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연이 입을 열었다.“증조할머니께서 제 결정을 아시면 오히려 기뻐하실 거예요. 제가 어른이 되어 철이 들었다고, 일을 처리하는 데도 나름의 계획이 생겼다고 하시면서요. 전에 제가 증조할머니 산소에 가서 증조할머니께 인사드리고 할머니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전하연은 증조할머니와의 정이 각별했다.어릴 적,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는 매일 증조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았다.전씨 할머니는 전하연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껴주셨는데 수많은 증손주 중에서도 유독 그녀를 가장 아꼈다.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전하연은 열세 살이었다.막 중학교에 입학한 때였는데 그날은 9년 전, 음력 11월의 토요일이었다.관성의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그날, 학교에서 돌아온 전하연은 증조할머니가 평소처럼 건강하신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전씨 할머니는 아무 문제 없이 음식을 잘 드시고 잠도 편안하게 주무셨다.그날 밤, 전하연은 꼭 증조할머니와 함께 자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그리고 증조할머니의 침대에 누워 그녀는 할머니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 자신이 아는 모든 이야기를 할머니께 들려드렸고 할머니는 매번 웃음을 터뜨리며 재미있게 들어 주셨다.그때 전씨 할머니는 증손녀에게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무작정 공부만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성적은 이미 훌륭하니까 몸을 잘 돌보고 할머니도 많이 생각하라고 하셨다.전하연은 할머니의 팔을 끌어안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매일 할머니를 생각할 거라고, 할머니한테 집에서도 자신을 생각하시는지 묻기까지 했다.그때 할머니는 자애로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하연이는 내 보물이요, 내 마음속 진주란다. 매일 매 순간 하연이를 생각하고 있지. 증손주가 많아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우리 하연이야.”“저도 증조할머니가 제일 좋아요. 증조할머니, 꼭 10년, 20년 더 계셔야 해요. 제가 자라고 결혼하는 걸 지켜보셔야죠.”할머니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할머니도 10년, 20년 더 살아서 내 하연이가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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