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편에서는 홍서라는 여자 둘을 데리고 유리방 안으로 들어섰다.바닥 카펫에 쓰러져 있는 희유를 보자 홍서라는 혀를 찼는데 아마도 유변학이 너무 했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그러고는 직원들에게 지시했다.“유변학 방으로 데리고 가. 약도 좀 발라주고.”희유는 온몸이 망가진 모습이었다.눈동자에는 아무 초점도 없었고, 흙먼지 묻은 인형처럼 예쁘지만 생기가 없었다.직원들이 부축하자 희유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홍서라는 웃으며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유변학 님 따라가는 건 운이 좋은 거야.”하지만 희유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눈동자는 텅 비어 있었고 어떤 반응도 없었다.“데리고 가.”홍서라는 짧게 말했다.직원 두명이 희유를 담요로 감싸 올려 유리방 밖으로 나와 엘리베이터에 탔다.곧 직원들에 의해 호텔 최상층 버튼이 눌리고, 방으로 돌아왔으나 희유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저항도 하지 않고 직원들이 씻기고 약을 바르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직원들이 모두 나가고 방이 조용해지자 희유는 침대 위에 누운 채 조용히 흐느꼈다.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자 얼굴은 절망으로 일그러졌다.양손은 침대 시트를 세게 움켜쥔 채, 목에서는 억눌린 비명 같은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깊은 새벽, 유변학이 돌아와 불을 켰다.유변학은 소파 테이블 위에 손도 대지 않은 것 같은 식사를 한번 보고, 바로 침대 쪽에 시선을 옮겼다.유변학의 얼굴에는 차가운 기색만 어렸지만 더 보지 않고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욕실에서 타월을 두른 채 나온 순간, 침대 위에서 희유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그러고는 두려움과 증오가 뒤섞인 눈빛으로 유변학을 바라봤다.이에 유변학은 젖은 머리를 닦으며 무심하게 말했다.“난 침대에서 잘 거니까 너는 소파에서 자.”희유는 멈칫하더니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소파 쪽으로 갔다.소파에 앉아도 희유는 겁먹은 초식동물처럼 유변학의 모든 행동을 주시했다.하지만 유변학은 더 이상 희유를 보지도 않고 그저 이불을 끌어당겨 눕고는 곧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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