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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1화

용찬이 말을 이었다.“예용정이 바로 그 어린아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아직 그 아이와 직접 만나지 못했고 그 사람의 출신도 파악하지 못했는데 아직 확실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어요. 직접 만나고 예용정이란 사람의 정체를 확실히 밝혀내야만 해요. 만약 그 아이가 아니라면 우리가 무턱대고 손을 대는 것은 용씨 가문에 강력한 적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 될 뿐이에요.”용태호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건넸다.“우리 가문이 백 년 동안 장악해 온 이 지역에서조차 그 사람의 진짜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다니, 이 사람의 배경이 만만치 않은 것 같구나. 이론상으로는 예씨 가문과 전씨 가문이 연합한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텐데. 혹시 예용정이 그 아이가 아닐까?”용태호는 예용정이 그 어린아이가 아니길 바랐다.만약 정말 용정이란 아이라면 용태호와 그의 가족이 30년 동안 일궈 온 모든 것이 도로 빼앗겨 타인의 재산이 될 게 뻔했다.그들은 지난 30년 동안 자신들의 회사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용씨 그룹을 통해 사업을 해야만 했다.그러나 그들은 용씨 그룹의 재산을 완전히 옮길 수 없었다. 그룹 내에는 여전히 많은 핵심 원로가 있었는데 그들은 대를 이어온 가문의 진정한 엘리트로 오직 진정한 가주만이 그들을 움직일 수 있었다.그들의 감시 아래에서 용태호 가족은 용씨 그룹을 고갈시키거나 가문의 재산을 빼돌릴 수 없었다.대리 가주인 그들의 모든 움직임은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으니까.용씨 가문 내부는 절반이 30년 전 용태호를 따라 직계 혈통을 살해한 이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자들이었다.용태호가 가주 자리를 차지하는 데 실패하자 그들의 인내심도 점차 바닥나기 시작했다.그들은 언젠가 진짜 가주가 돌아와 모든 것을 되찾고 자신들에게 복수할까 두려워 용태호 가족에게 그 아이를 빨리 찾아 뿌리를 뽑으라고 재촉했다.30년이 지나도록 찾지 못했는데 이제 그 아이도 서른을 넘겼을 것이다.만약 그 아이가 잘 커서 강해졌다면 지금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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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2화

용시은이 말을 이었다.“아빠, 다음 주 토요일에 비즈니스 리셉션이 있잖아요. 예용정 그 사람도 참석할 거예요. 아빠,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접근해서 그 마스크를 벗겨 볼게요.”용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접근이 되든 안 되든 좋아하는 척하고 쫓아다녀 봐. 기회만 나면 달라붙고. 젊고 또 미혼이니까 구애자가 생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잖아.”용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이미 예용정에게 마음이 있었다.하여 그 검은 마스크 아래에 감춰진 얼굴이 어떤 모습일지, 그 궁금증이 날로 커져만 갔다.한편, A시의 선우씨 가문.전창빈 부부는 별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아들의 차가 시야에 들어오자 두 사람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차가 가까이 다가오자 전서가 차를 멈추고 차 문 잠금을 해제했다.아직 내리기도 전에 그의 부모님이 다가와 웃으며 차 문을 열었다.그러나 아들이 앉은 문이 아니라 뒷좌석 문이었다.그러더니 선우민아가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연아, 비행기 오래 타서 많이 피곤하지? 여섯째 삼촌이 네가 좋아하는 요리를 미리 다 준비했단다. 자, 들어가자.”선우민아가 웃으며 전하연의 손을 잡았다.“잘 계셨어요?”전하연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며 선우민아의 팔에 매달렸다.전창빈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아내와 조카의 뒤를 따라 걸으며 말했다.“하연아, 네가 온다고 하니 네 작은어머니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 네 방은 작은어머니가 직접 정리했어. 예전에 네가 휴가 왔을 때 썼던 그 방이야. 방 안 물건들은 하나도 안 바꾸고 그대로 두었는데 요즘 커튼도 새로 달고, 침대도 큰 걸로 바꿨어. 예전 침대가 좀 작았으니까. 네가 그때는 어렸잖니. 그리고 또 나보고 일찌감치 요리 준비하라고 명령하셨어. 먼 길 왔으니 네가 배고플 거라고. 심지어 오늘 출근해야 하는데도 널 집에서 기다리느라 네 작은어머니는 회사에도 안 나가셨어. 원래 공항에 마중 나가려고 했는데 네 오빠가 자기가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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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3화

전하연이 입을 열었다.“증조할머니께서 제 결정을 아시면 오히려 기뻐하실 거예요. 제가 어른이 되어 철이 들었다고, 일을 처리하는 데도 나름의 계획이 생겼다고 하시면서요. 전에 제가 증조할머니 산소에 가서 증조할머니께 인사드리고 할머니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전하연은 증조할머니와의 정이 각별했다.어릴 적,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는 매일 증조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았다.전씨 할머니는 전하연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껴주셨는데 수많은 증손주 중에서도 유독 그녀를 가장 아꼈다.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전하연은 열세 살이었다.막 중학교에 입학한 때였는데 그날은 9년 전, 음력 11월의 토요일이었다.관성의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그날, 학교에서 돌아온 전하연은 증조할머니가 평소처럼 건강하신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전씨 할머니는 아무 문제 없이 음식을 잘 드시고 잠도 편안하게 주무셨다.그날 밤, 전하연은 꼭 증조할머니와 함께 자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그리고 증조할머니의 침대에 누워 그녀는 할머니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 자신이 아는 모든 이야기를 할머니께 들려드렸고 할머니는 매번 웃음을 터뜨리며 재미있게 들어 주셨다.그때 전씨 할머니는 증손녀에게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무작정 공부만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성적은 이미 훌륭하니까 몸을 잘 돌보고 할머니도 많이 생각하라고 하셨다.전하연은 할머니의 팔을 끌어안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매일 할머니를 생각할 거라고, 할머니한테 집에서도 자신을 생각하시는지 묻기까지 했다.그때 할머니는 자애로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하연이는 내 보물이요, 내 마음속 진주란다. 매일 매 순간 하연이를 생각하고 있지. 증손주가 많아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우리 하연이야.”“저도 증조할머니가 제일 좋아요. 증조할머니, 꼭 10년, 20년 더 계셔야 해요. 제가 자라고 결혼하는 걸 지켜보셔야죠.”할머니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할머니도 10년, 20년 더 살아서 내 하연이가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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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4화

“증조할머니.”전하연이 불렀다.증조할머니는 나이가 많으셨지만 두어 번만 부르면 금방 깨어나셨다.전하연은 증조할머니가 깊이 잠드신 줄 알고 다시 두어 번 불렀지만 평소처럼 대답하지 않으셨고 일어나지도 않으셨다.전하연이 조금 당황하며 벌떡 일어나 침대 옆 탁자의 불을 켰다. 그녀는 증조할머니를 가볍게 흔들며 계속 불렀다.“증조할머니, 증조할머니!”그러나 증조할머니는 끝내 깨어나지 않으셨다.전하연은 당황한 나머지 떨리는 손으로 증조할머니의 코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숨이 이미 멎었다.전하연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녀는 허둥지둥 침대에서 굴러 내려와 방을 뛰쳐나가더니 거실에 소리쳤다.“아빠! 엄마! 얼른 내려와요! 증조할머니가 깨어나지 않아요!”그녀의 울부짖음은 밤에 잠긴 서원 리조트에 번개처럼 울려 퍼졌다.전하연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장 먼저 내려왔다. 그들도 전하연처럼 당황한 채 전씨 할머니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전태윤이 전씨 할머니의 코에 손을 가져가 보더니 얼굴이 창백해졌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할머니 침대 앞에 무릎을 꿇었다.전태윤이 말했다.“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곧 기타 어른들도 도착했다.진소아는 의사였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전씨 할머니의 몸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진찰을 마친 진소아는 전씨 할머니가 이미 돌아가셨다면서 고개를 저었다.전하연은 증조할머니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에 실감이 나지 않았다.전씨 할머니는 꿈속에서 아무런 고통 없이 편안한 표정으로 떠나셨다.전하연은 펑펑 울며, 자신이 너무 깊이 잠든 탓에 할머니가 떠나는 것도 몰랐다고 자책했다.친척들과 지인들이 모두 할머니를 배웅하러 왔다.모두가 위로하며 전씨 할머니가 장수하셨고 병고 없이 평안하게 꿈속에서 떠나셨으니 기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할머니는 너무나 소중한 분이었기에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전하연은 부모님과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들 모두가 깊은 슬픔에 잠긴 모습을 보았다. 전씨 할머니가 언젠가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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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5화

전창빈이 말을 건넸다.“다음에 나도 관성에 갈 때 네 증조할머니 산소에도 꼭 들러야겠다. 날 자주 못 보시면 할머니가 서운해하실 거야.”전하연이 말을 이었다.“안 그러실 거예요. 증조할머니는 우리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시고 모두를 똑같이 아끼셨잖아요.”증조할머니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할머니셨다.‘왜 하늘은 증조할머니를 10년, 20년 더 살게 해 주지 않으셨을까?’전하연도 자신이 욕심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증조할머니의 그 나이는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바람에도 좀처럼 이루기 어려운 것이었다.선우민아가 웃으며 말했다.“맞아. 할머니는 우리를 가장 사랑하셨지. 그런데 하연아, 네 열아홉째 동생은 따라오겠다고 안 했어?”선우민아가 화제를 돌렸다.전씨 할머니께서 떠나신 지 벌써 9년이 지났지만 할머니 얘기만 나오면 아직도 마음이 무거워졌다.전하연이 오랜만에 온 만큼, 모두의 기분을 고려해 선우민아는 이야기를 전지율의 둘째 아이 전지섭, 이번 세대의 열아홉째 도련님에게로 돌렸다.전지섭은 이제 겨우 다섯 살이 조금 넘었다. 막내라 온 가족이 아꼈지만 그는 유독 전하연, 유일한 누나를 좋아했다.전하연이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그는 베개를 끌어안고 이불을 질질 끌며 전하연의 방으로 들어와 울고 떼쓰며 같이 자겠다고 했다.심지어 그녀가 방을 나서기만 하면 바닥에 뒹굴며 울고불고 난리였다.데려가지 않으면 정말 온 집안이 골치 아플 정도로 울어댔는데 전지율은 이 녀석을 아내의 뱃속에 다시 집어넣고 싶어질 지경이었다.전지율이 아들을 울보라고 불평할 때마다 그의 아내는 “자기가 둘째를 낳자고 했잖아”라고 받아쳤다.첫째와 둘째는 무려 열 살 차이였다.전지율은 스물아홉에 결혼해 서른에 처음 아빠가 되었다.그의 장남은 이번 세대에서 전남우 번째로 올해 열다섯 살이었다. 첫째가 열 살 되던 해에 둘째를 가졌고, 둘째가 태어났을 때 전지율은 마흔 살에 거의 다다랐으녀 그의 아내는 그보다 두 살 어려 서른여덟이었다.둘째를 가졌을 때 아내의 입덧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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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6화

예씨 가문이 전씨 가문보다 여자아이가 하나 더 많다는 사실에 전씨 형제들은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지섭은 제가 오는 줄도 몰라요. 아직 유치원 방학도 안 했는데 아마 다음 주쯤 방학할 거예요. 아홉째 삼촌한테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하시고 아홉째 작은어머니는 다음 주에 방학이라고 하셨어요. 방학이면 아마 이번 주말까지만 유치원에 가고 휴식할 거예요.”세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선우민아는 전하연의 손을 이끌고 소파 쪽으로 갔다. 전창빈은 조카를 위해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삼촌, 제가 할게요.”전하연은 매우 미안해했다. 자신은 후배인데 삼촌이 물을 따라 주어 얼른 괜찮다고 했다.전창빈이 웃으며 말했다.“비행기 오래 타서 많이 피곤했을 텐데 내가 할게. 그냥 앉아 있어. 먼저 물 마시고 이따가 밥 먹자. 전서는? 아직 밖에서 뭐 하고 있지?”전창빈은 장남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걸 보고 현관문 쪽을 향해 소리쳤다.“전서야! 너 아직도 안 들어오고 뭐 해? 네 동생 배고프대. 밥 먹자. 우리 모두 너만 기다리게 하지 마.”2분 후, 전서가 네 개의 캐리어를 끌고 어깨에는 여러 개의 큰 가방을 걸친 채 힘겹게 들어오며 불평했다.“아빠, 엄마. 저는 아들이 아니에요? 하연이가 짐을 많이 가져온 걸 못 보셨어요? 좀 도와주지도 않고 하연이만 데리고 들어가더니, 제가 안 들어온다고 뭐라 하시고. 동생 짐이라도 옮겨줘야죠.”전창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했다.“집사한테 부탁하면 되지, 혼자 다 옮길 필요가 있냐? 공을 세우려는 거냐?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네 동생이 오랜만에 왔는데 매일 데리고 나가 놀려고 하지 마. 너희 엄마한테도 기회를 줘야지. 우리도 며칠 데리고 놀러 다닐 거야.”전하연은 사촌오빠가 자신의 짐을 모두 들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더니 재빨리 물컵을 내려놓고 일어나 도우려고 했다.“저의 부모님이 여섯째 삼촌네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에요. 저에게 가져오라고 하셨어요.”사실 부모님이 준비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전하연은 가벼운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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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7화

전서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저는 네 살 때부터 무술을 배워서 벌써 십 년 넘게 수련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는 거예요? 아빠 너무 해요. 여동생이 오니까 아들은 없는 셈 치시네요.”전창빈이 고개를 돌려 아들을 흘끗 보며 말했다.“밥 먹고 나면 회사로 가. 오늘 휴가 낸 건 동생 공항에 마중 나가라고 한 거잖아.”“아빠, 이미 휴가를 냈는데 하루 종일 쉬게 해줘요. 저도 오랜만에 하연이랑 얘기 좀 하고 싶어요. 아직 회사에서 평사원이라 하루쯤 안 나가도 괜찮아요.”전서는 전하연보다 겨우 18개월 많을 뿐이었다.전하연은 올해 22살, 전서는 아직 24살이 채 안 되었다.전서는 형제 중 다섯째로, 큰형 전시우보다는 겨우 3살 어렸다.그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그와 동시에 일을 배우고 있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전씨 가문의 자제들은 스무 살이 되면 상업계에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고 했다.증조할머니가 계실 때, 아버지와 삼촌들은 증조할머니와 함께 여러 행사에 참석하며 전씨 가문의 도련님들이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음을 알렸다.전서도 스무 살이 되자 부모님이 각종 행사에 자주 참석하게 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전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었다.전씨 가문의 새 세대 다섯째 도련님인 전서는 오랫동안 원림성 A시에서 생활했기에 관성 상류층에서는 그를 잘 알지 못했다.전창빈 부부는 그를 데리고 행사에 참석하며 이곳의 거물들과 인맥을 쌓게 했다.전창빈은 이곳에 이미 회사를 세워 사업을 하고 있었고 선우민아는 세원 그룹을 운영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회사도 운영하고 있었다.전서와 남동생은 장차 부모님의 회사를 물려받을 예정이었는데 선우씨 가문의 사업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선우민아도 그에게 그것은 선우씨 가문의 것이며 외삼촌의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주었다.선우씨 가문의 재산은 막대했지만 부모님의 재산을 합치면 세원 그룹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전서는 몇 년만 더 노력하면 자신만의 사업을 일으킬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아버지 말씀대로 전씨 가문의 아들들은 큰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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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8화

식사가 끝난 뒤에도, 전하연은 모두의 따뜻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그때 집사가 선우민아 곁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말했다.“아가씨, 용진 그룹의 예용정 씨께서 오셨어요.”선우민아가 웃으며 말했다.“소식이 참 빠르군요. 어서 모셔 오세요.”집사가 대답했다.“용정 씨 차는 벌써 현관 앞에 도착했고 지금 안으로 들어오고 계십니다.”예용정은 선우씨 가문의 단골이나 다름없었다.집안 가정부들도 그를 잘 알았는데 그들의 주인과 각별한 사이임을 알고 있었다.비록 그의 얼굴을 본 적은 없었지만 늘 그를 존중해주었다.곧 예용정이 모두의 시야에 들어왔다.“잘 계셨어요?”예용정, 즉 용정은 들어서자마자 전창빈 부부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선우씨 가문의 어른들에게도 인사를 드렸다.마지막으로 시선은 전하연에게 멈췄는데 그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공항에 사람을 보내 마중 나가게 했는데 전서에게 먼저 빼앗겼네요.”전하연은 바로 옆에 있는 사촌오빠를 살짝 밀어내며 예용정에게 자리를 내주었다.“오빠, 여기 앉아.”전하연은 자기 옆자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전서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용정 형이 올 때마다 난 늘 뒷전이네.”불평이 아니라 그냥 혼잣말이었다.사실 전서는 말하지 않아도 기꺼이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었다.예용정은 모두가 존경하는 대상이었고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큰형이었으며 항상 그들을 잘 돌봐 주었다.예용정은 사양하지 않고 전하연 곁에 앉았다. 앉자마자 손에 든 선물을 그녀에게 건넸다.“하연아, 오랜만이야. 자,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선물 상자를 보자마자, 전하연은 그 안에 주얼리가 들어 있음을 직감했다. 그녀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오빠는 선물이라고 해봐야 항상 똑같은 것만 줘. 이러다가 나중에 좋아하는 여자 생기면 계속 똑같은 거만 주다간 연애도 못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예용정이 웃으며 대답했다.“뭘 줘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서 그래. 지연이한테 주는 선물도 항상 이랬어.”그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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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9화

선우민아가 웃으며 말했다.“다행이야, 네 두 동생이랑 하연이가 항상 같은 선물 주는 걸 싫어하지 않아서.”예씨 가문의 이번 세대에는 두 명의 여자아이가 있었다.예준하와 성소현의 둘째가 딸이었고 이름은 예소라고 지었다. 예준하의 ‘예’와 성소현의 ‘소’를 땄다.용정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이 세 여동생에게 주는 선물이 항상 똑같았다.매번 같은 종류였고,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마치 예전에 노동명이 주우빈에게 매일 같은 장난감을 선물했던 것처럼.용정은 조금 민망했다.정말 무엇을 줘야 할지 몰랐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주얼리거나 화장품 아니겠는가.화장품은 잘 알지 못했기에 용정은 세 동생에게 주는 선물은 항상 같은 스타일의 주얼리 세트였다.예지연이든, 예소든, 전하연이든 모두 같은 디자인을 선물했다.간편하기도 했고 그가 주는 선물은 결코 싸지 않아서 여동생들이 받아서 착용하지 않더라도 소장할 가치가 있었다.“사촌오빠는 안 왔어?”전하연이 주우빈을 물었다.“우빈은 네가 오기 전에 관성으로 돌아갔어. 내 회사 부회장일 뿐만 아니라, 노씨 그룹의 부회장이기도 하거든.”주우빈은 성인이 된 후부터 노동명을 따라 사업을 배웠다.용정은 성인이 되자 양어머니인 모연정이 그에게 진짜 출신을 알려 주었다.자신에게 원한 갚은 원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용정은 복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용정은 바로 원수들을 찾아가지 않고 먼저 H시에 용진 그룹을 설립했다.몇 년의 시간을 들여 용씨 그룹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시켰고 양아버지의 성을 빌려 예용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예용정은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녔고 설령 누군가 그의 마스크를 벗기더라도 그는 정교한 인피 가면을 쓰고 있었다.스승님은 그에게 원수를 갚으려면 먼저 충분한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가르쳤다.용태호 일당이 그의 가족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말이다.세상 사람들 모두 용태호 일당이 용정의 가족을 죽인 사실을 알지만 이 세상은 법으로 다스리는 사회였다.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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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0화

세원 그룹은 원림성 A시의 으뜸가는 기업으로 누구나 협력을 원하는 곳이었다.한때 대리 가주였던 용태호가 장남 용찬을 데리고 찾아와 협력을 제안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선우민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용태호가 용씨 그룹을 대표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용태호는 단지 대리 가주에 불과했고 용씨 그룹의 중요한 일들은 그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었으며 모든 결정은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만 했다.선우민아는 용태호의 권한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생각하며 용씨 그룹과 손잡으면 절차가 까다로울 것 같아 거절했다.물론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선우민아는 용태호가 품은 야심을 간파하고 있었다.그는 협력보다는 결혼을 통해 선우씨 가문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속셈이었다.심지어 용찬이 그녀의 동생 선우정아에게 접근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하지만 선우씨 가문의 딸들은 사랑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여인들이라 그런 의도는 그녀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전하연은 매우 아쉬워하며 말했다.“어른이 되니 다들 바빠져서 일 년에 얼굴 몇 번 보기가 힘들어.”특히 사촌오빠 주우빈은 노씨 그룹을 운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그러게. 일 년에 몇 번 볼까 말까 한데 내가 이렇게 시간 내서 밥 한 끼 같이 하려고 온 거잖아. 곧 다시 가야 하지만.”전하연은 웃으며 용정에게 농담을 던졌다.“오빠, 일만 하지 말고 우리한테 형수님도 소개해 줘야지. 다들 오빠가 결혼하기를 기다리고 있잖아. 연정 이모가 자꾸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서 오빠 걱정을 하시는데 서른이 넘도록 연애도 결혼도 안 한다고 어찌나 한탄하시던지.”용정은 선우씨 가문의 단골이라 이곳에서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을 수 있었다.선우씨 가문 사람들은 그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고 또 이 모든 상황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하지만 그가 드러낸 얼굴조차도 진짜 모습은 아니었다.그는 정교한 인피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선우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 사실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용정은 단순히 정겨울의 제자가 아니라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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