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Chapter 5181 - Chapter 5190

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5181 - Chapter 5190

5386 Chapters

제5181화

용정은 전서가 증조할머니를 떠올린 걸 알아채더니 이내 전서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너희 증조할머니는 우리 스승님보다도 오래 사셨어. 할머니는 이제 할아버지 곁으로 가셨을 거야. 우리가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할머니도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계실 거야.”“정말 최고의 증조할머니셨는데 안 할 수가 없어. 증조할머니는 분명 증조할아버지를 만나셨을 거야. 아버지 말씀으로는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가 정말 각별한 사이셨대. 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증조할머니는 오랫동안 그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셨어. 겉으로는 강해 보이셨지만 사실 마음은 여리신 분이지. 증조할머니는 증조할아버지를 정말 그리워하셨어.”용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수밖에. 가까운 사람을 잃으면 그 상처가 더 오래 남는 법이야.”용정의 가족이 죽었을 때 그는 겨우 한 살이었다.기억에는 남아 있지 않았고 자라는 동안 친부모의 얼굴조차 본 적이 없었다.그가 커서 H시로 돌아왔을 때야 비로소 누군가가 찍어 둔 사진 속에서 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용정은 부모님의 장점만을 물려받아 자랐다. 만약 그가 인피 가면을 쓰지 않고 마스크를 벗는다면 용정의 부모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가 바로 그때 용씨 직계 혈통의 유일한 생존자임을 알아볼 수 있을 터였다.“전서야, 이런 슬픈 얘기는 그만하자. 우리는 앞만 보면서 살아가야 해. 우리가 잘 살아야 우리를 아끼는 사람들도 마음 놓으실 수 있지.”김청산은 임종 전에도 용정을 걱정하며 떠났다.그는 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고 그의 손길조차 닿지 않는 병이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김청산은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다. 다행히 제자인 정겨울을 만나 제자이자 딸처럼 키우셨고 그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모습까지 보고 또 용정이 열아홉 살이 될 때까지 곁을 지켜주었다.김청산은 그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했다.임종할 때 곁에는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었다. 비록 친자식은 아니었
Read more

제5182화

전하연이 다시 앉히려 했으나 용설희가 또 일어서려는 찰나, 전하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언니! 내가 골라준 자리가 마음에 안 들어요? 앉으라는데 자꾸 일어서면 내가 고른 자리가 맘에 안 든다는 뜻이잖아요.”“그런 거 아니에요. 하연 아가씨, 정말 그런 뜻이 아니에요.”용정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 예지연과 전하연이라는 사실을 용설희는 잘 알고 있었다.그녀도 전하연을 무척 좋아했지만 자신은 어디까지나 도련님의 경호원일 뿐이라고 생각해 나란히 앉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런 뜻이 아니면 그냥 편히 앉아 있어요. 언니가 안 앉으면 저 정말 서운해요.”용설희는 전하연의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용정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구석으로라도 물러나 서 있게 해 달라는 뜻이었다.그런데 그녀의 애원하는 눈빛은 오히려 자기 주인에게 전하연의 질책을 불러왔다.전하연이 용정과 전서를 향해 따끔하게 쏘아붙였다.“두 사람은 여기 앉아서 차 마시고 과일 챙겨 먹고 디저트까지 즐기면서 편하게 앉아 있으면서 왜 우리 언니는 구석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보게 하는 거야? 그만한 예의도 없어? 의자가 이렇게 널렸는데 언니 한 명 앉히는 게 그렇게 어려워?”용정과 전서는 동생에게 호된 꾸중을 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전하연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하연 아가씨...”“언니, 그냥 앉아요.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고 이 두 오빠한테는 신경 쓰지 말아요. 오빠들은 이런 눈치 없는 성격 때문에 평생 솔로로 전전긍긍하는 거예요. 여자 마음을 하나도 모르는데 이런 사람 누가 좋아하겠어요. 정말 걱정이에요. 용정 오빠는 서른을 훌쩍 넘겼는데도 아직 솔로라니. 여자를 아낄 줄 모르고 배려심도 없으니까 장가를 못 가는 거죠.”용정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빌었다.“맞아, 맞아. 내가 잘못했어. 내가 너무 눈치가 없어서 네 언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네. 하연아, 화내지 마. 봐, 언니가 벌써 앉았잖아.”용정과 전서는 눈치껏 탁자 위에 널린 음식을 죄다 용설희 앞으로
Read more

제5183화

전하연에게 끌려 집 안으로 들어온 용설희였다.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선우민아는 2층 서재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오늘은 회사에 나가지 않았지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는데 비서가 컴퓨터로 보낸 파일을 확인하는 중이었다.전창빈은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손님이 왔고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조카가 함께하기에 진수성찬을 차리기 위해 직접 칼을 잡았다. 집사는 곁에서 채소를 씻는 정도로 거들 뿐이었다.전하연은 용설희를 이끌고 소파로 걸어가 앉히며 말했다.“언니, 잠깐 앉아 있어요. 저는 들어가서 삼촌이 도움이 필요하신지 보고 올게요.”“아가씨, 제가 삼촌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저는 매일 도련님의 식사를 책임져서 솜씨도 나름 좋습니다.”용설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하연을 따라 주방으로 가려 하자 전하연이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우리 같이 가요.”그녀는 용설희를 외부인처럼 대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함께 주방으로 들어갔다.“삼촌, 제가 도와드릴까요?”“삼촌.”용설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전씨 가문 사람들을 항상 용정을 따라 부르고 있었다.“설희도 왔구나.”전창빈이 웃으며 말했다.“너희가 도울 일 없어. 설희랑 밖에 나가서 TV나 보고 놀다가 내가 다 준비하면 손 씻고 와. 설희야, 오늘 밤은 우리랑 같이 밥 먹어야 해.”용설희가 거절하려 하자 전하연이 바로 받아쳤다.“언니가 안 먹으면 나도 안 먹을 거예요.”“아가씨... 알겠어요. 오늘은 실례를 무릅쓰고 함께 먹을게요.”전하연이 말한 대로 행동하는 성격인 걸 용설희는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굶겠다고 하면 정말 굶을 사람이라 용설희는 그런 전하연을 차마 배고프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삼촌, 제가 좀 도와드릴게요. 삼촌한테 요리도 좀 배우고 싶어요. 제가 할 줄 아는 요리는 도련님이 이제 질리셨을 거예요.”용설희가 요리를 배우는 건 오직 용정을 위해서였다.전하연이 말한 대로 용설희의 마음에는 오직 용정만이 가득하지만 자신을 하인의 위치에 두는 바람
Read more

제5184화

용정은 차를 몰고 왔다. H시에서 A시까지는 차로 두 시간 남짓 걸리지만, A시 시내는 출퇴근 시간이면 도로가 특히 막혔다.지금이 7시가 넘었으니 용정이 H시 집에 도착하려면 아마 10시쯤 될 것이다.“그래? 알았어.”전서가 두 개의 쇼핑백을 가져왔다. 그 안에는 간식과 주스가 들어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용설희에게 건네며 말했다.“누나, 이건 우리 엄마랑 하연이가 누나를 위해 준비한 거예요. 꼭 받으셔야 해요.”용설희는 망설이며 용정을 바라보았다.이미 함께 식사까지 했는데 또 선물까지 받을 수 있단 말인가.용정이 담담하게 말했다.“아주머니와 하연이의 마음이니까 얼른 받아. 하연이가 서운해할라.”그 말에 용설희는 그제야 봉투를 받으며 선우민아 일행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전서는 다른 봉투를 용정에게 건넸다.“형, 이건 형 거야.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나도 몰라. 우리 엄마랑 하연이가 넣은 거니까.”용정은 봉투를 받으며 웃었다.“난 절대 사양하지 않아.”“사양하면 다음에 올 때 대문도 안 열어 줄 거야.”전서가 일부러 협박하듯 말하자 용정이 웃음을 터뜨렸다.용정은 다시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전서와 전하연의 배웅을 받으며 집 밖으로 나섰다.“하연아, 전서야, 얼른 들어가.”용정이 차에 오르며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용설희는 조수석에 앉아 같은 차를 타고 있었다. 위험이 닥치면 자신이 주인을 지킬 수 있었다.“오빠, 집에 도착하면 문자 보내 줘.”전하연이 오빠에게 당부하고는 다시 용설희를 향해 말했다.“언니, 드린 거 꼭 드시고 사용하세요. 우리가 정성껏 준비한 거예요.”용설희가 받은 것은 최고급 영양제와 두 상자와 화장품 두 세트, 그리고 디저트 한 세트였다.용정이든 용설희든 모두 전창빈이 만든 디저트를 특히 좋아했다.두 사람의 봉투에는 모두 디저트가 들어 있었는데 만약 용정에게만 주었다면 용설희는 절대 받지 않았을 것이다.오늘은 전하연이 곁에 있었기에 용설희가 마지못해 받아들였다.그녀가 아니었다면,
Read more

제5185화

전서가 동생에게 말했다.“너무 서두르지 마. 이틀 뒤면 다른 형제들도 다 이쪽으로 올 거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에서는 방학만 되면 우리 누나가 어디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니까.”전수가 말을 이었다.“형, 내 말은 그냥 방학 동안 숙제 걱정 없는 편하게 놀고 싶다는 거야. 꼭 형제들 때문만은 아니야.”전서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알아. 그래서 여기 있으라고 한 거야. 여기선 나만 네 공부에 신경 쓰니까.”그때 전하연이 끼어들었다.“오빠, 너무 겁주지 마. 전수는 똑똑하니까 중학교 가서 열심히 해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어. 방학 시작하자마자 너무 압박하면 애가 힘들어해. 우리 아홉째 삼촌이 겪었던 걸 똑같이 전수에게 겪게 하지 마.”전수가 즉시 전하연의 팔을 붙잡으며 해맑게 웃었다.“역시 누나가 제일 좋아. 형은 자꾸 공부하라고만 해. 나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는걸. 내가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었으면 나를 더 심하게 몰아세웠을 거야.”전하연이 말을 이었다.“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자신을 믿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건강이 더 중요해. 누나는 네가 항상 행복하길 바라.”“오빠도 전수에게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 우리 애들은 다 공부 잘하잖아?”하예정의 말에 따르면 전씨 가문의 아이들은 타고난 두뇌 덕에 공부를 잘한다고 하지만 사실 모두가 쏟아낸 노력의 결과였다.“알았어. 그럼 이번 방학은 마음껏 놀게 해 줄게. 하지만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다시 집중해야 해. 개학하고 나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거야.”“알았어. 나 평소에도 엄청 열심히 하잖아.”전수가 형에게 혀를 내밀며 장난을 치자 전서가 동생의 이마를 톡 때리며 전하연에게 말했다.“하연아, 너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이 게으름 피우는 데는 짱이야. 우리가 없으면 바로 TV를 켜고 장난감을 놀거나 밖으로 나가서 신나게 놀아. 외할머니네는 다들 눈감아 줘서 애가 게으름 피우는 것조차 몰랐다니까.”전하연이 웃으며 말했다.“전수가 게으름을 피워도 항상 전교 1등을 유지했잖아. 그 정
Read more

제5186화

모두가 누나 전하연에게 달라붙기를 좋아했다.전하연이 열다섯째인 전수를 데리고 나간다면 다른 사촌 동생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말할 것도 없이 전지섭은 전하연에게 바짝 붙어 떨어질 줄 모를 게 뻔했다.전하연은 그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형, 형은 내가 행복하게 지내는 꼴이 못마땅하나 봐? 내가 누나랑 같이 놀러 간다는 게 부러워서, 형은 회사에 가야 돼서 못 따라가니까, 일부러 누나를 겁주려고 그러는 거지? 누나, 걱정하지 마. 동생들이 따라와도 문제없어. 우리 모두 호신술 정도는 할 줄 알아. 오히려 누나를 지켜줄 수 있어. 골치 아픈 건 지섭이지...”전하연은 어색하게 웃었다.이번 여름방학은 동생들 없이 조용히 보내고 싶었지만 입이 너무 빨랐다. 전수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말해버렸으니 다른 동생들이 모를 리 없었다.결국 그녀는 어김없이 동생들의 우두머리로 다시 등극하고 말았다.“전수야, 차라리 네가 관성으로 돌아가서 다른 형제들이랑 신나게 놀지 그래?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너를 많이 보고 싶어 하셔.”전하연과 전서, 그리고 전수는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라 다른 사촌들보다는 더 가까웠다.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특히 막내 전수를 많이 아꼈다.“싫어. 누나가 어디로 가든 나도 따라갈 거야”전수는 자기 친형을 노려보았다. 모든 게 형이 쓸데없는 말을 해서였다.이 형은 분명 자신을 질투하고 있다.전하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아직은 확실히 정한 게 없어. 어쩌면 친구들이랑 여행을 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너희를 데리고 갈 수가 없어.”“누나 친구들은 우리도 다 알잖아. 같이 가도 되잖아? 우리 같은 잘생기고 귀여운 동생들이 따라가면 누나가 얼마나 든든해? 남들이 부러워할걸?”전하연은 할 말을 잃었다.그녀의 친구들은 확실히 그녀의 사촌들을 잘생기고 귀엽다고 했지만 여자들끼리 모이면 하는 이야기나 가고 싶은 곳은 남자 동생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 아니었다.만약 오빠들을 데리고 갔다면 혹시 좋은 인연이
Read more

제5187화

“오빠 스트레스는 우리 큰오빠만 못할걸. 가끔은 큰형이 그 무거운 짐 지는 거 보면 난 진짜 안타까워.”전하연이 걱정하며 말했다.“몇 년만 지나면 나도 좀 도와줄 수 있을 텐데 그럼 큰오빠가 좀 덜 힘들지 않을까?”“하연아, 너는 너 하고 싶은 거 해. 큰형 혼자 감당하는 거 아니야. 우리 같은 형들이 있잖아. 언제든지 도와주러 갈 수 있으니까 너는 그냥 네가 가고 싶은 길 가.”전서가 바로 받아쳤다. 어릴 때부터 그들은 여동생 하나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또 여동생을 지키는 것을 자기들 몫이라고 생각했다.하늘이 무너져도 그 무게가 전하연에게 닿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형제들의 다짐이었다.“나도 사업해 보고 싶어. 지연 언니처럼 멋진 여자 회장이 되고 싶어.”“하연아, 너랑 지연 언니는 달라. 그쪽은 타고난 카리스마인데 너는 되게 귀엽고 부드러워 보여서 여자 회장이랑 좀 안 어울려.”전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럼 누나는 부드러우니까 ‘소프트 회장’ 하면 되지.”전수가 재빨리 끼어들었다가 형과 누나에게 동시에 한 대씩 얻어맞았다.“내가 귀여운 회장처럼 보여? 나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그냥 회장은 할 수 있잖아. 소프트가 아니라.”전수가 맞은 자리를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지연 언니는 카리스마 있으니까 ‘카리스마 회장’이고, 누나는 부드러우니까 ‘소프트 회장’이잖아...”형과 누나가 동시에 노려보자 전수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더 말했다간 또 얻어맞을 게 뻔했다.세 남매는 정원을 몇 바퀴 산책하고 나서야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때 전지섭이 또 전화를 걸어왔다.전하연은 한 시간 넘게 전화를 붙들고 얘기하다가 배터리가 10%밖에 안 남아서 급히 방으로 들어가 충전기를 꽂았다.그리고 부모님이 바쁘지 않을 시간을 대충 짐작해서 전화를 걸었다.하예정이 받았다.“엄마.”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자 하예정이 미소를 지으려는 찰나, 옆에서 전태윤이 휴대폰을 낚아챘다.“하연아, 아빠야. 삼촌 집에 잘 갔어? 재밌어? 아빠 보고 싶
Read more

제5188화

전하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빠는 안 늙었어요. 오히려 아직 젊으셔서 제가 아빠랑 같이 쇼핑하면 남들이 남매로 착각할 정도예요. 엄마도 마찬가지로 젊어요. 그러니까 아빠, 은퇴는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큰오빠가 조금 더 익숙해질 때까지만 더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전하연은 속으로 전시우가 걱정되었다. 부모님이 완전히 손을 떼면 회사의 모든 짐이 그에게 고스란히 넘어갈 테니까.지금은 전태윤이 반쯤 물러난 상태라도 그래도 가끔 회사에 나가서 도와주면 그나마 덜 버거웠다.“시우는 이미 많이 익숙해졌고 회사 직원들도 지금 잘 따르고 있어. 게다가 임준이도 옆에서 든든히 도와주고 있거든.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아빠 젊었을 때보다 더 잘하고 있으니까. 생각해 보니까 나도 시우 지금 나이쯤에 가업을 물려받았어.”전태윤의 말에는 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아들이 제대로 성장하고 그저 놀고먹는 부잣집 자식이 아니라는 점이 무엇보다 기뻤다.이제야 비로소 물러날 때가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소임준은 아버지 소정남처럼 자기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전씨 그룹에서 일하고 있었다.그는 전시우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자 친형제나 다름없는 사이였다.그 우정은 전태윤과 소정남의 인연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했다.소임준이 전시우를 돕는 것은 형제 같은 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시우를 처남으로 여기기 때문이기도 했다.전시우는 유일한 여동생을 소임준이 데려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관성에서 그와 겨룰 만한 상대는 소임준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전하연이 소임준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여동생은 그를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았지만 그것이 남매의 정인지 연인의 정인지는 아직 분별하기 어려웠다.전하연도 아직 어렸기에 전씨 가문이 지금 당장 그녀를 시집보낼 리 없었다. 적어도 앞으로 5, 6년은 더 두고 볼 생각이었다.소임준은 그 기다림을 감수해야 했다.“삼촌이랑 작은어머니는 잘 계셔?”전태윤이 동생의 근
Read more

제5189화

하예정과 딸은 한참 동안 통화를 이어갔다. 옆에서 지켜보던 전태윤이 살짝 질투심이 났는지 한마디 던졌다.“여보, 당신이 딸이랑 얘기한 시간이 나보다 길어. 딸만 너무 편애하는 거 아니야?”하예정이 남편을 살짝 밀쳐내며 딸에게 말했다.“하연아, 너도 이제 쉬어. 엄마가 끊을게. 네 아빠는 나이가 들수록 애가 되는 것 같아.”“아빠는 엄마가 우리랑 있는 걸 못마땅해하시는 것 같아요. 하루 종일 엄마가 아빠만 생각하길 바라는 거죠.”전태윤은 딸의 말에 당당하게 받아쳤다.“네 엄마는 평생 나랑 함께 살 사람이니까 당연히 하루 종일 나만 생각해야지. 됐어. 그만 말하고 너도 이제 쉬어.”전하연은 아직 시간이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쉽게 전화를 끊었다.한편 용정은 예상대로 밤 10시가 되어서야 H시의 저택에 도착했다.그의 별장은 넓고 정원은 전통적인 정원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다.용정은 예진 리조트의 풍경에 반해, 자기 집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물론 정원을 유지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손길이 필요했다.그의 경호팀은 두 조로 나뉘어 호위하고 있었다.함께 외출하지 않은 팀은 별장 안에서 청소와 정원 가꾸기, 연못 관리 등을 맡았다.용정이 입주한 뒤로 저택의 담장은 더 높아졌고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사각지대가 없었다.정원의 나무 등은 담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어 누군가 담을 넘어 숨더라도 나무에 숨을 수 없도록 했다.심지어 담장 아래에는 뾰족한 못이 빼곡히 박혀 있었고 그 위로는 독초가 심겨 있어 잘못 건드리거나 먹으면 중독될 위험이 있었다.용정은 김청산과 함께 십여 년간 수련하며 이 모든 것을 익혔다.김청산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졍겨울이 모든 것을 그에게 전수했다.그와 함께 수련한 이는 용설희와 예훈이었다.예씨 가문의 젊은이들도 어느 정도 의학과 독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는데 정겨울이 이 분야에 능했기 때문이다.정겨울은 아들과 조카들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자신을 지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정이 용진
Read more

제5190화

용정이 대답했다.“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알면서 왜 나한테 주려고 그래? 너한테 주는 거니까 네가 먹어. 이 영양제는 여자들이 먹어야 피부에 좋대.”그는 고개를 들어 용설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늘 용정의 곁을 지키며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자랐지만 피부는 여전히 좋았다.좋은 화장품을 쓰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용정의 작은어머니의 친정이 화장품 사업을 하기 때문이었다.용정의 둘째 작은어머니가 직접 개발한 화장품은 품질이 뛰어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덕분에 귀부인과 숙녀들 사이에서는 그녀에게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용정도 예진 리조트에 돌아갈 때마다 작은어머니에게 화장품을 받곤 했는데 자신이 쓸 것과 용설희가 쓸 것을 따로 챙겼다.사실 용정도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어릴 적부터 잘생기고 귀여웠던 그는 서른이 넘어서 못생겨지고 싶지 않아 스스로 잘 관리했고 필요한 화장품은 하나도 빠짐없이 사용했다.그리고 본가나 서원 리조트에 갈 때마다 항상 미용 영양제를 많이 받아왔다.용정은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았기에 전부 용설희에게 줬다.사실 어른들도 그의 손을 통해 용설희에게 전해주려는 것이었다.어른들의 눈에 용정과 용설희는 이미 한 몸이나 다름없었다.“저는 이미 많이 먹었어요.”용설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그녀는 물건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용정이 말한 대로 이 선물은 이미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었다.선우씨 가문에서 받은 이상 끝까지 간직하는 것이 도리였다.도로 내버리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늦었어. 가서 쉬어.”그러나 용설희는 움직이지 않았다.“도련님이 아직 안 주무셨어요.”용정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집에 돌아왔으니까 안전해. 긴장 좀 풀어.”용설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쭉 그렇게 살아왔다.그녀는 용정이 잠든 후에야 방으로 돌아갔다.그리고 바로 자지 않고 먼저 집 안을 한 바퀴 돌며 잠재적인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고 그제야 방으
Read more
PREV
1
...
517518519520521
...
53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