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771 - Chapter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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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딱 봐도 익숙한 얼굴이었지만 어디서 본 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꼬마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몹시 예쁘장하게 생겼다. 연예계에서 수많은 꼬마 연예인들을 봤지만, 이렇게 예쁜 아이는 처음 본 것 같았다.그는 마치 한눈에 이미 그녀에게 어떤 배역을 줄지 생각이 난 것 같았다. “아빠!”대답을 듣지 못한 꼬마는 또 한 번 말했다.그러자 계지원은 웃으며 몸을 숙였다.비록 지팡이를 짚어서 불편하긴 했지만, 그는 최대한 여자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말했다. “꼬마야, 지금 날 부르는 거니?”“네.” 하연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심지어는 그대로 계지원의 품에 안겼다.계지원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이 느낌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그는 살짝 아이를 밀쳐냈다.그러자 하연이는 동그란 눈으로 그를 보며 상처받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 “아빠는 제가 미워서 밀어내는 거예요?”“아니야...” 계지원이 급히 말했다.이렇게 억울해하는 꼬마의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를 연예계로 데려가면 어떤 작품이라도 다 잘 될 것 같았다.“네가 사람을 잘 못 본 것 같아. 난 네 아빠가 아니야.”“왜 아니에요?” 하연이가 그에게 되물었다.이 말을 들은 계지원은 멍해졌다.3살짜리 꼬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아빠가 안 계시니?” 계지원은 착하고 부드럽게 물었다.“있어요.” 하연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있잖아요.”“......” 계지원은 당황했다. “아빠, 아빠 다리 다쳐서 저랑 엄마 안 찾아온 거 아니에요?” 하연이는 그가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진지하게 물었다.“꼬마야, 난 네 아빠가 아니야. 사람 잘 못 봤어.” 계지원은 어이가 없었지만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오늘 누구랑 밥 먹으러 왔어? 엄마? 아니면 다른 사람? 내가 데려다줄까?”그리고 설명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가족들에게 데려다주면 가족들이 당연히 설명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랑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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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예수진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가 언제 TV에 나온 그 누군가에게 그녀의 아빠라고 했는가?!“제가 보여줄게요.” 하연이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급히 엄마를 데리고 나가 아빠를 찾기 시작했다.예수진은 하연이에게 끌려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그녀는 급히 하연이를 안아들고 말했다. “하연아, 여자는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면 안 돼.”“하지만 아빠가 안에 있어요.”“너 아빠가 어디 있다고?” 예수진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하연이를 안고 나가며 말했다.“유치원 친구들은 다 아빠가 있는데, 전 왜 없어요?” 하연이가 그녀에게 물었다.“...... 너도 없는 건 아니야. 그냥 아빠가 명이 짧아서 조금 일찍 돌아가신 것뿐이지.” 예수진은 말을 지어냈다.“근데 방금 진짜 아빠 봤다고요!” 하연이는 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조금 화를 냈다.예수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말 하연이의 돌발행동이라고만 생각했다.3살짜리 꼬마니까 가끔 예상 밖의 생각을 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다. 예수진은 하연이를 안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하연이는 아직 그 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엄마가 못 믿는 것 같으니, 큰 소리로 할머니에게도말했다. “할머니, 저 방금 아빠 봤어요.”가연은 조금 놀라 말했다. “아빠?”무슨 아빠?!그녀 역시 하연이의 아빠가 누군지 모르고 있는데ㅊ고작 3살짜리 하연이가 자기 아빠가 누군지 어떻게 알지?가연은 고개를 돌려 예수진을 보았다.“하연이가 그냥 아무렇게나 말하는 거예요.” 예수진은 여전히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그러자 하연이는 조금 화가 나서 말했다. “저 아무렇게나 말한 거 아니에요. 못 믿겠으면 제가 데려가서 보여줄게요.”하연이는 예수진을 끌고 아빠를 찾으러 가려고 의자 위에 올라섰다.예수진은 당연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하연이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기에 하연이를 따라 두 걸음 걸어갔다.딱 두 걸음만에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렸다.계지원이 보였기 때문이다.설마, 오늘 회식 장소가 여기인가?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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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예수진은 머리를 짜내도 도대체 언제 하연이에게 계지원이 아빠라는 말을 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지금 당장 하연이를 데리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때, 직원이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왔다.그 모습을 본 예수진은 바로 직원에게 말했다. “혹시 포장되나요?”“네?” 직원은 멍해져 말했다. “손님, 저희는 포장말고 배달이 가능하긴 합니다. 다만 별도의 배송비를 지불하셔야 합니다......”“네.” 예수진은 급히 지폐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이 주소로 부탁드려요.”“네.” 직원은 가져온 음식을 다시 가지고 갔다.“엄마, 저희 가요?” 하연이는 놀라서 물었다.“응, 가자.”“왜요? 싫어요. 저 생일파티해야 되는데…. 엄마 미워…!” 하연이는 바로 기분이 상해 버렸다.겨우 생일파티를 하려던 참인데 절대 안 가.“착하지 하연아. 집에 가서 엄마랑 같이 생일파티하자. 엄마가 엄청 크고 예쁜 케이크 사줄게. 응?”“싫어요. 하연이는 아빠랑도 같이 할 거예요.” 말을 하면서 하연이는 의자 위에 올라서서 계지원을 찾고 있었다.그 순간 예수진은 놀라서 얼굴까지 창백해졌다.그녀는 급히 하연이를 안아 들었다.하연이는 작은 손과 발로 반항을 했는데,억울한 얼굴로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엄마 진짜 미워......”“착하지. 엄마가 집에 가서 생일파티해줄게. 응? 뭐 가지고 싶은 장난감 있어? 엄마가 사줄까?”“아빠 가지고 싶어요.”“그 사람은 정말로 아빠 아니야.” 예수진은 엄숙하게 말했다.“엉엉….” 하연이는 큰 소리로 울었다.예수진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하연이의 울고 싶을 때 우는 이 능력은 연예계에 발 들이지 않는 게 아까울 정도였다.그러자 그녀는 주변의 많은 손님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고급 레스토랑이라서 작은 소리도 아주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진도 하연이의 나쁜 버릇을 받아주지 않았다.원칙상으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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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엄마.” 그녀는 온 얼굴에 거품을 묻히고 흥분한 채 말했다.예수진은 그녀를 살살 닦아주었다.“엄마, 다음에는 아빠 불러서 같이 씻으면 안 돼요?” 하연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말했다.“......”아빠 얘기 좀 그만할 수 없는 건가..하연이의 말에 예수진은 거품 목욕으로 좋아진 기분이 싹 사라졌다.그녀는 하연이를 욕조에서 꺼내 깨끗이 씻기고 잠을 청했고, 예수진은 옆에서 왕자와 공주 이야기를 해주었다.“엄마, 다음에는 아빠한테 해달라고 하면 안 돼요? 저 아빠가 해주는 옛날이야기 듣고 싶어요.” 하연이는 하품을 하며 예수진에게 물었다.“......”도대체 몇 번을 더 얘기해야 할까. 아빠가 없다고.다행히 하연이는 지쳤는지 곧바로 잠이 들었는데, 잠에 들어서도 계속 중얼거렸다. “아빠..... 아빠...”예수진은 정말 어아가 없었다.그녀는 하연이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고 거실로 가 물을 마셨고, 가연은 그들이 할 일을 다 끝낸 것을 보고는 방을 정리했다. 집에 아이가 있으니 집은 항상 엉망이었고, 가연은 모두 잠에 들면 정리를 시작했다.예전에 예수진이 가정부를 부르자는 얘기도 했었지만, 가연이 모두 거절했다.가연은 혼자서도 다 할 수 있다고 했다.사실 예수진도 가연이 돈을 아까워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3년 동안, 예수진은 수중에 남는 돈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가만히 앉아서 놀고먹기만 하고,힘들게 벌어서 본전도 못 찾고 실패할까 봐 두려워 투자도 쉽게 할 수 없었다.밖에 나가서 일을 하기에는 사람들이 알아보거나 잘못이라도 할까 봐 못 했고, 게다가 하연이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다.“일찍 주무세요.” 예수진은 물을 마시며 냉담하게 말했다.“곧 잘 거야.” 가연도 급히 말했다.그녀에게는 항상 조심스러웠다.예수진은 답답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연은 정리를 다 끝낸 뒤, 마치 한참을 고민했다는 듯 말했다. “오늘 하연이가 아빠를 본 거야?”“켁, 켁.”그녀의 갑작스러운 물은에 예수진은 그만 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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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가연은 지금 돌이켜보면 뭔가 아쉬웠다. 그때 왜 예수진과 더 같이 있지 않고 설거지를 하러 갔는지 말이다. 하연이의 친아빠가 누군지 놓쳤어!이제 하연이에게 설명하려고 해도 못 알아들을 것 같았다.예수진의 모습을 보니, 아마 정말 하연이에게 아빠가 누군지 알려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예수진은 휴대폰 화면을 보고 받을지 말지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전화를 받았다. “수진 씨, 어디예요?”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유청하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있었다.“왜요?”“일 다 끝났죠?” 그쪽에서 물었다.“음......” 예수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경험상, 유청하는 나와서 술을 먹자고 할 것이다.역시 아니나 다를까.“노래방으로 와요. 우리 이제 2차 왔어요.” 유청하는 들뜬 목소리로 같이 만나자면 권했다. “전 그냥 안 갈게요......”“아무리 대단한 일이라도 얼굴은 비춰야죠. 계 감독님도 아직 안 갔어요. 혼자만 안 오는 게 말이 돼요?빨리 와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주소 보내줄게요.”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는 끊겼다.곧이어 유청하의 메시지가 왔다. GPS 정보였다.예수진은 정말 도저히 가고 싶지 않아 고민이 되었다.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갔는데 자신만 안 간다면...... 너무 마음대로인 것 같았다.중요한 건 지금 그녀는 마음대로 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그녀는 계지원에게 미움받을 것이 두려운 게 아니다. 어차피 계지원과는 이미 이렇게 된 사이니까......그녀는 그저 다른 배우들과 거리가 생기는 것이 싫었다. 마치 그녀가 스스로 잘난 듯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연예계에서는 인맥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특히 투명하게 드러나는 자리에서는 더더욱!결국 예수진은 타협했다.하연이도 잠들었고, 비록 완벽하진 않지만 하연이에게 이미 생일 파티도 해준 셈이었다.그녀는 물컵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고 했다.“다시 나가려고?” 가연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네,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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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압도적인 차이로 경기에서 우승했다.예수진은 잔에 술을 가득 채우고 계지원에게 술을 권하면서 말했다.“감독님, 제가 너무 늦었죠? 죄송한 마음을 담아 제가 먼저 원샷 할게요.”건배사가 끝나기 무섭게 예수진은 술잔을 비웠다.계지원은 그런 예수진을 한번 바라보고 잔을 들어 같이 원샷을 했다.예수진이 기억하는 계지원은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아니었다.‘몇 년 사이에 술이 는 건가.’하지만 이 또한 그녀의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잔을 비우고 나서 계지원이 물었다.“오늘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예수진은 그 어떠한 설명도 없이 간단하게 답했다.“다 처리했어.”“응, 그래.”계지원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유청하의 손에 이끌려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셨다.술자리에 늦게 합류한 예수진은 술을 거부하기는커녕 사람들과 건배하면서 계속 술을 마셨다.이미 다들 취한 상태라, 그 누구도 술을 거부하지 않고 채워진 술잔을 비웠다.건배하고 마시기를 반복한 지 1시간도 안 돼서 다들 인사불성이 되었다.여기저기서 토하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술자리는 이렇게 끝이 났다.예수진은 사람들의 과분한 총애에 기뻤지만, 마음 한편의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요즘 라는 예능도 인기 급상승 중이라 혹여나 연예인이 인사불성이 된 사진을 찍히면 안 된다고 생각한 예수진은 술자리에 남아있던 사람들에게 택시를 불러주면서 배웅까지 했다.다들 배웅하고 나서야 예수진은 룸에 가방을 두고 나온 것이 생각나서 서둘러 가지러 갔다.룸 안에 들어가자, 화장실에서 목이 찢어질 듯한 구토 소리가 들렸다.‘아직 누가 안 갔지?’다들 안전하게 배웅을 해줬다고 생각한 예수진은 의혹을 품은 채 화장실로 향했다.그 안에는 계지원이 변기에 축 늘어진 채 힘들게 구토하고 있었다.회식이 끝날 때쯤 계지원이 보이지 않자, 그가 일찍 자리를 떠난 거로 생각했다.감독으로서 힘들면 중도에 빠져나갈 수도 있고, 매니저가 데리러 올 수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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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예수진이 다급하게 물었다.“괜찮아?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그녀는 미친 듯이 뛰고 있는 계지원의 심장 소리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아니야, 괜찮아.”계지원은 간신히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어서 말했다.“술을 많이 마셔서 그래.”“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는데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이 올 수도 있단 말이야.”진지한 표정을 하면서 말하고 있는 예수진을 보며 계지원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넌 내가 죽기를 얼마나 바라고 있는거야?”“...”예수진은 그를 저주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다 큰 어른이 자기 몸 정도는 추스를 수 있다고 생각한 예수진은 계지원에게 더 이상의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휴대폰 어디 있어? 매니저한테 너 데리러 오라고 연락할게.”“바지 주머니에 있을걸.”예수진은 술에 취해서 미동도 없는 계지원을 답답하고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다 직접 그의 바지 주머니를 뒤졌지만, 양쪽 주머니에 휴대폰은 없었다.“장난해?”예수진의 생각지도 못한 터치에 계지원의 얼굴은 화끈거리며 붉어졌다.하지만 술기운에 얼굴이 이미 붉어진 상태였던 계지원이기에 예수진은 차마 눈치채지 못했다.계지원이 붉어진 얼굴을 하고 되물었다.“없어? 어디 갔지?”예수진은 계지원의 상의 주머니도 샅샅이 뒤졌지만, 휴대폰은 없었다.‘밖에 있는 거 아니야?’예수진이 밖에 나가려고 부축하고 있던 몸을 일으키는 순간, 계지원은 힘없이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예수진은 다급히 그를 다시 안으면서 부축했다.그녀의 행동에 계지원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예수진은 무거운 계지원을 부축한 상태에서 화장실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는 지팡이를 집어 들기에는 너무 무리라고 생각하고는 물었다.“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겠어?”“응, 괜찮아.”계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내가 부축해 줄 테니까 일단 여기서 나가자.”“고마워.”예수진은 힘겹게 계지원을 부축해 화장실에서 빠져나와 그를 소파에 앉혔다.그러고 나서 다시 화장실로 향해 바닥에 있던 지팡이를 들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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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계지원은 토하지도 않고 조용하게 있었다.목적지에 도착하자 예수진은 택시 기사님에게 돈을 내고 계지원을 부축해 차에서 내린 후 물었다.“혼자 들어갈 수 있지?”계지원은 몸을 휘청거리며 말했다.“모르겠어.”그의 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수진도 알아챘다.계지원은 남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정작 또 신경이 쓰이게 만드는 사람이었다.예수진은 이를 악물고 또다시 계지원을 부축해 그를 집까지 바래다줬다.그가 사는 집도, 장안시에 위치한 부자 동네였다.대문을 열자,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층에 통창 유리가 270도로 둘러싸여 있어 사치스러우면서도 뻥 뚫린 시원한 느낌을 줬다. 럭셔리한 곳에, 오랜만에 온 예수진은 저도 모르게 몇 번 더 집안 곳곳에 눈길을 주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한때 코웃음을 치면서 봐왔던 곳이 지금의 그녀에게는 꿈만 같은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계지원을 부축해서 그의 초호화 침실로 향했다.방안에 들어오자마자, 계지원은 속이 울렁거린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토하기 시작했다. 의식적으로 그녀의 옷에 토하지 않으려고 몸을 비틀었지만, 그의 노력과는 달리 그녀의 옷에는 구토 자국으로 얼룩졌다.토를 다하고 나서 계지원은 죄를 지은 사람처럼 조용하게 있었다.‘뭐야? 서른도 넘은 사람이 융통성 없게 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이야.’속이 울렁거린다고 미리 말했으면 그를 먼저 화장실로 데려갈 수도 있었는데, 이런 꼴을 하고 택시를 잡고 집 갈 생각을 하니 예수진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일부러 그러려던 게 아니야.”계지원이 사과했다.그의 사과에 더 이상 욕하기도 민망해진 예수진은 화를 삼키며 물었다.“아직도 속이 울렁거려?”“아니, 괜찮아.”“화장실 좀 쓸게.”“옷 가져다줄까?”계지원의 말에 예수진은 놀라면서 물었다.“여자 옷 있어?”늦은 시간에 옷 살 곳도 마땅치 않고, 이렇게 입고 나갈 수도 없으니 갈아입을 여자 옷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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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예수진은 재빨리 계지원의 침실에서 나왔다.집 안 곳곳을 두 번이나 뒤져서야 구석에 있는 세탁실을 찾았다.그녀가 세탁기에 옷을 한꺼번에 쑤셔 넣고 스위치를 누르자 세탁 시간이 두 시간이나 걸린다고 떴다.문득 3년 전, 계지원이 술에 취한 하도경을 데리고 예수진의 집으로 왔던 날이 떠올랐다. 그날도 하도경이 계지원의 옷에 토해서 그가 세탁기를 돌리고 두 시간 동안 기다렸었다.정말, 인생은 돌고 도는 것 같았다.세탁기가 다 돌기를 기다리던 예수진은 방안에서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자, 계지원이 씻고 잠든 거로 생각했다.새벽 12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술까지 마신 그녀도 피곤한지 계속 하품을 했다. 아직 1시간 반이나 더 기다려야 된다는 것을 보고 예수진은 망설이다 거실로 향했다.통창 유리 너머로 보이는 장안시의 아름다운 야경에 예수진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됐어! 바랄 걸 바라야지, 앞으로 노력하면 잘될 거야.’예수진은 통창 유리 쪽에서 벗어나 안마의자로 향했다. 요즘 매일 연습에 매진하느라 몸이 뻐근하고 힘들었던 그녀는 안마의자를 보는 순간 이끌린 듯이 앉아서 작동 버튼을 눌렀다.예수진은 안마의자의 편안함에 눈꺼풀이 점점 내려왔다.방안에서 예수진의 행동을 지켜보던 계지원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아무리 술기운이 가시지 않은 계지원이라 하더라도 예수진이 아직 집에 있는데 잠이 올 수가 없었다.하지만 아까 싸늘했던 예수진의 행동과 말투에 그녀가 그와 그의 모든 물건을 거부한다고 느껴 차마 방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안마의자의 작동 소리가 들려서야 그는 용기를 내 휠체어에 앉아서 거실로 나왔다.깊게 잠이 든 예수진은 안마의자의 작동이 멈췄음에도 깨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계지원은 눈앞에 곤히 자는 그녀에게 손을 뻗어 볼을 쓰다듬어주려다 다시 멈칫하고는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예수진이 잠결에 불편한 듯 뒤척이자, 계지원은 그녀를 안아 들어 편안한 침대로 옮겨주고 싶었지만, 휠체어에 앉아서 힘을 쓸 수 없는 자신이 섣불리 행동했다가 그녀의 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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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예수진은 만취했던 계지원이 아침 일찍 일어난 거에 놀랐다.예수진이 다급하게 말했다.“오해 하지 마! 깜빡 잠든 것뿐이야.”“알아.”계지원이 이어 말했다.“옷은 내가 소파 위에 올려놨어.”“응, 고마워. 얼른 갈아입을게.”예수진은 서둘러 자기 옷을 집어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자신의 속옷이 가지런히 접혀 있는 걸 신경 쓸 새도 없이 예수진은 옷을 갈아입고 빨리 그의 집에서 빠져나올 생각뿐이었다.악마적인 일주일 동안의 리허설과 어제의 과음으로 지친 팀원들은 오늘은 연습을 취소하고 잠시 쉴 계획이었다. 예수진 또한 빨리 집에 돌아가서 편하게 쉬고 싶었다.계지원은 화장실에서 나오는 예수진을 불러 세웠다.“수진아.”“무슨 일 있어?”“밥 먹고 가.”“괜찮아, 안 먹어도 돼.”“다 차려놨어.”“입 맛없어.”“아침 안 챙겨 먹으면 건강에 안 좋아.”“집에 가서 먹으면 돼.”예수진의 반복되는 사양에도 계지원의 고집은 꺾일 줄 몰랐다.“그냥 빨리 와서 먹어.”예수진은 오늘따라 말이 많은 계지원이 적응되지 않았다.“어젯밤 나 데려다주느라 힘들었잖아.”계지원이이 감사의 표시로 차린 아침이라는 생각에 예수진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식탁으로 향했다.토스트,우유와 계란.아주 간단한 서양식 브런치였다.계지원은 예수진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설명했다.“나 사실 요리 할 줄 몰라.”“괜찮아, 뭐든 잘 먹어.”예수진의 말이 끝나자, 계지원은 미소를 지었다.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그들이었기에 예수진의 편식이 얼마나 심한지 계지원이 모를리 없었다.예수진도 자신이 너무 빨리 대답한 거라 느끼고, 계지원의 웃는 모습이 지금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지금은 편식 안 해.”“그래, 좋아.”계지원이 답했다.두 사람은 묵묵히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절반 정도 먹을 때쯤,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도우미 아줌마가 온 것 같아.”말이 끝난 계지원이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려고 하자, 예수진은 먹고 있던 토스트를 놓고 현관으로 향했다.도우미가 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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