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성인이야, 나도 육체적인 수요가 있고. 이젠 과거의 트라우마도 끝내고 싶었어, 철저하게."육현경을 쳐다보는 소이연은 유난히 차가웠다.육현경은 냉소를 지었고, 계속 그렇게 웃고만 있다."우린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잘못이었어. 육현경, 내가 전에도 말했지, 서로한테 제일 좋은 방법은, 당신이 심아윤한테 돌아가고,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라고."소이연은 단호하게 그를 쳐다봤다.감정은 없고 그저 결별뿐."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한치의 흔들림도 없어?"육현경이 물었다.지금까지 왔는데, 한 번이라도 바뀌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걸까?"없어."소이연이 확답했다."날 그저 무섭고 불안하게 했어. 언제 또 심아윤을 건드려서, 언제 또 죽음을 당할지! 모함당하고, 암살당하고, 지금은 또 민이로 협박까지... 육현경, 나 이젠 지겨워.""곧 끝날 거야."육현경이 확신에 찬 어투로 답했다."끝은 없어."소이연이 냉랭하게 말했다."끝이 있더라도... 그저 폭풍전야의 고요함일 뿐이야.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끝나기 전에 발생할, 예상치 못할 참담한 일들. 나도 사람이야, 목숨의 손해까지 견딜 순 없어.""소이연...""내가 진짜 당신과 함께 있고 싶은 거라면, 이렇게 자꾸 떠나려 하지 않을 거야. 내가 결정한 일은 다 심사숙고한 뒤 깨달은 것들이야. 그리고, 또 하나 고백할게 있어."소이연은 멈칫했다.육현경은 그녀를 바라봤다.그녀의 차가운 시선을 보았다."그때, 어르신께서 육씨 그룹 기념일 날, 육씨 저택으로 날 데리고 가 많은 얘기들을 하셨어. 육민이가 내 아이란 걸, 그때 나와 하룻밤을 보낸 게 당신이라는 걸 알게 해주셨고, 당신 곁에서 떠나라고 강요하셨어.""할아버지가...""마저 들어봐."소이연이 말을 끊었다.육현경은 입술을 앙다물었다."맞아, 난 그저 당할 사람은 아니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어. 하지만 어르신께서 조건을 제시하셨고, 난 받아들였어.""무슨 조건인데?""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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