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화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신경 쓰지 마. 그 애가 누구를 부르든 상관없어.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과거의 일을 까발려서 망신시키려는 거겠지. 벌써 수십 년째 뒷말이 오가는 인생인데 나에게 무슨 체면이 남아 있겠어?”2년 전 이윤미와 이윤정이 신분을 바뀌었던 일로 이은화와 이씨 가문은 이미 강성의 웃음거리로 되고 말았다.이은화는 자신에게 더 이상 잃을 명예가 없다고 생각했다. 체면 따위 애초에 신경 쓰지 않는데 무슨 망신이 두려우랴.어차피 관성 사람들에게는 증거도 없지 않은가. 모조리 부인해버리면 그만이다.‘오늘 밤이면 그들을 저세상으로 보내주고야 말겠어!’정일범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들 형제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정군호와 같은 생각에 이르렀다. 이은화가 확실한 승부수를 준비하신 모양이라고 말이다.“은화 씨! 은화 씨!”정군호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뛰어 들어왔다. 이은화는 눈살을 찌푸리며 호통쳤다.“70도 넘은 노인네가 왜 그렇게 허둥대나!”정군호는 이윤미를 가리키며 밖을 두리번거렸다.“저, 저기... 내 말은... 윤미가 두 명이... 우리가 낳은 건 한 명뿐이지 않았나?”정군호는 겨우 말을 이었다. 그는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밖에 나갔다가 문 앞에 차가 도착하는 것을 목격했다.이경혜 일행인 줄 알았는데 차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그의 딸 이윤미와 비서 방윤림이었다.정군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윤미가 세 아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간 모습을 똑똑히 보았는데 어떻게 또 하나의 이윤미가...정군호는 순간 자신의 눈이 고장 난 줄 알았다.방윤림과 함께한 이윤미가 진짜라면 안에 있는 사람은 가짜란 말인가?‘그럼 가짜 윤미는 그 늙은 여자의 계략인가? 아니면 적들이 우리 집에 몰래 들여놓은 스파이인가?’이은화는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헛소리 마! 윤미는 하나뿐이야.”다른 딸 한 명은 양녀였고 이미 죽었다.정군호가 고함질렀다.“정말이에요! 방 비서님과 함께 또 다른 윤미가 들어오고 있어요! 이 사람은 가짜 윤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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