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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3화

Penulis: 차라
장소월은 전연우를 깜짝 놀래키려 살금살금 다가갔지만 이내 들켜버렸다. 그는 그녀를 한 번 흘끗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직 화가 난 모양이었다.

전연우가 방심한 틈을 타 장소월은 그의 품에 쏙 들어가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감았다. 얼굴엔 웃음을 가득 띄고서 말이다.

전연우의 섬세한 얼굴 윤곽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따뜻한 숨결이 얼굴에 닿았다.

그때 관리인으로부터 걸려온 갑작스러운 전화에 장소월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성재가 아파트에서 조용히 잘 지낼 거라 생각했는데, 그가 이웃들에게 큰 민폐를 끼치고 있었을 줄이야.

장소월은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솔직히 전연우에게 상황을 전했다.

전연우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더는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이젠 그를 내보내야 할 때다.

“선을 모르는 사람한테는 도움 주는 거 아니야.”

장소월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하성재는 명목상 그녀의 의동생이었지만 전연우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관리인의 말에 따르면, 하성재는 매일 불량한 사람들을 데려와 아파트에서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밤이면 건물 전체가 그들의 음악소리로 들끓었다.

관리인은 여러 차례 민원을 받았고 하성재와도 얘기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어 결국 장소월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장소월은 하성재에게 전화해 정확한 상황을 묻고난 뒤 전연우에게 맡기려 했다. 하지만 전화를 꺼내기도 전에 전연우가 그녀를 막았다.

“넌 연락할 필요 없어. 내가 처리할게.”

전연우는 장소월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하성재와 통화하면 그의 새치혀에 또 마음이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장소월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도 상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 또한 자신이 없었다. 관리인이 근거 없이 그런 말을 했을 리는 없으니 말이다.

전연우는 한숨이 터져나왔다. 역시 장소월의 여린 성격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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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714화

    전연우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하성욱은 단번에 긴장했다. 장소월에게 하소연하려고 했다가 통화 상대가 바뀌니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장소월은 옆에서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하성욱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연우는 통화를 끝내버렸다. 하성욱은 불만스러웠지만 그 무형의 위압감에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기회를 틈타 장소월과 직접 얘기할 생각이었다.전연우는 일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하성욱의 현재 상사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가게에서 자는 건 금지시키라고 단단히 당부했다.더이상 갈 곳이 없어진 하성욱은 결국 또다시 장소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전연우를 피해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스피커 켜.”하지만 전연우는 곧바로 하성욱의 전화라는 걸 눈치챘다.장소월은 어쩔 수 없이 스피커폰으로 전환해 탁자에 올려놓았다.“소월 누나, 지금 통화 가능해요?”하성욱은 또 전연우가 받을까 봐 두려웠다.장소월은 전연우를 흘끗 쳐다보고는 대답했다.“응, 돼.”이제 장소월 또한 더는 하성욱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이미 훨씬 선을 넘어버렸으니 말이다.“소월 누나, 저 정말 갈 곳이 없어요. 한 번만 도와주면 안 돼요? 집 많으시잖아요. 한 칸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장소월은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데에 서툴렀다. 하성욱이 딱하고 불쌍한 데다 아직 미래가 창창한 어린 나이니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지만, 전연우의 생각은 이와 달랐다.“또 전화하면 지금 일자리도 없어질 줄 알아.”전연우의 인내심은 이제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 한마디 말로 하성욱과의 인연을 끊어버리고 싶었다.그는 하성욱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장소월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전연우가 이렇게 처리한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 믿었다.한동안 망설인 끝에 장소월은 드디어 마음을 굳혔다.“알아서 처리해.”하성욱은 확실히 아직 너무 어리고 미성숙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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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712화

    유 할머니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소식에 장소월은 가슴이 미어졌다.유 할머니와의 만남은 참으로 특별한 인연이었다. 그동안 장소월이나 별이 모두 유 할머니의 존재를 너무나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지금 할머니는 ICU에 누워 계신다.장소월은 문 앞에서 초조하게 서성였다. 전연우는 걱정스레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 긴 의자에 앉혔다.자리에 앉자마자 장소월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왜 이토록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터진단 말인가. 조금 더 오래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전연우, 난 할머니를 진짜 가족처럼 여겼어. 그런데 지금...”말을 잇던 장소월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전연우는 안타까운 마음에 장소월을 꼭 끌어안았다. 때론 그녀가 좀 더 냉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인생의 큰 이별 앞에서도 덤덤할 수 있을 텐데.ICU 문이 열리며 가족 면회가 가능하다는 말이 들려왔다.“환자가 얼마 버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장소월은 별이와 함께 빠르게 ICU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운 유 할머니는 얼굴은 창백했지만 입가엔 늘 그렇듯 따뜻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가 살짝 손을 들어 올렸다.장소월은 급히 손을 내밀어 유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할머니, 분명 나으실 거예요. 별이가 할머니랑 놀이동산 가는 날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요.”별이는 유 할머니를 오래전부터 친할머니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장소월 또한 그걸 잘 알고 있었다.그들이 ICU에 들어간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유 할머니는 영원히 눈을 감았다. 침대 앞의 두 사람은 슬프게 흐느꼈고 문 앞의 전연우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때 문 앞에 한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전연우의 기억으로는 유 할머니의 며느리와 손자인 듯했다.“어머니!”며느리가 쉰 목소리로 목놓아 울음을 터뜨리자 옆에 있던 아이는 무슨 일인지 모르면서도 엄마를 따라 울었다.순식간에 ICU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장소월은 눈이 퉁퉁 부어오른 채로 병실을 나왔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711화

    장소월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렇게 찾아오기까지 해놓고 아무 일도 없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장소월의 계속된 권유로 하성재는 그녀와 함께 커피를 사러 갔다. 이후 그녀의 안내로 전연우의 사무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하성재는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무실 앞에 도착하니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발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장소월은 커피를 들고 전연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커피를 내려놓는 그녀의 표정은 조금 어두워져 있었다.“성재가 날 찾아왔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데려왔어.”전연우는 흥미가 동했다.“데려와. 내 앞에서 말하게 해.”그는 하성재가 장소월을 찾아온 이유가 뭔지 알고 싶었다.전연우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하성재는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장소월 앞에선 괜찮았지만, 전연우는 정말 두려웠다.이 남자는 언제 어디서든 사람으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게 하는 기운을 뿜어낸다. 호흡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우리한테 할 말이 있다면서.”전연우는 하성재를 빤히 응시했다. 그는 항상 직설적인 화법을 좋아한다. 무의미한 사람에게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하성재는 그의 따가운 시선에 다소 수치스러웠지만, 한참을 갈등하다가 입을 뗐다.“소월 누나, 연우 형, 솔직히 저 일자리 바꾸고 싶어요. 이 도시에서 의지할 데도 없고 바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하성재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잠겨가고 있었다.장소월은 마음이 아파 하성재를 돕기로 결심했다. 곁에 있는 전연우를 바라봤지만,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은 듯 무표정한 얼굴이었다.확언할 수는 없었지만 장소월은 일단 약속했다.“생각해볼게.”하성재가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사무실에서 나가자, 장소월은 전연우의 속마음을 물었다.“전연우, 어떻게 생각해?”전연우는 하성재의 욕심이 점점 더 켜지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장소월의 성격상 마음이 약해질 거라는 것 또한 알았다. 일자리를 찾는 것뿐이니 그녀가 돕고 싶다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710화

    연속 사흘 동안 병원에서 하성재를 돌보며 장소월은 눈에 띄게 야위었다. 그녀가 하성재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는 모습이 전연우는 마음에 걸렸다.퇴원하는 날, 장소월은 하성재를 집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물었다.“하성재 씨, 집이 어디예요?”하성재는 그 질문에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대답했다.“원래 친구랑 같이 세 들어 살았었는데 요즘 돈이 빠듯해서... 바 손님들이 다 떠나면 거기서 자고 있어요.”며칠간의 대화를 통해 장소월은 하성재가 바에서 노래하며 생계를 이어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형편이 궁핍했을 줄이야.전연우는 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했다. 두 사람의 더이상의 접촉은 막고 싶었다. 책임은 이미 충분히 다했다. 이젠 그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고?장소월은 잠시 생각하다 하성재를 돕기로 했다.“그러면 일단...”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연우가 끼어들었다.“우리가 살 곳 마련해줄게요.”그는 장소월이 하성재를 집에 데려오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건 절대 안 될 일이었다. 전연우에겐 부동산이 많아 하성재에게 아무거나 하나 던져주면 될 것이다.하성재는 민망한 얼굴로 말했다.“고마워요, 누님, 형님. 그래도 폐는 끼치고 싶지 않아요.”그가 이런 말을 할수록 돕고 싶다는 장소월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집이라도 있으면 마음이 많이 안정될 테니 말이다.“우리한테 예의 차릴 거 없어요. 성재 씨가 날 누나라고 불렀잖아요. 나도 이미 성재 씨를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전연우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장소월은 모든 면에서 훌륭했지만 마음이 너무 여리고 사람을 쉽게 믿는 게 문제였다.장소월은 하성재를 집에 데려오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남원 별장은 충분히 넓으니 사람 한 명이 더 산다고 해도 상관없지 않나? 하지만 전연우는 그럴 의지가 전혀 없었다.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아까 말을 끊지도 않았을 것이다.결국 하성재는 장소월과 전연우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바 근처에 있는 아파트에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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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재는 장소월이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전연우의 위압적인 기세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장소월 또한 하성재는 누군가의 관심과 위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정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고, 지금 하성재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병원을 떠나기 전, 장소월은 간병인에게 주의할 점을 꼼꼼히 당부한 뒤 전연우의 팔을 잡고 나왔다.돌아가는 길, 장소월은 여전히 하성재 얘기를 늘어놓았다.“하성재 씨 너무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던 것 같아. 혼자 외롭게 지내기 쉽지 않았을 거야.”말을 하면 할수록 장소월은 마음이 저릿해졌다. 급기야 하성재를 의남매로 삼고 싶다는 충동까지 들었다.전연우는 그녀의 말이 단 한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장소월이 하성재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 인지해 두었다.다음 날 아침, 장소월은 주방 아주머니에게 하성재의 아침 식사를 부탁했다. 그러고는 일부러 병원에 전화해 끼니를 가져다주라고 당부했다.“하루 세끼 다요.”그렇게 신신당부한 뒤에야 장소월은 식탁에 앉았다.별이는 오전에 수업이 없어 오랜만에 외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장소월이 병원에 간다고 하자 어두워진 얼굴로 머뭇거렸다. 필경 병원은 좋은 곳이 아니니 말이다.장소월은 웃으며 말했다.“거기 입원한 형이 있어. 어젯밤에 엄마를 도와준 형이야.”그 말을 들은 별이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를 도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좋은 형일 테니 직접 만나고 싶었다. 전연우는 아무 말도 없이 질투로 부글거리는 마음을 참아내고 있었다. 그놈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다니! 왠지 자신에게보다 더 잘해주는 것 같았다.병원으로 가는 길에서도 전연우는 말이 없었다. 반면 장소월은 별이에게 하성재의 사연을 자세히 이야기해주고 있었다.별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형이 그렇게 불쌍할 줄은 몰랐어요.”가엾은 사람들에게 별이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운전기사가 장소월과 별이를 병원에 내려주자 전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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