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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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난 믿어.” 계지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도경이 뭐라 반박하려던 찰나에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하도경은 당연히 송문수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그가 예수진을 데리고 나와 그들을 만나게 하려는 것이었다.그와 예수진이 사귄 지 이미 몇 달이나 지났는데 한 번도 그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어떨 때는 송문수의 각종 핍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에게 솔직히 말하려고 예수진의 의견을 물어보았지만, 그녀가 원하지 않았다.그는 예수진이 육씨 가문 일을 겪고 나서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예수진의 가장 친한 친구 소이연과 하지수를 빼고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예수진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육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힘들게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예수진은 그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자기가 육 여사님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시간이 좀 지나고 육 여사님의 복수심이 조금 가라앉으면 더 이상 그녀에게 힘을 쏟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때가 되면 그들은 편하게 연애할 수 있을 것이다.하도경은 당연히 예수진을 존중했다.맞다. 그는 전형적인 이성적이고 성격이 유한 사람이었다.그래서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든 한 글자도 말하지 않았다.“너 하도경 여자친구 누군지 알아?” 송문수가 묻더니 놀란 눈치였다.설마 나 혼자서만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평소 하도경이랑 같이 노는 시간이 제일 많았는데 하도경이 나한테만 숨긴다고?뭐야, 설마 친구 와이프까지 건드릴까 봐 그러는 거야?송문수가 화를 내려던 그 순간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몰라, 그냥 느낌이 좋아.”“허.” 송문수가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봤다.만나본 적도 없는데 느낌은 어떻게 알아?!“도련님, 할아버님과 부인께서 식사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우선 손님분들 거실로 모셔주세요.” 가정부가 정중하게 말했다.“네.” 세 사람은 지금 3층의 게임룸에서 놀고 있었다. 하도경이 대답했다. “너희 둘은 더 놀아. 난 가서 손님들 불러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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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안녕.” 육가희는 조금 쑥스러웠다.육씨 가문에 온 지 벌써 몇 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상류사회의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고,다시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결국 자신감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러고는 말이 없었다.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너 이 자식, 평소에는 말만 잘 하면서 예쁜 여자만 보면 벙어리가 되네.” 윤희연이 감정적으로 상황을 수습하고자 했다.하도경이 반박하고자 했다.육은숙이 말했다. “평소에 나도 가희 데리고 잘 안 나가서 내성적이야. 내가 너무 보호를 잘 한 거지.”“그럼 이제 가희 열심히 데리고 다녀, 도경이도 평소에 할 거 없으면 가희 좀 데리고 나가고.”“누가 나 할 일 없대? 나 바빠.” 하도경이 말했다.“바쁘긴 뭐가 바빠? 술 먹느라 바쁘지?” 윤희연은 자기 아들 체면은 살려주지 않았다.사람들 앞에서 하도경도 그녀와 싸울 수 없었다.“그럼 이제 도경이한테 우리 가희 좀 부탁할게.” 육은숙이 이때를 틈타 말했다.하도경이 대답하지 않자, 그의 엄마는 그를 때렸다.“네.” 하도경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송문수와 계지원이 옆에서 지켜보다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맞선 자리인 것을 눈치챈 것이었다.“맞다, 은숙아. 가희 지금 연예계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윤희연이 또 다른 화제를 언급했다.“맞아. 오늘도 나랑 리허설 연습하느라 이 시간에 온 거야.”“그럭저럭 괜찮아?”“아주 괜찮아. 별문제 없을 거야.” 육은숙이 말했다.“그건 그렇지, 네가 있는데. 누구든 네 체면 좀 살려주지 않겠어?” 윤희연이 농담을 던졌다.하지만 육은숙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그녀가 갑자기 계지원에게 물었다. “지원아, 너도 연예계에 오래 있었는데, 오 감독 팀 어때?”“업계에서 몇 안 되는 겸손하고 능력도 있는 감독이에요. 그분 작품이라면 업계에서 쉽게 유명해질 수 있을 거예요.” 계지원은 솔직히 평가했다.“그럼 다행이다. 그 사람 인지도가 좀 부족해서 가희한테 안 좋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어.” 육은숙은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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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저녁 식사 후.하도경은 급히 송문수, 계지원과 함께 자리를 떴다.매년 생일 때마다 이런 식이었다. 낮에는 부모님과 형식적인 식사를 하고, 저녁 연회가 끝나고 나서야 자기만의 시간이었다.몇몇 사람들이 저택을 나서려던 때.“도경아.” 윤희연이 갑자기 그를 불렀다. “가희도 데리고 가서 같이 놀아.”“내가 어떻게 데리고 놀아?” 하도경은 기분이 팍 상했다.“너 노는 대로 같이 놀아.”“우린 다 남잔데...”“그러니까 가희한테 너희 감시시키는 거지.” 윤희연이 강하게 말했다. “어쨌든 가희는 너한테 맡긴다.”“나한테 뭘 어쩌라고?” 하도경은 폭발했다. “우리 셋 중에 제일 친한 건 계지원이야. 계지원은 삼촌이고, 맡기더라도 계지원한테 맡기는 게 맞지.”계지원은 하도경을 흘끗 보았다. 책임 전가를 참 잘하는 친구다.“너희들 중 누구한테 맡기든, 가희는 저희한테 맡길게. 이모는 나랑 집에서 수다 좀 떨어야 하거든. 아무튼 얘 잘 봐. 무슨 일 생기면 맞을 줄 알아.” 윤희연이 협박했다.말을 끝내고 하도경에게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육가희를 그들에게 맡긴 채 자리를 떴다.윤희연이 가고 난 뒤, 그들 셋과 육가희만 남았다.육가희는 겁이 많은 듯 고개를 숙이고 긴장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은 어이가 없었다.그가 어쩔 수 없이 타협하려던 그 순간.계지원이 갑자기 말했다. “하도경, 문수랑 먼저 가. 내가 차로 가희 데려다줄게.”하도경은 계지원을 보고 있었다.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니 호흡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당연히 계지원이 육가희를 집에 보내려는 뜻인 것을 알고 있었다.하도경은 장난으로 계지원을 주먹으로 한 대 치면서 순간 얼굴이 폈다. “그럼 기다릴게.”“알겠어.”하도경과 송문수가 먼저 자리를 떴다.계지원은 육가희에게 말했다. “가죠.”“네.”육가희는 계지원을 따라 계지원의 차에 탔다.차 안은 조용했다.육가희는 몇 번이고 입을 열고자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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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이미 차에서 내린 계지원이 보였다.육가희는 계지원을 따라 작은 포장마차에 앉았다.정말 이 상류사회로 들어오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인데, 주변에 모두 뛰어난 사람들이었다.예를 들면 계지원.그는 그냥 작은 포장마차에 앉아 떡볶이를 기다리고 있을 뿐인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모두 쳐다보았다.그들 사이에서 계지원이 출중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주 특출나다.두 사람은 각자 한 접시를 시켰다.계지원이 한 입 먹었다.조금 달았다.게다가 사실 그는 단 음식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맛있어요?” 육가희가 물었다.“네.” 계지원이 대답했다.육가희를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미지근했다.육가희도 눈치가 빨라,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것을 먹고 있었다.“사장님, 떡볶이 2인분 주세요. 1인분은 포장, 1인분은 먹고 갈게요.”갑자기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지원은 포크를 들고 있던 손이 잠시 멈칫했다.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먹고 있었다.옆에 있던 의자에 누군가 앉았다.포장마차의 자리는 아주 좁았고, 떡볶이를 먹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대부분 합석해 있었다.예수진은 이제 다른 사람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는 것에 익숙해졌다.그녀는 자연스럽게 빈자리에 앉았다.하도경이 몇 시에 오는 지도 몰랐다.그녀는 치마를 벗고 두꺼운 패딩을 입고 떡볶이를 먹으러 나왔다.너무 배가 고팠고, 하도경이 송문수와 술을 먹으러 갈 것을 생각하면 집에 왔을 때 단 게 먹고 싶을 것 같아 1인분은 포장한 것이다.이제 막 앉았는데, 예수진 역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누군가의 느낌...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주 오래된 듯, 계속 있었던 것 같았다.그녀는 사실 애초에 옆에 있는 사람들 보지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그녀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다른 자리를 찾고 있었다.“예... 수진?” 육가희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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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너 여기 근처 살아?” 육가희가 그녀에게 물었다.“응.”“여기 되게 좋아 보이는데.” 육가희가 조용히 말했다.“그래서 네 생각에 내가 살 곳은 개미굴이라는 거야?” 예수진의 말투는 약간 충동적이었다.“난 그런 뜻이 아니라. 나도 엄마가 너한테 그렇게 대한 거에 대한 양심의 가책은 느껴...”“됐어. 너랑 너희 엄마 감정이 깊은 건 나한테 말 안 해줘도 돼.” 예수진의 그녀의 말을 끊었다.육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예수진에게 그렇게 나쁜 태도로 말한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예수진은 결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가죠.” 계지원은 포크를 내려놓고 육가희에게 말했다.“저 아직 다 안 먹었는데요?” 육가희는 떡볶이를 정말 좋아했다. 게다가 이 집은 정말 맛있었다.“사장님한테 포장해 달라고 할게요.” 계지원이 말했다. “차에 먼저 타요.”계지원이 차 키를 육가희에게 주었다.육가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삼촌.”그녀는 말을 하면서 열쇠를 받아 들고 자리를 떴다.예수진은 차갑게 웃었다.계지원은 누구에게나 다 잘 해준다.이 추운 겨울, 자기가 추워도 육가희에게 포장을 해주고, 그녀가 춥지 않도록 해줬다.사실 예수진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왜 그렇게 그녀에게 못 해주는 걸까.도대체 그녀의 어디가 그렇게 미운 걸까.그녀는 도대체 육가희보다 얼마나 더 못난 걸까?아, 아니다.그녀가 계지원을 좋아하기 시작한 뒤로, 계지원은 그녀를 싫어한 것이다. 그제야 그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었다.예전엔 그녀에게도 아주 잘해줬었다.혹시 육가희에게도 그런 게 아닐까?계지원이 사장님이 포장해 준 떡볶이를 받아 들고 자리를 뜨려던 그 순간.“계지원, 육가희가 좋아하면 어쩌려고 그래?” 갑자기 예수진이 물었다.계지원은 떡볶이를 든 손에 힘을 주었다.“이것만 알아 둬,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려면 사람도 봐 가면서 해야지.”계지원은 조용히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예수진은 살짝 웃었다.이상하게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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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그럼 어떤 사람 좋아하는데요?”“중요하지 않아요. 어쨌든 하도경은 당신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상처받기 싫거나 난처한 상황 만들고 싶지 않으면, 가서 어머니께 하도경에게 마음 없다고 말씀드려요. 이런 생각 안 하시게.”계지원은 차갑게 말했다.육가희의 눈이 조금 빨개졌다.그녀는 이 사회에 이제 겨우 용기를 내서 발을 뗐다.친구를 사귀는 것이 그녀의 첫걸음이었다.하지만 계지원에게 가로막혔다.“하지만, 저는 엄마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엄마도 저 위해서 그러시는 거잖아요.” 육가희가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감정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하지만 저는 엄마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데...”“유명해지고 싶어요?” 계지원이 그녀에게 물었다.육가희는 의아하다는 듯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계지원이 그녀에게 냉담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지금 이 상황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이런 말을 하고 있다.“하도경 포기하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계지원이 조건을 걸었다.육가희는 마음이 흔들렸다.그녀가 육씨 가문으로 돌아온 것은 육씨 가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였다.그래서 모두에게 할 수 있는 한 비위를 맞췄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이 더욱 중요했고, 연예계에 들어간 것도 계속 꿈꾸던 일이었다.그녀는 예수진을 매우 부러워했고, 대역이었지만 계지원의 작품을 연기한 적이 있었다. 그녀 역시 그가 좋은 감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만약 계지원이 정말 진심으로 그녀를 도와준다면, 그녀는 훨씬 빠르게 유명해질 것이다.“고민해 봐요.” 계지원도 그녀를 강요하지 않았다.차가 육씨 저택에 도착했다.육가희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용기를 내 물었다. “삼촌 저 속이는 거 아니죠?”“아니에요.” 계지원은 확신에 찬 말투였다.“그럼 제가 가서 하도경한테 마음 없다고 말할게요.”“네.” 계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연락할게요. 빠르면 6개월 안에 거의 TOP 급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늦어도 1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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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하도경이 계지원에게 물었다.그래도 계지원과 육현경은 친척이니까, 아는 것이 많을 것이다.“아마 아닐 거야. 그래도 잘 모르겠네.” 계지원은 할 말을 찾고 있었다.며칠 전 소이연의 추측으로 결국 육현경이 그에게 맡긴 일을 해내지 못한 것도 양심에 찔렸다.지금 소이연은 낙성시에서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어쨌든 소이연은 그 뒤로 계속 돌아오지 않았다.육현경도 계속 돌아오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비록 그는 심씨 가문 쪽의 구체적인 상황을 잘 모르지만, 느낌상 긴장 상태인 것을 알 수 있었다.“현경이가 우리 중에서 어릴 때부터 제일 똑똑하고, 제일 잘 생겼고, 성적도 제일 좋았는데, 결국 제일 마음대로 못 사네.” 하도경이 어이없는 듯 감탄하며 말했다.“이게 바로 능력이 좋을수록 책임도 크다는 건가?”“넌 너 관리나 잘해.” 송문수가 하도경에게 말했다.“너랑 나 같은 식충이들이 어떻게 현경이의 야망을 알겠어. 네 술이나 마셔.”하도경이 가장 참기 힘든 건 송문수의 도발이었다.두 사람은 또 목숨 걸고 마시기 시작했다.저녁 9시가 되기도 전에 두 사람은 모두 취했다.송문수는 소파에 누워 꼼짝도 안 했고, 하도경은 화장실에서 장기까지 토해낼 듯했다.계지원은 하도경에게 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병원 데려다줄까?”“나, 욱... 나 괜찮아... 송문수 저 새끼, 취했어?” 하도경이 물었다.“취했어. 소파에서 꼼짝도 안 해.”“진짜, 쟤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거야.” 하도경이 모진 말을 뱉으며, 토하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한참 뒤.하도경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변기에서 일어나 수도꼭지를 틀어 세수를 했다.“가게? 데려다줄게.” 하도경은 딱 봐도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그는 보통 라이브 방송을 켜지 않는다.“안 가. 나 여자친구 집 갈 거야. 오늘 약속했어.” 하도경이 정신도 못 차리고 말했다.“죽일 놈의 송문수, 이제야 취하다니...”오늘 저녁 하도경이 이렇게 목숨을 걸고 송문수와 술을 마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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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그럼 몇 층?” 계지원이 물었다.연인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자신과 같이 있어준다면 기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23층.”계지원이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도착하자, 계지원은 하도경을 부축해 걸어가 큰 대문 앞에 섰다.계지원은 원래 하도경을 두고 가려고 했지만, 하도경이 도저히 똑바로 서지 못했다. 손을 놓자마자 바닥으로 넘어질 것이 틀림없었다.그는 이를 악물고 초인종을 눌렀다.문은 아주 빨리 열렸다.화사한 얼굴이었다.그녀는... 사람을 꼬시려는 듯 아주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한눈에 봐도 다 보였지만, 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보일 듯 말 듯했다.예수진의 웃음 가득한 얼굴이 계지원을 보는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다.하루 사이에 두 번이나 만나다니.예수진은 이게 악연인지 생각하고 있었다.계지원은 시선을 돌려 해명했다. “하도경이 너한테 일찍 오려고, 송문수 취하게 만들고 자기도 취해서 내가 데려왔어.”예수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선 내가 부축해서 들어갈게. 아마 혼자 걸을 힘이 없는 것 같아.” 계지원은 마치 혼잣말을 하는 것 같았다.차분하고 차가운 목소리였다.예수진이 방문을 열었다. “부탁할게.”그녀는 그를 서먹하게 대했다.계지원이 현관을 지나 신발을 벗었다.하도경을 부축하고 있어, 손을 뻗을 수 없었기 때문에, 발로 벗어야만 했다.“됐어. 그냥 들어오면 돼.” 예수진은 계지원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몸을 숙여 하도경의 신발을 갈아 신겨주고 있었다.예수진의 것과 똑같은 커플 털 실내화였다. 아주 따뜻해 보였다.“어차피 곧 갈 거잖아.” 예수진이 덧붙여 말했다.계지원은 더 이상 신발을 벗으려 하지 않았다.예수진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그녀는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어떤 자세를 해도 다 보였다.방금 몸을 숙였을 때, 이미... 아주 잘 보였다.계지원이 하도경을 부축해 들어가면서 물었다. “어느 방에 재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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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계지원의 말이 끝나고 난 뒤에도 예수진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예수진은 그냥 예의상 얘기한 것뿐이었다.하지만 그가 진심으로 받아들였다.계지원이 시선은 아래에 두고 입을 열려던 그때.“내가 물 틀어줄게.” 예수진이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녀는 계지원의 옆을 지나 바깥의 공용 샤워실로 가 물을 틀어주었다.물을 틀고는 다시 침실로 돌아와 잠옷과 남자 반바지를 찾았다.하도경은 여기에 옷을 두지 않았다. 여기에서 자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오늘 그가 자고 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민소매 원피스를 살 때, 하도경을 위해 커플 잠옷과 반바지 두 개도 사두었다.예수진이 걸어와 계지원에게 말했다. “우선 잠옷 입어.”“고마워.”예수진은 그에게 옷을 가져다주고는 그의 곁을 지나쳐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계지원은 예수진이 쪼그리고 앉아 하도경의 토사물을 치우는 것을 보고 있었다.예수진은 어렸을 때부터 육씨 가문에서 컸기 때문에, 옷이 오면 손을 뻗고, 밥을 주면 입을 벌렸다.그 덕에 집안일은 해본 적도 없었고, 음식은 더더욱 할 줄 몰랐다...환경이 그녀를 변하게 한 건지, 하도경이 그녀를 변하게 한 건지 모르겠다...계지원은 뒤돌아 나갔다.예수진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계지원의 차가운 뒷모습이 보였다.예수진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계지원은 아마 그녀가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 했겠지.육씨 가문에 있을 때, 그녀는 정말 교활한 사람이었다.예수진이 바닥 청소를 한 뒤, 다시 뜨거운 수건으로 하도경의 얼굴, 손을 닦아주고, 신발과 외투를 벗기고 그가 좀 더 편하게 있을 수 있게 해주었다.모든 걸 다 끝내고, 화장실에 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니, 그제야 자신이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잠시 감정이 요동치는 눈빛이었지만 이내 다시 진정했다.계지원에게 그녀는 아무런 매력이 없다.아무것도 안 입어도 없는데, 이런 건 신경도 안 쓸 것이다.그래도 그녀는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 저녁 하도경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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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그에게 건네준 그 순간.두 사람의 손등이 한 시야 안에 있었다.예수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고개를 숙여 자신의 잠옷을 바라보았다.그녀가 입은 잠옷은 하도경의 잠옷과 커플 잠옷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오늘 밤이 지나면 같이 입을 거라고 생각해, 먼저 화장실에 가져다 두고, 별 생각 없이 입은 것이었다...예전엔 정말 꿈에서라도 계지원과 같은 지붕 아래 똑같은 옷을 입고 싶었는데.그렇게 바라고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을 자신이 완전히 포기한 뒤에야 이렇게 쉽게 이뤄냈다.하늘은 그녀와 장난치는 걸 정말 좋아하나 보다.그녀가 계지원에게 드라이기를 건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어차피 계지원은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무엇을 입던 그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방금 그녀는 이게 하도경의 잠옷이라는 것도 명확히 설명했다.그녀와 하도경의 커플 잠옷은 당연한 일이다.예수진은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 하도경에게 줄 간식을 준비하고 있었다.계지원은 예수진을 흘끗 보고, 그녀가 입고 있는 그와 똑같은 잠옷을 보고 있었다...그는 시선을 떨구었다.눈은 조금 충혈되었다.계지원은 다시 화장실로 가 머리를 말렸다.예수진은 꿀물과 떡볶이를 침대 옆 테이블에 두고, 하도경이 깊이 잠든 것 같아 깨우지 않았다.조금 생각하던 그녀는 다시 거실의 화장실로 가 문을 두드렸다. “계지원, 벗은 옷 나 줘.”계지원이 문을 열었다.머리는 반쯤 말린 상태였다. “뭐라고?”예수진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다.화장실의 세면대 앞에 계지원이 방금 벗은 옷들이 있었다.옷에는 하도경의 토사물들이 있었다.예수진은 그대로 가져갔다.계지원이 급히 말리며 말했다. “뭐 하게?”예수진은 낯빛이 조금 어두워져 말했다. “빨아주게. 아니면 하도경 옷 입고 가게?”이렇게 추운 날 계지원은 길에서 얼어 죽을 것이다.“나, 내가 알아서 빨게.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세탁기가 빨고, 건조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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