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471 - Chapter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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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하루가 지났다.뉴스채널에는 여전히 계지원의 교통사고에 대한 뉴스 보도가 없다.소이연은 참지 못하고 여전히 육현경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계지원은 어때?"건너편에서 답이 없다.몇 분 후, 심아윤은 카톡 전화를 걸었다.그들은 서로 연락처가 없기 때문이다.소이연은 망설이다가 결국 통화를 눌렀다."소이연, 현경은 지금 너무 바빠서 답장하기 애매하거든, 나보고 전달해 달라고 했어."심아윤은 피곤한 듯한 목소리였다.그러니까.심아윤이 지금 육현경이랑 같이 돌아간 거야?게다가 하룻밤 같이 있어 줬다고?"계지원은 지금 어떻게 됐어?"소이연은 담담하게 묻는다.그녀에겐 계지원의 부상 상태가 더 중요하다."어제 오후 수술실에서 나와 지금까지 혼수상태야. 의사 말씀은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대. 육현경이 지금 국외 전문가팀을 연락해서 장안으로 데려왔어. 방금 도착했는데 전문가들이 진료하러 갔어. 육현경이랑 같이 갔을 거야.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의료방안도 검토해야 해.""상황 많이 안 좋아?"소이연은 긴장되었다."아주 안 좋아."심아연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수술할 때 심정지가 두 번 있었어. 겨우 살려냈는데 여태껏 혼수상태이고 게다가 혈압도 낮아. 상세한 상황은 나도 잘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걔가 어떻게 될지는 말하기가 어려워. 전문가들의 최종 진단 결과를 기다려 봐야지. 걱정 마. 소식 있으면 너한테 바로 연락해 줄게.""고마워. ""고맙긴. "두 사람 서로 인사를 나누며 소이연은 전화를 끊었다.계지원의 상황이 이 정도로 엉망인 줄은 정말 생각지도 않았다.또 이틀이 지났다.이틀 동안 심아윤은 수시로 그녀에게 계지원의 상황을 메시지로 전달해 줬다.소이연은 그녀가 정말로 호의인지, 아니면 육현경을 방해하는 걸 싫어하는지 어쨌든 계지원의 상황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들한테 별 기대는 하지 않는다.저녁.소이연이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육현경의 전화가 걸려 왔다.사흘 동안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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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그러니까, 육씨네 집안사람들이 모두 외국으로 떠나서 육현경이 육민이를 심아윤한테 말겼다고?그녀의 의견도 묻지 않았다.육민이를 그녀의 곁에 데려갈 생각은 안 해봤는지?소이연은 이를 악물며 현실을 받아들였다.지금, 이 상황에서 육현경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이어 며칠간.육현경은 가끔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계지원의 진척이 많지 않아 메시지 수량도 적었다.이때 심아윤은 늘 모멘트에 육민이와 함께 하는 일상을 올렸다.민이와 함께 요리하다 두 사람 엉망이 된 샷. 민이 샤워를 시켜주는데 민이의 온몸에 거품이 된 샷.육민이 데리고 외출하여 놀이공원 가서 자극성 있는 놀이기구 탄 샷.그리고 산에 데리고 가서 등산한 샷.소이연은 지금까지 쭉 침묵 일관하였다.조용하게 심아윤의 모멘트를 뒤지면서 일부러 드러낸 모성애를 보는데.갑자기 육민이가 다리 상한 사진을 보면서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사진상의 육민이는 머리를 숙여 하얀 붕대를 감은 다리를 보고 있어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모멘트에 올린 글 내용은: 미안해, 우리 왕자. 내가 잘 못 챙겨줬어. 그 뒤에는 우는 이모티콘을 몇 개 달았다.한계가 온 것 같다. 그녀는 심아윤한테 카톡을 보냈다. "육민이 어떻게 됐어?""별일 없어. 오늘 우리 둘 등산을 하다가 부주의로 발을 삐끗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얘기하시길 며칠만 쉬면 된다고 했어.""육민이 어디 있어. 내가 데리러 갈게.""현경이가 육민이를 부탁한 거야. 현경의 허락 없이는 절대로 육민이를 그 누구에게도 줄 수 없어."소이연은 주먹에 점점 힘을 주었다."걱정 마, 내가 잘 돌봐줄 수 있어."심아윤이 문자를 보내왔다.한참 후 몇 마디가 이어졌다."내 아들이니까 내가 끝까지 책임질 거야."이 말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나 사실은 협박의 뜻이 함유되어 있다.소이연을 협박해 때가 되면 그는 육민이한테 손을 댈 수도 있다.소이연은 가슴이 철렁거려 숨이 가빴다.심지어 육민이 다친 다리가 심아윤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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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너 진정 좀 해."육현경은 소이연을 다독이며 말했다."심아윤이 육민이한테 나쁜 짓 안 할 거야.""그 정도로 그 여자 믿어?""적어도 지금은 안 할 거야."육현경은 한 글자 한 글자 뱉어내면서 아주 확신하고 있다."그 여자가 육민이 다치게 만들었어!""어린애잖아, 부딪히는 건 정상이지."소이연은 휴대전화를 손에 꽉 쥐면서 분노를 억누르기가 어려웠다."내가 곁에 없을 때 아무 데도 가지 마. "육현경은 차분하게 당부한다."심아윤 그 사람 육민이를 해하진 않지만 너를 다치게 할 수 있어. "소이연은 전화를 뚝 끊었다.육민이 일에서 그녀는 차분해지기 힘들었다.하지만 육현경 앞에서 뭐라고 반항하지 못했다.이틀 뒤. 육현경이 돌아왔다.새벽 3시.소이연은 평소에 쉽게 잠에서 깨어난다. 밖에 기척이 있지만 일어나진 않았다.그냥 몸을 뒤척이고 계속 잠을 청했다.이때 방문이 몰래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소이연은 자는 척했다.상대하기가 싫었다.그 순간 침대 한 편이 움푹 꺼지는 것을 느꼈다.소이연은 조금 화가 났다.원래 화가 나 있는 상태인데 말이다.그녀는 동작을 거칠게 몸을 뒤척이다가 그녀를 향해 방글방글 웃는 어린 얼굴을 보고 놀랐다."엄마!"육민은 달콤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그리고 그녀의 목을 한 번에 둘렀다.아담하고 작은 몸이 이렇게 그녀의 품에 안겼다.아기를 안으면서 따뜻한 몸의 온도를 느끼자 소이연은 금방 마음이 녹았다."엄마, 나 보고 싶었어? 나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육민은 그녀의 목을 꼭 껴안고 억울하게 말했다. "작은 엄마가 자꾸 나를 낙성으로 데려오려 했어. 원래 나 하나도 오고 싶지 않았거든? 아빠가 엄마가 낙성에 있다 해서 급하게 보러 왔어.""아빠가 이 시간에 민이를 데리고 온 거야?""응."육민은 소이연의 목을 두르던 손을 풀고 그녀와 눈을 마주 보았다. "원래 나 예쁘게 잠들어 있었는데 아빠가 엄마 보러 가자고 해서 바로 깼어. 엄마 나 너무 시끄러워?""아니야."소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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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인정하기 싫지만 그녀는 심아윤의 수에 넘어간 것 같다!물론 심아윤이 실제로 육민을 놓고 협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소이연은 몸을 돌려 육민과 마주 향하였다.육민이와 잘 때 그녀는 습관적으로 불빛이 약한 야광 등을 켜 놓는다. 육민이 이불을 찰 때 다시 덮어줘야 했다.육민이의 곤히 잠든 얼굴을 보면서, 진정 엄마가 된 사람만이 아기가 자기 옆에서 곤히 잠들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동 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소이연은 참지 못해 육민의 볼을 쓰다듬었다.엄마가 너를 잘 지켜줄게.다음 날. 소이연은 지금 생활이 습관이 되어 오전 10 시가 넘어서야 일어난다.육민은 어젯밤에 너무 늦게 잤는지 이 시간까지도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고, 그 모습은 여전히 사랑스러웠다.소이연은 그를 방해하지 않았다.조심스럽게 일어나 씻고 지팡이를 짚고 방을 나와 방문을 닫아줬다.거실 안은 하인뿐이다.지난 며칠간 일어날 때마다 얼떨떨했다. 육현경이 집에 안 돌아온 건가?다시 생각해 보니 자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아가씨, 아침 드실래요?"하인이 다가가서 물었다."좀 있다 먹을게요. 육현경이랑 육민이 보고 나서 먹을게요. 그다지 배고프진 않아요.""사장님은 이미 깨어나셨습니다."하인이 급히 답을 줬다.소이연은 의아했다.사람이 안 보였다."바로 전에 깨어나신 후 아씨와 작은 도련님이 아직 주무시길래 다시 방에 돌아갔어요. 깨어 나시면 다시 불러달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저 지금 가서 사장님 부를게요."도우미가 급히 말했다.소이연이 머리를 끄덕이다가 다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제가 갈게요.""네."소이연은 원래 내심 미안했다. 전에 육민의 일 때문에 육현경과 싸웠는데 말이다.게다가 그녀는 실시간으로 계지원의 상황을 알고 싶었다.그녀는 육현경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문을 두드리자 방문은 저절로 열렸다.소이연은 아무 생각 없이 성큼 걸어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현경이 알몸 상태로 방 중간에 서있었는데 촉촉한 머리에 갓 샤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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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육현경은 방 안의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약상자는 이미 준비되었다.그러니까 소이연이 안 들어왔으면 육현경은 혼자 약 바를 생각이었나?하지만 다친 건 그녀 때문이기도 했기에 결국 소이연은 마다하지 않았다.그녀는 소독 용액과 연고를 찾아내어 몸을 웅크려 육현경의 다리 상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확실히 감염된 것 같다."조심 좀 하지?"소이연은 묻는다."이런 곳에서 주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육현경은 어쩔 수 없는 듯하였다.소이연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진지하게 그의 상처를 처리해 준다."쓰읍!"육현경은 상처가 아픈지 엄살 소리를 낮게 냈다."아파?"소이연이 묻는다. "안 아파. "육현경은 고집불통이라 부정했다.사실상 허벅지 안쪽을 다쳐서 무척 아팠을 것이다.소이연은 신경 써서 살살 다루었다.방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소이연은 너무 상처 처리에 몰입한 나머지 주변을 아예 의식하지 못했다.그녀는 육현경의 다리를 소독한 후 하얀색의 면포로 둘둘 싸주었다. 마침 고개를 들어 보니 육현경이 바로 눈앞에 보였는데 그 눈빛은 심상치 않았다.그녀의 마음은 조금 흔들렸다.그제야 지금, 이 자세가 다소 애매하다는 걸 알아챘다.소이연은 벌떡 일어서면서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일부러 침착한 척하면서 말했다. "다 됐어, 물에 절대 적시게 하지 말고 걸을 때도 부딪치지 않게끔 주의해. ""응..."육현경은 대답했다.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소이연은 몸을 돌려 약상자 정리하면서 못 본 척 못 들은 척했다.그녀는 약상자에 있는 약통들을 정리하면서 물었다. "계지원은 지금 어때?"정직한 얘기를 나누면 어느 정도 열기라도 내릴 순 있다."해외 전문 의료 기지에 도착하고 나서 잘 되면 목숨에는 위험이 없을 거야. 단 계속 혼수상태에 빠져 있고 뇌에 핏덩어리가 누르고 있어. 전문가 얘기로는 핏덩어리는 자기절로 없어지지 않는대. 뇌수술 하게 되면 뇌를 여는 거니까 덩어리를 꺼내는 그 위험성은 지금보다 클 거야. 함부로 시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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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소이연은 눈을 올려 그를 쳐다봤다.그는 아직도 숨이 조금 차는 듯해 보였다.볼이 자연스레 빨개진 것도 느껴졌다.소이연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씻으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척했다.육현경도 걸어 나갔다.소이연은 손을 씻으며 넋이 나갔다.뇌리에는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다...소이연은 수도꼭지를 잠그고, 물기를 닦은 뒤 화장실을 떠났다.육현경은 침실에 없었다. 언뜻 드레스룸 안에 그림자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소이연은 드레스룸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동작으로 드레스룸에 들어섰다.육현경은 그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지금 그는 아까 그것과 비슷한 검은색 트렁크만 입고 있었다.육현경은 앞에 놓인 전신 거울을 통해 소이연을 보았다.눈빛엔 놀라움이 스쳐 지났고 이어 입을 열었다."옷 갈아입고 바로 나갈게.""옷 입을 수 있겠어?"소이연이 물었다."응.""상처에 닿지 않아?""조심할게... 음..."육현경의 목젖이 저도 모르게 굴러갔다.소이연의 따뜻하고 작은 손이 등 뒤에 닿은 것처럼 느껴졌다.소이연은 지금 이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모르는 듯했다."미안해."소이연이 갑자기 사과를 했다."민이에 관한 일엔 내가 좀 민감해서, 그날엔 당신 시끄럽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육현경은 목이 타왔다.목소리마저 잠긴 듯했다."그래서 몸으로 갚는 방식으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려고?"육현경이 웃으며 물었다.농담이 느껴지는 어투였다.희망을 품은 적은 없었다.육현경은 잘 알고 있다. 심아윤과 철저히 선을 긋기 전까진, 소이연이 죽어도 본인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 것이다.그래서 가끔은 인내가 극에 달해도, 마지막엔 그저 혼자 소화를 했었다."그럴 수 있다면."소이연의 얼굴이 그의 등에 맞닿았다.목소리는 아주 낮았다.아주 많이 낮았지만, 육현경은 들었다.선명하게 들려왔다.그의 몸은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심지어 소이연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장난을 치는 게 아닌지 의심되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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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이렇게까지.소이연이 이렇게까지 말을 했지만 육현경은 움직이기 두려웠다.그때 그녀의 몸에 손을 댄 이후로, 소이연은 남자에 대해 무척 배척을 하고 있고, 그녀가 자신을 이렇게 오래도록 미워하게 만들었는데.지금 다시 그녀를 만지면 소이연을 평생 못 만날까 봐 두려웠다.소이연은 그를 그녀의 세상에서 영영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육현경은 차라리, 참으려 했다."싫어?"육현경의 대답을 듣지 못한 소이연이 물었다."두려워."육현경은 진심이 담긴 대답을 내뱉었다.소이연은 멈칫했다.마음속엔, 알 수 없는 느낌이 생겨났다.웃기기도 하면서 조금 짠했다.그녀의 손이 갑자기 불안해졌다.이미 경직의 최고봉에 달한 그의 몸 위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소이연이 말했다."이번엔, 미워하지 않을 거야.""소이연, 당신 대체... 왜 그래?"육현경은 그녀의 불안한 손을 단번에 잡았다.몸을 돌려 그녀와 마주 보았다.붉어진 얼굴을 보아, 그녀도 생각만큼 태연하진 않은 듯했다.그리고 그녀의 손이 떨고 있는 것도 느껴졌다."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나한테 사과하거나, 구해줬다고 보답하는 거, 필요 없어. 내가 무슨 일을 해도, 너의 보답은 필요 없어. 내가 널 위해 하는 모든 일에, 미안함 느낄 필요 없다고. 모든 건 다 내가 원해서야, 알겠어?"육현경이 진지하게 말했다.소이연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소이연이 원하지 않는다면 평생 이렇게 지내도 괜찮았다."나 원해."소이연은 육현경과 시선을 맞췄다.마주 보는 눈빛은 아주 진지했다.마치, 둘 사이에 있던, 그 말 못 할 장벽이 사라진 듯했다.지금의 그녀는 진짜 마음을 열고 진심을 다하고 있다."소이연... 읍."육현경이 눈을 크게 떴다.소이연은 갑자기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녀는 발끝을 겨우 들어,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육현경이 하고 싶은 말들은, 전부 막혔다.그는 믿을 수 없었고 움직이기 무서웠다.그렇게 소이연이 한참을 키스하도록 내버려 두었다.육현경은 자신을 억눌렀다.소이연은 한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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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그녀의 미세한 움직임이 옆 사람을 깨운 게 분명했다.정확히 말하면, 놀라서 깨어난 게 아니다.그는 계속 깨어 있었고 소이연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배고파?"육현경이 물었다.분위기 있는 목소리엔 가벼움도 조금 묻어 있었다.그는 지금 생기가 넘쳐나며 기분이 상쾌해 보였다.하지만 소이연은 온몸이 나른하고 노곤해 죽을 듯했다."몇 시야?"소이연이 물었다."저녁 10시.""이렇게 늦었어?"소이연은 놀랐다."그렇지?"육현경은 웃으며 답했다. 목소리는 희열을 전혀 숨기지 못했다."민이는?""민이가 이젠 자기도 다 컸다고, 혼자 잘 수 있대. 그래서 지금 착하게 자러 갔어."육현경이 답했다. 그리고 곧장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민이가, 자긴 오빠 역할이 어울린대."소이연은 육현경을 바라봤다.그녀는 허둥대며 몸을 일으켰다.육현경은 그런 그녀를 부축해 일으켰다.몸 위를 덮고 있던 이불이 스르륵 떨어졌고, 하얀 피부 위의 파랗고 자줏빛이 도는 흔적들이 괜히 흉해 보였다.소이연은 고개를 홱 돌려 육현경을 쳐다봤다.육현경은 어색하게 말했다."일어날 거야?""응.""옷 가지러 갈게.""고마워."육현경은 이불을 열어젖혔다.분명 일찍 일어났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이렇게 이불을 열어 젖히다간...소이연은 얼굴을 홱 돌렸다.육현경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못 본 데가 어딨다고 그래?"소이연은 반응하지 않았다."우린 대낮에...""그만 좀 말 할래?"소이연이 참다못해 다그쳤다.육현경은 웃으며 방을 떠났다.소이연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는 뒷모습에서 까지도 그때의 행복함이 드러나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은 가라앉았다, 깊게.둘은 옷을 입고 방을 나섰다.도우미가 저녁식사를 준비했다.둘은 조용하게 먹고 있었다.소이연이 갑작스레 입을 열었다."나, 장안에 돌아가고 싶어졌어."나이프를 쥐고 있던 육현경의 손이 멈칫했다.그녀가 몸을 허락한 게, 그저, 떠나고 싶어서였나."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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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우린 성인이야, 나도 육체적인 수요가 있고. 이젠 과거의 트라우마도 끝내고 싶었어, 철저하게."육현경을 쳐다보는 소이연은 유난히 차가웠다.육현경은 냉소를 지었고, 계속 그렇게 웃고만 있다."우린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잘못이었어. 육현경, 내가 전에도 말했지, 서로한테 제일 좋은 방법은, 당신이 심아윤한테 돌아가고,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라고."소이연은 단호하게 그를 쳐다봤다.감정은 없고 그저 결별뿐."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한치의 흔들림도 없어?"육현경이 물었다.지금까지 왔는데, 한 번이라도 바뀌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걸까?"없어."소이연이 확답했다."날 그저 무섭고 불안하게 했어. 언제 또 심아윤을 건드려서, 언제 또 죽음을 당할지! 모함당하고, 암살당하고, 지금은 또 민이로 협박까지... 육현경, 나 이젠 지겨워.""곧 끝날 거야."육현경이 확신에 찬 어투로 답했다."끝은 없어."소이연이 냉랭하게 말했다."끝이 있더라도... 그저 폭풍전야의 고요함일 뿐이야.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끝나기 전에 발생할, 예상치 못할 참담한 일들. 나도 사람이야, 목숨의 손해까지 견딜 순 없어.""소이연...""내가 진짜 당신과 함께 있고 싶은 거라면, 이렇게 자꾸 떠나려 하지 않을 거야. 내가 결정한 일은 다 심사숙고한 뒤 깨달은 것들이야. 그리고, 또 하나 고백할게 있어."소이연은 멈칫했다.육현경은 그녀를 바라봤다.그녀의 차가운 시선을 보았다."그때, 어르신께서 육씨 그룹 기념일 날, 육씨 저택으로 날 데리고 가 많은 얘기들을 하셨어. 육민이가 내 아이란 걸, 그때 나와 하룻밤을 보낸 게 당신이라는 걸 알게 해주셨고, 당신 곁에서 떠나라고 강요하셨어.""할아버지가...""마저 들어봐."소이연이 말을 끊었다.육현경은 입술을 앙다물었다."맞아, 난 그저 당할 사람은 아니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어. 하지만 어르신께서 조건을 제시하셨고, 난 받아들였어.""무슨 조건인데?""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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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그도 입맛이 없는 듯했다.소이연은 눈앞에 놓인 음식을 꾸역꾸역 다 먹고야 말았다.엄마로서, 본인의 신체를 막 다룰 자격이 없었다.그녀는, 육민을 잘 챙겨줘야 한다.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소이연은 침실로 돌아갔다.육민이는 이미 잠들었다.천진난만하고 깊게 잠든 그의 모습을 보며 소이연은 생각했다. 자신이 한 결정이 무엇이든 후회하지 않는다고.다음날 이른 아침.소이연은 육민과 잠깐의 이별을 했다.육현경이 심아윤과 결혼을 하기 전까진, 육민은 여전히 육현경의 소유다.그녀는 당장 육민을 데려갈 만큼 잔인하지 않았다.더군다나, 지금은 육민이 육현경 곁에 있는 게 더 안전했다."밖에 차가 왔어."육현경이 귀띔했다."응."소이연은 육민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며칠 뒤면 개학이니까, 장안으로 돌아가면 엄마 다시 만날 수 있어.""응응."육민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어제 일로 엄마와 아빠가 영원히 함께 있을 줄로 알았다.하지만 육민은 어릴 때부터 철이 빨리 들어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얌전히 말을 들었다.마음 아플 만큼 얌전했다."이거."육현경이 약 한 알을 소이연에게 건넸다.소이연은 한번 보았다.사후 피임약이었다.사실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3일 안에 먹기만 하면 약효가 있는 터라, 오늘 떠난 뒤 혼자 약국에 가서 사려 했다.하지만 그가 주동적으로 건네니, 그녀도 거절하지 않았다."차에서 기다릴게."육현경은 몸을 돌려 떠났다.어제의 애정 어림부터 오늘의 차가움까지.이게 바로 어른들 사이의 현실이다.소이연은 약을 먹고 육민과 다시 작별 인사를 한 뒤 떠났다.육민은 엄마가 아빠의 차에 타는 걸 빤히 쳐다보았다.육민이의 작은 몸을 보고 있자니 소이연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쉬움에 가득 찼다.앞으론, 앞으로는 꼭 육민을 자신의 곁에서 데리고 지낼 것이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마음을 평온히 다잡았다.곁에 앉은 육현경은 시종일관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이 저택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소이연은 육현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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