 두 사람에 대한 온라인 뉴스 보도를 차단하고 외출 시 최대한 조용히 움직여 장소월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디자인 도안이 눈에 띄게 쌓이고 있었다. 상상력이 이렇게나 뛰어난 사람이었다니. 그녀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이었다.그녀는 이 의문을 전연우에게 털어놓았고 그는 해외 디자인 전문가를 초청해 그녀의 질문에 답하게 했다.“사모님께선 정말 독창적인 디자인 스타일을 가지고 계십니다.” 해외 디자인 전문가 얀의 평가에 장소월은 마음이 뭉클해졌다. 무려 전문가의 인정을 받지 않았는가!장소월이 전연우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정말 자신에게 희망이 있는지 묻는 듯했다. 곧이어 장소월의 첫 번째 디자인 전시회 준비가 시작되었다. 전시회에 사용된 옷들 모두 그녀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소재 선택을 비롯한 모든 과정에 그녀가 직접 참여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06화

    ‘곧 누군가 열겠지.’장소월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하여 커피를 음미했다.그때, 전연우가 다가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에 어리둥절해진 장소월이 물었다.“또 입어봐야 해?”전연우는 말없이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직원들에게 상자를 열어도 좋다고 신호를 보냈다.장소월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의 행동을 보니 전연우가 그녀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웬 선물이란 말인가?직원들이 상자를 열자 포장지에 쌓인 물건이 눈앞에 나타났다.“선물이야. 열어봐.”전연우가 부드럽게 그녀를 이끌었다.장소월은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마음으로 잠시 망설이다가 눈을 살짝 감은 채 포장지를 걷어냈다.눈 앞에 펼쳐진 것은 다름 아닌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웨딩드레스였다! 허술하고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도안이었지만, 실제로 구현된 완성품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가 상상했던 효과가 거의 완벽히 표현되어 있었다.멍하니 서 있는 장소월을 보고 전연우가 물었다.“어때?”그는 단 한 번도 허투루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 주어도 만족스러움을 자아낼 선물이지만, 장소월의 확답을 얻지 못하면 늘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졌다.장소월의 눈에 감동의 눈물이 맺혔다. “고마워, 전연우.”전연우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부부 사이에 이런 형식적인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별이가 폴짝폴짝 뛰며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아이는 고개를 내밀어 통통하게 뺨을 부풀린 채 장소월과 전연우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장소월은 별이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기분 좋게 웨딩드레스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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