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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0 Bab

제2921화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자신의 히든카드를 한 번 쳐다보았고, 전혀 카드를 추가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이 모습에 이재승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에 또 손가락을 튕겼다.딱.이재승의 행동과 함께 김예훈의 눈빛이 다시 멍해지더니 다시 정상의 모습으로 돌아왔다.이에 이재승은 박장대소를 지으며 말했다.“김예훈, 단판 승부를 걸고 싶으면 빨리 추가 카드를 받아. 아니면 반드시 질 수밖에 없어.”분명 그는 최면이 먹혀서 김예훈이 이번 판에 반드시 자폭할 것이라 확신했다.김예훈의 눈동자에 잠시 갈등이 스쳐 지나갔지만 곧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카드 추가해주세요.”딜러는 웃으며 조심스럽게 김예훈에게 카드 2를 건넸다.이 숫자를 본 순간, 이재승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김예훈이 이렇게 낮은 숫자를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이재승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정상적인 표정으로 돌아오면서 말했다.“1에 2까지 더해서 겨우 3점이잖아. 김예훈, 히든카드가 10이라 해도 겨우 13포인트밖에 안 돼. 카드를 더 추가해야 하는 거 아니야?”김예훈은 입을 씰룩거리더니 계속해서 담담하게 말했다.“카드를 추가해주세요.”이번에 딜러가 건넨 카드는 숫자 10이었다.A, 2, 10...김예훈 카드의 총합은 이미 13포인트였다. 간단히 말해서 이미 자폭한 상태일 수도 있었다.이 장면을 본 이재승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만 일부러 태연하게 말했다.“괜찮은데? 이미 13포인트인데 이번 판 기대해도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 점수보다는 낮아. 난 20포인트인데 한 장 더 뽑는 게 어때?”분명 김예훈이 자폭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하지만 김예훈이 이길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었다.이재승은 김예훈이 이길 가능성을 조금도 보고 싶지 않았고, 김예훈이 무승부로 끝내는 것도 원하지 않았기에 그가 직접 자폭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김예훈은 이재승을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카드를 하나 더 추가하면 네가 질 건데?”그의 평온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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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2화

하지만 이 세 번의 최면은 확실히 효과가 있는지 김예훈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고, 망설이기까지 했다.이 모습을 보고 있던 이재승은 단순히 최면술만으로는 더 이상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번 판에 김예훈을 완전히 압도해야 했기에 더 불을 지필 수밖에 없었다.“김예훈, 우리 판을 더 크게 벌여보는 건 어때?”이 순간 그는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카드를 추가해서 나를 이겨버리면 김청미 씨와의 혼인을 취소할게. 어때?”그가 혹할만한 유혹을 던지자 김청미가 벌떡 일어나면서 소리쳤다.“선배, 절대 대답하지 마.”이 순간 김예훈의 카드 총합이 이미 커버렸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동하임도 큰 목소리로 말했다.“이번 판만 이기면 완전히 승리를 거두는 거예요. 그깟 혼사가 뭐라고.”추하린도 입을 열었다.“도련님, 절대 충동하면 안 돼요...”연이은 외침에 이재승이 담담하게 말했다.“이 밖에도 너의 개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할게. 누구를 물라면 얼마든지 물 수 있어. 어때. 할 수 있겠어?”“그래? 그러면 약속 지켜.”김예훈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말이었다. 그는 딜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카드를 추가할게요.”이 말이 나오자 현장은 충격에 휩싸였다.‘이건 그냥 죽으려고 작정한 거잖아.’많은 사람은 김예훈이 자폭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자연스레 눈을 감았다.딜러는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가느다란 손으로 김예훈에게 카드를 한 장 더 분배했다.“7...”A, 2, 7, 10...총합이 마침 20포인트였다.이 광경에 모든 구경꾼은 눈가에 경련을 일으켰다.이들은 김예훈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에 놀랐고, 또 김예훈의 운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연달아 세 장의 카드를 추가했는데 총합이 겨우 20포인트라니. 자폭한 게 아니었어.’심지어 이재승의 표정도 살짝 변했다. 그는 김예훈의 운이 너무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이러고도 자폭하지 않는다니.’다음 순간,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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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3화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김현민을 한 번 훑어보았다. 갑자기 튀어나온 이 방해꾼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원래 계속 도발하려던 김현민은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도박판에 있는 이재승을 바라보았고, 갑자기 믿기 어려운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이재승은 창백한 얼굴로 지금 김예훈을 쳐다보며 무의식적으로 또 손가락을 튕겼다.하지만 과거에는 항상 성공적이던 최면술도 지금은 아무런 효과도 없었고, 이재승의 입가에 피만 흘러나올 뿐이다.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재승 씨, 더 이상 손가락 튕기지 마. 아무리 딸깍거려도 소용없어. 최면술이 나한테는 안 먹히거든.”이재승은 김예훈이 이미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을 줄 전혀 몰랐는지 얼굴이 급변했다.그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 억지로 자신을 진정시키며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내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말하고 싶으면 증거를 내놓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명예훼손죄로 고소해버릴 거니까. 그리고 카드를 더 추가하지 않을 거면 얼른 히든카드 오픈해. 시간이 거의 다 됐어. 난 너의 모든 것을 빼앗아 올 준비가 되어 있어. 오늘부로 대한민국에 명문가를 하나 세울 수 있게 될 거야.”김예훈의 행동에 놀란 건 사실이지만 김예훈의 20포인트를 보고 그는 또 참지 못하고 비웃었다.‘김예훈이 결정적인 순간에 정신을 차린다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어차피 이미 20포인트인데.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어.’그는 김예훈의 히든카드가 A일 정도로 운이 그렇게 좋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김예훈, 20포인트면 나랑 똑같네? 히든카드가 A가 아니라면 넌 오늘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네 히든카드가 A일 확률은 절반도 안 돼.”이재승은 상위자 포스를 풍기면서 천천히 말했다.“난 네가 운 좋은 놈이라는 걸 절대 믿지 않아. 히든카드가 절대 A일 리가 없어. 게다가 난 네가 이미 포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넌 그저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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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4화

두둥.현장은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이재승이 데려온 신전기사단은 하나같이 입이 떡 멀어진 채 온몸이 굳어 정신마저 혼미해졌다.그중 한 기사는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려고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 그리고 김청미 일행도 침묵을 지키며 받은 충격을 완화하려 했다.도박 신.이것이 바로 진정한 도박 신이었다.처음부터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의 계획이었다.계속 떠들고 거만하기만 하던 이재승은 지금 돌이켜보면 그저 떠들썩한 광대에 불과했다.이재승이 계속해서 기세로 김예훈을 압도하려 했지만, 김예훈이 계속 추가 카드를 받아 사람들이 그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최종 결말이 바뀌면서 김예훈이 결국 우승하게 되었다.이 장면은 충분히 터무니없고 충격적이었다.이재승 일행은 순간 깨달았다. 김예훈이 처음부터 최면에 걸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고, 이미 눈치채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이것은 이재승에게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연극이었다.“21포인트?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지?”“이겼어. 우리가 이겼어.”동하임이 제일 먼저 반응하며 신나서 손을 흔들었다.몇몇 재벌가 따님들은 마음 한 쪽에 걸려 있던 근심거리가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김청미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약속대로 김예훈이 이번 판에서 이기면 그녀와 이재승의 혼인은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김예훈은 웃으며 김청미 등에게 손을 흔들다 다시 안색이 안 좋은 이재승을 쳐다보았다.김현민은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며 김예훈을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수작이 장난 아닌데?”“난 정정당당하게 이겼을 뿐이야. 수작은 무슨.”김예훈도 차가운 시선으로 김현민을 쳐다보았다.“나한테 문제가 있거나 내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생각되면 직접 CCTV를 확인하든가. 아니면 심판단에 직접 물어보든가. 이것도 아니라면 이재승의 최면술이 왜 나한테 안 통하는지 묻고 싶은 건가?”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얼마 전에 이형돈이 사람을 데리고 부산 팰리스를 찾아왔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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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5화

김예훈의 명령과 함께 현장에 두 대의 액정 TV가 내려왔다.TV 화면에 나타난 것은 이전에 이형돈이 내기하던 장면이었다.특히 그가 손가락을 튕길 때마다 상대방 눈동자가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그리고 이형돈이 카드를 추가하라고 요구하는 지시가 영상에 선명하게 담겨있었다.이 장면이 바로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단순히 한 장면만 봤다면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을 것이지만 이렇게 많은 장면을 비교해보니 이형돈의 행동은 매번 똑같았다.아무리 바보라도 이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이어 화면에는 이재승이 오늘 내기하던 장면이 나타났다.그가 손가락을 튕기면서 김예훈을 카드를 추가하라고 명령하던 모습이 또렷이 사람들의 앞에 드러났다.이 장면은 볼수록 소름이 돋고 무서웠다. 사람들은 이재승 일행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이재승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오늘 자신이 왜 졌는지 알 것만 같았다. 알고 보니 김예훈이 오늘 일찍부터 그들의 수작을 간파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대응한 것이다.그는 냉랭한 표정으로 이형돈을 노려보았다.‘저 자식이 이전에 계속 최면술로 이기지 않았다면 오늘 내가 졌을 리가 없어.’“김예훈, 이딴 거로 사람을 모함하지 마. 지금 기술로 얼마든지 악마의 편집을 할 수 있어.”이재승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만약 우리가 정말 최면술을 사용할 줄 알았다면 오늘 내가 졌을 리가 있겠어? 우리가 바본 줄 알아? 이딴 걸 믿게?”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넌 오늘 분명히 나한테 최면을 걸었어. 예를 들어 첫 번째 판에 나는 원래 이길 수밖에 없었어. 네가 나한테 최면을 걸어서 카드를 추가한 바람에 자폭한 거였어. 내가 너무 방심하고 있었던 게 문제였지. 두 번째 판부터는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 히든카드가 A인 걸 보고 너의 최면술을 역이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넌 항상 나한테 카드를 추가하라고 하고는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놨어. 다른 사람들한테 자연스러워 보이게 해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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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6화

백 자루 가까이 되는 총이 자신을 향하자 이재승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는 앞을 바라보며 피식 웃더니 말했다.“김예훈, 나를 이겼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무슨 자격으로 내 목숨을 원하는 거야. 난 영국 남작이자 신전기사단 부단장, 그리고 일대의 무신이라고. 내 목숨은 네가 함부로 빼앗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바로 이때, 이형돈도 벌떡 일어나더니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면서 말했다.“도련님을 보호해.”스무 명 가까이 되는 신전기사단 기사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살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사방을 살폈다.이들은 하나같이 일당 십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래서 김예훈 일행 인수가 몇 배는 더 많아도 이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김현민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단호하게 소리쳤다.“김예훈, 도박판에서 감히 이 도련님을 모욕해? 이번 판은 무효야. 함부로 했다간 나 김현민, 나아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과 맞서는 거라고.”이때 김현민의 손짓 하나에 수십 명의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보디가드 무리가 나타나 김현민을 포함한 3인을 보호했다.김현민에게 있어서 김예훈이 이재승의 한쪽 손을 부러뜨리는 것은 허락할 수 있으나 결코 김예훈이 이재승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만약 이재승이 이곳에서 죽어버린다면 영국 측은 당연히 김예훈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하지만 마찬가지로 김현민 또한 난처해질 수도 있었다.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그는 이재승이 죽는 것을 원치 않았다.이 모습을 본 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손에 카드 몇 장을 쥔 채 재판단을 바라보았다.“재판관 여러분들, 2조 원짜리 수표가 이미 여러분들 손에 도착했을 텐데 이제 공정하게 심사할 차례가 다가오지 않았을까요?”리카 제국과 영국에서 온 두 명의 재판관 두 명은 얼굴이 어두워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진주·밀양에서 온 재판관은 다름 아닌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다.이 순간 강준은 피식 웃더니 천천히 말했다.“김현민 도련님,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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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7화

“잡아.”강준의 명령과 함께 열여덟 명의 진주·밀양 용문당 출신의 제자들이 동시에 이재승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이들 중에 누군가는 칼을 꺼냈고, 누군가는 족쇄를 꺼냈다. 분명 먼저 이재승을 제압하려는 태세였다.죽이느냐 마느냐는 당연히 김예훈의 말을 따라야 했다.이런 광경에 현장에 있던 명문가 인사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들은 모두 오늘 저녁 반드시 큰 싸움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물러서.”바로 이때, 이형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총알을 장전하고 앞에 있는 용문당 제자들을 겨냥했다.피융. 피융. 피융.몇몇 용문당 제자들은 예기치 못한 공격에 그대로 총에 맞아 멀리 날아갔다.퍽. 퍽. 퍽.총알을 다 사용해버린 이형돈은 곧장 앞으로 돌진하더니 맨손으로 용문당 제자들을 제압했다.용문당 제자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몇 명 남지 않은 용문당 제자들은 얼굴빛이 극도로 어두워졌다.이들은 영국 신전기사단 사람들이 이토록 무례할 줄은 몰랐다.분명 패배했음에도 승부를 끝내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리고 이형돈의 실력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고작 장병에 불과한 신전기사단 기사 대장일 뿐인데 이런 전투력을 지닐 줄이야.그렇다면 아직 출전하지 않은 이재승의 실력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할지 실로 상상하기 어려웠다.바로 이때, 강준은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다. 용문당 권력을 내세워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김예훈이 웃으면서 손짓하자 이미 준비하고 있던 용전 정예들이 2층에서 뛰어내렸다.이들이 이미 총알이 장전된 총으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보디가드들과 신전기사단 기사들을 겨냥하는 순간,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신전기사단 기사들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신분 높은 사람들이었고, 이 순간 목숨 걸고 주인을 지키겠다는 전의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들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아무도 몰랐다.반대로 진주·밀양 용전 정예들은 진주·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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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8화

“눈치가 있으면 최대한 멀리 꺼져. 이른바 내기는 여기까지야. 날 보내주면 청미 씨와의 혼인은 없던 거로 해줄게. 그리고 진주·밀양 4대 가문의 절반 재산을 우리 집 앞에 보내고 부산 팰리스 도박패를 전부 다 내 명의로 돌리면 가족은 살려줄게. 이것이 바로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야.”이재승은 차가운 표정으로 한 마디 한 마디 김예훈에게 경고했다.“네가 이긴 것을 봐서라도 기회를 한번 줄게. 아니면 네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고 날 탓하지 마.”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이재승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혼인을 취소하든 말든, 원한을 풀어주든 말든 나랑 아무 상관도 없어. 여기에 놓여있는 계약서는 물론 전체 과정을 기록한 CCTV도 있는데 졌으면 인정할 건 인정하고, 벌칙도 받아야지. 그런데 승부를 인정하지 못할망정 나랑 지금 조건을 따지고 있어? 이재승, 미친 거 아니야? 아니면 염치를 모르는 놈인가? 아, 맞다. 넌 원래 나라를 팔아먹은 염치없는 놈인 걸 잊고 있었네. 하긴, 영국은 언제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곳이라 나라를 팔아먹는 건 다반사겠지? 다른 사람을 상대로는 약속을 어겨도 되지만 나를 만났으면 인정해야 할 건 인정해야 하는거야. 너는 물론 영국 여왕님이 온다고 해도 승패를 어길 수 없는 거라고. 순순히 벌칙을 받겠다고 하면 깔끔하게 한 방에 보내줄게. 아니면 자존심도 잃고, 개보다도 못한 존재가 될 거야.”김예훈은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내뱉으며 군중 속으로 걸어가 이재승 일행을 노려보았다.“김예훈, 이 도련님이 밀양에서의 원한도, 김청미 씨의 혼인도 없던 일로 하고 도박패 지분도 전부 너한테 줄 수 있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김현민이 갑자기 고개 들어 김예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내 모든 힘을 동원하여 이 도련님이 약속대로 하게 해줄게. 그리고 이 도련님한테 2억 원의 재판단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할게. 나도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2조 원을 줄 거고. 내 요구는 하나밖에 없어. 이 도련님을 풀어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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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9화

역시나 본능적으로 김현민을 바라보는 이재승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김예훈이 기세를 몰아 계속해서 말했다.“이재승을 불러들인 것은 수장자리를 위협하는 청미랑 결혼시켜서 눈앞에서 없애버리고 싶었던 거 아니야. 왜. 내가 이재승을 죽이겠다니까 일부러 여기서 고양이 쥐 생각하는 거야? 김현민, 너무 얍삽한 거 아니야?”“이런 제기랄. 너...”김현민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는 김예훈이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정도로 이렇게 뻔뻔한 놈일 줄 몰랐다.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전혀 해명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전체 과정을 곰곰이 되짚어보면 ‘왕자의 귀환’이라 불리던 이재승이 이런 결말을 맞이한 것은 어쩌면 김현민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일지도 몰랐다.이재승은 멈칫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중간에서 이간질하지 마. 난 너한테 절대 속지 않아. 김예훈, 나를 건드린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아? 감히 날 건드릴 수 있겠어? 난 영국 남작이자 곧 백작이 될 사람이야. 그것도 모자라 신전기사단 부단장이자 곧 단장이 될 사람이라고. 마지막으로 영국 화교의 대표이자 넷째 공주님의 남자이기도 한데 과연 책임질 수 있겠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신전기사단이 벼랑 끝까지 쫓아갈 텐데?”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무슨 자격으로? 게다가 계약서도 있고, CCTV 자료도 있는데 너를 죽였다고 누가 나한테 뭐라 하겠어. 아무리 영국이라 해도 기껏 해 정의로운 척하면서 몰래 날 모함하려고 하겠지. 게다가 내가 책임질 수 있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너나 걱정해. 죽어서도 이씨 가문 무덤에 묻힐 수 있을지. 그런데 넌 나라를 팔아먹은 놈이라 이씨 가문 무덤에 묻혀도 누군가 무덤을 폭파하지 않을까?”“이런 젠장. 우리 부단장님을 뭐로 보고. 죽고 싶어?”김예훈이 끊임없이 이재승을 모욕하자 공을 세우고자 하는 이형돈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허리춤에서 장검을 뽑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내리쳤다.성광십자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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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0화

이 장면을 목격한 이재승과 김현민은 순간 표정이 심각해졌다.이래 봬도 이형돈은 한 시대를 풍미한 절정의 장병급 실력자였다.설령 이제 갓 무신으로 업그레이된 두 사람이 그를 제압하려 해도 전력을 다해야 했다.아니면 이형돈을 단번에 제압하지 못했다.그런데 김예훈이 뺨 한 대로 이형돈을 쉽게 날려버리다니.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이재승과 김현민은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특히 김현민은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그를 위험한 상대 리스트에 추가했다.“이게 바로 신전기사단이야? 수준이 예전보다 못한데?”김예훈은 휴지를 꺼내 손바닥을 닦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 모습에 이재승의 표정은 더욱더 심각해졌고, 그는 허리춤에 있는 총에 손을 얹더니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정말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네가 알아야 할 건 내가 일대 무신 이였다는 거야. 네가 정말 죽을 각오로 나한테 덤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될지 모르겠어.”김현민도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될 사이인데 적당히 하지?”“어젯밤 총독님한테 부탁하러 갔을 때는 왜 나중에 또 만날 사이라고 하지 않았어.”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비꼬듯이 말했다.“지금은 내가 유리한 상황이니까 이제 와서 적당히 하라고 하는거야? 그리고 끝장을 보려고 해도 내 의견을 거쳐야 할 거 아니야. 잊지 마. 부산 팰리스는 허씨 가문의 구역이야. 허씨 가문 보디가드 외에도 진주·밀양 용문당, 그리고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불러왔으니 끝장을 보려 해도 상관없어.”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현장에 백여 명의 사람이 나타났는데 전부 다 용문당 제자인 이들은 하나같이 칼을 들고 살기를 뿜어냈다.이 광경을 본 이재승과 김현민의 표정은 더더욱 어두워졌다.특히 김현민은 약간 후회하기도 했다.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모든 정예를 불러오지 않은 것에 대해 말이다.지금 와서 사람을 부르려 해도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이재승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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