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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내 남편은 억만장자: บทที่ 5171 - บทที่ 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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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1화

용설희는 18년 전 겨울, 약곡 마을에 첫눈이 내리던 날, 김청산이 안아온 고아였다.음력 1월, 눈이 내린 날에 데려온 그날을 기념해 그녀의 이름에는 눈을 뜻하는 ‘설’자가 붙었고 성은 용정을 따라 용씨가 되어 용설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김청산은 자신에게 이미 혈육이 없다고 했고 예지호 남매는 명목상 용정의 동생이었지만 실제로는 한 방울의 피도 섞이지 않은 사이였다.하여 용정도 본질적으로 고아나 다름없었다.용설희도 고아였다. 그녀를 곁에 두면 서로 의지할 친구가 생길 거라 여겼다.약곡 마을에 막 도착했을 때 용설희는 말수가 적었지만 일 처리는 깔끔했고 머리도 비상했다.의술, 독, 무술까지 가르치면 한 번에 익혔다.김청산은 늘 말하길 용설희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용정이가 그의 유일한 제자가 되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그때부터 네 살 어린 용설희는 용정을 주인으로 여기며 마치 누나처럼 그를 보살폈다.그러나 용정은 그녀에게 두 사람은 평등한 관계라고 말했고 자신을 주인이나 도련님이라 부르지 말라고 했지만 용설희는 그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용설희는 김청산이 해 준 말만 기억했다.김청산은 그녀에게 평생 용정에게 충성하라고 했고 만약 하루라도 감히 배신하거나 용정을 해치는 일을 하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용설희는 김청산과 감정이 깊어 그를 자신의 은인으로 여겼다.김청산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그가 세상을 떠난 뒤 용설희는 펑펑 울며 밤을 지새웠는데 본래 말수가 적었던 그녀는 그 상실감 속에서 더 과묵해졌다.용정은 반년 동안이나 그녀의 곁을 지키며 다독였고 그제야 그녀를 서서히 슬픔의 터널에서 끌어낼 수 있었다.그 후로 용설희는 용정의 그림자가 되었다. 그가 어디를 가든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용정에게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실력이 가장 뛰어난 경호원이 되었다.용정은 용설희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면서 18년의 정을 쌓았다.그는 용설희를 한 번도 하인으로 여긴 적이 없었다.동료로, 친구로, 나아가 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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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2화

따르릉!웃음소리를 끊으며 전하연의 휴대폰이 울려 퍼졌다.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자 옆에 있던 전서가 말했다.“큰어머니께서 걸어오신 거야?”“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가족 단체방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알렸어. 남우한테서 걸려 온 거야.”전하연이 열한 번째 사촌 남동생의 전화를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들려온 것은 열아홉째 사촌 동생 전지섭의 울부짖음이었다.“누나! 누나는 나를 버렸어! 누나가 도망갔어! 근데 나는 누나가 필요해!”전하연이 말했다.“지섭아, 너 오늘 유치원 가야 하지 않아?”“오늘 점심부터 방학인데 누나는 왜 좀 더 기다려주지 못했어? 나도 여섯째 삼촌 집에 가고 싶단 말이야!”전지섭은 매우 슬프게 울었지만 의사 표현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전하연이 전화로 그를 달래려 했지만 전지섭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누나를 찾으며 계속 울어댔다. 심지어 누나가 돌아오지 않으면 울음을 그치지 않겠다고 고집했다.“형한테 전화 바꿔 줘.”전하연은 어쩔 수 없이 전남우에게 전화를 넘겨 달라고 했다.전지섭의 울부짖음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방학 때 집에만 가면 전지섭은 나무늘보처럼 그녀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전하연은 전지섭이 방학하기 전에 먼저 전창빈의 집으로 와서 사촌 동생을 돌보지 않아도 되는 여름방학을 보내려 했던 것이다.그런데 밥을 막 먹었을 뿐인데 전지섭의 울음소리가 먼 곳을 넘어 그녀의 귀에까지 닿았다.전지섭이 흐느끼며 핸드폰을 친오빠에게 돌려주었다.전남우가 핸드폰을 받자마자 전하연에게 말했다.“누나, 빨리 와서 지섭이를 데려가 줘. 안 그러면 울음소리가 하늘을 찌를 지경이야. 정말 시끄러워서 미치겠어. 방학하자마자 이렇게 시끄럽게 울면 난 매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야?”전하연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이미 창빈 삼촌 집에 와버렸는데 어떻게 다시 돌아가서 걔를 데려오겠어? 누나는 애 안 봐도 되는 방학을 보내려고 몰래 도망친 거야.”“누나, 그럼 엄마한테 비행기 표 두 장 끊어 달라고 해. 내가 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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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3화

“응, 지섭이 잘 달래 줘.”“알았어.”전남우가 전화를 끊고 아직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생에게 말했다.“누나가 그러는데 다른 형들 방학해서 본가에 모이면 그때 다 같이 창빈 삼촌네 집에 가자고 하셨어. 다른 형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울면 안 돼. 계속 울면 누나한테 안 데려갈 거야.”전지섭은 바로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형, 안 울게. 약속할게. 그런데 다른 형들은 언제 오는 거야?”전지섭에게는 아직 학교에 다니는 형들이 많았다. 그들이 언제 본가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던 전지섭은 오래 기다려야 할까 걱정되었다.전남우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나 같은 고등학생도 방학했으니까 다른 형들도 방학했을 거야. 그런데 형들은 관성에서 학교에 다니는 게 아니라서 우리처럼 방학하자마자 본가로 바로 올 순 없어. 큰아버지들께서 시간 내서 데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관성에서 학교에 다니는 형제는 전이진 부부와 진소아 부부의 애들뿐이었고 그다음이 바로 전남우 형제였다.다른 형제들은 졸업해서 사회에 나갔거나 다른 도시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열째 형은요?”전지섭이 물었다.“열째 형은 수능 끝나고 여행 갔어. 아마 바로 돌아오진 못할 거야. 누나가 여섯째 삼촌 집에 갔다는 걸 알면 열째 형도 거기로 갈지도 몰라.”형은 열댓 명이지만 누나는 하나뿐이었다.전남우는 누나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형이든 동생이든 모두 전하연의 주위를 맴돌기 좋아했다.사실 그도 누나랑 같이 있는 것이 매우 좋았다.친동생인 울보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이 울보 때문에 전남우는 정말 지긋지긋했다.매일 몇 번씩 울어댔는데 그 울음소리에 지붕이 날아갈 듯했다.그의 부모님은 집에 돌아와서 동생이 우는 소리를 듣기만 하면 한 발짝 들였던 발을 다시 빼고 밖에서 한참을 돌다가 동생이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전남우는 원래 통학했지만 집에 가면 동생에게 너무 시달려서 결국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다. 학교에서 방학하지 않으면 동생을 마주하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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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4화

전남우는 동생을 재운 뒤에야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학교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 제자리에 정리하고 침대 용품은 세탁기에 넣어 돌렸다.전씨 가문의 열한 번째 도련님이지만 부모님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하라고 가르치셨다.막내인 전지섭도 마찬가지였다.매일 아침 스스로 옷을 갈아입고 신발과 양말을 신고 세수하고 이를 닦은 뒤에야 책가방을 메고 내려와 집사에게 유치원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그의 부모님은 남들처럼 아들들을 왕처럼 떠받들지 않으셨다.전지섭이 조금 더 크면 간단한 요리도 배워야 했다. 그의 아버지는 전씨 가문의 아이들은 무엇이든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하며 그렇게 해야 습관이 된다고 했다.특히 요리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요리할 줄 아는 남자는 결혼할 때도 우세가 된다고 말이다.그럴 때마다 전남우는 속으로 중얼거렸다.‘그럼, 모든 큰아버지가 요리 솜씨로 와이프를 얻으셨다는 말인가? 우리 아빠도 그렇게 엄마 마음을 사로잡으셨나?’그러나 이런 질문은 감히 하지 못했다. 집안의 형들 모두 같은 교육을 받았고 무엇이든 배워야 했으며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그들에게 요구된 것은,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뛰어난 인재였다.한편, 전하연은 사촌 동생이 전화를 끊자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하연이 하품하자 선우민아가 직접 그녀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휴식하게 하려고 했다.아직 졸리지 않다고 했지만 모두가 하품했으니 피곤한 게 분명하다며 걱정하는 바람에 전하연은 어쩔 수 없이 방으로 올라가면서 용정에게 말했다.“오빠, 저녁 꼭 먹고 가. 알았지?”“걱정하지 마, 너랑 밥 한 끼 먹으려고 온 거야. 얼른 좀 쉬어. 비행기 오래 타서 피곤할 텐데.”용정은 미소를 띠며 전하연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온 집안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자 용정이 고개를 돌려 전서에게 물었다.“일은 잘 돼가?”“그럭저럭. 그런데 매일 소처럼 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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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5화

용정이 웃으며 말했다.“어쨌든 누군가는 그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니까.”전시우는 용정보다 훨씬 나았다. 동생이 많아서 걱정을 나눌 수 있었지만 그는 늘 혼자였다.곁에 남은 혈육이라고는 하나도 없다.“용정아, 너도 좀 쉬어. 전서야, 용정을 객실로 데려다줘.”전창빈은 용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바로 아들에게 용정을 데려다주라고 했다.전서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덧붙였다.“나도 좀 자야겠다. 어젯밤에 제대로 못 잤어. 하연이가 온다는 생각에 밤새 설쳤거든.”용정이 웃음을 터뜨렸다.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전씨 가문에서 전하연은 모든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어른이든 같은 또래든 모두가 그녀를 무척 아껴주었다.그들조차도 그녀를 예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용정에게 전하연은 예지연과 마찬가지로 소중한 동생이었다.전창빈이 아들에게 말했다.“하연이가 오니까 얼마나 좋아. 네가 여자아이였으면 너희 엄마도 나도 이렇게 대하지는 않았을 거야.”“엄마는 그렇게 생각 안 하실걸요. 남자든 여자든 내가 결정한 게 아니잖아요. 아빠가 남자로 만들었으면 남자인 거고 여자로 만들었으면 여자인 거죠. 그걸 제가 선택할 수 있나요? 아빠가 딸을 못 낳은 걸 왜 제 탓으로 돌리세요?”전창빈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딸을 무척 좋아했지만 선우민아는 너무 따지지 않았다.선우씨 가문은 여자아이가 더 많았기에 아들을 낳으면 오히려 기뻐했다.전씨 가문과는 반대였다.하지만 선우민아도 전하연을 무척 아꼈다. 전하연은 전씨 가문에서 몇 대만에 얻은 여자아이였고 선우민아의 조카였기 때문이다.“삼촌, 얼른 쉬세요. 저는 아직 안 피곤해요. 전서야, 나 좀 나가서 산책할게.”용정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전서도 따라 일어섰다.“형, 같이 가.”“그래.”용정은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집 밖으로 나서자 네 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이 문 앞에 서 있었다.전서가 그중 한 명에게 말했다.“설희 누나, 오셨어요? 들어오시지 그러셨어요? 밖에 더운데.”용설희가 정중하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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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6화

집사에게 지시한 뒤 전서가 급히 용정 일행의 뒤를 쫓아갔다.용정이 용설희에게 하는 말이 들렸다.“따라오지 말라고 했잖아.”“주인님의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용설희의 대답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제발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마.”“도련님.”순간 용정이 발걸음을 멈추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용설희도 발을 멈추었지만 용정과 두 걸음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로 여전히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그 까만 눈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용정이 아무리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봐도 용설희는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김청산이 생전에 말했다. 평생 용정을 따라다니며 다치지 않도록 잘 지키라고.그때 용설희도 김청산에게 약속했다. 자신이 있는 한 용정은 반드시 살 것이라고, 자신이 죽더라고 용정만은 꼭 살려낼 거라고. 그리고 위험한 순간에는 목숨을 던져서라도 반드시 용정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그녀는 다짐했다.그것이 김청산과 한 약속이었다.“형, 누나.”전서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고 급히 달려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그는 용정이 용설희를 쏘아보는 시선을 가로막으며 웃어 보였다.“형, 누나도 형이 걱정해서 그러는 거지. 누나는 항상 형을 중심으로 살아왔고 또 형 곁에 있는 게 습관 돼서 그래. 형이 시야에서 사라지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사람인데 왜 누나한테 화내?”그러고는 용설희에게 돌아서 말했다.“누나, 형이 누나 걱정하는 만큼 누나도 형을 걱정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더운 날 밖에 서서 물 한 잔도 안 마시고 쉬지도 않으면 형이 걱정하지 않겠어요?”용설희가 대답했다.“죄송합니다.”“그게 아니라 누나는 형이랑 18년 동안 함께 자랐잖아요. 이제는 가족 같은 사이인데...”“저는 도련님의 경호원입니다.”전서는 할 말을 잃었다.“누나, 왜 그 말만 되풀이하는 거예요?”그래서 용정이 미칠 지경이었구나 싶었다.“저는 단지 도련님의 경호원일 뿐입니다!”“누나...”“전서야, 신경 쓰지 마. 내버려둬.”용정이 몸을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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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7화

“형, 저기 정자에 앉아서 얘기나 하자. 집사한테 과일이랑 디저트 좀 보내 달라고 할게.”전서가 뒤돌아 차가운 표정으로 용설희를 힐끗 보았다.용설희는 용정이 화내도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다.그녀는 오직 도련님의 안전만이 전부였다.“그래, 잠깐 앉아 있자.”용정은 입으로는 용설희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 앉으려 했다. 그래야 그녀도 잠시 쉴 수 있을 테니까.전서는 빙그레 웃으며 앞장서서 걸었다.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뒤 정원의 정자에 도착했다.앉기도 전에 용설희가 빠르게 다가와 휴지를 꺼내 돌 탁자와 돌의자를 먼저 닦아 내었다.그리고는 조용히 한쪽으로 물러서서 두 사람이 앉도록 자리를 피했다.전서가 몰래 용정의 표정을 살폈는데 역시 또 어두워졌다.용설희는 자신을 마치 하인처럼 여기며 항상 용정을 중심으로 움직였다그래서 전하연이 용설희에 관해 물었을 때 용정은 몇 마디 하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용설희를 상대하는 법을 도무지 찾지 못하는 듯했다.“설희 누나, 거기 서 있지 말고 여기 좀 앉아요.”전서가 용설희 뒤에 놓인 긴 의자를 가리켰다. 정자 아래에는 돌 탁자 하나와 네 개의 둥근 돌의자가 있었는데 그 외에도 정자를 둘러싼 긴 나무 의자가 세 개 놓여 있어 여러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었다.그러나 용설희는 여전히 곧게 서 있었다.용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전서에게 말했다.“신경 쓰지 마. 서고 싶으면 서 있게 둬.”그는 전서를 붙잡아 앉혔다.전서는 몰래 용설희에게 몰래 손짓으로 용정을 가리켰다. 그와 계속 맞서지 말고 앉으라고 하면 앉으라는 부탁이었다.용설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전서의 체면을 봐서인지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았다.앉은 후에도 사방을 경계하며 귀를 기울였다.이곳이 선우씨 가문으로 안전이 보장된 곳이었지만 용설희는 한시도 방심하지 않았다.용설희는 자신의 주인이 피로 물든 원한을 짊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H시에는 용정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많았다. 항상 킬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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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8화

용정은 일단 동생들이 오면 머물 곳을 챙겨줄 생각이었다.겉으로 그가 예씨 가문과 연락하는 모습이 드러나면 용찬이 그를 용정으로 의심할 것이 분명했다.용정은 그들이 자기를 의심하게 하되 확신하지 못하게 할 작정이었다.죽이고 싶어도 죽일 수 없게 하고 자신이 H시에서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고 싶었으니까.용진 그룹은 용씨 그룹이 손대는 모든 사업에 뛰어들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물론 협력할 수도 있었지만 용찬과는 손잡고 싶지 않았다.복수의 날이 오고 용씨 가문이 모두 고개를 숙이게 되면 용씨 그룹은 결국 그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다.용찬 일당이 30년 동안 용씨 그룹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한 것은 결국 용정의 밥상을 손수 차려 주는 격이었다.“지연 누나는 시간이 되려나? 보고 싶은데.”전서가 한마디 던졌다.용정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너, 설마 내 여동생을 노리는 건 아니지? 지연이는 연상만 좋아해. 너는 지연보다 어리니까 맘 접어. 그리고 우리 지연은 훌륭한 아이야. 네가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긴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잖아. 네 큰형이라면 몰라도 넌 아직 부족해.”전서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형, 오해야. 그런 뜻이 아니야. 우리 어릴 적부터 방학만 되면 지연 누나랑 같이 놀았잖아. 그냥 그때 그렇게 지내던 게 익숙해서 그런 거야. 지연 누나가 너무 뛰어나서 감히 엄두도 못 내. 하지만 나중에 결혼할 때는 누나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전서의 예지연에 대한 감정은 동생이 누나에게 느끼는 순수한 애정이었지 절대 남녀 감정은 아니었다.전서는 자신이 예지연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고 예지연의 아버지도 그녀를 먼 곳으로 시집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마치 전씨 가문이 전하연을 멀리 보내고 싶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예지연에게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가 있었다. 그는 항상 그녀를 지켜주며 자랐고 두 집안의 어른들도 서로 사돈을 맺는 데 이미 뜻이 맞았다.바로 선우도현과 은서윤의 장남이었다.A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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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9화

“임준이도 괜찮긴 하지.”용정이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다.전서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렇긴 하지. 아니면 아무도 우리 하연이랑 결혼할 용기를 못 낼 거야.”“그건 아니야. 우리 스승님께서는 하연이를 무척 좋아하셔서 몇 번이나 전씨 가문과 사돈을 맺고 싶다고 하셨어. 훈이도 나랑 비슷한 입장이야. 하연이한테는 그냥 남매 같은 감정일 뿐이야. 아마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정이 들긴 했지만 그게 남녀 사이의 감정은 아닌가 보더라고.”정겨울은 전하연을 무척 좋아했다. 한때는 아들을 하예정의 집에 보내 전하연과 함께 자라게 하려고 할 정도였다.어른들은 아이들이 함께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길 바랐지만 그렇게 쌓인 정은 남매 같은 정이었을 뿐 연애 감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정겨울은 예훈에게 자주 전하연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왜 그녀를 좋아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예훈은 자신도 전하연을 좋아하지만 그것은 순수한 남매간의 정일 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예훈은 전하연 뒤에 열여덟 명의 오빠가 지켜주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며 혼자서는 그 많은 오빠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한 명이 한 대씩만 때려도 열여덟 대를 맞아야 하니, 그건 너무 버거운 일이었다.정겨울은 그 말을 듣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예씨 가문은 사람도 많고 정이 깊어 예훈조차도 감히 전하연을 꿈꾸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른 남자들은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었을 것이다.전씨 가문을 디딤돌 삼아 출세하려는 무리조차 그러한 발칙한 상상은 애초에 품지 못하였다.전씨 가문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닐뿐더러 그 집의 귀한 따님 또한 이성적이라 남에게 쉽사리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녀 곁에는 이미 뛰어난 남자들이 둘러싸고 있어 평범한 남자는 애당초 그녀의 시야에조차 들어오지 못했다.하지만 소임준은 달랐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소꿉친구들에게 전하연과 결혼하겠다고 떠들어대며 평생 그녀만 아끼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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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0화

잠시 침묵하던 용설희가 용정을 바라보았다.용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시선을 마주하자, 그도 잠시 멈추더니 다소 딱딱한 어조로 물었다.“내 말 안 들려? 아니면 내가 시킨 게 마음에 안 드는 거야?”용설희는 집사가 가져온 과일과 간식을 한 번 훑어보더니 정중하게 대답했다.“도련님, 선우씨 가문의 과일은 항상 신선하고 디저트도 분명 맛있을 겁니다.”선우민아의 입맛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 가문의 식재료는 언제나 신선했고 음식도 빠짐없이 훌륭했다.갑자기 전서가 끼어들었다.“우리 집엔 냉장고가 여러 대예요. 엄마는 전용 냉장고를 쓰시는데 드시는 건 모두 따로 마련해 두거든요. 우리는 엄마랑 다른 걸 먹어요.”사실이었다.전창빈은 아내에게 정성스러운 요리를 차려 주었는데 매일 메뉴가 바뀌었다.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집밥을 대충 만들어 주었다. 재료는 신선했지만 선우민아의 식사처럼 정성을 들이지는 않았다.그래도 전창빈의 요리 솜씨가 워낙 뛰어나서 그들이 먹는 평범한 반찬도 국물까지 밥에 말아 먹을 정도로 매우 맛있었다.전서의 말에 용설희는 어쩔 수 없이 과일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그리고 다과도 빠짐없이 시식했는데 전부 한 번씩 먹고 나니 벌써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어때?”용정이 물었다.“도련님, 과일은 신선하고 디저트도 맛있습니다.”용설희는 직설적인 성격이라 답변도 간결했다.화려한 수식어는 사용하지 않았다.용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같이 앉아서 먹자.”“도련님, 저는 경호원입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용정은 그녀를 한번 바라보더니 이번엔 화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먹기 싫으면 그냥 저쪽 그늘진 곳에 앉아 있어. 햇빛이 드는 데 앉지 말고. 네가 거기 서 있으면 햇빛이 가려져서 정자가 어두워지잖아.”전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형은 분명 설희 누나가 햇볕에 더울까 걱정하는 거면서 하필 햇빛을 가린다는 핑계를 대는 건지... 이 넓은 정자가 설희 누나 체격이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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