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래 씨, 안심하세요.”...청우찻집에서, 석유는 유석그룹 재무팀 직원과 장부를 맞춰 보고 있었다.장부에는 문제가 없었다. 직원 역시 민래에게 떠밀려온 것이니, 형식상 확인하는 척을 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한참 대조한 끝에야, 뒤에서 누군가 컴퓨터에 입력하면서 숫자 하나를 잘못 친 탓에 이후 보고서가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보고서 역시 나중에 급히 만들어진 것이었다.직원은 문제를 확인한 뒤, 그제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석유에게 연신 사과했다.“정말 죄송해요. 제 동료가 실수했네요. 바쁘신 와중에 헛걸음하게 해서 죄송해요.”“괜찮아요.”석유는 자신의 가방을 들었다.“문제없으면 저는 이만 회사로 돌아가 볼게요.”“네, 네. 고마워요. 석유 씨.”직원의 공손한 미소에는 어딘가 찜찜한 기색이 섞여 있었으나, 석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그리고 문 앞에 이르렀을 때, 급히 들어오던 명빈과 부딪칠 뻔했다.두 사람 모두 순간 멈칫했다가 석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사장님, 무슨 일이세요?”명빈은 석유를 한 번 보고 찻집 안에 있는 유석그룹 직원들을 힐끗 살폈다.그러고는 곧 느긋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사람 좀 찾으러 왔어요.”“그러면 방해 안 할게요. 먼저 갈게요.”석유는 명빈을 지나쳐 곧장 카페를 나섰다.명빈은 뒤돌아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하나 잡고 앉은 뒤, 창문 너머로 석유가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봤다.한낮의 햇빛이 길고 촘촘한 속눈썹 위에 내려앉아, 마치 금빛 나비의 날개처럼 빛났다.뭐랄까 눈부시면서도 어딘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그 순간, 민래가 자신에게 왜 그렇게 긴장하냐고 따져 묻던 말이 떠올랐다.당연히 이유는 희유 때문이었다.석유가 또 민래 때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희유가 집안 사람들을 전부 끌어모아 자신을 몰아세울 게 뻔했다.‘걱정이라니...’그런 건 전혀 아니었고 단지 민래가 지나치게 예민한 것뿐이라고 생각했다.탁자 위에 놓여 있던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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