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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1 Chapters

제3741화

대마는 일을 마친 뒤 곧장 별장으로 향했다. 한편, 원경릉은 술을 마신 뒤 잠시 병원에 들렀다.다섯째는 요즘 몹시 바빴기에, 이미 곤히 잠들어 있었다.대마는 체구가 워낙 크고 존재감이 강렬했다. 우문호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거대한 얼굴 하나가 자기 앞에 나타나는 걸 보고는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바로 대마의 머리를 덥석 껴안았다.“언제 왔느냐? 왔으면 말이라도 해야지! 누가 널 데리고 온 것이냐?”우문호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몇 시진 전에 왔습니다. 일이 좀 있어서요.”대마 역시 무척 기뻐했다. 그는 갑자기 황후의 초대를 받고 며칠 놀러 와, 일도 도와주러 온 것이었다.대마는 휙 침대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 비싼 침대가 아니라, 스프링이 터질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방금 영혼 하나를 꿈속으로 데려다줬습니다. 그 영혼도 참, 죽은 지 몇 년이 됐는데 아직도 꿈속에 들어가는 법을 모르다니요.”“원 선생이 널 부른 것이냐?”우문호가 다리를 꼬며 말했다.“나한테는 한마디도 안 했는데. 나한테 비밀이 생겼군.”원 선생이 비밀을 감추기 시작했다니?“예. 보고 싶다고 하셔서, 바로 왔지요.”대마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진짜 제가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사실 그 일은 마마 혼자서도 할 수 있는데, 굳이 저를 부르셨으니. 다른 사람은 안 부르고 저만 부르셨습니다.”“나도 보고 싶었다.”우문호가 반갑게 말했다.“내가 퇴위한 것을 모르겠구나? 지금은 ‘구조대’를 설립했고, 혼자 사업을 시작해 보려 한다. 내일 본부도 보여주마.”“퇴위요? 요양 중이라더니?”대마는 다섯 손가락으로 우문호의 머리를 위에서 아래로 푹 눌러, 이리저리 돌려보았다.“건강해 보이니, 걱정할 필요 없겠습니다.”우문호는 그의 손을 치우며 말했다. 대마 옆에만 서면, 그는 괜히 작아진 느낌이었다. 물론, 누구라도 대마 앞에서는 작아 보일 수밖에 없겠지만.“대마, 이번엔 얼마나 머무를 생각이냐?”“오래는 못 있습니다. 꼬마 용이를 봐야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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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2화

여름방학이 되자, 다섯째는 원래 아이들을 데리고 북당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는 정말로 택란… 아니, 삼대 거두와 아버지가 너무 그리웠다.하지만 칠성은 이미 영화 촬영에 들어가서 시간이 없었고, 환타도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돌아가지 않았다.찰떡은 처음엔 가겠다고 하더니, 나중에 전화를 걸어와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방학 시간에 심리학 공부를 하려는 것이었다.우문호는 한숨을 쉬며 원경릉에게 말했다.“보아하니, 우리 부부만 가겠네.”원경릉은 고개를 저었다.“아니, 나도 시간이 없소. 실험 몇 건이 곧 결과가 나올 시점이라, 지금은 자리를 비울 수 없소. 당신 혼자 다녀오는 것이 어떻소?”“혼자?”우문호는 답답할 따름이었다. 그는 혼자선 그 길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됐네. 겨울방학 때 가야겠소. 북당에서 새해를 맞이해야지.”“좋소.”원경릉이 건성으로 대답했다.다섯째는 턱을 괴고 마당의 햇살을 바라보았다. 날씨는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날, 아이들과 바닷가에 가면 얼마나 즐거울까?“사실 나도 한가한 건 아니네. 여름방학엔 야외 수영하러 가는 사람이 많으니, 시간 날 때 사람들을 데리고, 저수지나 강가에 나들이를 가야겠소.”“좋소!”원경릉이 손을 뻗어 그를 안았다.“미안하네. 당신이 돌아갈 준비를 하는 걸 몰랐소. 일이 끝나면, 꼭 함께 가겠소.”“괜찮네. 일이 먼저지.”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과거 원경릉이 그가 황제로 지내는 것을 지지해 줬으니, 그도 입장을 바꿔 그녀를 지지할 것이다.여름방학은 그야말로 분주했고, 다들 활기찼고 바빴다.다섯째 역시 바빴다. 그는 하루 종일 차를 몰고 다니며 저수지와 강을 순찰했다. 결국 그의 예상대로, 야외 수영을 하다 물에 빠진 아이 둘을 구했다.우문호는 집으로 돌아가, 장인에게 투덜댔다.“요즘 부모들은 대체 왜 아이들을 안 챙기는 것입니까? 안전교육도 안 하고요.”장인이 말했다.“없긴 왜 없어? 매년 방학 때마다 학교에서도 야외 수영은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지. 하지만 부모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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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3화

적동은 말하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다섯째, 돌아온 것이오?”다섯째는 원 선생과 똑같은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적동은 이내 뒷짐을 지고, 엄숙하게 말했다.“폐하, 내일 일찍 의논하셔야 합니다. 지체하지 마십시오!”이번엔 냉 수보의 목소리였다.“형님, 부인과 싸웠습니다.”이번엔 일곱째, 제왕의 목소리였다.“아바마마!”그건 택란의 목소리였다.우문호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됐어, 됐다. 그만 흉내 내거라. 그냥 아저씨라고 부르거라.”“아바마마? 왜 아저씨라고 불러야 합니까?”계단 위에서 택란이 머리를 내밀며 물었고, 눈엔 의문이 가득했다.우문호는 고개를 들자마자, 환한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이게 누구야? 이게 누구야?”우문호는 다급히 계단을 올랐지만, 앞서 나타난 것은 두 아들이었다. 아이들은 “아바마마!”를 외치며 뛰어 내려왔다.두 아들과 딸이 나란히 서 있자, 우문호는 팔을 벌리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먼저 아들 둘을 번갈아 안았다.하지만 아버지의 정은 잠시뿐, 우문호는 곧바로 딸을 품에 안았다.“너희들이 온 줄도 모르고, 난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너희 어머니도 바쁘고, 칠성이네도 바쁘니, 못 가나 싶었지. 어찌 말도 없이 온 것이냐?”택란이 대답하려는 순간, 아래에서 목여 태감이 말했다.“폐하, 일단 내려오시지요. 그렇게 꼭 안으시니, 공주마마가 숨을 못 쉬십니다.”딸아이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우문호는 황급히 택란을 내려놓고 얼굴을 살폈다. 다행히 살도 빠지지 않았고, 여전히 예쁘고 건강했다.“아바마마, 어마마마,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택란이 그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방학 전, 어머니와 오겠다고 미리 상의했습니다. 어머니께서 프로젝트 때문에 못 오시니, 우리라도 와야지요.”“그럼, 바쁘진 않으냐?”우문호는 바로 만두를 향해 물었다.“이곳에 올 수 있느냐? 수보가 네가 오는 것을 알고 있느냐?”“휴가를 냈고, 허락도 받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머물 수 있습니다.”태자는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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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4화

꼬마 적동이 일으킨 오해는, 오히려 다섯째에게 좋은 구실을 만들어 주었다. 그는 큰아들과 인생 대사를 두고 진지하게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두 사람은 방에 틀어박혔고, 다섯째는 그에게 올바른 혼인이 어떤지를 알려주었다.그 ‘올바른’이란 곧, 혼인도 회임도 늦게 하라는 것이었다.너무 늦을 필요도 없이, 스물다섯에 혼인하고 스물여덟에 아이를 낳으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청춘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사실, 태자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이유는 적동이 아직 어렸기 때문이었다.적동은 세상만사를 계속 배우고 있었지만, 여우 중에서는 여전히 어린 나이였다. 그래서 태자는 혼인을 생각할 때마다, 그런 생각은 늘 망설임으로 바뀌곤 했다.태자는 그녀를 너무 일찍 혼인이라는 굴레에 가두고 싶지 않았고, 누려야 할 삶을 온전히 즐기게 하고 싶었다.아들의 이런 깨달음을 알게 된 다섯째는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아이들이 함께하자, 그의 나날은 한결 충실해졌다.예전에는 바쁘다는 말이 어울렸다면, 지금은 정말 충실하다는 말이 어울렸다.하지만, 택란 쪽에서는 작은 문제가 생겼다.북당에서 늘 특정한 일을 하던 택란은, 이곳에 와서도 그때의 예리함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듯했다.어느 날, 그녀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다섯째가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돌아온 택란의 온몸은 피투성이였다. 다섯째는 깜짝 놀라, 그녀가 북당에서 하던 일을 떠올리고는 급히 그녀를 서재로 끌고 갔다.“딸아, 너는 이곳에서 집행권이 없다.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택란은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제가 사람을 죽인 줄 아십니까?”“피범벅을 하고 왔으니, 사람을 죽이지 않고서야 이럴 리가 있냐?”택란은 아버지를 앉히며 말했다.“전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살인범을 잡았습니다. 그를 묶어서 경찰서에 넘겼고, 증거도 함께 챙겨서 그에게 묶어놨습니다.”“정말이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우문호는 한 나라의 군주로서 법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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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5화

아이들은 며칠간 머물다가 돌아갔다. 다섯째는 그제야 자신의 앞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그는 수많은 이들이 결코 닿을 수 없는 높은 자리에 올랐었다. 그러나, 지위라는 건 인생의 가치를 재는 기준이 아니었다.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 와서,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해봤는가? 젊은 시절 품었던 그 황당한 꿈과 생각들을, 한 번이라도 행동으로 옮겨본 적이 있었나?그는 이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싶은가?그렇게 다음 날, 우문호는 한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수배범 현상금 목록이 올라와 있었다.우문호는 주사위를 던졌고, 숫자 ‘1’이 나왔다. 그래서 그는 첫 번째 수배범, 8년째 도주 중인 살인범을 목표로 정했다.현상금 공고에 기재된 정보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로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했고, 곧 로 국장이 범인의 상세 정보를 보내왔다.남자, 35세. 하찮은 이유로 이웃과 다투던 중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이웃 가족 다섯 명을 살해. 심지어 생후 몇 달 된 아기까지도 죽였다.살인을 저지른 뒤, 차를 몰고 도주하던 그는 도로 청소부 한 명을 들이받았다. 그 청소부의 아들은 그해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였다.감시 카메라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찍혀 있었다. 차에 치인 청소부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고, 핸드폰을 향해 기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살인범은 차를 돌려 다시 그의 목을 짓밟으며 지나갔고, 그대로 가속해 달아났다.다섯째가 현상금 사냥꾼이 되겠다고 하자, 로 국장은 오히려 기뻐했다.세상엔 악한 자들이 너무 많고, 그들을 모두 없애긴 힘들었다. 그래서 우문호와 같은 정의의 손길이 필요하다.그날 밤,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졌다.여름의 광시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했다. 하지만 이런 날씨는 우문호에게 가장 쾌적한 환경이었다.모든 빗방울이 마치 그의 조수처럼 느껴졌다. 감시망을 피해 숨어 있던 범인은, 빗방울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그 살인범은 서쪽의 산간지대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곳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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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6화

바로 그때, 한 손이 불쑥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거센 빗소리를 뚫고 낮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렸다.“이봐요, 불 좀 있습니까?”그는 상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꺼져!”마침 대형 화물차가 도착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붉은 천을 높이 흔들자, 화물차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그는 담배꽁초를 던지고 들뜬 마음으로 차 쪽으로 뛰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손이 다시 뻗어 왔고, 그의 어깨를 잡아채더니, 순식간에 뒤로 던져 버렸다.그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놀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한 남자가 우산을 들고 그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비 내리는 밤에 그런 미소를 짓자, 범인은 못내 무서웠다.그는 뭔가가 손을 감싸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뭔지 확인하기도 전, 몸이 붕 떠오르며 그대로 끌려갔다. 화물차 운전사는 이 광경을 보더니, 황급히 차를 몰아 달아났다.“가지 마... 가지 말라고...”범인은 목 놓아 외치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누군가 그의 가슴을 밟았다. 범인은 숨이 막힐 듯한 아픔에, 기절할 지경이었다.하지만 그다음 장면이야말로 진짜 공포였다.우산을 든 남자는 앞에서 우아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상대가 그를 잡아끌지도 않았지만, 그는 분명 끌려가고 있었다. 그의 몸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강제로 앞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오직 빗물이 그의 손목 주위에서,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어렴풋이, 앞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법을 좀 어기겠군. 이제 고속도로로 들어간다.”그와 동시에 강한 힘이 범인의 몸을 밀어 올렸다. 그는 공중으로 날아가, 도로 옆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 안으로 쾅 하고 떨어졌다.자동차 문이 자동으로 닫혔고, 이내 엔진이 걸렸다. 운전석에는 그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웅덩이가 있는 곳을 지나쳤다. 차가 덜컹거리자, 남자는 한층 즐겁게 휘파람을 불었다.잠시 후, 휘파람이 멈췄고,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손님, 안전벨트 하세요. 이제 경찰서 가서 따뜻한 차 한잔하시죠.”그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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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7화

다섯째는 피해자의 아들을 만나보기로 결심했다. 그가 처음으로 상금 사냥꾼이 되어, 마친 일이었고, 또 로 국장을 통해 그 청년에 대한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우문호는 그 젊은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번 첫 번째 현상금의 절반을 그 청년에게 주기로 했다.물론 민사소송으로 배상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얼마 안 될 것이다. 아직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다섯 명이 있지 않은가?그 집은 부부와 두 아이,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던 할머니까지 모두 다섯 명이었다.두 아이의 어머니는 외동딸이었고, 그녀의 부모는 외동딸을 잃고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우문호는 나머지 절반의 돈을 그들에게 주기로 했다.살인 사건의 피해는 한 개인의 죽음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의 인생이 함께 무너지고, 많은 사람의 운명이 바뀌어 버린다.저녁 7시, 우문호는 마스크를 낀 채 피해자의 집 문 앞에 섰다.오늘은 막 살인범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날이었다. 피해자의 아들, 사우는 기쁜 소식을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알리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 집에 있었다.대학교에 다니는 여동생도 마침 여름방학이라 집에 있었다.오래된 아파트의 6층에 도착하자, 우문호는 문을 두드렸다.문을 연 사람은 바로 청소부의 아들, 사우였다.그는 마스크를 쓴 남자를 보고 의아하게 물었다.“누구를 찾으세요?”“너를 찾고 있었다.”우문호는 방 안을 힐끗 보았다. 낡은 소파 위에는 한 여성이 앉아 있었고, 부엌에서는 누군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뒷모습으로 보아 여동생인 듯했다.집은 한눈에 다 들어오는 좁은 공간이었다.“저를요? 실례지만, 누구시죠?”사우는 낯선 사람을 쉽게 집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세상살이의 단맛 쓴맛을 일찍 겪은 그는, 세상엔 나쁜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우문호는 우유 한 상자를 내밀며 말했다.“저는 사우 씨 아버지 사건을 맡았던 경찰입니다. 퇴근길에 잠시 들렀습니다.”경찰이라는 말을 듣자, 사우는 급히 그를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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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8화

살인범이 검거되었고, 그들도 마침내 한 선한 사람을 만났다.사우는 그 돈을 받으며 마음이 무겁고 부끄러웠지만, 지금의 그에게 정말 필요한 돈이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반드시 이 은인을 찾아내, 나중에 돈을 벌면 이자를 붙여 갚겠다고 다짐했다.멀리 떠나가던 우문호의 귀에는 여전히 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능력이 있으니, 유난히 소리가 잘 들렸다.그는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의 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돈을 남겨두고 왔다.그 집은 딸을 잃은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연세가 많아, 병든 몸으로 서로 의지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그리고 같은 날 밤, 아주 커다란 그림자가 다시 찾아왔다.대마의 부인은 적룡족으로 돌아가 잔치를 열고 있었다. 그녀의 마법이 더 늘었기에, 성대한 연회를 준비한 것이다.대마는 그런 자리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황후의 초대를 받아,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대마는 능력을 이용해, 영혼을 꿈속으로 이끌었다.황후는 인생에 많은 후회가 있다고 말했다. 후회는 결코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후회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건, 결국 자기 위로일 뿐.후회는 바늘과 같아, 그걸 떠올릴 때마다 가슴속을 찌를 것이다.원경릉은 누군가의 후회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비록 모든 후회를 없앨 수는 없지만, 그가 하는 일이 헛된 일은 아니었다.그날 밤, 사우와 여동생은 꿈속에서 아버지를 다시 보았다. 불편한 몸의 어머니도 남편을 만났다. 이번에 그들이 본 건, 피로 물든 처참한 시신이 아니라, 예전처럼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그 끔찍한 마지막 장면은 꿈속에서 씻겨 나갔고, 그들의 기억 속에는 오직 웃고 있는 아버지의 얼굴만 남았다.또한, 외롭게 살던 노인과 딸을 잃은 노부부도 꿈속에서 가족을 다시 만났다. 그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다음 생에 만나자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그날 이후로, 우문호는 완전히 이 길에 들어섰다.그는 바빴고, 다른 사람들도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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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9화

궁중 연회라는 게 그렇듯, 부인들이 모이면 수다 떠는 건 빠지지 않는 전통이었다.미색이 물었다.“아이들이 공부하러 나갔다던데, 대체 어디서 배우는 것입니까? 언제쯤 돌아옵니까?”원경릉은 신비로운 표정으로 말했다.“언제 돌아올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지. 칠성이가 모두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 섣달그믐 날에 알게 될 것이다.”“무슨 선물인가? 그렇게까지 신비롭게 감추다니?” 요부인이 물었다.“안 돼요, 말하면 놀라움이 사라집니다.”미색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그러다 놀라움이 아니라 경악이 되는 건 아니겠지요?”원경릉이 웃으며 답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에게는 분명 놀라움일 것이다.”미색은 그 말에 곧바로 기대에 찼다. 황후는 자신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평생 못 본 것도, 안 써본 것이 없었다. 게다가 먹을 것, 입을 것, 쓸 것 모두 최고급이었다.그런데 칠성이가 대체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주려는 걸까?손왕비는 선물이 무엇인지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연말에 이렇게 다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일이 그 어떤 것보다 더 소중했기 때문이다.인생이란 폭풍우 같은 세월을 지나 결국 고요로 돌아오는 법이다. 그 고요 속에서 함께 모여 웃는 것이 그 무엇보다 귀했다.요부인과 정화는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요즘 두 사람은 자주 만나, 함께 자애원을 관리하고 있었고, 마음은 늘 충만했다.사식이는 대화를 하면서도 고개를 돌려 폴짝이를 찾았다. 너무 활발한 아이라, 소년이 된 나이에도 늘 밖으로 뛰쳐나가기 일쑤였다.원경릉 옆에는 원용의가 기대어 앉아 있었다. 오랜만에 언니를 만난 그녀는 자연히 더 곁에 있고 싶었다.원용의는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검을 들고 천하를 누비겠다던 젊은 날의 꿈이 떠오르곤 했다. 비록 지금은 맡은 바가 많아 당장 떠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한 번은 떠나봤고, 세상을 봤으니까.그저 원용의는 가끔 생각했다. 이 세상 바깥에는 또 다른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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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0화

시간이라는 녀석은,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느긋하게 굴러간다.여름방학이 지나자, 곧 겨울방학이 찾아왔다.겨울방학이 시작되자, 찰떡과 환타는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예전 같으면 방학만 되면 찰떡은 새로 배울 걸 찾겠다며, 종일 공부하겠다고 했을 것이다.새해가 지나고, 택란과 만두, 경단도 급히 도착했다. 만두는 이번에 적동을 데려오지 않고, 삼대 거두만 데리고 왔다.우문호는 당연히 따지지 않을 수 없었다.국정을 맡은 태자가, 어찌 마음대로 자리를 비우고 간단 말인가?마침 조정도 며칠 뒤면 쉴 텐데,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 하필 지금 떠난 것일까?하지만 아이들은 단호하게 부모님, 외조부모님이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우문호가 한 마디 더 물었다간, 무상황의 지팡이가 그를 향해 날아올 것이다.우문호는 설이니,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기로 했다. 올 한 해도 수고했으니, 미리 휴가를 즐기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이들은 매일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했다. 게다가 그가 다가가면 늘 금세 멈추었다.우문호는 조금 답답했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곧 알게 될 것을.아이들은 그를 즐겁게 해주려고, 몰래 준비하고 있는 것이니, 우문호는 그냥 기다려 보기로 했다.설 며칠 전, 신비로운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아이들은 물론 원 선생마저 사라졌다.그들은 그저 오늘 밤에 나갔다가, 내일 밤에 돌아올 예정이라 쪽지를 남겼다. 그리고 영화 티켓과 함께, 영화관에서 기다리라는 말만 남겨져 있었다.우문호는 영화 티켓을 보았다.영화 이름은《북당 판타지》.북당의 이야기를 영화로? 드라마로 이미 만들었는데, 영화까지? 우문호는 괜한 짓이라 생각했다. 이러다 흥행이 망하면, 오히려 드라마까지 타격을 입진 않을까?드라마는 아직 방영하기도 전이었다. 게다가 영화의 이름도 어딘가 촌스러웠다.하지만 아들의 작품이라면, 당연히 지지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 날 저녁, 일을 끝낸 그는 바로 차를 몰고 영화관으로 향했다.영화는 7시 상영. 하지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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