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으니, 다시 길을 떠나야지 않겠는가?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아기가 귀머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라만이 설랑을 불러 젖을 먹이려 할 때마다, 아이들이 기대에 가득 찬 듯 손발을 휘저었기 때문이다.매번 젖을 먹일 때면, 다들 안팎으로 빙 둘러서 구경했다. 아이가 볼이 불룩하게 부풀 때까지 힘차게 젖을 빠는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던지.라만은 국을 더 많이, 더 열심히 마시고 젖을 내어, 직접 아이에게 젖을 먹이려 했지만 다들 한결같이 반대했다.설랑이 젖을 먹이는 것은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지만, 라만이 먹이면… 구경은 할 수 있어도, 아마도 우문소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라만은 애써 노력해 봐도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국을 많이 마셔도 젖이 조금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이에게 먹이려 했지만, 아이가 힘껏 빨아도 한 방울도 나오지 않으니,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다시 설랑에게 아이를 넘기고 나서야, 아이들은 즐겁게 젖을 먹을 수 있었다.라만은 몹시 낙심했으나, 흑영이 그녀를 위로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면, 라만의 몸매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의 말에 라만은 혼비백산했다. 흑영은 비록 말을 거칠게 하는 성격이었으나, 여인의 사정에 관해선 유독 해박했다.라만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젖도 얼마 없으니, 괜히 아이에게 붙잡혀 일도 못 하는 것보단 나았다.그들은 마침내 경성으로 돌아와, 관아에 대주 친왕을 넘겼다. 친왕은 턱뼈가 부서져, 아직 낫지 못해 말도 못 하고 침만 흘릴 뿐이었다.경조부에서 사정을 물었으나, 적성루의 장수들은 모두 모른다고 잡아떼었다. 어차피 그곳에서 심문도 끝났으니, 경성에서는 목을 치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그러니 대주 친왕의 머리만 남아있으면 임무는 다한 셈이었다.대주 태후는 라만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금과 옥으로 된 목걸이, 장명쇄, 비단과 이불, 저택까지 하사하였다.아이를 낳기 전까지, 그들에게는 저택이 없었다. 그래서 다들 군영이나 홍관에서 지내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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