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401 - Chapter 4410

4432 Chapters

제4401화

그날 밤, 두 사람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잠들었다.그동안의 시간 중 가장 마음이 놓인 밤이었다.작게 속삭이며 대학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말하다 보면 웃음이 터졌고 웃음 끝에는 울음이 따라왔다. 그때는 아무 걱정도 없었고 세상은 안전하고 반짝였다. 그랬기에 지금의 처지를 떠올리면 가슴이 저릿해졌다.우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가족들이 우리가 사라진 걸 이미 알았을 것 같아. 그런데 찾을 수가 없는 거지.”“며칠 전에 다른 딜러한테 들었는데, 우리를 데려왔던 사람들 있잖아. 이미...”우한은 잠시 말끝을 흐리다가 이내 말을 이었다.“그래서 이제 우리 행방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대.”혜경을 붙잡아도 소용이 없었다. 혜경이 사실을 불어봤자 D국으로 데려왔다는 것까지만 알뿐이었다. 중간에서 연락받던 사람은 이미 죽었고 거기서 모든 단서가 끊겼다. 게다가 여기는 외국이었고 가족들이 찾아온다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가족과 남자친구 생각이 겹쳐질수록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절망이 우한을 짓눌렀다.희유는 손끝이 차가워지는 걸 느끼며 우한의 손을 꼭 잡았다.“앞으로 얼마나 힘들어도 나는 꼭 집에 갈 거야. 그건 믿어.”우한은 주변을 불안하게 둘러보고는 희유의 손을 살짝 눌렀는데 그만 말하라는 신호였다.그러자 희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자자. 일단 자.”내일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는 몰랐지만, 무사히 넘긴 하루하루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우한은 눈을 감은 채 울컥 숨을 삼키며 희유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곁에 사람이 있어서였을까?희유는 오랜만에 꿈도 꾸지 않고 깊이 잠들었다.다음 날은 오후 근무라 아침에 서둘러 일어날 필요도 없어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잤다.잠에서 깨어난 우한은 희유의 잠옷이 흐트러진 걸 보고 깜짝 놀라 시선을 멈췄다.쇄골 아래로 겹겹이 남은 자국들이 눈에 들어오자 우한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희유의 피부는 워낙 여려서 살짝만 건드려도 흔적이 남았다. 하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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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2화

네 시간이 흘렀지만 근무는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갔다.도박꾼들도 결국 목적은 도박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선은 희유가 아니라 테이블 위의 카드와 자신의 칩으로 돌아갔다.손에 남은 칩이 얼마나 되는지가 가장 중요해졌다.희유와 우한의 호흡도 잘 맞았다. 한쪽으로 승부가 지나치게 기울지 않도록 조율했기 때문에, 누군가 노골적으로 선을 넘을 명분도 없었다.근무가 끝난 뒤, 우한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들었어? 어떤 딜러가 임신했대. 그래서 조용히 데려가 버렸대.”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이곳에서는 딜러의 임신이 극도로 꺼려지는 일이었다.희유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난번 일 이후 약을 먹긴 했지만, 처음 겪은 날에는 약을 챙길 정신조차 없었다.몸도 마음도 산산이 부서져 있었고, 그저 살아남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그날 밤은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생리가 예정대로 시작된 걸 확인하고서야 희유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날 근무 중, 희유는 눈앞에서 끔찍한 장면을 보았다.한 딜러가 자신을 더듬던 손님을 밀쳐냈다는 이유로 그 남자에게 바닥에 눌린 채 얻어맞고 있었다. 덩치 큰 남자는 눈에 살기가 가득했고 주먹과 발을 가리지 않았고. 짓이겨지는 모습은 차마 보기 힘들 정도로 추악했다.주변 사람들은 구경하듯 둘러섰다.무표정한 냉소 혹은 들뜬 환호로 가득했는데 마치 맞고 있는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는 짐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이곳에서는 피가 흘러야 비로소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인간 안에 숨은 악마가 이곳에서는 거리낌 없이 드러났고 몇 배로 증폭돼 있었다.희유의 눈에 슬픔과 분노가 동시에 어리자 우한이 조용히 손을 잡았다.“보지 마. 누구도 구할 수 없어.”희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돌렸다.결국 딜러가 거의 의식을 잃었을 즈음에야 보디가드들이 와서 끌고 갔다.매니저는 폭력을 행사한 손님을 달래기 위해 400만 원 상당의 칩을 건넸다.그리고 이런 일은 우연이 아니라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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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3화

잠시 후, 희유는 직원을 따라 카지노 2층으로 올라갔다.전에 한 번 와 본 곳이었지만 익숙한 풍경 앞에서도 심장은 여전히 쿵쾅거렸다.직원은 긴 복도를 따라 계속 안쪽으로 희유를 데려갔다. 주변은 점점 조용해졌고, 복도 양옆으로는 응접실과 기술자들의 사무실이 보였다.굳게 닫힌 문들도 여럿 있었는데 안에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알 수 없었다.그저 희유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어 보였을 뿐이었다.코너를 하나 돌자, 벽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유변학이 한눈에 들어왔다.차를 마시러 갔다던 마인호와 함께 있는 게 아니었나 싶어 희유는 잠시 의아해졌다.유변학은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금빛으로 치장된 복도, 벽에 설치된 조명의 빛이 번지며 남자의 짙은 눈매 위로 내려앉았다. 깊고 차가운 기운이 마치 심연처럼 느껴졌고 직원은 희유를 데려다 놓고 바로 물러났다. 희유가 두어 걸음 다가가 막 말을 꺼내려던 순간, 옆방 안에서 희미한 비명이 들려왔다.남자의 비명은 처절했고, 마치 목을 세게 붙잡힌 닭이 얻어맞는 듯한 소리였다.희유는 단번에 안에서 맞고 있는 사람은 마인호라는 것을 알았다.유변학이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로 온 거야?”희유는 잠시 유변학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홍서라 언니가 마인호 사장님께 사과하라고 해서요.”유변학은 벽에 느슨하게 기대선 채 연기를 내뿜으며 차갑게 말했다.“사과는 무슨 사과야. 그 사람이 사과받을 자격이나 있나?”희유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고개를 숙였다.유변학은 옷핀으로 단단히 여며진 희유의 셔츠를 보고 낮게 말했다.“오늘은 그만 쉬어. 홍서라한테 얘기해 둘게요. 오늘은 근무 안 해도 된다고.”희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쪽에서 여전히 비명 소리가 이어지는 게 들려와, 망설이다가 물었다.“이 일 때문에 당신한테 불이익 생기지는 않나요?”“아니.”유변학은 더 설명하지 않고 덧붙였다.“그러니 이제 돌아가.”“네.”희유는 작게 대답하고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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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4화

깊은 밤, 유변학이 방으로 돌아왔다.불을 켜고 신발을 갈아 신던 유변학은 문득 시선을 멈추고 소파 쪽을 돌아보았다.소파 위에는 한 여자아이가 담요에 몸을 웅크린 채 얼굴까지 꼭 가리고 누워 있었는데 잠든 모습이었다.유변학은 다가가 담담하게 물었다.“왜 여기로 돌아온 거지?”여자아이는 화들짝 놀라 깨어 앉더니, 멍한 눈으로 유변학을 바라보다가 뒤로 물러섰는데 경계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그 모습은 희유가 처음 이 방에 왔을 때와 똑같았다.그때 유변학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는데 홍서라가 보낸 메시지였다. 저 아이는 기용승이 보낸 사람이라는 내용이었다.순간, 여자아이는 담요 밑에서 가위를 꺼냈다. 두 손으로 꽉 움켜쥐고 칼끝을 유변학 쪽으로 겨누며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다가오지 마요. 안 그러면, 안 그러면 죽일 거예요.”그 가위는 원래 유변학의 구급함에 있던 것이었다. 예전에 희유가 꽃가지를 자르며 쓰다가 창가에 두었던 것을 이 아이가 방에 들어와 보고 몰래 숨겨 둔 것이었다.유변학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 말없이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남자가 사라지자 여자는 그제야 조금 숨을 고르며 소파에 그대로 앉아 있었고 그 가위를 밤새 손에서 놓지 않았다.그렇게 별다른 일 없이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여자는 일찍 일어나 방을 정리했다. 유변학의 신발을 가지런히 놓고 테이블도 닦았는데 잘 보이려는 마음이 훤히 드러났다.아침 식사 자리에서 여자아이는 빵을 조금씩 베어 물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름이 뭐예요?”그러나 유변학은 듣지 못한 척 아무 대답 없이 식사를 계속했다.이에 여자아이는 입술을 깨물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저는 속아서 왔어요. 친구가 여기서 고급 일자리를 구해 줬다고 해서, 가족한테 말도 안 하고 회사를 그만뒀어요. 그런데 와 보니까 이런 곳이었어요.”고개를 숙인 채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그, 그거라도 할게요. 그러니까 저랑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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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5화

희유는 손을 씻으며 옆에서 들려오는 딜러들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듣게 되었다.“오늘 유변학 사장님 봤어. 옆에 여자 하나 데리고 있더라.”“그러게. 그 여자 엄청나게 챙기던데. 가는 데마다 같이 다니고.”“부럽다. 우리는 이렇게 매일 죽어라 일하면서도 늘 불안에 떨잖아.”“부러워해 봐야 소용없어. 그냥 우리 할 일이나 잘해야지.”“이런 날들이 도대체 언제 끝날까?”희유는 손을 씻고 조용히 화장실을 나왔다.방으로 돌아오니 우한도 이미 와 있었다. 두 사람은 저녁을 먹고 나서 다시 심산 계산과 카드 암기를 연습했다.희유는 온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30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카드 배열을 정확히 기억했다.또한 간단한 카드 바꿔치기 요령까지 익힌 것을 보고 우한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희유야, 너 진짜 대단하네. 다른 사람들은 이런 거 배우는 데 1년도 넘게 걸린대.”“집중해서 연습하면 돼.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야.”희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런 기술들은 사실 다 트릭이니까.”“그럼 나도 좀 가르쳐 줘.”우한은 진지하게 부탁했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었기에, 두 사람은 새벽까지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다음 날, 희유의 근무 시간은 오후 두 시로 조정되었다.점심 무렵, 윤단아와 기용승이 호텔에 도착했다. 식사 후 기용승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별도의 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윤단아는 혼자 나왔다. 6층에서 유변학을 찾지 못한 윤단아는 카지노 쪽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우연히 손님들에게 카드를 나눠 주고 있는 희유를 보게 되었다.윤단아는 희유가 황성춘에게 선택되지 않았으니 이미 처리된 줄로만 알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딜러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이유 없이 마음이 거슬렸다.2층에서 희유를 내려다보던 윤단아는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더니, 매니저를 불러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를 지시했다.윤단아는 요즘 기용승 곁에서 가장 총애를 받는 사람이었기에, 매니저는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곧장 움직였다.매니저는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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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6화

홍서라는 희유를 데리고 자리에 앉아 옆에 앉은 이해준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오늘 위에서 기용승 어르신을 찾는 사람이 있었어요.”“어르신께서 술을 조금 드셔서 식사만 마치고 쉬러 가셨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만나기 어려워요.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해요.”이해준은 딥블루 비단 셔츠를 입고 있었고, 손목에는 다이아몬드 시계가 번뜩이고 있었다. 얼굴은 평범했지만 눈빛에는 은근한 음침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곧 이해준은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급한 일은 아니고 정기적으로 얼굴 비추는 자리니까.”말을 마친 이해준은 고개를 돌려 희유를 바라보며 홍서라에게 물었다.“새로 온 아이인가?”홍서라는 냉소를 띠었다.“윤단아가 전동헌한테 붙이려고 했는데 내가 막았죠.”“딜러 하나 때문에 전동헌을 건드리다니.”이해준이 눈썹을 치켜들며 비웃듯 말했다.“딱히 그 때문은 아니죠.”홍서라는 희유가 바로 옆에 앉아 있음에도 전혀 숨기지 않고 말했다.“윤단아 걔 뜻대로 흘러가는 게 보기 싫었을 뿐이죠.”맞은편에 앉아 있던 다른 남자가 거칠게 끼어들었다.“기용승 어르신 옆에 며칠 붙어 있었다고, 자네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분수를 모르는 거야.”이에 홍서라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그래서 전동헌을 끌어들이려고 서두른 거죠.”이해준은 유변학 쪽을 힐끗 보더니 가볍게 헛기침했다. 마치 더 이상 말이 깊어지는 걸 막으려는 듯했다.희유는 옆에서 말없이 듣고 있었고 대략적인 상황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홍서라는 속에 쌓인 말을 몇 마디 쏟아내고 나서야 한결 편해진 듯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을 유변학 옆에 앉은 해영에게로 옮겼다.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두 가지 요리를 보며 물었다.“이건 무슨 요리야? 예전엔 못 본 것 같은데.”해영은 얼른 접시를 홍서라 쪽으로 돌려주며 부드럽게 웃었다.“제가 고향에 있을 때 자주 먹던 음식이에요. 한번 드셔 보세요.”홍서라는 깊은 눈매와 도톰한 입술을 가진 전형적인 D국인의 외모였다.언어를 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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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7화

3층 천희원, 별실 안에는 수증기가 자욱했고 향이 짙게 퍼져 있었다.몽환적인 조명 아래, 전동헌은 대리석 욕조 가장자리에 엎드린 채 있었다. 백옥처럼 하얀 욕조 안에는 노출이 심한 차림의 여자 둘이 서서 남자의 등을 주무르고 있었다.이때 윤단아가 다가와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요염하게 웃었다.“사장님.”전동헌은 느슨하게 눈길을 주었다.“기용승 어르신 곁에 붙어 있어야지 왜 나를 찾아?”윤단아는 눈꼬리를 날카롭게 세운 채 고개를 숙이고 담담히 말했다.“선물 하나 드리려다가 홍서라한테 막혔어요. 참 웃기지 않아요? 그 여자는 이미 유변학 사장님을 떠났는데, 아직도 그렇게 감싸 줄 필요가 있나 싶네요.”그 말에 전동헌의 눈이 가늘어졌다.“선물을 주려는 거야? 아니면 유변학 사장의 여자라서 질투하는 거야.”윤단아는 입꼬리를 비틀어 비웃었다.“누구 여자인지 제가 왜 신경 써요? 기용승 어르신만 안 건드리면 됐죠. 그러니 질투할 이유도 없고요.”“그냥 사장님께서 사람 하나 못 얻어서 속 끓이는 게 보여서 좀 안쓰러웠을 뿐이에요.”전동헌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원하는 여자를 못 가질 것 같아? 유 사장이 무섭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 요 며칠 일이 좀 있어서 미뤄 둔 것뿐이지. 이틀만 지나 봐, 내가 어떻게 하는지.”윤단아는 술잔을 들고 다가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술을 남자의 입가로 가져가며 웃었는데 그 웃음에는 음흉함이 섞여 있었다.“역시 사장님이세요. 홍서라는 유변학 사장님만 떠받들지만, 저는 달라요. 제 눈엔 사장님이 진짜 상남자로 보이거든요.”전동헌이 윤단아의 손목을 붙잡았고 안개 속에서 번지는 남자의 웃음은 사납게 일그러져 있었다.“우리 외삼촌 잘 모셔. 내가 너한테 손해 보게 하진 않을 테니까.”윤단아는 더 부드럽게 웃었다.“그러니까 우리가 한편이죠. 같은 배를 탄 거예요.”전동헌은 피식 웃으며 윤단아의 손에 들린 술을 받아 마셨다. 곧바로 뒤에 있던 여자를 끌어안고 물속으로 들어가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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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8화

매니저는 희유를 데리고 6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안에서 희유가 고개를 들었을 때, 거울에 비친 남자의 시선이 음울하게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과 마주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손바닥에 힘이 들어갔다.6층에 도착해 복도를 지나 가장 안쪽 구석까지 걸어간 뒤, 매니저는 별실 하나의 문을 열었다.“여기서 기다려. 누님이 곧 오실 것이니.”이에 희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곧 매니저는 문을 닫고 나갔다. 희유는 그 자리에 서서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별실은 복도 끝 모퉁이에 있었고 꺾인 형태의 통유리 창이 나 있었다. 중앙에는 일반 소파보다 훨씬 넓은 소파가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붉은빛 원목 술장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안에는 값비싸 보이는 술병들이 가득했다.희유는 창가로 다가갔다. 창밖에는 빽빽하게 늘어선 별장들이 보였고 그 끝으로 바다 수평선이 펼쳐져 있었다.산을 등지고 바다를 낀 이곳이 D국의 어느 도시인지, 희유는 머릿속에서 지명을 떠올렸다가 하나씩 지워 나갔다.그때 별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희유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자 보디가드가 문을 밀어 열고 들어왔고, 그 뒤로 전동헌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전동헌은 늘 입던 화려한 무늬 셔츠 차림이었다. 음험하고 날 선 눈빛이 희유를 붙잡았다. 희유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지고 곧 당황해하는 모습을 지켜본 전동헌은 만족스럽게 웃었다.“많이 기다렸어?”희유는 창문에 등을 바짝 붙인 채 물었다.“홍서라 언니가 부른 거 아니었나요?”“홍서라는 일이 좀 있어서 우리끼리 먼저 얘기하죠.”전동헌은 손짓으로 보디가드에게 문을 닫게 한 뒤,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는데 정말 예쁜 사람이네. 유변학 같은 무뚝뚝한 인간 옆에 두기엔 아깝잖아.”희유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다가 수납장 옆에 이르러 위에 있던 화병을 집어 들었다.“다가오지 마세요.”전동헌은 여전히 느긋하게 웃었다.“딜러 일이 뭐가 그렇게 좋아? 하루 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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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9화

전동헌은 손을 휘저어 보디가드들을 물리고는 냉랭한 얼굴로 명령했다.“아무도 다시 들이지 마.”“네.”보디가드들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전동헌은 다시 희유를 돌아보며 이를 악물듯 말했다.“스스로 와. 나 더 화나게 하지 말고.”희유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고개를 저었고 두려움과 공포로 몸이 굳어 있었다.전동헌은 한 걸음씩 다가오더니 갑자기 희유의 목을 붙잡아 소파 위로 거칠게 내던졌다. 그러고는 흥분이 어린 얼굴로 그대로 몸을 덮쳤다.“놓아주세요! 제발 놓아주세요!”희유는 온힘을 다해 버둥거렸다.짝 하는 소리와 함께 전동헌이 희유의 뺨을 후려쳤다. 전동헌은 한 손으로 턱을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옷을 잡아당겼다.이에 희유는 미친 듯이 전동헌의 몸을 때리며 소리쳤다.옷이 찢어지며 둥글고 하얀 어깨가 드러났다. 그 순간 전동헌의 숨이 멎듯 멈췄고 눈빛은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노골적이고도 탐욕스러워졌다. 이윽고 전동헌은 고개를 숙여 희유의 어깨를 세게 물었다.피가 남자의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으나 전동헌은 그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핥아 삼켰다. 마치 달콤한 술을 마신 것처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으나 희유는 울음을 터뜨렸다. 물린 곳은 통증보다도 뱀에게 휘감긴 듯한 역겨움이 먼저 몰려와 몸이 떨렸다.피 묻은 입술이 아래로 내려가며 어깨끈을 잡아당기려는 순간, 뒤쪽에서 문이 부딪히는 소리가 다시 울렸다.전동헌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며 연거푸 방해받은 분노가 얼굴을 뒤덮었다. 이를 갈며 뒤를 돌아보며 소리치려던 찰나, 남자의 목소리는 그대로 끊겨버렸다.유변학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남자는 아무 말없이 전동헌의 팔을 잡아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고, 곧 둔탁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가 곧바로 희유를 향했다.희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유변학의 품으로 파고들었다.몸 전체가 떨리고 있었고 두 손으로 남자의 옷자락을 움켜쥔 채, 눈물이 속눈썹을 타고 연달아 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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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0화

유변학의 보디가드가 밖을 지키고 있는 동안, 희유는 방 안에 앉아 한동안 숨을 고르고 있었다.잠시 뒤, 유변학이 구급상자를 들고 들어왔고 맞은편 낮은 테이블에 걸터앉아 상자를 열었다. 주사기 하나를 꺼내 상처 가장자리를 따라 약물을 주입하고, 솜으로 조심스럽게 피를 닦아냈다.“아파요.”희유가 숨을 들이마시며 미간을 찌푸리자 유변학은 그런 여자를 힐끗 보았다.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지만 손놀림은 한결 느려졌다.유변학의 체구는 크고 단단해 작은 테이블에 앉아 있음에도 희유보다 훨씬 커 보였다.상체를 약간 숙이자 마치 희유를 전부 감싸 안은 듯한 자세가 되었다.희유는 유변학의 옆얼굴을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아까 정말 무서웠어요.”유변학의 검은 눈동자는 상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들렸다.“내가 있잖아.”그 말에 희유의 가슴이 이상하게 흔들렸다. 그래서 희유는 입술을 깨물고 더는 소리를 내지 않고 아파도 참았다.소독을 마친 유변학은 약 가루를 상처 위에 뿌렸는데 손길은 망설임이 없고 익숙했다.고개만 들면 닿을 거리라 유변학에게서 풍기는 차가운 기운이 약 냄새를 덮었다.희유의 시선은 어느새 유변학의 입술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정신이 아득해진 희유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기울여 입을 맞췄다.곧 유변학의 손이 멈췄고 눈빛은 순식간에 짙어졌다. 희유가 떨리는 눈을 감는 순간, 유변학은 주도권을 빼앗듯 여자의 입술을 깊게 물었다.입술이 맞물리자 희유의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유변학의 힘을 감당하기 버거운 듯, 남자의 어깨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따뜻한 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며 두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희유의 하얀 얼굴에는 부드러운 윤기가 돌았고, 유변학은 한 손으로 여자의 뒤통수를 받쳐 고개를 틀어 더 깊이 입을 맞췄다. 그 움직임은 거칠고도 집요해 숨이 막힐 것 같아진 희유는 천천히 몸을 뒤로 물렸다.그 순간 문이 열리며 홍서라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이에 희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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