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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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육현경은 소이연을 안고 힘껏 당겼다.소이연은 몸이 떨릴 정도로 아파서 이를 꽉 물었다.무엇이 종아리를 눌렀는지 육현경이 끌어당기자 더 아파왔다.실은 그도 세게 끌어당기지 못했다. 혹시나 손상된 그녀의 몸이 더 심하게 다칠까 두려웠다.“어디 걸렸어?”육현경이 물었다.목소리가 아주 낮았지만 두 사람이 꼭 안고 있어 소이연은 그의 호흡과 비정상적으로 뛰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이런 긴장감은 위장할 수 없다.“오른쪽 종아리.”소이연이 겨우 대답했다.육현경은 몸을 웅크리고 그녀의 종아리 위치에 뭐가 있는지 검사했다.종아리가 조수석 의자에 눌렸다. 그런데 조주석에 의식을 잃은 운전 기사가 앉아 있다.그는 재빨리 기사를 툭툭 쳤다.거친 태도는 방금 소이연을 대할 때와 하늘과 땅 차이였다.“정신 차리세요.”육현경이 그를 불러 깨웠다.기사는 계속 정신을 잃다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며 눈을 떴다.깨어난 순간 황급히 물었다.“심 선생?”“난 괜찮아.”심문헌이 대답했다.그래도 기사는 시름을 놓을 수 없었다.그는 본능적으로 안전벨트를 풀려고 했지만 풀어지지 않았다.육현경도 기사의 생사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기사는 일반 기사가 아니었다.심씨 가문의 기사들은 모두 일반인이 아니다.기사 겸 경호원이고 선발 기준이 경호원보다 더 까다로웠다.필경 외출할 때면 기사가 대부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빨리 방법을 대서 몸을 들어올리세요. 지금 이연의 다리가 당신 의자에 깔렸거든요.”육현경이 다급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기사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그가 심호흡을 하더니 냉정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살펴봤다.그리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동시에 육현경은 소이연의 옆에 웅크리고 앉아 두 손으로 힘껏 의자를 들어올렸다.전력을 다해 올렸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한껏 억눌려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다리 빼.”소이연은 빼고 싶었지만 다리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다리가 붙어 있는지 의심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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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소이연은 차분하게 다리의 느낌을 찾았다.마침내 다리를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그리고 이를 꽉 물고 의자 밑에 있는 다리를 단번에 빼냈다.순간 의자가 내려오는 묵직한 소리와 기사의 가쁜 숨소리가 들렸다.소이연은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며 무서웠다.조금만 늦었더라면 다시 의자에 다리가 깔릴 뻔했다.의자와 기사의 몸무게에 눌린다면 다리가 어떻게 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소이연이 안도의 숨을 내쉬던 그때, 육현경의 손이 의자 밑에 깔렸다.날이 어두워서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지만 소이연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육현경!”소이연이 당황하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육현경이 손을 뺄 힘이 없어서 깔린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다리를 빼낸 것을 모르고 조금이라도 충격을 완화하려고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그때 눈앞이 흐려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육현경은 손등에서 전해오는 아픔을 참으며 신음 소리도 내지 않았다.잠깐 숨을 고르고는 다시 전력을 다해 의자에 앉은 기사까지 필사적으로 들어서 손을 빼냈다.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손등을 보지도 않고 다시 소이연을 품에 안았다.소이연은 힘없이 육현경의 품에 기대었다.그녀의 몸에서 온통 땀냄새와 코를 자극하는 피냄새가 났다.이번에 육현경은 조금 힘을 줘서 소이연을 에어백에서 안고 나왔다.자신이 먼저 차창 밖으로 나오고 다시 그녀를 안고 유리 파편에 다치기라도 할까 봐 조심스럽게 끌어냈다.소이연은 그의 목을 끌어안고 성공적으로 승용차에서 빠져나갔다.먼 곳에 도착해서야 육현경은 소이연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았다.몸을 웅크리고 앉아 그녀의 상태를 검사하고 응급 처치를 해야 되는지 살펴봤다.“심문헌, 심문헌이 아직 안에 있어.”소이연이 귀띔했다.육현경에게 심문헌을 구하러 가라는 말이다.그러자 그녀의 상처를 살피던 손이 주먹을 꽉 쥐었다.“구해줘.”소이연이 단호하게 말했다.육현경은 마른침을 삼키더니 결국 일어서서 승용차 쪽으로 갔다.도착한 순간 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육현경은 휴대폰 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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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내려 놔!”소이연이 분노했다.“지금 억지 부릴 때가 아니… 윽!”육현경의 목에서 통증이 느껴졌다.소이연이 입을 벌려 그의 목을 힘껏 물었기 때문이다.너무 세게 문 탓에 육현경은 온몸을 떨며 고통을 참으면서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소이연은 물고 난 뒤, 그의 품에서 몸을 비틀어댔다.산비탈길은 워낙 걷기 힘든데 그녀가 목숨을 걸고 반항하여 두 사람이 같이 바닥에 넘어졌다.육현경은 그녀가 다치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아래로 향했다.그제야 자유를 얻은 소이연은 재빠르게 승용차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긴급한 상황일수록 더 빨리 가서 구해야 한다.늦게 되면 사람이 죽을 수 있다.소이연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렸다.오른쪽 다리에 감각이 되돌아와 극심한 통증이 전해졌지만 멈추지 않고 달렸다.“소이연!”육현경이 달려들어 그녀를 덥석 잡았다.강경한 방식으로 그녀가 승용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찰싹!소이연이 돌아서 육현경의 얼굴을 호되게 쳤다.두 사람의 몸은 진작에 피범벅이 되었다.그래서 뺨을 맞아도 전혀 자국이 보이지 않았다.귀청을 찢을 뜻한 소리가 쟁쟁하게 들릴 뿐이다.육현경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소이연을 쏘아보았다.당장 터져버릴 듯한 분노를 억누르려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난 꼭 가서 구할 거야!”소이연은 그를 노려보며 또박또박 한 글자씩 말했다.“죽는다 해도 갈 거야?”육현경이 되물었다.“죽는다 해도 반드시 가서 구할 거야. 아니면 난 평생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소이연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녀의 태도는 단호했다.누구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말한 뒤 소이연은 지체하지 않고 다시 달려갔다.한 발자국을 내디뎠을 때 육현경이 다시 그녀의 팔을 잡았다.“육현경. 또 너를 미워하게 만들지 마!”소이연이 비명을 질렀다.“내가 갈게.”그 말에 소이연의 가슴이 욱신거렸다.“내가 가서 심문헌을 구할 테니까 넌 여기 있어.”육현경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다가오지 마.”이 말을 남기고는 어둠 속을 뚫고 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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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건장한 두 남자 사이에 쓸데없는 얘기는 필요 없었다.육현경은 재빨리 승용차 안으로 들어가 안전벨트의 버튼을 부러트렸다.심문헌의 안전벨트를 제거하고 또 신속하게 차문을 열러 나갔다.하지만 차 전체가 심하게 변형되어서 차문이 심문헌의 몸을 단단히 누르고 있었다.심문헌의 몸은 거의 차문에 박혀 있는 수준이다.만약 에어백이 보호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깔려서 죽었을 것이다.“어때?”소이연이 밖에서 잔뜩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심문헌 씨, 나올 수 있어요?”“여긴 왜 왔어?”육현경의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차문을 열려고 힘을 썼다.지금은 바로 문을 열 수 없었다.어떤 장애물이 심문헌의 몸을 찔렀는지 살펴봐야 했다.만약 그렇다면 잘못된 방식으로 구출하다가 오히려 목숨을 잃게 된다.“내가 도와줄게.”소이연이 다급하게 말했다.“필요 없어. 넌 당장 가!”육현경이 매섭게 말했다.“육현경!”“이연 씨, 가세요.”심문헌도 독촉했다.“당신이 가지 않으면 육현경 씨가 날 구하지 않을 거예요.”소이연은 이를 꽉 물었다.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멀리 가지 않았다.언제라도 승용차가 폭발할 까 두려워서 몹시 긴장됐다.소이연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갑작스러운 놀라움에 하마터면 실성할 뻔했다.아니, 아니야.그때 차 밑에서 한 가닥 불꽃이 타오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안 돼, 불붙으면 안 돼!불꽃이 퍽 하는 소리를 내며 타오르기 시작했다.순식간에 불이 퍼지면서 사방에 빛이 아른거렸다.차 안에서 육현경과 심문헌 그리고 기사가 뜨거운 열기를 감지했다.이어서 승용차 주변이 활활 타올랐다.“소이연!”육현경이 힘껏 차문을 밀어내자 심문헌의 몸에서 조금씩 떨어졌다.하지만 전력을 쓰지 못하고 조금씩 이동했다.“내가 불 끌 방법을 생각할게.”소이연이 긴장하며 말했다.“불을 끌 수 없으니까, 너 빨리 도망쳐!”“할 수 있어. 내가 방법을 찾아볼게.”소이연이 간다면 차 안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가!”육현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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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소이연은 멍하니 서서 불에 타는 승용차를 바라봤다.아직 안 나왔어.왜 아직도 안 나와?심문헌은 육현경이 다시 돌아왔을 때 진심으로 놀랐다.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돌아온 것이다.그것도 소이연을 위해서.두 사람이 이토록 생사를 같이 하는 사이인 줄은 몰랐다.육현경은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이연을 사랑했다.“죽는 게 두렵지 않아요?”심문헌이 물었다.불길이 점점 거세지자 차 안이 찜통처럼 더웠다.육현경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 차문을 옮겼다.“당신이 죽는다면 이연 씨는 아마 평생 당신을 기억할 거예요.”“기억하는 건 바라지 않아요. 단지 이연이 슬퍼하는 거 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육현경이 거친 숨을 쉬며 차갑게 말했다.“당신의 몸에 뭐가 박혔는지 살필 시간이 없어요. 지금 바로 문을 열어야겠어요. 아니면 우리 다 죽어요.”“알았어요.”심문헌이 대답했다.그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때 운전석에 있던 기사가 가까스로 의자에서 빠져나왔다.온몸이 피투성이고 상처투성이였다.“저 나왔습니다.”기사가 다급하게 말했다.위험한 상황이지만 기사는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도울 것이 없냐고 물었다“밖에서 이 차문을 열어줘요.”육현경이 분부했다.“알겠습니다.”기사는 발로 운전석의 창문을 차버리고 신속하게 밖으로 빠져나갔다.그리고 심문헌의 옆에 다가왔다.그때 불길이 또 거세지면서 기사의 옷깃에 불이 붙어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기사는 바로 손으로 불을 꺼버리고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불이 더 세졌어요.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다 죽어요.”“당신 두 손으로 차창을 꽉 잡고 밖으로 당겨요. 내가 셋을 세면 발로 힘껏 찰게요.”육현경이 지시했다.“알았어요.”기사는 황급히 차창문을 잡았다.육현경이 발로 차문의 위치를 조준했다.“하나, 둘, 셋!”육현경이 외치는 동시에 발로 힘껏 차문을 차버렸다.승용차가 흔들릴 지경인 데도 차문을 끄떡없었다.심문헌은 여전히 차문에 깔려 움직이지 못했다.“계속해요!”육현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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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소이연은 온몸이 떨렸다.아니야. 아니야… 이렇게 죽으면 안 돼.다시 일어섰지만 허약한 몸뚱어리 때문에 또 넘어졌다.육현경을 찾아야 돼.그 사람 찾으러 가야 돼…그녀는 기어서 그쪽으로 다가갔다.이 순간 절망적이고 가슴이 아파서 숨조차 쉴 수 없었다.그때 얼핏 그림자를 보았다.불길 속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그녀 쪽으로 달려왔다.그들 몸에는 온통 불이 붙어서 타버릴 것만 같았다.하지만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었다.육현경이 살아있다.세 사람이 한참을 달리다 바닥에 엎드려 몸에 붙을 불을 끄려고 했다.소이연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육현경에게 달려들어 자신의 몸으로 불을 껐다.드디어 불이 사라졌다.하지만 승용차는 지금도 타고 있다.모두 바닥에 누워 숨을 돌렸다.재난 속에서 살아난 느낌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체험했다.육현경은 바닥에서 일어나다가 몸이 옆으로 휘청거렸다.하지만 다시 쓰러지지 않고 잠시 멈춰서 자신의 옷을 벗었다.옷은 이미 불에 타서 너덜너덜해졌지만 그래도 소이연의 몸을 감쌌다.방금 그녀는 불을 끄기 위해 드레스를 벗어서 지금 살색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고 있었다.육현경은 자신의 정장 옷으로 그녀의 몸을 가렸다.소이연은 거절하지 않고 그를 바라봤다.비록 교통사고는 당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나 못 버티겠어.”어둠속에서 심문헌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는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육현경이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봤다.“장기를 다쳤어요?”시간이 긴박해서 그를 돌볼 겨를이 없이 차문을 망가트리고 나온 것이다.조금만 더 늦었다면 세 사람 모두 차 안에서 죽었다.“아, 아니에요…”심문헌의 목소리가 더 가라앉더니 연신 숨을 헐떡거렸다.육현경이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심문헌의 상태가 너무 이상해 다가가서 살펴봤다.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다.그리고 숨을 급하게 쉬고 몸이 매우 뜨거웠다.육현경이 심문헌의 이마를 짚어보았다.방금 사람을 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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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걱정 마, 내가 해결할 수 없어.”소이연이 밀어내려 했지만 육현경은 여전히 꼭 안고 놔주지 않았다.“너라면 할 수 있어.”소이연의 말에 육현경이 살짝 당황했다. 말속에 담긴 의미를 눈치챘는지 소이연을 꼭 안았던 팔이 느슨해졌다.“네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소이연은 그의 품에서 나와 심문헌에게 다가갔다.일그러진 그의 표정을 보니 극치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리고 눈, 코와 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소이연은 잘못 본 줄 알았다.지금은 아직 어두운 밤이니까.그녀는 손끝으로 심문헌의 콧구멍에서 흐르는 끈적한 액체를 만지고 초점이 없는 눈과 귀에서 흐르는 피를 보았다.심씨 가문에서 대체 얼마나 많은 약을 먹인 거야?정말 심문헌을 죽음으로 몰아내는 거야?오늘 교통 사고가 성공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그녀와 심문헌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함정을 판 것이다.그러면 육현경과 철저히 관계를 끊게 된다.심씨 가문은 정말 독하고 음흉했다.“심문헌 씨, 왜 그러십니까?”기사도 그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원래는 재난 속에서 겨우 살아남았다 생각했는데 심문헌이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정말 교통 사고 때문에 장기를 다쳤나?기사는 어쩔 바를 몰랐다.육현경도 지금 심문헌의 상태를 똑똑히 보았다.“해결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을 거야.”“심문헌 구급대가 왜 아직도 안 오지?”소이연이 물었다.교통 사고 때문에 휴대폰이 부서져서 구급대가 어느 위치에 떨어졌는지 찾지 못한 모양이다.“이제 어떡해?”소이연이 육현경에게 물었다.어렵게 살아남았는데 이렇게 심문헌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육현경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날 그렇게 쳐다봐?”그는 죽어도 이런 짓은 할 수 없었다.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라 시선을 돌려 기사를 봤다.기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허둥거렸다.“기사님은 심문헌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소이연이 물었다.“심 선생은 내 고용주예요. 죽는 한이 있다고 해도 할 겁니다.”기사가 단호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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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이렇게 가파롭고 경사진 길을 소이연까지 안고 가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하지만 소이연은 정말 힘이 없었다.눈꺼풀을 들 힘조차 없어서 두 눈을 감고 육현경의 품에 기대었다.얼핏 주변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헬리콥터의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 같았다.심문헌의 구급대가 왔나 봐.정말 타이밍이… 너무 이르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게 도착했다.소이연은 드디어 깊게 잠들었다.다시 일어났을 때 낯선 곳에 누워 있었다.병원도 아니고 장안의 집도 아니고 육현경의 집도 아니었다.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지금도 눈꺼풀이 매우 무겁고 머리도 무거웠다.마치 오랫동안 잠을 자서 깨어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일어났어?”옆에 육현경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매우 가볍고 매우 부드러웠다.소이연은 시선을 돌려 익숙한 육현경의 얼굴을 보았다.원래는 말끔하고 잘생긴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크고 작은 흉터들로 가득했다.소이연이 두리번거리며 물었다.“나 지금 어디에 있어?”그녀의 목소리는 잔뜩 쉬었다. 목도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낙성이야.”육현경이 한마디 덧붙였다.“걱정 마. 여긴 안전해.”그녀는 심씨 가문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반항할 힘이 없었다.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었다.“내가 부축할게.”육현경은 허리를 굽혀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고는 편하게 기댈 수 있게 등에 푹신한 베개를 놓았다.그제야 소이연은 수액을 맞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이 방도 임시 의료실로 변했다.그녀는 육현경의 도움을 받아 앉았다.“물 마실래?”육현경이 물었다.“응.”소이연이 대답했다. 목이 정말 아팠다.육현경이 일어서서 따뜻한 물을 따랐다.“내가 먹여줘?”“할 수 있어.”소이연이 가까스로 손을 들어보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지금은 숨쉬는 것 마저도 힘들었다.“억지 부리지 마.”육현경은 컵을 소이연의 입가에 가져갔다.“너 3일 동안 자느라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 수액으로 목숨을 이어 가서 힘이 없는 건 정상이야.”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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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이다.육현경이 과분하게 잘해주는 태도 때문에 남은 생에 장애로 살아야 되는지 의심스러웠다.그래서 당황스러웠다.육현경이 빙그레 웃었다.얼굴에 상처 가득한 남자가 웃는 모습이 왜 이렇게 잘 생겼는지…소이연은 시선을 돌렸다.“걱정 마. 팔도 멀쩡하고 다리도 붙어 있어. 오른쪽 다리가 살짝 골절되고 곳곳에 찰과상이 있어서 피를 좀 많이 흘렸어. 하지만 의사는 곧 회복할 거라고 했어.”육현경이 진지하게 대답했다.“너는?”소이연이 다시 그를 보았다.난 괜찮다면 너는 어떤데?많이 다쳤어?교통 사고는 당하지 않았지만 사람을 구했을 때 많이 다쳤다.지금 그의 두 손은 붕대에 감겨져 있었다.그런 손으로 자신에게 물을 먹여줬다.“난 괜찮아.”육현경이 담담하게 말했다.소이연은 물을 천천히 삼켰다.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말할 수 없었다.지금 정말 피곤해서 온몸에 힘이 없고 나른했다.“좀 더 누워 있어. 죽 가지러 갈게.”육현경이 방에서 나간 뒤에 소이연은 침대 가드에 기대어 큰 방을 훑어보았다.여기가 낙성이라면 대체 어디지?현경의 집인가?혹시 심아윤이 오지 않을까?소이연은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그때 심문헌이 떠올랐다.그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진심으로 심문헌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한 사람의 생명이기도 하고 그녀의 비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심아윤과 대립할 때 심문헌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도와줄 수 있다.소이연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찾았다.그제야 교통 사고로 휴대폰이 잿더미가 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소이연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육현경이 죽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벌써 왔어?미리 다 끓여 놓은 거야?그래서 깨어나기를 계속 기다린 건가?소이연은 가슴이 뭉클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의사가 그랬어. 일어나면 담백하게 먹으라고 했지만 소금도 좀 먹어야 체력이 빨리 회복된다고 했어. 야채 죽을 끓였는데 일단 이거라도 먹자.”육현경은 말하면서 소이연의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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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그가 말하는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내가 민이를 불러올까?”육현경이 물었다.“의사 말로는 지금 네가 5일 정도는 누워서 쉬라고 했어. 보름 뒤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거야. 내가 말하는 자유로운 움직임이란 신체의 다른 기능들이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고 골절된 다리는 적어도 3개월은 지나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어.”“부르지 마.”소이연은 거절했다.육민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래.”육현경도 그녀의 선택을 존중했다.두 사람이 침묵하자 방 안이 조용해졌다.소이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나 화장실 가고 싶어.”“내가 안아줄게.”소이연이 거절하기 전에 그가 번쩍 안아서 들어올렸다.안고 보니 아직 수액을 맞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육현경은 수액을 보다 다시 그녀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이건 영양 수액이야. 방금 죽을 먹었으니까 이젠 보충하지 않아도 돼. 지금 빼 줄 테니까 조금만 참아.”“알았어.”육현경이 주사를 빼는 동작은 그나마 능숙한 편이어서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주사를 빼고 그녀 대신 피가 멎도록 꼭 눌러주었다.“됐어.”한참 뒤에 소이연이 재촉했다.“이거 유치 주사야. 오래 눌러야 돼.”“못 참겠어.”소이연은 당장 쌀 것 같았다.육현경은 그제야 반응하고 재빨리 그녀를 안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조심스럽게 변기 옆에 세우더니 소이연이 말하기 전에 이미 바지를 내렸다.소이연의 옷은 진작에 갈아 입혔다.옷이 헐렁한 것이 아마도 그의 옷과 바지 같았다.바지를 벗길 때 전혀 힘이 들지 않아 벗기는 줄도 몰랐다.“얼른 싸.”육현경은 태연했다.이런 상황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소이연은 이를 악물고 천천히 변기에 앉았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바지를 확인했다.생리가 온 것 같았는데 지금 생리대가 없이 아주 깨끗했다.육현경은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말했다.“어제 끝났어.”“…”소이연이 고개를 번쩍 들어 그를 쳐다봤다.그래서…그래서 네가 바꿔준 거야?아무리 태연한 사람이라도 지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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