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후, 예수진이 고개를 돌리자 방문 앞에서 휠체어에 앉은 계지원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언제부터 여기서 있었단 말인가.그제야 그가 먹을 것을 가지러 나간 것이 기억났다.애를 낳은 후 기억력이 빠르게 감퇴해졌다.계지원은 휠체어를 밀며 팥죽을 들고 들어왔다.사실 예수진은 달콤한 죽을 먹고 싶었다.계지원에게서 팥죽을 받아 들고 예수진은 허겁지겁 먹으면서 물었다."먹었어요?""아니요.""...""먼저 먹어요. 나는 조금 있다가 먹을게요.""같이 먹어요.""당신이 부족할까 봐요.""한 그릇만 남은 거예요?""그건 아니에요.""그럼 혼자 한 그릇 덜어 먹어요."예수진은 진짜 할 말을 잃었다.계지원이 임신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멍청해진 거지?갑자기 그가 당한 교통사고가 생각났다.그때 진통제를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런 건가?"네."계지원은 낮게 답했다.휠체어를 밀면서 떠나려고 할 때 걔자원아 갑자기 물었다."소이연 씨가 연애를 한다고요?""들었어요?"예수진은 팥죽을 먹으면서 답했다."목소리가 너무 커서요.""네. 연애 한대요, 심문헌이랑.""잘됐네요 "계지원은 낮게 중얼거렸다."잘 됐다고요?"예수진은 살짝 발끈했다."이연은 육현경이랑 함께 해야죠?""육현경 씨는 이미 죽었어요. 이연 씨가 평생 혼자 살 수도 없잖아요.""육현경이 죽지 않았다면요?""사람은 죽어서 환생할 수 없어요.""말해도 믿지 않을 거예요."예수진은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어찌 됐든 소이연은 이미 심문헌과 연애를 시작했다.계지원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어도 스트레스만 던질 뿐이다."이연이가 서울 쪽 일만 마무리되면 심문헌 씨랑 같이 만나재요.""네."계지원은 심드렁하게 답했다.소이연이 연애를 시작한다는 소식에도 그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팥죽 안 먹어요?"예수진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이미 그녀는 한 그릇을 비웠다.계지원은 고개만 끄덕일 뿐 움직이지 않았다.예수진이 왜 그러냐고 묻기 전에 계지원은 큰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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