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엄마.”이윤미가 다가오며 부르자 정군호는 구세주라도 만난 듯 서둘러 말했다.“윤미야, 어서 네 어머니 좀 달래드려라.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으신다. 아무리 큰일이라도 배불리 먹어야 힘이 나고 해결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정군호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표정이었다.“맞아, 윤미야. 어서 엄마 좀 설득해 봐.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으셔.”정일범 형제들도 아버지 말에 맞장구를 쳤다.하지만 정일범은 이윤미가 돌아온 것이 조금 불안했다. 그가 하예진을 습격하도록 사람을 보낸 일이 있지 않았던가.정일범은 이윤미가 이 사실을 알고 어머니에게 고자질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이윤미가 앉아 말도 하기 전에 이은화는 일어나며 엄숙하게 말했다.“윤미야, 너는 어머니 따라 올라오렴. 너희들은 내 허락 없이 서재에 들어오지 말고. 윤미랑 할 이야기가 있다.”말을 마치자 이은화는 자신을 걱정하는 남편과 아들들을 뒤로 한 채 계단을 올라갔다.이윤미도 이은화를 따라갔다.정군호는 무엇을 말하려는 듯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은화는 딸을 서재로 데려간 뒤 말했다.“문 꼭 닫고 TV를 켜고 소리도 약간 높여. 우리 대화가 들릴 정도로만.”이윤미는 지시대로 했다. 이렇게 하면 정군호와 정일범 형제들이 엿듣더라도 대화 내용을 제대로 들을 수 없을 것이다.준비를 마친 이윤미는 이은화의 앞에 따뜻한 물 한 잔을 내려놓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엄마, 일단 물 한 잔 드세요. 집사님 말로는 어머니께서 돌아오신 후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아버지 말씀대로 정말 큰일이 생길지라도 배불리 드셔야 해결할 힘이 나는 거 아니겠어요?”이은화는 고개를 들어 딸 이윤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심오하고 헤아릴 수 없었다.이윤미는 당당하게 이윤미의 시선을 마주했다.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이은화는 시선을 거두어들이며 담담하게 말했다.“앉아.”그리고는 따뜻한 물을 들여 몇 모금 마셨다.이윤미가 자리에 앉자 이은화는 직설적으로 물었다.“관성에서 네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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