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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1화

저녁 무렵, 아이들이 집에 도착했다. 두 아이는 각자 다른 학교를 다녔다.가까운 학교에서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멀리서 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까지 저녁에 집에 도착했다니...하지만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너무 그리워한 아이들이 잠깐 능력을 쓰는 것은 별일 아니었다.세 아이는 한꺼번에 달려들어 어머니를 부르며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 원경릉의 마음은 더없이 행복했다. 정말이지 아이는 아무리 커도 어머니 곁에 있으면 결국은 아이였다.아이들을 다독이고 나서, 원경릉도 어머니의 품을 파고들며 애교를 부렸다.원경릉의 어머니는 그런 딸을 껴안으며, 타박하듯 말했다.“다 큰 사람이 아직도 애교야? 부끄럽지도 않아?”“아흔 살이 되어도 엄마 품에선 애교 부릴 수 있어요.”“네가 아흔 살이 되면, 엄마는 뼈까지 다 삐걱거릴 텐데?”“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원경릉은 이런 말을 꺼내기 싫었기 때문에 갑자기 진지하게 답했다.“알았어, 안 할게. 엄마 오래 살아야지, 이백 살까지 살아서 늙은 도깨비가 되는 것도 괜찮겠네.”원경릉의 어머니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그러자 찰떡이 좋은 말로 답했다.“이백 살이 돼도 외할머니는 도깨비가 아니라 작은 요정이에요.”“맞아요! 요정으로 따지면, 이백 살은 아직 꼬마 요정이죠.”칠성이도 말을 꺼냈다.원경릉의 어머니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아이고, 나이가 갈수록 거꾸로 가네. 꼬마 요정까지 됐다니. 좋아, 좋아. 이 꼬마 요정이 우리 귀염둥이들한테 닭 날개 구워줄까?”“좋아요!”아이들이 한목소리로 대답했다.원 교수는 아내 어깨를 두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꼬마 요정, 내가 주방에서 돕겠네.”“이 늙은이도 참, 어머님께서 보고 계시는데.”원 엄마는 웃으면서 원 할머니 쪽을 흘깃 바라보았다.원 할머니는 손주들을 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그녀는 며느리의 말을 듣자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난 너희 두 늙은이는 상관 안 해. 내 눈엔 내 보물들만 보이는구나. 오랫동안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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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2화

파지옥은 최근 더 이상 요리사는 하지 않고, 대신 영상 회사를 투자했다.파지옥은 그냥 돈을 조금 투자해, 손주들에게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아이들이 모두 그를 파지옥 할아버지라고 부르니, 그도 정이 깊어져 아이들을 손주로 인정했다. 어차피 그는 돈을 쓸 곳도 없었고, 나중에는 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셈이었다.하지만 아이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휘종제 할아버지의 재산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쓰고도 남기 때문이었다.파지옥은 휘종제의 재산을 다음 세대에게 남겨두고, 그들 세대가 그의 재산을 먼저 탕진하기를 바랐다. 이렇게 많은 돈을 남겨, 다음 세대에 부담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영상 회사가 설립된 후, 첫 프로젝트는 바로 칠성이 쓴 대본이었다.원경릉이 물었다.“꼼꼼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왜 돌아가야 하는 거야?”칠성이 말했다.“제 대본이 태조부 시대의 일입니다. 비록 파지옥 할아버지가 많은 얘기를 해주셨지만, 그 말 중 많은 부분이 꾸며낸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부귀영화를 버리고 기꺼이 휘종제 할아버지와 함께 이곳에 와서 개간했다는 이야기… 너무 고상하게 표현된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원경릉은 파지옥이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모두가 알고 있었고, 파지옥도 다들 알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어쩌면 거짓말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 동안 스스로를 설득한 것일지도 모른다.칠성이 말했다.“어쨌든, 저는 사실대로 쓰고 싶어요.”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작품으로 가치가 있지. 이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으면, 제목은 정했어?”칠성이 말했다.“일단은 북당 이야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칠성은 어머니를 보며, 그녀의 손을 흔들었다.“어머니께서 제목 하나 지어주면 안 돼요?”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난 이런 것에 능하지 않아. 돌아가서 주 어르신에게 물어보자.”“좋아요.”칠성이 고개를 끄덕였다.원경릉은 칠성에게 대본을 보여 달라고 했다. 대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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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3화

현대에 살면서, 원경릉은 그다지 다섯째를 그리워하지 않았다. 월요일에 할머니가 병원 검진을 위해 입원했고, 대략 3일 정도 머물 예정이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멀리 가지는 않고, 차로 근처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부모님께서 아직 건강할 때 최대한 많이 외출하고 싶었다.원 교수는 늘 지금 외출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못 가게 된다고 말했었다. 사람은 하루하루 늙어가고, 하고 싶은 일도 마음대로 못 하는 날이 올 테니.몇 년 후면, 원해도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그리고 원경릉은 또 하루를 대리구매에 쓰기로 했다. 주로 사식이의 물건을 사는 일이었다. 못 사면, 서일이 우울해질 지도 모른다.물론 연구소에 다녀올 시간도 남겨두어야 했기에, 그녀는 현대에 비교적 오래 머물렀다.이곳은 언제나 그녀의 집이고, 부모님, 아이들, 친척,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일이 있는 곳이었다.북당은 지금 평화롭고, 다섯째도 바쁠 때가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속을 썩이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원경릉은 여기 오래 머물러도 마음이 놓였다.여행을 갈 때, 오빠와 주진도 함께 왔다. 원경릉은 오빠와 주진의 관계를 늘 아리송하게 생각했다.둘은 함께 하는 듯, 마는 듯, 결혼 이야기도 여전히 꺼내지 않았다. 부모님도 이제는 신경 쓰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만을 바라고 있었다.게다가 황위를 이어받을 집안도 아니니, 아이를 낳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리고 세 명의 손주가 곁에 있고, 가끔 다른 세 명의 손주도 찾아오니, 그걸로도 충분했다.산을 오르며, 원경릉은 오빠와 함께 앞서 걷다가 물었다.“계획 없어요?”오빠는 배낭에서 물 한 병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웃었다.“지금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무슨 계획이 필요해?”“결혼 계획은 없어요?”“적어도 지금은 생각한 적 없어.”오빠는 물 반병을 마시고, 계단 위에서 뒤를 돌아 천천히 걷는 주진과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럼, 주진 씨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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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4화

현대에서 10일간 머문 뒤, 원경릉은 북당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의 검사 결과도 여전히 이상 없었다. 새 약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었기에, 원경릉은 매우 기뻤다.이번에는 칠성도 함께 돌아왔다. 그는 일주일 휴가를 내고, 학기 내에 극본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전문 인터뷰를 하러 왔다. 휴가 때 촬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였다.우문호는 그녀가 6~7일 정도만 머물다, 바로 돌아올 줄 알았다. 그래서 7일째 되는 날, 그는 목여 태감에게 황후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라 명했다. 하지만 해시가 되어도 황후가 돌아오지 않자, 서일을 불러 그와 함께 저녁을 먹도록 했다.홀로 밥을 먹으니, 도저히 입맛이 돌지 않았다. 아이들도 각자 바빴기에, 이틀 동안만 그의 곁을 지키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맛있게 먹는 서일을 바라보며, 우문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일 같은 먹보가 있기에, 혼자 밥을 먹을 일은 없었다. 다만 서일은 너무도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었다.10일간의 외로움을 겪은 뒤, 마침내 그는 부인을 맞이하게 되었다.우문호는 너무 기뻐서, 서일이 선물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인의 손을 잡고 전각으로 들어가려 했다. 칠성은 그를 본 체도 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오랜만에 만나서, 아버지가 그를 만나면 감격할 줄 알았는데, 못 봤다니?우문호는 부인의 손을 잡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물 한 잔 마시고 나서야 겨우 진정했다.“아까 보니, 누군가 눈에 익은 사람이 있었던 것 같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이제야 기억났소? 지금쯤 칠성이는 아마 마음이 아팠을 것이오.”우문호는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칠성? 아이고, 칠성도 돌아왔소?”우문호는 급히 밖으로 나가 찾아다녔다. 목여 태감은 칠성을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고, 칠성을 지키는 호랑이도 옆에서 놀고 있었다.우문호는 성큼성큼 다가가 아들을 끌어안고 흥분하며 말했다.“돌아왔구나, 참 기쁘구나. 잠깐 못 본 사이에, 키가 컸구나. 자, 어서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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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5화

서일은 해맑게 물건을 가지러 와서는 황후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물건을 챙겨 돌아갔다.저녁이 되자, 태자와 경단, 그리고 택란이 함께 돌아와 밥을 먹었고, 칠성은 학교에서의 생활을 그들에게 전했다.형제자매들은 신이 나서 이야기하며, 마치 그 즐거운 일들을 함께 겪은 것처럼 들떴다.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자, 칠성은 여동생을 부추겼다.“너도 글을 배우러 가보거라. 그곳에서 해맑은 소년들을 만나고, 다시 돌아와 경천을 보면...”아버지의 젓가락이 곧장 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우문호는 오늘 그를 알아보지 못한 일을 두고 잠시 미안해했지만, 그의 말을 듣자, 알아보지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다. 오라버니라는 자가, 동생한테 남자를 만나 보라니?매를 맞은 칠성은 고개를 숙이고 밥만 먹다가, 슬쩍슬쩍 눈짓을 보냈다.우문호는 그의 눈길이 거슬려 택란에게 말했다.“남자는 절대로 견문을 넓히라고 만나는 게 아니다. 경천이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밖에 있는 사내들은 오히려 경천만도 못할 것이다.”경천에 대한 우문호의 감정은 언제나 복잡했다. 그는 경천을 존중하면서도 경계하고 있었다. 우문호가 경천을 깎아내리는 것은 괜찮지만, 남들이 함부로 그를 말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앞으로 택란의 배필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택란은 오라버니에게 새우 하나를 집어주며 말했다.“오라버니, 입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을 때도 쓸 수 있습니다.”칠성은 재빨리 대꾸했다.“어쨌든 하늘은 아주 넓으니, 마음껏 날아도 된다.”그는 그러곤 다시 고개를 숙였고, 또 매를 맞을까 봐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우문호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하늘이 넓은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는가? 하지만 넓다고 해서 당장 체험할 필요는 없었다. 적어도 시집간 뒤에 겪어도 되는 것 아닌가?자식들이 부모 곁에 머무는 시간은 아주 짧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남에게 맡겨져 길러진 택란은 특히나 더 적었다. 택란이 그들과 함께한 날은, 몇이 손으로 꼽으래도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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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6화

칠성은 사흘 동안 당시 북당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거의 다 파악했다.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안풍 친왕 부부가 실종되었던 그 해였다.그 해,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왜 하필 그때 떠났던 걸까? 또 어째서 전쟁이 터지자 돌아왔던 걸까? 게다가 대주에서 삼십만이 되는 병력을 빌려오는 대가로 몸을 맡겼다는 건 어떻게 된 일일까?아무리 촬영을 위한 것이지만, 그래도 다큐멘터리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해야 했기에, 함부로 사실을 왜곡할 순 없었다. 그러니 칠성은 사실을 꼭 알아내야만 했다.물론, 칠성은 호기심도 컸다. 촬영에 쓰지 못한다고 해도, 그는 그저 알고 싶었다.그러나 이 역사를 누구에게 물어도 제대로 대답해 주는 이가 없었다.흑영 어르신은 그 해 이야기가 나오자, 곧장 성을 내며 털을 곤두세웠다.“그들이 무슨 큰일을 하러 간 줄 아느냐? 그저 복을 누리러 간 것이다. 우리를 버려두고 잘 먹고 잘살러 간 것이야. 경고하지만 다시는 그 해 이야기를 꺼내지 말거라. 듣기만 해도 당장 찾아가 두들겨 패고 싶어지니.”섬전위 어르신에게 가서 물으니, 그도 냉소하며 코웃음을 쳤다.“그 해? 불쌍하기 짝이 없게 거지 노릇을 하러 갔지. 이리저리 구걸해도 하사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니 그 얘기는 다시 꺼내지 말거라. 당장 개밥이라도 한 그릇 주고 싶어지니.”귀영위 어르신에게 가서 묻자, 그는 방 안으로 들어가 먼지 쌓인 담뱃대를 꺼내 들었다. 그는 곰팡이 핀 담뱃잎을 지펴 빨아들이며, 얼굴을 연기 속에 감추더니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듣기론 그 해 병을 얻어 죽기 직전이었다더군. 의원을 찾아 이리저리 헤맸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받을 길이 없었지. 결국 독을 독으로 다스리겠다며 뱀굴에 뛰어들었고, 독사에게 물려 상처투성이가 되었다고 하더구나. 하지만 그 덕에 병이 나았으니, 그 부부가 독으로 가득 찼고, 마음씨도 독사보다 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칠성은 각자 다른 설명에 난감해졌다. 누군가는 복을 누리러 갔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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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7화

“그때 휘종제께서 등극하시고, 우리가 그곳에서 맡았던 사명은 마침내 끝났지. 그래서 오래 준비해 온 귀향길에 드디어 오를 수 있었다.”왕비가 차근차근 전해주는 이야기를 따라, 그 해의 일이 칠성의 눈앞에 펼쳐졌다.현대로 돌아온 우문소와 라만은 분명히 한동안 넉넉하고 자유로운 나날을 보냈다.그 넉넉하고 자유로웠던 시절은 딱 사흘.돌아온 첫날, 그들은 열심히 먹고 마셨다. 온갖 정교한 디저트와 전골, 케이크와 밀크티, 중식과 양식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흡입했었다.그렇게 꼬박 사흘을 폭식했고, 나흘째에 함께 병원에 실려 갔다. 급성 장염이었다.그들은 그때 겪은 복통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었다. 배탈과 구토 때문에, 그들은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모를 만큼 괴로웠다.그렇게 부부는 며칠을 병원에서 앓으며 굶다 보니, 배가 텅 비었다. 밖으로 나가고, 뭐든 먹고 싶었지만, 겁이 덜컥 나서 처음엔 흰죽 같은 것만 조금씩 먹었다.그러다 몸이 좀 나아지자, 그들은 죽만 먹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고기가 없으니, 인생의 낙이 사라진 것 같았다.결국 그들은 또다시 전골을 먹으러 갔고, 저녁에는 매운 양념 닭발까지 먹어 치웠다.그리고 한밤중, 구급차 소리가 그들의 아파트 단지에서 요란하게 울리더니, 그들을 다시 병원으로 실어 갔다. 이번엔 입원과 함께 맹장 수술까지 덤으로 했다.돌아와서 함께 부자가 되자더니, 부는커녕 나란히 염증만 얻었다. 퇴원 후엔 수술의 흔적, 세 개의 작은 흉터까지 몸에 남았다.굶주림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으나, 안풍 친왕 부부는 겨우 회복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겁먹은 그들은 드디어 얌전히 과식하지 않았다.게다가 집에는 호랑이 같은 어머니, 로양의 분노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었다. 어머니의 엄한 단속 아래, 그들은 꼬박 보름 동안 죽만 먹어야 했다.살은 쑥 빠졌지만, 걸음걸이가 늘 힘없고 가벼웠다. 보름을 죽만 먹었으니, 허약해진 몸을 위해 몸보신을 해야지 않겠는가? 하지만 갑자기 거창하게 몸보신하는 것은 안 되고, 기름진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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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8화

안풍 친왕 부부는 정말 단단히 혼나고 말았다. 얌전히 먹고 마시며, 그저 건강만을 바랄 뿐이었다.일상은 마치 잔잔한 우물물 같아, 바람 한 점도 없었고, 밖에 거센 폭풍이 불어도 우물 속까지는 전해지지 않았다.늘 계략을 꾸미고, 아슬아슬한 나날을 겪어온 그들이 갑자기 이렇게 평온해지니, 몸과 마음이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매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 세 끼 먹는 죽도 아까울 정도였다.게다가 이곳에서 그들의 신분은 예전과 달랐기에, 익숙한 벗들 앞에 얼굴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친척을 몰래 만나볼 수는 있었으나, 남이 알게 해서는 안 되었다.우문소와 라만은 이곳으로 돌아온 후, 개천 속의 쥐처럼 햇빛을 볼 수 없는 삶을 지내고 있었다. 차라리 북당에서 가난에 허덕이는 편이 낫다고 느꼈다.돌아온 지 석 달이지만, 우문소와 라만은 마치 서른 해를 산 듯 답답했다. 별별 방법을 다 써서 돌아올 때 지나온 경호를 찾으려 했으나, 흔적조차 없었다.그들은 적응하지 못했으나, 파지옥은 잘 적응했다. 그는 이곳에서 새로운 신분을 얻었고, 기계를 좋아하고 차를 좋아하여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반드시 차를 몰아야겠다고 다짐했다.다행히 그가 이곳으로 올 때 입고 있던 연금 갑옷과 지니고 있던 비수와 무기들이 값비싼 고물이었기에 꽤 비싼 값에 팔 수 있었고, 그는 단번에 부자가 되었다. 심지어 그는 자신만의 웅대한 포부를 계획했다. 사람이 어디에 있든 부자가 되려는 뜻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이 곧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 여겼다.낯선 땅에 뿌리 내리려는 파지옥의 굳센 생각이 그들에게 자극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파지옥조차 이렇게 적응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지내던 그들이 어찌 인생을 허비할 이유가 있겠는가?더구나 북당은 더 이상 크게 염려할 것이 없었다. 북막도 물러갔고, 선비는 내란 중이며, 조정에는 이미 대비가 되어 있었다. 그저 휘종제가 분부대로 해 나간다면, 북당은 차차 나아질 터였다.그리고 적성루의 사람들과 짐승들은 가슴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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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9화

그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장인은 마침내 승리를 얻는 데 따를 대가를 털어놓았다.그 대가는 곧 적성루의 모든 병사가, 남김없이 전장에서 전사하는 것이었다.그 뜻은, 전쟁에 참여한 적성루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는 것이었다.두 사람은 그 말을 듣자마자, 곧장 짐을 싸서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장인은 끝내 허락하지 않았고, 북당이 반드시 겪어야 할 일이라 반복했다.우문소는 그때, 처음으로 장인에게 고함을 질렀다.“사람이 다 죽었는데, 어떻게 이깁니까? 그건 멸국입니다.”장인은 비천한 사위의 갑작스러운 호통에 잠시 멈칫하더니, 그의 머리를 한 대 내리치며 말했다.“멸국은 아니야. 흑영이 적장의 목을 벴고, 적군은 우두머리를 잃고 흩어졌지. 비록 흑영도 북막에게 잡혀, 온갖 괴롭힘을 당하고 뼈까지 가루가 되도록 괴롭힘을 당했지만.”라만은 그 자리에서 오열했다. 우문소와 그녀는 도저히 이런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흑영은 적성루의 사람이었다. 죽더라도 굶어 죽어야지, 그런 비참한 죽음이라니?그들은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꼭 가야 한다고 마음먹었다.하지만 장인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우문소와 라만의 임무도 이미 끝났고, 그 전쟁으로 북막의 병력과 국력이 소모되었기에, 북당은 최후의 전투를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군가 죽는 것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라만은 단식 투쟁에 들어갔고, 우문소는 장인의 집을 모조리 부쉈다. 게다가 짐승들을 끌어다 장인을 협박했고, 결국 짐승에게 엉덩이를 물려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들이 온갖 소란을 피워, 부모님의 평온한 은퇴 생활을 산산조각 내자, 결국 장인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그는 우문소와 라만에게 북당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그에 따르는 대가가 있다고 전했다. 그들은 평생 가난에 시달리는 벌을 받아야 했고, 북당에서 지낼 때보다 훨씬 가난한 상황을 겪어야 한다고 전했다.그러나 가난 따위가 두려울 필요가 있는가? 그들은 이미 익숙했다.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번에 북당으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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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0화

대주는 시원하게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바로 그들에게 대주의 병력을 발전시키라는 것이었다.처음에 우문소는 의아했다. 대주의 병력은 아주 강대한데, 어찌 그가 발전을 도와야 한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곧 깨달았다. 나라가 어느 정도 강대해지고, 태평해지면, 관리들은 무장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된다. 그리고 경제 발전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이 강해질 것이다.경제 발전을 위해, 다른 것은 양보할 수 있었다. 강한 병력은 돈으로 유지되는 것이니, 군비를 크게 쓸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관리들이 생겨난 것이다.결국 그가 대주의 병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신제로 병력을 감독하며, 항상 군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을 맡아야 했다.다시 말해 대주에 몸을 파는 것과도 같았다.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는 그의 수명에 달린 셈이었다.우문소는 길에서 진 대장군이 대주의 상황을 분석하는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평생 몸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이곳에 남을 수만 있다면, 대주에 몸을 팔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우문호와 라만은 경호에서 기어 나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지 못했다. 빠른 행군 때문에 그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게다가 궁에서 사흘을 머물며 진수성찬이 차려졌어도, 그들은 입에 넣지 못했다.그렇게 다시 행군이 시작되자, 뼛속 깊이 새겨진 굶주림이 폭발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급한 우문소와 라만은 도저히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다. 행군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미칠 듯이 초조해졌다.그는 한 무리의 병사를 파견해, 말의 목숨을 포기할 수 있는 속도로 전장으로 향해, 상황을 알아보라 명했다. 겨울 행군은 가장 고되었다. 큰 눈이 국경을 막아버리고, 추위도 뼛속을 파고들었다.그러나 대주의 군사들은 훈련이 잘되어 있어 명을 충실히 따랐다. 비록 빌려온 군대라 해도, 자기 국토를 지키겠다는 용기로 추위를 참고 그와 함께 북당으로 향했다.북당 국토에 들어서는 순간,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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