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가 한국에 없었기 때문에, 이토 나나코는 며칠째 온전히 무도 수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아예 샹젤리 온천에 머무는 날이 많았고, 가끔씩만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를 찾아뵈었다.어제는 이토 유키히코가 딸이 보고 싶어 사람을 시켜 정성스럽게 가이세키를 준비했고, 이토 나나코를 집으로 불러 함께 식사를 했다.가이세키는 본래 종류도 많고 절차도 복잡해 한 끼를 먹는 데 두세 시간은 금방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토 나나코는 어젯밤 샹젤리 온천으로 돌아가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다음 날 아침 수련에 지장이 없도록, 그녀는 동이 트자마자 일어나 간단히 씻은 뒤 곧바로 차를 몰아 샹젤리 온천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던 중, 9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이 열리자, 나나코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나나코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그 여성은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통화를 이어가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휴, 나도 이렇게 일찍 일어나고 싶진 않았어. 그런데 내가 관음사 쪽 스님한테 들었거든? 유명한 경청 법사님이 초청받아서 강의를 하러 온대. 한두 시간 뒤에 도착하신다더라. 게다가 신도들 위해서 짧게라도 부적도 써주신다는데, 경청 법사님이 축원해주신 부적이 효과가 좋다고 해서… 남편 하나 받아주려고. 맨날 전 세계를 돌아다니니까, 그런 부적 하나쯤은 있으면 좋잖아.”전화 너머의 여성이 궁금한 듯 물었다.“부적은 어느 절이나 다 있잖아. 네가 말한 법사님이 해주는 건 뭐가 그렇게 특별한데?”그러자 휴대폰을 든 여성이 답했다.“경청 법사님은 유명한 분이야. 전 세계를 다니면서 강의를 하시는데, 그때마다 일부 신도들한테 무료로 축원을 해주시거든. 얼마 전에 낙산사에서 강의했을 때는, 입장권이 일주일 내내 매진됐어. 그분이 축원해준 물건은 신도들 사이에서 중고로도 몇 백만 원씩에 거래된다니까?”여자는 말을 덧붙였다.“그리고 지현이 있잖아? 작년에 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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