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Chapter 4821 - Chapter 4830

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821 - Chapter 4830

4961 Chapters

제4821화

“유하 씨네 형제분들은 다 좋으신가요?”남수지가 물었다.용이라도 아홉 마리를 낳으면 하나하나 다 다르다고 했다.전유하의 형제들은 모두 친형제도 아니고 대부분 사촌이라 더욱 남달랐다.남수지는 그의 형제들이나 새언니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아... 남수지는 자신이 이렇게 불안해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전유하를 너무 신경 쓰고 있는 모양이었다.그녀는 전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좋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우리 형제들은 다 좋아요, 형수님들도 말하기 편하고요. 제가 아무리 말해도 걱정되겠지만 곧 집에 도착하니까 직접 만나 보시면 알 거예요.”전유하는 몇 번이고 달랬지만 남수지는 여전히 불안했다.집이 보일 만큼 가까워지자 그는 더는 위로하지 않고 그녀가 직접 느끼게 내버려두기로 했다.남수지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이렇게 긴장할 날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유하 씨, 다 유하 씨 탓이에요. 내 마음을 훔쳐 버려서.”전유하가 그녀를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저도 수지 씨한테 빼앗겼잖아요. 제가 당신 부모님이나 친척분들 만날 때 얼마나 자신 있는지 봤죠? 전혀 걱정 안 했어요. 게다가 앞으로는 우리 둘이 함께 살아갈 거예요. 서로 좋아하고 이해하고 믿어 주면 되는 거지 남들이 어떻게 보든 어떻게 말하든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사람들이 우리랑 평생 함께 살 것도 아니잖아요.”친척이나 친구들이 그들의 결혼을 좌우할 수도 없는 일이니 남의 시선에 얽매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전유하의 형제들도 막지 않을 것이었다.사실 전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남수지를 받아들인 상태였다.남수지처럼 뛰어난 여자를 얻어 전씨 가문 사람들은 그저 기뻐하며 진심으로 축복해 줄 뿐이었다.남수지는 흠잡을 데가 없었고 완벽했다.그의 말을 듣고 있던 남수지는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이제야 안심되네요. 남들이 어떻게 보든 유하 씨가 진심이고 당신 부모님만 저를 받아 주시면 되는 거잖아요.”남수지의 부모님도 전유하 부모님
Read more

제4822화

전씨 할머니는 가장 격식을 차리지 않는 분이셨다. 고귀하고 자비로우면서도 위엄 있는 어른일 수도 있었고 발에 흙 묻는 평범한 시골 할머니일 수도 있었다.하여 산해진미도 맛있게 드셨고 소박한 밥과 반찬도 절대 가리지 않으셨다.남수지가 입을 열었다.“우리 집이 가진 땅은 죄다 아파트나 빌라 단지로 개발했는데 유하 씨네 집처럼 꽃이나 과일나무를 심는 데 쓸 생각은 못 했네요.”전유하가 운전기사에게 출발을 지시하고는 그녀의 말을 이었다.“저희 본가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요. 오는 길에 보셨겠지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별로 없죠. 여기 근처에 사는 분들은 우리 집과 비슷한 집안이 대부분이에요. 할머니께서는 드물게 조용한 땅이라며 함부로 훼손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지 않은 거죠. 게다가 시내랑 너무 멀어서 일반인들은 여기에 집을 사려고 하지도 않아요. 출퇴근이 불편하니까요. 우리처럼 자유롭지 않잖아요. 우리는 평소에 조금 늦어도 뭐라 하는 사람 없으니까요.”그들은 모두 사장이고 규칙을 정하는 사람들이었다.일반인들은 그런 자유가 없었다. 그들이 집을 살 때 대부분 아이들 학교와 자신의 직장을 고려했기에 너무 멀면 생활하기에 매우 불편했다.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남수지는 양옆의 풍경에 빠져있었다.곧 산 정상에 도착했다.서원 리조트의 대문은 매우 웅장했다. 그 네 글자는 어느 명필 전문가가 썼는지 알 수 없지만 글씨체에서 힘이 느껴졌다.리조트 입구에는 경비실이 있었고 당직 경비원이 미리 대문을 열어 주었다.전유하와 남수지를 태운 차는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다.리조트 대문에서 중심 본채까지 오는 거리의 풍경이 남수지의 감탄을 자아냈다.“우리 남씨 가문의 별장 정원도 꽤 멋지게 꾸몄다고 생각했는데 유하 씨네 본가 앞에서는 정말 새 발의 피였네요. 비교도 안 돼요.”서원 리조트가 새로 지은 것이었다면 아무래도 인공적인 느낌이 났겠지만 지은 지 수십 년이 흐른 만큼 깊은 옛스러운 분위기와 정취가 배어 있다.몇 채의 현대식
Read more

제4823화

“아쉽게도 우리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을 때 저는 스무 살도 채 안 되었어요. 지금은 서른한 살이 되었으니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네요.”전씨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전유하의 얼굴에는 그리움이 가득했다. 그들 형제 중에서 막내 전지율을 제외하면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와 정이 남달랐다.전씨 할아버지는 장손 전태윤을 중히 여기셨지만 다른 손자들에게도 지극히 잘해 주셨다.할아버지는 사람마다 성격과 재능이 다르다며 각자의 특성에 맞게 가르치셨다.전태윤만 조금 더 많은 것을 배웠을 뿐이다.후계자로서 여러 방면으로 발전해야 했는데 특히 사람을 다루는 법을 알아야 했으며 어떤 자리에 어떤 사람을 골라야 하는지 꿰뚫고 있어야 했다.전씨 할아버지 말씀대로 사람을 제대로 다루고 채용하기로 결심한 사람을 의심하지 않으면 전태윤은 편하게 앉아서 보다 쉽게 경영할 수 있었다.“할아버지께서 가장 아쉬워하신 건 저희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신 거예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저의 큰형은 스물여섯 살이었어요. 큰형은 항상 냉정하고 엄격해서 큰형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여자는 많았지만 감히 마음을 표현하는 이는 거의 없었죠. 큰형 곁에는 항상 경호원들이 따라다녀서 가족 외에 다른 여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했어요. 할아버지는 큰형의 결혼을 가장 걱정하셨어요.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할머니께 꼭 좋은 여자를 찾아 주라고 당부까지 하셨어요. 큰형은 인연이 얕아서 잡지 못하면 놓치기 쉬우니까 놓치면 평생 솔로로 살 거라고 하셨거든요.”전유하는 자신의 가족 이야기, 전태윤의 과거를 남수지에게 들려주었다.남수지는 마치 이야기를 듣듯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처음에는 리조트 대문에서 중심 본채까지가 꽤 멀게 느껴졌는데 전유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히려 매우 가까워 보였다.어느새 차는 중심 본채 앞에 멈춰 섰다.운전기사가 고개를 돌려 전유하에게 말했다.“도련님, 도착했습니다.”차에 다른 사람이 탔다면 운전기사가 먼저 내려 문을 열어 주었을 것이다.하
Read more

제4824화

온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전하연도 예의가 참 바른 아이였다.하예정과 같은 뛰어난 엄마가 직접 키우니 앞으로 버릇없이 자라지 않고 훌륭하게 클 게 분명했다.“이모, 보고 싶었어요.”전하연이 남수지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무척 다정하게 굴었다.꼬마는 남수지의 볼에 쪽 소리가 날 정도로 힘차게 뽀뽀를 하자 남수지는 마음이 단숨에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전하연을 볼 때마다 그녀는 전하연 같은 딸을 낳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이모, 언니. 언니.”전하연이 자기 언니인 이다빈을 남수지에게 소개했다.“안녕하세요. 이모.”이다빈이 때맞춰 인사를 건넸다. 이다빈은 전하연보다 발음이 훨씬 더 또렷했다. 반 살이 많다는 게 이렇게 차이가 나는 법인듯했다.남수지는 웅크리고 앉아 이다빈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품에 안고는 전유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애기들이 ‘이모’라고 부를 때마다 정말 달콤해서 녹아내릴 것만 같아요.”전유하가 일부러 질투하는 척하며 말했다.“봐요. 수지 씨가 오니까 조카들이 수지 씨만 따라다니잖아요. 난 이제 완전히 밀려났네요. 하연아, 너무 한 거 아니야? 나오자마자 남 이모만 안고 나한테는 인사도 안 해? 삼촌이 그렇게 귀여워해 줬는데 너무해.”“삼촌.”전하연이 달콤하게 삼촌을 부르며 그제야 두 팔을 내밀어 전유하에게 안겼다.하예정이 여운초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아이들에게 둘러싸인 남수지를 보며 하예정이 빙그레 웃었다.“수지 씨, 애들이 한참 동안 기다렸어요. 자꾸만 일곱째 숙모가 언제 오시냐고 묻더라고요.”집에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 꼬마들은 몹시 궁금해했다.미래의 일곱째 숙모가 어떤 분인지 너무나 알고 싶었던 것이다.하여 전시우가 일곱째 삼촌이 돌아왔다고 하자 모두 앞다투어 달려 나왔다.그 엄청난 신바람에 부모님들은 좀 질투까지 났다.남수지는 얼굴이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하예정의 그 한마디 때문이기도 했다.전유하와 겨우 상견례를 하러 왔을 뿐인데 전씨 가문의 꼬마들은 벌써 그녀를 일곱째 숙모로 여기고
Read more

제4825화

처음 시부모님을 뵙는 자리인 만큼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당연했다.전유하가 남수지 집에 공식적으로 인사를 하러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도 그는 그녀의 가족은 물론 친척들과 친구들까지 빠짐없이 선물을 준비하여 모두의 입에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집 안으로 들어서자 하예정이 전유하에게 자리를 양보했다.전유하는 남수지를 데리고 전씨 할머니 앞으로 걸어갔다.“할머니, 이쪽은 제 여자 친구 남수지 씨예요. 인사드리러 왔어요.”전씨 할머니가 인자하게 웃으셨다.“드디어 보는구나. 예정이가 나한테 수지 네 얘기를 꺼낸 뒤로 줄곧 보고 싶었단다.”남수지가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평소에 너무 바빠서 시간 내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제야 찾아뵙게 됐네요.”“괜찮다. 할머니도 젊은이들이 바쁘다는 거 알아. 일이 중요하지.”전유하는 이어서 부모님과 삼촌, 큰아버지까지 모두 남수지에게 소개했다.남수지가 어른들께 한 분 한 분 인사를 드린 뒤에야 전유하는 자신의 형들과 형수들을 차례로 소개했다.남수지는 평소에 멋진 전유하를 곁에서 봐 왔고 전씨 가문의 도련님들이 모두 빼어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막상 그들을 직접 만나 보자 역시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세상의 모든 잘생긴 남자들은 다 전씨 가문에 모여 태어난 게 분명했다.그들은 부드럽거나 진지하거나 웃음이 많거나 성격은 각양각색이었지만 하나같이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주얼이 훌륭했다.전유하의 형수들도 모두 큰 미인이었다. 남수지는 자신의 외모에 상당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전씨 가문의 여러 며느리를 직접 만나고 나니 그녀는 가문에서 그저 보통 수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른들도 관리가 무척 잘 되어 있었다.젊었을 적 그들의 빼어난 모습이 충분히 짐작되는 자태였다.하여 이토록 준수한 아들들을 낳을 수밖에 없었으리라.전시우를 비롯한 전씨 가문의 새 세대는 지금 모습만 봐도 20년 뒤에는 관성을 빛낼 뛰어난 인재로 성장할 게 뻔했다.모든 가족과 인사를 마치자 집사가
Read more

제4826화

그 순간, 전유하의 세심한 배려가 남수지의 마음을 한층 더 움직였다.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는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행동해야겠다고.늘 하예정의 도움만 받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조금만 더 앉아 있어요. 바람도 좀 부는데 앉아 있으면 좀 더 시원해질 거예요.”남수지는 서원 리조트의 정원 풍경에 푹 빠졌다.그녀가 전유하에게 물었다.“유하 씨, 댁 어른들은 저를 좋아하시나요?”전유하가 웃으며 대답했다.“좋아해요. 당연히 좋아하시죠. 정말 정말 좋아하시죠. 우리 집 어르신들은 연기를 못 해요. 다 진심이에요. 좋으면 좋은 거지 뒤에서 싫어하면서 앞에서만 좋은 척하는 법 없어요. 게다가 수지 씨는 흠잡을 데가 없잖아요. 어제 우리 할머니랑 어머니가 저를 깎아내리시면서 수지 씨한테는 정말 고맙다고 하셨잖아요. 노총각 아들을 받아줘서 감사하다고.”남수지도 웃음을 터뜨렸다.전씨 할머니는 참으로 전유하의 단점을 많이 늘어놓으셨다.서른한 살이 되도록 결혼을 못 해서 거의 평생 독신으로 살 뻔했다고, 남수지 덕분에 그 늙은 총각을 받아줘서 고맙다고.또 식사할 때면 늘 자기 반찬을 떠주셨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서.양성은 북쪽 지역이라 관성과 음식 문화와 사뭇 달랐다.전씨 가족은 그녀를 대접하려고 일부러 요리사한테 끼니마다 그녀가 평소 좋아하는 북부 지역의 요리를 만들게 했다.처음엔 전유하가 미리 알려준 줄 알았는데 정작 전유하는 자기가 말한 게 아니라며 집안 어른들이 미리 다 알아보신 거라고 했다.가문의 어른들이 직접 챙기시는 바람에 정작 자신은 세심하게 챙길 기회조차 못 얻었다고 전유하는 투덜대기까지 했다.남수지는 그제야 부모님이 관성에서 돌아가시자마자 왜 그렇게 결혼을 서두르셨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그녀는 온 지 하루 만에 전씨 가문의 분위기에 푹 빠져버렸다.멀리서 아이들이 떠드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곧 두 사람은 아이들 무리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다빈의 목소리가 들렸다.“예쁜 연꽃을 저도 갖고 싶
Read more

제4827화

“예진 누나는 나중에 재혼하셨어요. 우리 큰형의 좋은 친구인 노동명 형이랑 결혼해서 다빈을 낳았죠. 강성 이씨 가문의 가주는 반드시 직계 혈통 딸이 맡아야 하거든요.”“그 얘기는 들었어요. 몇 년 전에 강성 이씨 가문의 가주 자리가 바뀔 때 우리도 소문으로 들었죠.”그런 사람들을 언젠가 자신이 직접 알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우빈은 친아빠 집에도 가나요?”전유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올 때마다 한 번씩은 들르는데 오래 머물지는 않아요. 그래도 우리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해요. 우빈이 아빠는 예전에 정말 나쁜 놈이었지만 지금은 우빈한테는 그래도 꽤 잘 해줘요. 또 우빈 친아빠라는 이유로 우리는 우빈 앞에서 아빠 나쁜 얘기를 한 적 없어요.”하예진조차 아들 앞에서 전남편의 나쁜 얘기는 한 적 없었다.어른의 잘못은 어른의 잘못이었기에 굳이 아이까지 끌어들일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주형인이 아무리 나빠도 여전히 우빈의 친아빠였다.남수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자기가 사랑하는 이 남자는 가치관이 바르고 그 주변 사람들도 모두 생각이 바른 사람들이었다.이 남자라면 자신의 평생을 걸고 의지할 만했다.멀리서 오인숙이 자기 집 아들에게 말하고 있었다.“너는 일곱째 형이 여자 친구 데리고 집에 와서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왔는데 너의 여자 친구는 대체 어디 있는 거냐? 아직 젊다고 착각하지 마라. 벌써 서른 먹은 사람이니까.”전유림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엄마, 알았어요. 그만 좀 들들 볶으세요? 이런 말은 집에만 가면 항상 말하시잖아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정도로 들었어요. 저 아직 다친 사람이에요. 저도 좀 편히 쉬면서 치료하게 내버려두면 안 돼요?”오인숙이 아들의 붕대 감긴 두 손을 흘낏 보며 말했다.“네가 퇴원하기 전에 약을 다시 갈아줬는데 엄마가 다 봤어. 상처는 거의 다 나았더군. 붕대 안 감아도 돼. 아니면 애들이 상처 자국 보고 놀랄까 봐 붕대 감고 있는 거야?”전유림은 할 말을 잃었다.“너 퇴원했구나. 의사 선생님들 보
Read more

제4828화

전지율이 운전대를 잡은 채 웃으며 말했다.“형, 엄마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원래 그런 분이시잖아. 몇 년만 지나면 형들이 겪은 그 모든 일이 결국 내게도 들이닥칠 텐데.”그는 여러 형들이 하나둘씩 결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미 어른들의 결혼 압박에 대한 면역이 생겼다.“지율아, 이따가 나랑 집 좀 보러 가자. 아파트 한 채 장만하고 싶어.”전유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파트? 형 명의로 된 집이 벌써 수두룩한데 어느 곳에 사고 싶어서?”“내가 보기엔 민심대로가 환경이 꽤 괜찮더라. 거기 좋은 단지가 있던데 한 번 가 보자. 단일층 대형 아파트 좀 사고 싶어.”민심대로는 진씨 진료소에서 매우 가까웠다.걸어서 고작 3, 5분 거리였다.전유림이 연애 작전을 펼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가까이 살아야 마음도 더 먼저 얻는 법.전지율이 고개를 돌려 여덟째 형을 흘낏 보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형, 거긴 우리 회사랑 좀 떨어지는데? 거기서 집을 사면 매일 출근하려면 적어도 십 분은 일찍 나와야 할걸? 게다가 길이 막히기라도 하면 20분은 미리 나와야 해.”민심대로에서 전씨 그룹까지, 평소에는 차로 십여 분 거리였다.하지만 교차로도 많고 신호등도 많았으며 차량과 사람들로 매우 붐볐기 때문에 항상 막히기 일쑤였다.하여 그곳에서 전씨 그룹까지는 보통 20분에서 길게는 40분까지 걸렸다.출근 시간을 피하려면 그만큼 일찍 나와야 했다.늦잠 자기를 좋아하고 출근 시간 막바지에나 겨우 회사에 들어가는 막내로서는 10분, 아니 20분을 일찍 나간다는 건 너무나 괴로운 일이었다.그의 알람은 매일 아침 7시 반에 울렸다.조금만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 7시 40분이 되어서야 벌떡 일어났다.간단하게 세수하고 양치질한 뒤 아침은 밖에서 사 들고 전기 자전거를 타고 허둥지둥 회사로 달려가는 것이 그의 일과였다.그렇다. 막내는 실속파였다.출퇴근을 전기 자전거로 해결한다.차 막힘 걱정 따위는 할 필요가 없었다.시내에 있는 그의 자택은
Read more

제4829화

“그래. 그럼 지금 같이 집 보러 가자. 정말 괜찮으면 나도 한 채 살게. 형 바로 맞은편으로 말이야. 우리 형제끼리 붙어 살면 심심하지도 않고 좋잖아.”“너는 그쪽 집은 사지 마.”전유림은 진소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곳에 집을 마련하려는 참이었다.전지율은 잠꾸러기였다.만일 민심대로에 집을 사서 살게 되면 평소 출근하려면 남들보다 일찍 눈을 떠야 했고 살지 않게 되면 사둔 채로 비워 두거나 세를 놓을 터였다.그러나 그들 형제에게 그런 몇 푼 안 되는 돈이 아쉬울 리 없었다.“너 평소에도 질주하듯 회사로 달려가잖아. 방금 너도 말했지? 출근하기가 그리 편하지 않다고. 그런데... 지율아, 너는 학생 때는 그렇게 열심히 살더니 지금은 웬일로 이렇게 게으르냐? 날마다 늦잠만 자고 주말에 출근 없으면 아무 데도 안 가고 집에서 이틀 내내 처박혀 잠만 자잖아.”전유림은 이 막냇동생을 각별히 아꼈다.그는 막내의 몸에 이상이 있어 그렇게 잠이 많은 건 아닐까 걱정도 했다. 그래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이곳저곳 검사를 받아 보았다.그러나 결과는 건강 이상 무.이 녀석은 매우 건강했다.그토록 잠자기를 즐기는 까닭은 그저 밖으로 나서기가 귀찮아서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전지율이 차를 민심대로 쪽으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학창 시절에는 스트레스가 하늘을 찔렀어. 여덟 명의 형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내가 어찌 감히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풀 수 있었겠어? 조금만 정신줄을 놓아도 성적이 곤두박질쳤을 텐데 그러면 형들이 나를 안 때리면 다행이지. 형들을 가르치셨던 선생님들이 곧 내 선생님들이잖아. 내가 시험을 망치면 선생님은 부모님을 부르지도 않고 바로 형들을 꺼내셔서 나를 압박했어. 그래서 나는 죽기 살기로 밀어붙이고 내달릴 수밖에 없지. 초등학교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나는 정말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었어. 그렇게 이를 악물고 달린 건 형들 얼굴에 먹칠하기 싫었기 때문인데 정작 형들은 나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더라고. 선물이라고 주는 게 죄다
Read more

제4830화

곧 진씨 진료소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러나 전지율이 워낙 거침없이 몰아친 탓에 순식간에 그 자리를 스쳐 지나가 버렸다.제대로 한번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다.그러나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쪽에 집을 마련할 생각이라 앞으로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진씨 진료소를 찾을 참이었다.물론 진소아가 진료소에 나와 있는 시간을 골라서 가야겠지만.임도준의 전략을 그도 자신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존재감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는 법.그 또한 할 수 있었다.전유림은 자신의 조건이라면 진씨 가족 모두가 자신을 좋아하게 되리라는 확신이 있었다.그렇게 되면 임도준은 자연스레 밀려날 테였다.진소아는 애초에 임도준을 좋아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선후배 사이로, 전유림보다 훨씬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만약 임도준에게 마음이 있었다면 진소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와 진지하게 만나고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진소아의 직장 동료이자 동창생인 그 남자 역시 그녀가 마음에 둔 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이 거리, 꽤 북적이네. 근처에 회사랑 학교도 있고 단지도 꽤 많아.”전지율이 속도를 늦추며 말했다.민심 아파트에 이내 도착했다.차를 몰고 이렇게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이 거리의 번화함이 실감 났다.전유림이 입을 열었다.“그래서 내가 여기를 마음에 둔 거야. 부동산이 폭락한 뒤로 많은 곳의 집값이 곤두박질쳤지만 이 동네는 빠지지 않았어. 오히려 이곳의 좋은 단지는 다시 오르는 기미도 보인다고. 지금 장사가 안돼서 문 닫는 가게도 많고 온통 좋은 자리 세 놓는다는 간판이 넘쳐나잖아. 그런데 이 거리는 우리가 들어오면서 봤겠지만 가게마다 영업 중이야.”전지율이 받아쳤다.“거리 이름 참 잘 지었네. 민심대로라니. 그럼 차라리 이 거리 상가를 통째로 사 버려. 매달 받는 임대료만으로도 짭짤할 텐데 집 한 채 사서 수익을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빠를걸?”“사긴 뭘 사. 이 거리 상가는 다 우리 거야.”전지율이 깜짝 놀랐다.“진짜? 나는 전혀 몰랐는데!”
Read more
PREV
1
...
481482483484485
...
49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