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은 억만장자: Bab 3441 - Bab 3450

3525 Bab

제3441화

운전 중이던 방윤림은 갑자기 이윤미의 목소리를 듣더니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나 이 행동이 위험하다는 걸 깨닫고는 즉시 비상등을 키며 뒤에 차가 없음을 확인한 후 길가에 차를 세웠다.“아가씨?”방윤림이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이윤미는 일어나려 했지만 머리가 어지럽고 천지가 빙글빙글 도는 듯해 일어날 수 없어 계속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이은화가 어디서 구한 약인지, 무슨 약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약효가 무척 강했다.이윤미는 따뜻한 물 한 모금을 마셨는데 마시자마자 물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껴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도 순간 의식을 잃고 말았다.한참 후에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지만 이은화의 목소리를 듣고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기절한 척했다.그리고 방윤림이 그녀를 안고 이씨 가문 저택을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방윤림은 이윤미를 부드럽게 뒷좌석에 눕혔다. 의식이 없는 그녀가 깨어났을 때도 불편함이 없도록 뒷좌석을 완전히 펴서 몸을 곧게 뉘어준 것이다. 조수석보다 훨씬 편안한 공간이었다.“아가씨, 괜찮으세요?”방윤림은 차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고 몸을 기울여 이윤미를 부축하려 했다.이윤미는 손을 들어 그를 막으며 힘없이 말했다.“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일어날 수 없어요. 일어나면 더 어지러워져요.”그녀는 말을 마치며 다시 눈을 감았다. 눈썹을 찌푸린 것으로 보면 정말로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엄마가 준 약이 정말 강력하나 봐요.”방윤림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았고 다행히도 열은 없었다.이윤미가 이렇게 빨리 깨어난 것을 본 방윤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 비서님, 예진 씨에게 연락해서... 우리 엄마가 그녀와 목숨 걸고 싸우려나 봐요.”하예진은 이은숙의 후손 중에서 가주 자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기에 이은화는 하예진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방윤림이 본능적으로 말했다.“아가씨, 엄밀히 말하면 하예진 씨는 아가씨의 경쟁자입니다. 아가씨의 적대자라고 할 수 있는데...”이윤미는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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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2화

가주의 특별 비서는 가주 이외의 최고 위치로 누구도 가주의 특별 비서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방윤림은 그녀의 예쁜 코를 살짝 꼬집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직도 어지러우면 좀 더 쉬세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는 주인님 곁에 온 순간부터 후회할 수 없고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평생 주인님께 충성하며 변치 않을 거예요. 제가 숨이 붙어 있는 한 항상 아가씨의 곁에 있을 거예요. 후회하지 않아요!”방윤림은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하지만 이윤미의 입술에 닿기 직전 그는 멈추어버렸다.이윤미가 그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기에 방윤림은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아가씨의 말씀대로 지금 하예진 씨에게 연락할게요.”방윤림은 이윤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좀 이따가 병원으로 모셔다드릴게요.”“네.”이윤미는 눈을 감은 채로 대답했다. 그녀는 이렇게 어지럽고 무기력한 느낌이 싫었다.그녀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자신이 어떤 약을 먹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고 여겼고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에 건강 상태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기를 바랐다.방윤림은 차에서 나와 운전석으로 돌아간 뒤 하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예진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하예진 씨, 가주님께서 예진 씨를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다. 저희 아가씨께서 예진 씨에게 이번 며칠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가능하면 강성을 떠나 관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전하라고 하셨습니다.”방윤림의 전화를 받은 하예진은 놀라지도 않았다.한성근이 살아있으며 지금 이경혜의 저택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이은화는 불안에 휩싸였다. 그녀가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고 덤벼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하예진은 이미 심리적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이경혜 역시 하예진에게 안전에 주의하고 철저히 방어하라고, 이은화의 독한 계략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한 바 있었다.“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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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3화

전호영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고현도 뒤를 따라 나가며 그의 곁에 조용히 서서 그가 하예진에게 무언가 속삭이는 것을 듣고 있었다.전호영이 하예진에게 말을 건넸다.“누나, 지금 바로 관성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누나 주변에 경호원들이 보호해주고 있지만 이씨 가문은 강성에서 백 년 넘게 세력을 키워온 가문이고 사람들도 많아요. 이 대표님이 정말로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면 누나도 막기 어려울 거예요. 강성은 이씨 가문의 세력 범위 안이잖아요. 하지만 관성은 우리의 세력 범위죠. 누나가 돌아가시는 게 강성에 머무는 것보다 훨씬 안전할 거예요. 회사 일을 빨리 처리하시고 관성으로 돌아가세요. 제가 우리 형에게 연락해서 헬기를 보내도록 할게요.”전호영과 이윤미는 같은 생각이었다. 하예진이 관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정확한 판단이다. 강성은 확실히 이씨 가문의 세력 범위 안이다.비록 이씨 가문이 예전처럼 전성기는 아니지만 강성에서 여러 세대를 걸쳐 세력을 키워온 가문이고 가문의 친척들도 강성 곳곳에 퍼져 있었다.비록 친척들 중 상당수가 이은화에게 불만을 품고 하예진에게 붙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과거의 일을 몰랐기에 여전히 이은화의 지시를 따르고 있었다.하예진 주변에 경호원들이 있어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하예진이 입을 열었다.“감히 저를 공개적으로 죽일까요? 대놓고 덤벼든다면 막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전호영이 말을 이었다.“누나의 외할머니를 생각해보세요. 그분은 이씨 가문의 주인이셨고 가문은 그분의 통제 아래에 있었죠.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되셨어요? 지금의 이 가주님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그녀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하예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건넸다.“알겠어요. 호영 씨 말대로 지금 바로 일을 처리하고 관성으로 돌아갈게요. 헬기는 필요 없어요. 제가 직접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거나 차를 몰고 갈 거예요.”“차로 가지 마세요. 길에 누나의 차를 들이받으려는 차들이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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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4화

성기현은 즉시 강성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한편, 하예진은 전호영과 통화를 마친 후 사무실에서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정말 관성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만약 하예진이 돌아가지 않고 이은화가 진짜로 그녀를 죽이려 든다면 이은화의 살인 증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이은숙 가족이 피해를 본 일은 수십 년 전 일이다. 한성근이 살아 있어 증인으로 설 수 있다 해도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이은화가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그러나 최근에 이은화가 또 살인이나 방화 같은 중한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녀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을 것이다.‘내가 미끼가 되어야 해...'이런 생각에 하예진은 바로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태윤이 전화를 받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저는 관성으로 돌아가지 않고 강성에 남을 거예요. 그 여자가 손을 쓸 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 이 가주님이 움직여야만 우리가 그녀의 범죄 증거를 잡을 수 있잖아요. 제가 관성으로 돌아가는 건 도망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일시적으로 피할 수는 있지만 평생 피할 순 없잖아요? 우리가 강성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고.”이은숙이 살해당한 진실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포기 할 리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누나!”전태윤은 진지한 목소리로 불렀다.전태윤과 하예진은 하예정을 통해 이미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였기에 그는 하예진을 누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예정이도 많이 걱정할 거예요. 사촌 형님도 벌써 강성으로 출발하셨는데요.”“예정에게 내가 안전할 거라고 전해줘요. 정말 조심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우빈 만을 잘 돌봐 달라고 해요. 가능하면 그녀에게 숨기는 게 가장 좋고. 우빈이도 방학이 시작됐으니 예정이와 우빈을 예진 리조트로 놀러 보내는 게 좋겠어요.”우빈의 몸은 관성에 있지만 마음은 진작에 예진 리조트로 날아간 지 오래였다.용정은 우빈 보다 먼저 방학을 시작했다. 두 아이는 매일 영상 통화를 했고 용정은 우빈에게 언제 올 거냐고 묻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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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5화

하예진이 대답했다.“조심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그녀는 매일 바쁘게 움직였고 주로 다니는 곳은 회사와 하루 호텔이었다.어쩌면 회사가 하루 호텔보다 더 안전할지도 모른다.호텔은 영업해야 하니 매일 많은 사람이 오갔고 여러 지역에서 모인 사람들 사이에 살인자가 숨어들기 쉬웠다.“큰이모가 문자를 보내셨네요. 먼저 큰이모와 이야기를 나눌게요.”“누나,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알았어요. 조심할게요.”하예진은 금방 전화를 끊고 이경혜와 통화를 시작했다.한편, 아직 강성의 상황 변화를 모르는 하예정은 서원 리조트에 머물고 있었다.세외고수분들이 서원 리조트의 환경을 좋아하셨다. 어르신들은 그냥 식사만 하러 갔지만 리조트의 아름다움에 반해, 또 전씨 할머니의 간곡한 만류로 며칠 더 머물게 되었다.동년배 어르신들이 모이니 옛날이야기를 꺼내며 며칠 밤낮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였다.한성근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전씨 할머니가 이렇게 아름다운 리조트를 지어 노후를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던 모양이다.전씨 가문의 손자들은 대부분 시내에 살았는데 직장이 있고 출장도 잦아 시내가 더 편리했다. 그냥 명절 때만 리조트로 돌아오곤 했고 은퇴한 어르신들만 리조트에서 한가롭게 지내며 노후를 즐기고 있었다.이것이 바로 은퇴 생활의 최고 경지가 아닌가.원래 우빈이의 유치원은 하루 뒤면 방학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집안 어르신들이 꼬마를 지나치게 아끼시는 탓에, 하예정은 하루 앞당겨 휴가를 내어 우빈이의 짐을 리조트로 옮겨야 했다. 유치원에서 벗어나자 우빈이는 마치 굴레를 벗은 망아지처럼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하예정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밤 9시가 되어서야 하예정은 전현민 부부의 별장에서 우빈을 찾아내 끌고 돌아왔다.“이모, 아직 마음껏 놀지 못했는데 조금만 더 놀게 해주세요.”이모에게 끌려오는 우빈은 한참을 울며불며 더 놀고 싶다고 떼를 썼다.“너무 늦어서 나도 쉬고 싶어. 더 놀면 이모가 너를 데리러 갈 힘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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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6화

한참 뒤에야 우빈은 고개를 들고 하예정에게 물었다.“이모, 엄마도 여동생 낳을 수 있어요?”꼬마는 아직 어려서 사랑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엄마가 곧 노동명 아저씨와 결혼할 거란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결혼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볼라도 결혼하면 같이 산다는 정도는 알았다.노동명이 앞으로 그들 집으로 이사 오거나 하예진 모자가 노동명의 집으로 갈 것이다.우빈은 결혼하면 아기가 생긴다는 것도 알았다. 이모와 이모부가 결혼해서 지금 이모 배 속에 남동생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꼬마는 엄마도 여동생을 낳아줄 수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글쎄...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하예정은 하예진이 재혼 후 꼭 둘째를 낳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하예진의 마음에 달린 일이었으니까.노씨 가문도 노동명 커플이 결혼하고 나면 둘째를 낳길 바랐다. 남녀를 불문하고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어야 노동명의 핏줄이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저는 여동생을 갖고 싶어요. 엄마랑 아저씨가 결혼하면 엄마한테 여동생을 낳아달라고 할 거예요.”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결혼이 뭔지 알아?”우빈이가 대답했다.“그냥 결혼이겠죠. 남자랑 여자가 하는 거. 이모, 저도 커서 결혼할 거예요.”“꼬맹이가 벌써 그런 생각까지 다 하네.”하예정은 웃으며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으로 우빈 앞에서 말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우빈이는 참 똑똑한 아이다.‘요즘 아이들은 원래 다 이런가 봐...'하예정은 알면서도 새삼 당황했다.“우빈아, 엄마가 아저씨와 같이 있는 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해?”“이미 같이 있잖아요. 아저씨는 엄마만 보면 엄마밖에 안 보이나 봐요. 평소에는 저를 제일 좋아한다고 하지만 다 거짓말인 것 같아요. 아직 제가 세 살짜리인 줄 안다니까요. 저도 볼 줄 알거든요. 아저씨는 이모부랑 똑같아요. 이모부가 이모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아저씨도 우리 엄마를 무서워해요. 제가 잘못하면 엄마가 옷걸이로 때리겠다고 하실 때도 아저씨는 저 대신 용서해달라고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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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7화

하예정은 하는 수없이 우빈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이모가 전화 받아야 해. 이모부일 거야.”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확인하니 정말 전태윤이었다.“이모, 이모부예요?”“응, 이모부야.”우빈은 작은 손을 뻗었다.“이모, 저한테 주세요. 제가 받을래요.”하예정은 웃으며 핸드폰을 넘겨주었고 우빈은 익숙하게 전화를 받았다.“이모부!”우빈는 상큼한 목소리로 외쳤다.“우빈아, 이모는? 이렇게 늦었는데 샤워는 했어?”전태윤은 우빈이가 집에서 신나게 놀다가 자주 하예정에게 잡혀 와 샤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집안 어르신들도 모두 이 꼬마를 너무 귀여워했다.그러나 하예정 자매가 우빈을 잘 훈육했기에 꼬마가 삐뚤어지지 않았다.“아직요. 이모가 씻으러 가자고 하는데 아직 더 놀고 싶어서... 이모부는 언제 쉬어요? 이모부랑 놀면 이모가 저를 혼내지 않을 텐데.”전태윤이 말했다.“이모가 너를 혼내지 않으면 이모부를 혼낼걸. 네가 이모에게 혼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이모부가 이모한테 혼나면 서재에서 자야 하지만 너는 이모한테 쫓겨날 일은 없잖아.”우빈이 투덜댔다.“이모부는 저랑 같이 잘 수도 있잖아요.”“넌 침대에 쉬하잖아.”우빈은 당황하며 소리쳤다.“아니거든요. 이제 안 그러거든요!하지만 가끔 잠자기 전 물을 너무 많이 마시고 화장실을 안 가면 침대에 소변을 보는 자신을 떠올리며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가끔 한 번씩 그럴 뿐이에요. 애들은 다 그런 거 아니에요? 이모부도 어릴 때 안 그래요?”전태윤이 웃었다.“이제 이모부한테 말대꾸까지 하네. 이모 옆에 있지? 이모한테 전화 줘. 이모부가 할 말이 있어.”“네.”우빈은 하예정에게 핸드폰을 돌려주었다.하예정은 전화를 받으며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전태윤은 하예정에게 밤늦게까지 회식이 있어 집에 늦을 거라고 전했다. 사실은 아내에게 하예진의 위험한 상황을 알리지 않기 위해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며 시간을 끌려는 속셈이었다.“알았어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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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8화

전태윤은 두세 마디 더 당부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예전에는 하예정과 통화할 때 몇 시간이고 통화를 이어가곤 했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숨겨야 할 일이 있어 말실수할까 봐 빨리 전화를 끊었다.하예정은 설날 준비로 모두가 바쁜 시기라 생각하며 별다른 의심 없이 전화를 끊었다.전태윤은 전씨 가문의 가장으로서 누구보다도 바삐 돌아쳤다.그의 동생들은 다 커서 각자 독립했지만 관성에 장기간 머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이진과 전유하 그리고 전유림만 관성에 머물고 있었고 전이혁과 전우는 자주 외지로 출장을 다녔다.전호영과 전창빈은 사랑 때문에 아직 관성으로 돌아오지 못했다.이틀 동안 세외고수들이 방문하신 바람에 모두 전창빈의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전창빈과 선우민아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을지...하지만 확실한 점은 며칠 만에 선우민아가 전창빈을 사랑하게 되었을 리 없다는 것이다.하예정은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시동생들이 결혼하면 어차피 가족들을 소개하러 올 테니 그때 만나면 될 일이었다.전태윤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시 침묵하더니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그의 사무실은 최상층에 자리 잡고 있어 창밖을 내다보면 관성의 번화한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똑똑!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전태윤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들어오세요.”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그의 경호원이었다.그는 회사에서 야근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회사에 머무는 중이었다. 비서는 이미 퇴근했고 경호원들만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회사에는 많은 직원이 야근 중이었고 대표님이 아직 회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전태윤에게는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대표님, 노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동명이가?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군.’노동명에게는 숨길 수 없다고 했던 말이 맞았다. 노씨 가문에서도 하예진에게 경호원을 붙여놓았으니 어찌 속일 수 있겠는가.“들어오게 해.”“알겠습니다.”경호원이 공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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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9화

“동명아, 네가 초조한 건 알겠어.”전태윤은 친구의 불만을 듣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자신이 하예진의 안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말하는 것 같았다.전태윤이 하예정을 사랑하는 한 하예진의 안전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하예정의 유일한 언니이자 하예정을 키워낸 사람이었기에 그는 하예진을 지극히 존경했다.전태윤의 눈에 하예진은 처형님이자 장모님과도 같은 존재였다.부부 사이에 작은 다툼이 있을 때마다, 하예정이 전태윤을 무시할 때마다 전태윤은 하예진에게 하소연했다. 하예정은 그런 전태윤을 보며 “남편이 아내의 친정에 가서 고자질하는 남자는 처음 본다”라며 놀리곤 했다.“내가 어찌 누나를 걱정하지 않겠어? 내 아내의 친언니이자 내 장모님과도 같은 분인데.”하예진은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열 살 동생을 부모처럼 돌보며 살면서 그녀 자신도 훌륭하게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동생도 훌륭하게 키워냈다.“나도 누나에게 돌아오라고 설득했지만 옛날 일은 비서 할아버지가 증인으로 서도 이 가주님이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 이미 40년, 50년이나 지난 일이라 소송 시효도 지났다면서. 누나는 그게 억울한 거야. 이 가주님이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게 하려면 지금처럼 우리와 죽기 살기로 싸우는 순간을 노려야만 증거를 잡을 수 있거든. 안심해. 이미 더 많은 사람을 보내 누나를 철저히 보호하도록 했고 기현 씨도 저녁때 강성으로 출발했으니까 지금쯤은 누나 합류했을 거야. 호영이도 강성에 있고 고씨 가문도 있는데 누나는 안전할 거야.”전태윤은 노동명을 위로했다.“누나가 특히 네게 알리지 말라고 하셨는데 네가 걱정하고 초조해할까 봐 그런 거야. 내가 숨길수도 없고. 동명아, 너무 걱정하지 마. 네가 초조해하면 누나도 더 신경 써야 하고 오히려 누나만 더 힘들어질 거야.”노동명은 우울한 톤으로 말했다.“내가 감히 예진에게 전화를 걸겠냐? 감정 조절도 못 해서 예진의 마음만 더 복잡하게 만들까 봐 속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야. 다 내가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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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0화

노동명이 물었다.“비서 할아버지는 누구야?”“아, 말하는 걸 깜빡했네.”전태윤은 노동명에게 한성근의 일에 관해 설명해주었다.노동명은 이은숙의 특별 비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왜 갑자기 강성의 형세가 급변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노동명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나를 배려해 숨긴 건 알겠어... 그래도 너무 마음이 아파. 자괴감까지 밀려오네. 그날 내가 운전을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속도를 그렇게 내지 않았더라면 사고도 나지 않았을 건데.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다리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고.”전태윤이 말을 끼어들었다.“동명아, 사실 최근 일이 너무 많아서...”그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어떤 일들은 확실히 노동명의 신체적 불편함을 고려해 숨긴 부분이 있었다.노동명은 긴 침묵 끝에 전태윤을 쳐다보며 말했다.“어르신들이 계시니 조금은 안심이 되네. 태윤아, 이렇게 늦었는데 왜 집에 안 갔어?”전태윤은 솔직하게 대답했다.“강성의 상황이 변했는데 아직 예정에게 말을 못 했어. 누나가 임신 중인 예정이를 걱정하지 않도록 일단 숨기라고 하셔서.”하예진 자매는 위험에 처할 때면 항상 하예진이 앞장서서 동생을 보호했다.노동명은 또다시 침묵했고 몇 분 후에야 드디어 입을 열었다.“예진은 항상 그랬어.”“다 널 위해 그런 거야. 네가 움직이기 불편하고 우리 예정이는 임신 중이니... 비록 태아가 안정되었지만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거든. 우빈이도 용정이네 집에 놀러 가자고 조르는데 일단 예정이와 우빈을 예씨 가문에 보내자.”전태윤은 하예정 일행이 예진 리조트에서 돌아올 때쯤이면 강성 사태도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다.“예정 씨에게 숨기면 나중에 발견할 때쯤 또 난리 칠걸. 그때면 네가 좀 고생할 거다.”“나는 누나의 말대로 한 것뿐이야. 예정이가 좀 화내더라도 참으면 그만이지. 누나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예정이도 크게 화내지는 않을 거야. 기껏해야 서재에서 며칠 자는 정도겠지. 그때 가서 이불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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