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만들어 보라고 하지.”유변학은 메뉴가 적힌 종이를 직원에게 건네자 직원은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 들고는 돌아섰다.이에 유변학이 말했다.“마음에 들면 앞으로는 여기서 매일 먹어도 돼.”“저 혼자요?”희유가 놀라 묻자 유변학은 고개를 끄덕였다.“어. 2층이랑 3층 같은 곳은 자유롭게 다녀도 돼.”그 말에 희유의 얼굴에 기쁨이 스쳐 곧바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마워요.”그 순간, 아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셰프와 접촉할 기회가 생긴다면, 신분과 상황을 충분히 파악한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았다.유변학은 희유를 바라보며 경고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자신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유변학에 희유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순간 유변학이 자신의 속내를 알아챈 건 아닐까 긴장했지만, 곧 남자의 말뜻을 이해한 희유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저를 믿고 37층 밖으로 나갈 자유를 주신 거잖아요. 도망칠 생각은 없어요.”유변학은 시선을 내린 채 차를 들었다.“가끔은 너무 똑똑한 것도 좋은 일은 아니야.”그러나 이번에는 남자의 말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얌전한 표정을 짓고 더 묻지 않았다.희유가 고른 음식들이 하나씩 차례로 나왔다. 완전히 희유가 알던 맛은 아니었지만 평소 먹던 음식들보다는 훨씬 나았다.익숙한 요리들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 한쪽이 시큰해졌다.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었고 할머니, 진우행과 화영도 떠올랐다. 우행과 화영은 이미 경성으로 돌아갔을 것이고 약혼 날짜도 아마 상의가 끝났을지 몰랐다.‘다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까?’눈물이 차오른 희유는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유변학은 그런 희유를 보고 직접 반찬을 집어 주며 낮게 말했다.“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게 좋아.”그 말에 희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번엔 유변학에게 반찬을 집어 주며 말했다.“제가 알던 그 맛이에요. 한번 드셔 보세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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