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02화

작가: 차라
사람들은 각자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저녁 식사를 했다. 박순옥은 몇 숟가락 들고는 먼저 자리를 떴다.

한편, 장해진과 강영수 두 사람은 술을 꽤 많이 마셨다. 장소월은 승낙했을 때부터 가슴이 막힌 것처럼 답답하고 어쩐지 생각만큼 즐겁지도 않았다.

이유는 그녀도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모든 것이 너무 급히 이루어진 것 같다...

잠시 후, 백윤서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오빠, 나 다 먹었어요.”

전연우는 그녀의 그릇을 가져와 국 한 그릇을 담아주었다.

“국 조금만 더 먹어. 이따가 배고플 거야.”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장소월은 두 사람과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었고 얼마 후, 그녀 앞에 누군가 국 한 그릇을 가져다주며 입을 열었다.

“국 괜찮아. 한번 먹어봐.”

고개를 들어보니 그 사람은 전연우였고 그를 보니 마음이 설렜다.

“고마워... 오빠.”

“응.”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차가운 그의 눈빛을 마주치게 된 장소월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기분이 좋아진 강영수는 장소월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이건 단맛이어서 소월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모르고 있는 것 같군.”

그 말 한마디에 식탁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영수야, 많이 취했어. 방으로 들어가자. 응?”

전연우는 성격이 어둡고 소심하고 마음에 원한을 잘 담아두는 사람이었다. 특히 뒤에서 사악한 수법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 전생에서 전연우는 강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강한그룹을 장악했다.

비록 그가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장소월은 이번 생에도 같은 비극이 일어나는 건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번 하마터면 교통사고가 났을 뻔한 그 큰 트럭도 분명 전연우가 직접 계획한 짓일 것이다.

지금은 전연우가 강씨 가문을 대적할 수 없고 강씨 가문의 권위가 높다 하지만 사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 건 그에게 쉬운 일이었다.

전연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소월이가 집에 온 지 오래돼서 오빠가... 다 잊어버렸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3화

    “남천그룹을 인수한다고?”장해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전연우를 쳐다보았다.그는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차가운 눈빛을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결국 나도 남천그룹에서 일하는 직원일 뿐이에요. 이 일에 관해서는 저희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난 이 일에 대해 결정할 권리가 없거든요.”“장소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장해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불쾌한 표정을 지었고 그녀는 몹시 당황스러웠다.“아버지, 이 일은 나도 잘 몰라요. 이 사람이 술에 취해서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아요.”그녀는 강영수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영수야, 회사는 오빠가 알아서 잘 경영할 거야. 그 얘기는 그만 해. 방으로 들어가서 쉬자.”“그래, 알았어.”강영수는 마지막 잔에 담긴 와인을 마시고는 옆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장해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 일은 장인어른과 전연우 씨가 상의해 보고 언제든지 강한그룹으로 날 찾아와요. 난 남천그룹이 강한그룹 제2의 계열사가 되는 걸 기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에요.”장소월은 술에 취한 강영수를 방으로 데리고 왔다. 평소에 술 접대 자리에 거의 나가지 않는 사람이라 그는 술이 많이 약한 편이었다. 그녀는 그를 침대에 눕혔고 그는 침대에 뻗은 채로 손을 눈에 얹고 있었다. 그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해장국 끓여다 줄게. 힘들어도 잠깐만 참아.”자리를 뜨려고 할 때 강영수가 갑자기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왜 그래?”“방금 내가 한 말 때문에 화났어? 내가 남천그룹에서 전연우 씨의 직권을 빼앗는 게 싫어?”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을 몰랐던 장소월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그의 손을 이불 속에 넣어주며 대답했다.“아니. 네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 거야.”“거짓말.”강영수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매번 대답하고 싶지 않은 거에 대해 말하거나 나한테 거짓말 할 때면 넌 항상 내 눈을 쳐다보지 않았어.”그에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4화

    웃는 얼굴 뒤에 가려진 그의 잔인함.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장소월은 그가 지금 화가 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의 손에 넘어가면 그녀는 아마도... 뼈도 못 추릴 것이다.전연우는 처음부터 그녀가 강영수한테 접근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는 강씨 가문의 권력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씨 가문을 원했던 그는 언제든지 빼앗아 갈 수 있었다.장소월은 그저 평생을 편안히 사는 게 목표였다. 그녀는 그의 삶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는... 백윤서든 송시아든 그녀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를 쳐다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알았어.”잠시 후, 오부연은 기사들을 한 명씩 안배하여 그들을 남원별장으로 돌려보냈다.장소월은 그들을 본가 문 앞까지 배웅했다. 떠나기 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강영수가 자신 몰래 이렇게 많은 선물을 준비한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귀중한 액세서리, 티 그리고 영양품들까지 차 한 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올 때는 차가 두 대였는데 떠날 때는 차가 세 대가 되었다. 강영수가 그들을 매우 중시하고 있단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강영수를 사랑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에게 또 다른 선택은 없었다.그가 자신을 존중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강영수는 좋은 사람이었고 동반자로서도 적합한 사람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자신이 걱정하고 있던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생은 오직 평안하게 보낼 길 바라고 있다. 장소월은 해장국을 들고 방으로 들어와 강영수에게 먹여주고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떠나기 전, 전연우가 그녀에게 메일을 보내왔는데 그녀는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삭제해 버렸다. 가든 아파트, 전연우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백윤서가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오빠, 천천히 가요.”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백윤서가 그의 앞길을 막아섰다.“오빠, 오는 내내 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5화

    그녀의 눈에는 맑고 투명한 눈물이 고여 있었고 그녀가 울먹이며 그를 향해 달려가 그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오빠, 내가 소월이를 얼마나 부러워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소월이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 사람도 아낌없이 소월이를 사랑하고 있잖아요.”“소월이는 좋아하는 사람과 약혼도 하고. 오빠, 난 영원히 오빠와 함께하고 싶어요. 오빠의 아내로 영원히 살고 싶어요... 하지만 오빠는 왜 날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우뚝 서 있는 전연우의 몸은 점점 뜨거워졌지만 그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윤서야, 난 네가 생각하는 만큼 좋은 사람 아니야. 네가 모르고 있는 게 많아.”백윤서는 그의 허리를 꽉 붙잡고는 전혀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요. 나한테 오빠는 최고예요. 오빠가 어떤 사람이든 난 상관 없어요. 난 그저 오빠 옆에 평생 있고 싶고 오빠의 아내로 살면서 아이도 낳고 싶어요. 나한테 가정을 만들어 주겠다고 오빠가 약속했었잖아요.”“오빠, 그 약속 꼭 지켜요.”그녀의 눈물에 그의 검은 양복은 흠뻑 젖었고 눈물이 셔츠까지 스며들어 그 축축한 열기가 등 뒤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전연우가 몸을 돌려 거친 손바닥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결혼 말고는 네가 원하는 거 다 들어줄게. 하지만 결혼은 안 돼. 해야 할 일이 남았어. 사랑은 너하고 나한테 어울리지 않은 거야. 난 가정을 이룰 생각이 없거든.”“그런 말로 얼버무리지 말아요. 가정을 이룰 생각이 없다는 건 다 거짓말이잖아요. 난 어린애가 아니에요. 장씨 가문에서 오빠가 거침없이 소월이한테 키스하는 걸 봤어요. 그리고... 오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오빠가 기분이 안 좋았던 건 소월이 때문이잖아요. 안 그래요? 오빠 자신을 속일 수는 있지만 내 눈은 속이지 못해요.”백윤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정말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았다. “사실 오빠는 진작부터 소월이를 좋아하고 있었잖아요?”“오빠는 늘 내 스킨십을 거부했어요. 나랑 같이 있는 건 모두 거짓이잖아요. 날 좋아하지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6화

    오늘 백윤서가 죽음으로 몰아붙이든 아니면 다른 행동을 하든 전연우가 결정한 일은 바뀌지 않았다.연우는 그녀를 안고 차를 운전하여 엘리트 개인병원에 데려다주었다.응급실.서철용은 여유 있게 윤서의 상처를 처리해 주었다.“얼핏 보기엔 가녀린 아가씨께서 널 위해 목숨마저 버리네. 못 이기는 척 이분 소원 이뤄드리는 게 어때?”“소월 씨는 미래 강한 그룹 안주인이야. 뭐, 이미 정해진 일이잖아. 네가 단시간에 강한 그룹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강영수 손에서 소월 씨 뺏지 못할 거야.”“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 너 잊지 마! 지금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르면 너랑 소월 씨는 친 남매 사이야. 진짜 함께했다간 천벌 받을 거야.”“쯧쯧.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너처럼 속이 시커먼 놈을 좋아해 주는 여자도 있고.”철용은 웃으며 말했다.“진짜 희한한 일도 다 있네.”“할 말 다 했냐?”창문을 향해 서 있던 연우는 몸을 돌려 철용을 보았는데 그의 눈썹은 찡그려졌고 말투엔 짜증이 섞여 있었다.철용은 침을 거둔 후 윤서의 상처를 붕대로 감았다.“그렇게 나 보지 마. 난 더 오래 살고 싶거든.”“또 해줄 말 있어. 황유나 얼굴 내가 수술해 준 거야. 어때 보여?”전연우: “... 너 또 무슨 수작 벌이려고?”철용은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버렸다.“알잖아, 나 이 병원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돈이 되는 프로젝트라면 뭐든 다 하거든. 그중에 의료 미용도 포함하고 있어.”“삼 년 전, 황유나가 출국하기 전에 성형하러 왔어. 그때 내가 마침 병원에 있어서 검진해 줬거든. 글쎄 걔가 내 책상에 있던 사진을 보더니 이대로 성형해달라지 뭐야. 그래서 수술 해줬는데 놀랍게도 회복이 잘 된 거야. 꽤 비슷했어.”“음... 근데 황유나 걔 얼굴은 좀 별로긴 한데 몸매는 우리 소월 씨랑 거의 똑같아.”“생각해 보면 정말 인연인 것 같아. 내가 전부터 말했잖아. 너 소월 씨한테 푹 빠진다고 했는데 넌 내 말 귓등으로 들었지. 마침 잘됐어. 소월 씨랑 닮은 황유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7화

    고요한 밤.창밖엔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냈다.두툼한 커튼은 바람에 휘날렸다.사월의 날씨는 너무 춥지 않았다. 바람이 창문을 통해 병실에 불어 들자 쓴 약 냄새가 공기 속에 은은히 퍼지고 있었다.백윤서는 깨어난 후, 연우를 마주하기 싫어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창문 밖 휘날리는 커튼을 보고 있었다.“오빤 이미 나 버렸잖아요. 그런데 지금 왜 병원에 온 거예요? 돌아가요. 난 오빠 보살핌 필요 없으니까.”연우는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는 약을 들었다. 검은색 액체에선 쓴 향기가 퍼졌다.“알겠어.”그는 약을 다시 원래 자리에 내려놓고는 몸을 일으켰다.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본 후 말했다.“지금 열두 시 십이 분이야. 십 분 동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줄게. 진정됐을 때 다시 들어올게.”“오빠!”윤서가 절박하게 그를 부르자 연우는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윤서는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연우는 침대 옆에 앉아 윤서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따뜻할 때 마셔. 링거 다 맞으면 데려다줄게. 그리고 내일 학교 안 가도 돼. 이미 병가 신청했거든.”윤서는 그의 손을 꼭 잡고는 초췌한 얼굴로 간절히 빌었다.“오빠, 아까 우리 아무 일도 없었던 거로 하면 안 돼요? 난 계속 오빠 여자친구고 우리 헤어지지 말아요, 네?”“오빠가 지금 날 안 좋아해도 괜찮아요. 시간이 지나면 내가 좋아질 수 있을 거예요. 오빠가 소월이 같은 타입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러니까 내가 고칠게요. 오빠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말이에요.”“그냥 헤어지자는 말만 하지 말아줘요. 제발요. 다른 건 다 할 수 있는데 이것만은 안 돼요.”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원래 자신을 한없이 낮추게 된다.어릴 때부터 윤서는 연우와 많은 일을 겪으면서 속으로 꼭 그와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 다짐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간절함 속에 감정의 억제도 담겨 있는 목소리.“윤서야, 네 인생엔 한가지 선택만 있는 게 아니야. 앞으로 삼 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8화

    연우는 윤서에게 혈기를 보양하는 한약을 먹이고 삼십 분이나 달랜 후 병실 밖에 나왔다.시간이 너무 늦었는지라 그는 병원에서 하룻밤 쉬고 내일 돌아갈 생각이었다.연우는 밖으로 걸어가 담배 한 대를 꺼냈다. 고요하고 어두운 베란다에서 야경을 보며 손으로 바람을 막고는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는 입에 넣어 한 모금 마셨다.“후.”연기를 내뿜었다.담배를 절반 정도 피웠을 때 철용이 진단서를 들고 찾아왔다.“시간을 더 끌면 팔 년 전에 윤서에게 했던 최면 효과가 다 떨어질 거야. 이번에 정서 기복이 큰 게 바로 윤서 속마음이 반사된 거야.”“만약 마음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면 네가 주시하지 않았을 때 또 오늘 같은 일을 벌일 수 있어.”담배의 니코틴은 마음속의 응어리를 많이 녹여주었다. 담배 성분은 사람을 중독되게 한다. 하지만 연우에겐 그렇지 않았다.그는 중독된 느낌을 잘 알고 있었다. 갖고 싶을 때 갖지 못한다면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았고 뼛속까지 짜릿한 아픔이 도졌다. 하지만 갖는다면 이런 느낌은 순간 절정에 달할 것 같았다. 하지만 연우도 잘 알고 있었다. 얼마나 끊기 어려운지 말이다. 그런 고통은 죽는 것보다 더 힘들게 했고 그는 그런 어둠 속에서 몇 년 동안 혼자 버텨온 것이다.“이 몇 년 동안 내가 윤서에 대한 보호는 이미 넘쳐났어. 성인도 됐으니, 모든 일을 내가 대신 결정해 주는 건 옳지 않아.”연우는 마치 큰 결심이라도 한 듯 이런 말을 내뱉었다.철용은 라이터로 이 진단서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진단서가 불에 조금씩 삼켜져 나중에 잿더미로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아무리 밝은 빛이라도 이 둘만 만나면 모두 어둠 속에 먹힌다.“이런 결정을 한 거 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처음은... 그가 장소월에게 마음이 없다고 했을 때였다.하지만 전연우는 마치 태어날 때부터 어둠 속에서 살기 적합한 사람 같았다. 빛을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음침하게 한없이 비뚤어지면서 말이다.또 마치 은하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09화

    팔 년 전, 서울은 그저 허름하고 낡은 도시에 불과했다. 거리엔 양아치들이 가득했고 사회가 혼란스러웠다.그날 사건은 목격자도 없었고 CCTV도 없었다.하지만... 이 팔 년 동안 연우는 포기하지 않고 증거를 찾기에 힘썼다.윤서더러 출국하라고 한 건 천식 말고도 그녀가 모든 것을 잊고 새로 출발하기를 바라서였다.“아악!”윤서는 목구멍을 찌르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연우가 병실에 들어갔을 땐 윤서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머리를 끌어안고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녀는 몽롱한 시선으로 말했다.“오빠... 오빠 어디 갔어요?”윤서의 목소리는 애처롭게 떨렸다.연우는 반쯤 쭈그리고 앉아 그녀를 품에 안았다.“괜찮아.”그의 목소리는 마치 마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윤서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참이 지나자 그녀는 제법 진정되었다. 연우의 몸에 풍기는 옅은 담배 냄새를 맡으며 그의 허리를 더 꼭 껴안았다.“오...오빠... 아까 엄청 무서운 악몽을 꿨어요. 너무... 너무 무서워요. 꿈에서 난 피투성이로 됐는데 진짜 너무 아팠어요.”“오빠를 찾으러 갔는데, 근데... 어떻게 찾아도 오빠가 보이지 않았어요. 원장 엄마가... 오빠가 나 버린 거래요.”“꿈일 뿐이야. 진짜가 아니야.”연우는 그녀의 옆에 있는 커튼을 거두었다. 그러자 빛이 병실에 비쳤다.“날이 밝았어. 오빠가 퇴원 절차 밟고 널 데려다줄게.”윤서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그의 옷을 꼭 쥐고 있었다.“하지만 그 꿈은 마치 진짜 벌어진 일 같았어요. 너무 무서워요.”연우는 윤서의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품에서 떨고 있는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윤서가 진정됐을 무렵, 안색은 꽤 좋아졌다. 그녀는 조용히 연우의 손을 잡고는 그와 함께 병원에서 나갔다.조수석에 앉은 후, 연우는 그녀에게 안전띠를 매주었다.차는 평온하게 가든 아파트에 도착했다.땅바닥의 핏자국은 연우가 직접 처리했다. 꼬박 하루 동안 힘들게 보낸 후 그는 네시간만 자고 다시 회사에 갔다.오 아주머니가 아직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510화

    소현아는 또 소월에게 우유 하나를 주었다.“소월아, 꼭 힘내! 네가 시험 끝내면 우리가 데리러 올게. 저녁에... 큰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어!”단모연은 차창에 손을 얹고 소월을 향해 흔들었다.“결과가 어떻든 나랑 허이준은 꼭 널 올해 수능 수석으로 만들 거야. 시장님께서 직접 너에게 상장을 수여하도록 말이야. 힘내!”허이준은 다른 말 대신 그냥 두 글자만 말했다.“힘내.”그들이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소월은 몸을 돌려 시험장에 들어가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도화지에 손이 닿는 순단, 소월은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필을 들었다.저번 생에도 그림을 그리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자신의 그림 실력을 검증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니 긴장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참 좋아했지만 이상하게도 아버지는 그렇게 반대했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눈을 피해 가만히 그림을 그렸다.그 후... 강영수랑 함께 하고 나서부터 그 누구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 소월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두 시간 동안의 스케치, 드로잉 등등을 완성한 후, 시험을 마치고나니 시간은 이미 많이 지났다.여섯 시 반, 소월은 시험장에서 나왔다.현아는 예전처럼 그녀를 향해 달려오며 흥분된 목소리로 소월의 이름을 불렀다.“소월아... 소월아... 소월아...”“시험 어땠어? 괜찮아?”소월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짓고는 차분하게 말했다.“내 생각엔 꽤 잘 쳤어. 넘을 수 있을 것 같아.”단모연은 한쪽 팔을 소월의 어깨에 두르면서 입을 열었다.“그럼 우리 이제 축하하러 갈까? 마침 잘됐네. 우리 한동안 제대로 놀지 못했잖아.”소월은 시간을 한눈 보았다.“아, 어쩌지. 난 가봐야 할 것 같아.”단모연: “쯧쯧. 아직 결혼식 올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단속하니 원...”소월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내가 걱정되었나 봐. 우리 다음에 함께 놀자.”현아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빙그레 웃으면서 소월의 핸드폰을 들

최신 챕터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6화

    배가 고픈 데다 아기들이 발길질까지 하니 더욱 아팠다. “아가들아, 제발 차지 마. 규영 언니랑 미진 언니가 곧 맛있는 거 가져다줄 거야.” 그녀가 배를 쓰다듬으며 아이들을 달랬다. 규영과 미진은 그녀의 애처로운 눈빛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게다가 뱃속 두 녀석들이 워낙 시끄럽게 움직이고 있으니 더는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알았어요, 아가씨. 간단히 드실 걸 가져다드릴게요. 여기 앉아서 절대 움직이지 마세요.” 그들은 걱정되는 마음에 거듭 당부했다. 소현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여기 이렇게 많은 언니들이 지켜보고 있잖아요.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절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게요.” 규영과 미진은 사람들에게 다시 신신당부한 뒤에야 먹을 것을 가지러 자리를 떴다. 지난번 일 이후로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게 되어 소현아의 음식은 반드시 그들이 직접 준비해야 했다.소현아는 혼자 소파에 앉아서 작게 아기들과 이야기했다. “아가들아, 소월 이모가 전연우 그 나쁜 놈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내 전화를 왜 안 받은 거지?” “나 소월이가 너무 걱정돼. 근데 너희가 너무 무거워서 몰래 도망갈 수도 없어.” 그녀에게 돌아오는 답은 점점 잦아드는 태동뿐이었다. 소현아는 아기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못마땅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 누군가 문을 열었는지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었다. 얇은 연노랑 잠옷만 입고 있던 소현아는 추위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곧이어 도우미들의 공손한 인사 소리가 들렸다. “효연 아가씨.” 천효연은 거만한 눈빛으로 그들을 훑어 보고는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 “여기 뒀던 내 꽃병은 어디 갔어?” 계단 모퉁이에 있던 꽃병이 사라진 걸 발견한 천효연이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 도우미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현아 아가씨가 다치실까 봐 잠시 장식품들을 다 치웠습니다.” 소현아? 그 이름을 들은 순간 천효연의 눈동자에 냉기가 스쳤다. “그 바보는 지훈 씨가 방에 가둬놨잖아?” 도우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5화

    엄마와 통화를 마친 뒤, 소현아는 장소월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전연우 그 나쁜 놈이 소월이를 괴롭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혹시 소월이는 강용 소식을 알지 않을까... 소현아는 강지훈이 강용의 행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장소월의 당부를 기억하며 감히 묻지 못했다. 통화음이 두 번 울린 뒤 전화가 연결되었다. 상대가 말하기도 전에 소현아는 흥분해서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소월아! 드디어 전화 받았네! 있잖아, 강지훈 그 나쁜 놈이 나 계속 방에 가둬놓고 문밖으로 못 나오게 했어. 나 진짜 답답해 미치겠어!” “널 여기 데려와 같이 놀려고 했는데, 강지훈의 말이 전연우 그 나쁜 놈이 너 안 보낸다고 하더라고. 둘 다 진짜 짜증 나! 내가 간신히 휴대폰 구해서 전화한 거야. 소월아, 그 나쁜 놈한테 말하고 이쪽으로 놀러 와줄 수 있어?” 한참을 떠들었을 때, 저쪽에서 낮고 위험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지훈이 내가 소월이를 나가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고? 언제 나한테 물어봤는데?” 소현아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몇 초 뒤에야 머뭇거리며 다시 말을 꺼냈다. “전... 전연우 씨? 왜 당신이 전화를 받아요?” 전연우가 차갑게 웃음을 터뜨렸다. “나쁜 놈이 전화를 받아서 많이 실망했나?” 소현아는 겁을 먹고 눈알만 뒤룩뒤룩 굴렸다. “저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잘못 들었어요! 소월이는요? 이거 소월이 폰이잖아요. 빨리 소월이한테 돌려줘요!” 전연우가 말했다. “소월이는 전화 안 받아. 다시 전화하지 마.” “소월이한테 나라고 말해줘요. 소월이가 제 전화 안 받을 리 없어요.”소현아는 다급함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 다시는 소월이 찾지 마. 바빠서 너랑 소꿉놀이할 시간 없으니까.” “그리고 강지훈한테 전해. 내게 터무니없는 누명 씌우지 말라고.” 전연우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소현아가 다시 걸어봤지만, 상대는 받지 않았다. “현아 아가씨, 이제 일어나서 운동할 시간이에요.” 규영과 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4화

    소현아는 얼굴에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이빨 자국을 달고서 원망 어린 눈빛으로 강지훈을 바라보았다. 강지훈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 말을 들은 순간 소현아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내가 소월이한테 전화해도 돼요?” “그쪽에서 받기만 한다면야.” 소현아는 이제 아침에 있었던 불쾌한 일을 까맣게 잊은 듯했다. “저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요!” 강지훈은 단칼에 거절했다. “안 돼.” 신이 나 붕방거리던 소현아는 김빠진 공처럼 순식간에 축 처져버렸다. “하지만 방에만 계속 있는 건 너무 따분하단 말이에요.” “절대 도망 안 갈게요. 여기 아기들도 있잖아요. 그냥 아래층에서 좀 돌아다니게만 해줘요, 네?” 그녀가 지금 머무는 방은 집에 있던 침실을 완벽하게 똑같이 복원한 곳이었다. 소현아는 이곳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근 며칠 동안 줄곧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그녀는 방안을 끝없이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방은 갑자기 창고로 변해버렸고, 아무리 깨려고 해도 도저히 깨어날 수가 없었다. 강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현아는 못마땅한 얼굴로 밥을 한입 삼키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전연우 그 나쁜 놈도 소월이가 마당에서 그림 그리는 건 허락하던데... 강지훈 씨는 날 침실 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하네. 전연우보다도 더 나빠.” “...” “아래층에서만 놀아. 방을 나서면 규영과 미진이 따라갈 거야.”결국 강지훈이 한발 물러섰다. 소현아의 눈에 다시 별빛이 들어왔다. “음, 당신은 전연우 그 나쁜 놈보다 조금 나아요. 정말 아주 조금.” 아침을 먹고 난 뒤 소현아는 바로 휴대폰을 요구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거의 즉시 연결되었다. “현아니?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명세진의 목소리는 흥분을 애써 억누르고 있는 듯 조심스러웠다.오랜만에 엄마 목소리를 들으니 소현아는 코끝이 시큰해졌다. “엄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3화

    강지훈은 한밤중이 되어서야 짙은 피비린내를 풍기며 돌아왔다.옆방에서 샤워를 마친 강지훈은 잠옷을 입고 소현아의 방으로 들어갔다.소현아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2.2미터나 되는 퀸사이즈 침대에서 편안하게 팔다리를 쭉 뻗은 채 말이다. 무슨 꿈을 꾸는지 웅얼거리며 입가에 흘린 침을 닦고 있었다.곤히 잠든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강지훈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침대 곁으로 다가간 그는 이불을 끌어다 그녀의 배를 덮어주고는 코를 꼬집었다.“윽...”잠시 후 소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편한 듯 눈을 떴다.“강지훈 씨 너무 싫어요. 숨을 쉴 수가 없잖아요. 빨리 놔줘요.”침대 곁에 있는 사람을 본 소현아는 두 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고 떼어내려 했다.강지훈이 말했다. “말해 봐.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아? 제대로 말하면 놔줄게.”소현아는 씩씩거리며 눈을 감고 어쩔 수 없이 입으로 숨을 쉬었다. 가슴이 뻐끔뻐끔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마치 복어 같았다.강지훈은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까지 막아버렸다.몇 초 지나지 않아 소현아는 다시 웅얼거리며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강지훈은 그저 잠시 그녀에게 장난을 치고 싶었을 뿐이지만, 한번 맛을 보니 멈출 수가 없었다.그는 손을 떼어 그녀의 허리에 얹고 반바지를 벗기려 했다.소현아는 필사적으로 바지를 붙잡고 엉덩이를 비틀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강지훈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손 놔. 살살할게.”“저 졸려요. 자고 싶으니까 강지훈 씨도 빨리 자요.”그녀는 강지훈이 또 키스하려 할까 봐 입술을 굳게 다물고 낑낑거리며 그를 밀치고는 죽은 척 눈을 감았다.강지훈이 어떻게 하든 소현아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정말로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곤히 잠든 그녀를 바라보는 강지훈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다음 날 아침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강지훈의 몸에 꼭 안겨있었다. 그녀의 코끝에 그의 단단한 가슴이 닿아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다.어젯밤 일이 떠오른 소현아는 그의 가슴을 힘껏 깨물었다.곧이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2화

    분개하고 있던 천효연의 시야에 문득 옆 방문 앞에 놓인 목욕 가운이 들어왔다.목욕 가운 허리띠에는 검은색 은은한 무늬가 수 놓여 있었는데 누가 봐도 강지훈의 것이었다!강지훈이 그녀를 침대에 버려두고 저 바보 같은 여자를 찾아온 것이다!그 사실을 깨달은 천효연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었다.강지훈은 바람기가 있긴 했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천효연은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하여 그녀는 강지훈이 바깥에서 몇 명의 여자를 만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저 바보 같은 여자가 나타난 이후로, 강지훈은 그녀를 안고 있으면서도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그 바보를 위해 그녀에게 손찌검까지 했다!설상가상으로 그 바보는 강지훈의 아이까지 가졌다...천효연은 간신히 벽에 몸을 기댄 채 바닥에 놓인 목욕 가운을 쏘아보았다. 동시에 숨을 죽이고 방 안에서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도우미가 다가오자 천효연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일어서 요염한 자태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아.”소현아는 입을 크게 벌리고 미진이 밥을 먹여주기를 기다렸다.그녀도 남의 손을 빌려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부터 손목이 끊어질 듯이 아파 어쩔 수가 없었다.아침밥은 강지훈이 직접 먹여주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생겼는지 규영과 미진에게 밥을 먹여주라고 지시하고 서둘러 떠났다.“아가씨, 오늘은 어디 불편한 곳 없으신가요?”어제 주인님의 모습은 너무나 무서웠다. 그가 아이를 해치지는 않았을까, 규영과 미진은 걱정이 태산이었다.그들의 마음을 알 리 만무한 소현아는 고개를 흔들었다가 다시 끄덕였다.“손목이 너무 아파요. 어떡하죠?”두 사람은 안도하며 미소를 띤 채 그녀를 달랬다. “이따가 저희가 마사지해 드리면 괜찮아지실 거예요.”소현아는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점심 식사를 마친 후, 규영과 미진은 의사의 말에 따라 소현아를 데리고 방안을 걸어 다녔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1화

    강지훈의 움직임은 이전 그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소현아는 배가 짓눌리는 느낌에 불안해졌다. 또한 콧속으로 불쾌한 향수 냄새가 흘러들어왔다.“윽...”너무나 불편하니 그만해달라고 강지훈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입을 틀어막고 있어 다급해진 소현아는 그의 입술을 꽉 깨물어 버렸다.순간 입안에 비릿한 피 냄새가 퍼져나갔다.강지훈이 통증에 약간 뒤로 물러섰다.“강지훈 씨 때문에 아기가 눌렸어요. 그리고 당신한테서 이상한 냄새 나요. 토할 것 같아요.”소현아는 찡그린 얼굴로 몸을 일으켜 앉아 퉤퉤 침을 뱉었다.강지훈의 서늘한 표정을 본 소현아는 토끼처럼 재빨리 배를 감싸 안고 구석으로 도망쳤다.험악한 인상에 입가에 피까지 묻히고 음침한 눈빛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사납기 그지없었다.소현아는 겁을 먹고 몸을 웅크렸다.“의사 선생님이 아기 다칠 수도 있다고 이러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다른 사람 찾아가서 같이 자요. 하지만 자고 나서는 깨끗하게 씻고 저 찾아와야 해요. 낯선 냄새가 나면 토할 것 같단 말이에요.”그녀가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지금 당신 옷에서 이상한 냄새 나요. 도우미 언니들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 같아요. 저도 싫고 아기들도 싫어할 거예요.”강지훈은 그녀의 천진난만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의 욕망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격렬하게 끓어올랐다.눈앞의 이 토끼 같은 여자를 당장이라도 삼켜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는 몸에 걸치고 있던 목욕 가운을 벗어 던지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옷 벗으니까 냄새 안 나지? 이리 와.”소현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갈래요. 당신 때문에 아기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 찾아가세요.”강지훈의 눈빛이 험악하게 변했다. “네가 올래, 아니면 내가 갈까?”소현아는 밖으로 도망쳐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문까지 도착하기도 전에 강지훈에게 붙잡혀 다시 끌려가고 말았다.그의 무릎에 앉혀진 소현아가 또 울먹거리기 시작하자 강지훈이 소리쳤다.“울지 마!”강지훈도 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0화

    “지훈 씨, 아랫부분으로 도와줄게요...”그녀의 말은 파편처럼 흩어져버렸다. 강지훈은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천효연은 더 이상 요염한 표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손가락으로 강지훈의 다리를 꽉 움켜쥐어 길게 할퀸 자국까지 남겼다.죽을 것 같이 괴로워하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도 강지훈의 마음속엔 조금의 파동도 일지 않았다.여전히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짜증 섞인 얼굴로 천효연의 입에서 물건을 빼내고 그녀를 잡아 벽에 밀어붙인 다음 다시 아래로 밀어 넣었다.질식하기 직전, 천효연은 삽입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허리를 비틀며 그에게 맞춰 움직였다.“지훈 씨, 정말 대단하네요...”강지훈의 붉게 충혈된 두 눈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손에 잡히는 대로 천 조각을 그녀의 입에 쑤셔 넣었다.천효연의 목소리는 입안에 갇혀버렸다. 쾌감에 찡그려졌던 미간이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걸까? 예전에는 분명 신음소리를 내는 걸 좋아했었는데...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천효연은 기진맥진하여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제서야 강지훈은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흥분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그는 침대에 널브러진 여자를 힐끗 보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일어나 욕실에서 간단히 씻은 뒤, 침대 머리맡에 놓인 새 잠옷을 아무렇게나 집어 들고 소현아의 방으로 향했다.소현아는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 규영과 미진의 보살핌을 받으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강지훈이 옆에서 방해하지 않으니 밥상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을 와구와구 먹고 있었다.규영과 미진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아가씨, 오늘 너무 많이 드셨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조금만 드시라고 하셨잖아요...”소현아는 퉁퉁 부은 눈으로 그들을 가련하게 바라봤다.“이번 한 번만 먹을게요. 강지훈 씨가 먹으라고 했어요.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보세요.”확실히 강지훈이 시킨 것이다. 하여 더 이상 말을 하진 않았지만, 걱정스러움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그때 강지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9화

    소현아의 울음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몰랐다. 강지훈은 잠시 달래주다가 금세 인내심이 바닥났다.그는 탈옥수를 쫓느라 며칠 동안 뜬눈으로 지새웠음에도 부랴부랴 먼 길을 달려 집에 돌아왔다. 한시라도 빨리 이 여자를 품에 안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토록 난동을 부릴 줄이야.“아직도 다 못 울었어?”강지훈은 그녀를 품에 가두고 한 손으로 턱을 쥐어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소현아의 속눈썹은 눈물에 젖어 엉겨 붙어 있었다. 너무 심하게 울어서인지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괴로워진 그녀는 힘껏 입술을 깨물었다.딸꾹질을 멈추려는 그녀의 생각을 알아챈 강지훈은 손가락을 움직여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안에 집어넣었다.조금씩 훌쩍거리던 소현아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당신 싫어요. 당신은 전연우랑 똑같이 나쁜 놈이에요! 소월이한테 갈 거예요. 소월이는 나 굶기지 않을 거라고요...”“흐엉, 소월이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요. 소월이가 만든 밥이 제일 맛있는데...”한참을 울고 나서도 머릿속엔 여전히 먹을 것뿐이다.강지훈은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고는 한 손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요리사한테 다시 음식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해!”잠시 후 따뜻한 음식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향긋한 냄새를 맡자 소현아의 울음소리가 서서히 멈추었다. 그녀는 강지훈의 몸에서 내려와 식탁에 앉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분명 아까 일이 기분을 상하게 한 듯했다.“주인님, 아가씨께선 임신 중이십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임산부는 정서가 불안정하기에 기분을 잘 살펴줘야 한다고 하셨어요.”규영과 미진은 소현아의 붉어진 눈과 코를 보고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강지훈에게 말했다.강지훈은 섬뜩한 눈빛으로 그들을 쏘아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복도에서 여자 도우미가 새 목욕 가운을 들고 안방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한 아름다운 여인이 그녀 앞에 나타나 손에 들린 옷을 빼앗았다.“줘. 내가 가져다줄게.”도우미는 당황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8화

    소현아는 접시를 끌어안고 좀처럼 내려놓지 않았다.“오늘 모처럼 입맛이 돈다고요. 규영 씨, 미진 씨, 저 조금만 더 먹으면 안 될까요? 아주 조금만 먹고 강지훈 씨에게는 말 안 할게요.”규영과 미진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가득했다.그들 역시 소현아를 좋아하는지라 마음껏 먹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 때문에 주인님에게 혼나는 건 더더욱 싫었다.“아가씨, 배고프시면 제가 과일 좀 가져다드릴까요? 과일은 아기에게 좋을 거예요.”규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와 협상했다.소현아는 고기가 가득 담긴 접시를 눈앞에 두고도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왈칵 차올랐다.하지만 배에서 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더는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결국 접시를 내려놓았다.“알겠어요. 그럼 과일 많이 먹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저녁에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오거든요.”규영과 미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식기를 치우고 과일을 잘라 가져다주었다. 그러고는 맛있게 먹고 있는 소현아의 모습을 지켜보았다.사실 소현아는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아니었다. 많이 먹어도 과도하게 뚱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글동글 귀여운 편이었다. 식사량을 줄이자 며칠 만에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밖에서 돌아온 강지훈은 한눈에 그녀의 얼굴이 핼쑥해졌음을 알아챘다. 살이 빠져 더 커진 눈은 전보다 더욱 청순하고 순진무구해 보였다.“그동안 제대로 못 먹었어?”그가 손을 뻗어 뺨을 꼬집었다. 감촉도 예전만큼 부드럽지 않았고 손에 잡히는 살도 별로 없었다.소현아의 얼굴이 그의 손에 일그러졌다. 그녀는 배고픔에 가련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강지훈 씨, 저 배가 너무 고파요. 아기 낳는 거 너무 힘들어요. 그만두면 안 될까요? 아기 그냥 다시 돌아가게 해줘요!”강지훈은 어이없음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돌아가? 어디로 돌아가?”소현아는 눈알만 이리저리 굴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 역시 아기가 어디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알 리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