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1111 - Chapte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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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남궁진혁이 냉랭하게 웃었다.“눈 크게 뜨고 둘러봐봐. 여기 몽땅 내 사람들이야. 함부로 움직였다간 바로 죽는 수가 있어.”“유진우 씨, 총알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까 그냥 항복해요.”서문천명이 우쭐거리며 웃었다.‘용국 사람들은 역시 자기들끼리 잘 싸운단 말이지. 물론 딱 내가 바라던 바고.’“유진우,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항복해. 그렇지 않으면 후회해도 늦었어.”유연지 일행도 의기양양한 말투로 말했다.“당신들 내 인내심 테스트하지 마.”유진우가 어두운 얼굴로 경고했다.“장군님을 봐서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면 없던 일로 해줄게. 하지만 계속 금오국 사람을 감싸고 돈다면 절대 가만 안 둬!”“가만 안 둔다고? 허허...”남궁진혁이 피식 웃더니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유진우, 네까짓 게 뭔데 날 협박해? 내 한마디면 널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앨 수 있어.”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뒤에 있던 무장 병사들이 유진우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이건 명령인데 당장 무릎 꿇어!”남궁진혁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손가락을 아래로 까딱였다. 상대를 당장이라도 집어삼킬 듯한 기세였다.“한 번 더 말해봐.”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귀먹었어? 무릎 꿇...”그런데 남궁진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진우가 갑자기 손을 뻗더니 그의 얼굴을 잡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남궁진혁의 얼굴은 마치 커다란 거미에 덮인 듯했고 더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힘을 어찌나 가했는지 얼굴이 다 구겨졌다.“무엄하다!”“당장 놓지 못해?”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가 노발대발했다. 하지만 남궁진혁이 인질로 잡혀있어 아무도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너 같은 놈 하나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야. 네가 뭔데 나더러 꿇으라 말아야?”남궁진혁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유진우의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가끔 괘씸한 건 적이 아닐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양측의 생각이 다르니까. 정말로 괘씸한 건 적에게 굽신거리고 아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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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멈춰요!”유진우가 남궁진혁을 마구 폭행하던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맥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깨어났는지 남궁은설이 이미 깨어있었다.그리고 얼굴에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는데 깨어나자마자 눈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질 줄은 몰랐다. 유진우가 왜 사촌 오빠를 때리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진우 오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남궁은설은 눈살을 찌푸리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은설 씨 사촌 오빠 나쁜 놈 앞잡이 노릇이나 해서 내가 장군님 대신 혼내던 중이었어요. 나쁜 길로 빠져 자신도 해치고 남도 해치면 안 되니까.”유진우가 직설적으로 말했다.“헛소리 집어치워!”유연지가 바로 반박했다.“은설아, 유진우 저 자식이 널 납치했고 우린 널 구하려고 달려온 거야. 그런데 네 사촌 오빠가 되레 얻어맞았어. 봐봐, 맞아서 얼굴이 어떻게 됐는지.”“맞아! 저 양심도 없는 놈이 정체가 까발려지니까 화를 내면서 사람을 막 때리더라고. 정말 극악무도한 놈이야.”한솔이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진우 오빠, 이게 다 사실이에요?”남궁은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은설 씨, 내가 그런 사람 같아요?”유진우가 되물었다.“아니요.”남궁은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또 물었다.“그런데 왜 진혁 오빠를 때렸어요?”“금오국의 서문천명이 은설 씨를 납치한 다음에 날 협박했어요. 내가 금오국의 무사들을 다 해결하니까 남궁진혁이 마침 도착했고요. 이 자식 금오국에 잘 보이려고 서문천명을 일부러 감싸고 도는 건 물론이고 모든 누명을 나한테 뒤집어씌우지, 뭐예요? 게다가 날 잡겠다고까지 했다고요. 이런 비겁한 앞잡이를 혼 좀 낸 게 뭐 잘못됐나요?”유진우는 단숨에 자초지종을 얘기하고는 마지막에 질문까지 던졌다.“그게...”남궁은설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만약 유진우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남궁진혁이 확실히 잘못하긴 했다.“은설아, 절대 속지 마. 저건 다 거짓말이야!”남궁진혁이 고통을 참으며 소리 질렀다.“널 납치한 건 유진우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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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서문천명은 잠깐 흠칫하다가 바로 정신을 차렸다.“은설 씨, 실례했다면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납치는 정말로 유진우가 돈을 주면서 시킨 거예요. 은설 씨 신분을 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이런 짓 안 했죠.”서문천명은 허리 굽혀 인사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는 척했다.“들었지? 이젠 증인도 있어. 유진우야말로 가장 나쁜 놈이야.”남궁진혁이 틈을 놓치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맞아, 나도 증언할 수 있어. 전부 다 유진우의 짓이야.”유연지가 나서서 힘을 보탰다.“나도 증언할게. 저 자식 아주 교활한 놈이야.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다고.”한솔이 맞장구를 쳤다.“우리 다 증인이야. 유진우가 전부 죽이려 했고 제 발 저려서 저러는 거야.”그 순간 모든 사람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십 명이 한꺼번에 말하니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여론의 힘이 어찌나 큰지 그릇된 것도 옳다고 할 정도였다.남궁은설은 점점 얼떨떨해져 넋을 놓고 말았다. 가뜩이나 주견이 없는 그녀인데 이젠 누굴 믿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은설 씨, 내 말 전부 사실이에요. 그 어떤 거짓도 없다고요.”유진우가 진지하게 말했다.“은설아, 난 네 사촌 오빠야. 피를 나눈 가족인데 널 속일 리가 있겠어?”남궁진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내가 무슨 이유로 은설 씨를 납치하겠어요? 잘 생각해봐요.”“나랑 알고 지낸 지 수년이 되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내가 언제 널 속인 적이 있었어?”“은설 씨, 침착하게 생각해요. 거짓말에 속지 말고.”“은설아, 남을 믿을지언정 이 사촌 오빠를 못 믿겠다는 거야?”“...”유진우와 남궁진혁은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그만들 해요! 제발 그만 말해요!”남궁은설은 귀를 틀어막고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채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쳤다. 이젠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누굴 믿어야 할지도 구분이 가지 않았다.한 사람은 어릴 적부터 함께 놀면서 자란 사촌 오빠이고 한 사람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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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쿵!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남궁진혁이 벽에 걸려있었는데 상반신은 벽에 파묻힌 상태였고 두 손이 밖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코와 입에서 시뻘건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진혁 씨!”“도련님!”놀라움도 잠시 사람들의 표정이 급변했다. 황급히 달려가 벽에 걸린 남궁진혁을 구출하고 약을 먹이면서 응급조치를 취했다.“유진우! 감히 남궁 가문의 도련님을 다치게 해?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아주.”유연지는 놀라면서도 분노를 터트렸다.“유진우, 진혁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넌 목숨 열 개라도 모자라!”한솔이 무섭게 호통쳤다.“다들 눈멀었어? 방금은 남궁진혁이 날 기습했잖아. 난 날 지키려고 반격했을 뿐이고!”참을 만큼 참은 유진우도 더는 예는 따위 차리지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네가 사람 때리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못 봤어. 경고하는데 당장 멈춰. 안 그러면 뼈도 못 추릴 줄 알아.”유연지가 흉악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맞아! 당장 멈춰!”한솔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어리석은 것들!”유진우는 더는 그들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먼저 기습한 건 남궁진혁이었다. 유진우가 반응이 빨라 미리 호체강기를 작동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저세상으로 갈 뻔했다.무도 마스터의 몸이 비록 칼과 총으로도 뚫리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그 전제는 호체강기가 있어야 했다. 육신만으로는 그 어떤 무기도 당해낼 수 없었다.“은설아, 봤지? 저 자식 무인의 덕목이라곤 없이 네 사촌 오빠를 기습했어. 싹 다 죽여버리겠다는 작정인 거지.”유연지가 돌아보면서 부채질하기 시작했다.“그래, 은설아. 유진우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야. 진혁 씨가 몇 마디 했다고 죽이려 하는 거 봐봐. 정말 잔인한 사람이라고.”한솔이 계속하여 설득했다.“진우 오빠...”남궁은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왜 이렇게까지... 대체 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데요?”어찌 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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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남궁은설이 자신을 비웃었다.“친구로 생각했다고요? 그런데 왜 사촌 오빠를 해치고 날 납치한 건데요? 왜 그런 짓을 한 거냐고요!”“그건...”유진우는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사람을 때린 걸 방금 두 번이나 설명했지만 남궁은설은 믿지 않았다. 어쩌면 상대는 유진우를 이미 죄인이라고 단정 지었을지도 모른다.지금 유진우가 뭐라 설명하고 결백을 주장하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의심의 씨앗을 품기 시작하면 믿음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니까. 이 점은 예전부터 진작 깨달았었다.“왜 아무 말이 없어요? 이젠 더는 발뺌해봤자 아무 소용 없을 것 같아요? 우리 아빠 말씀이 옳았네요. 예전에 나한테 보였던 호의 전부 가짜라는 거. 다른 목적이 있어서 일부러 잘해준 거 맞네요. 난 진우 오빠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다른 사람과 달리 욕심도 없고 허영심도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인제 보니까 내가 정말 사람 잘못 봤네요, 그것도 아주 많이. 진우 오빠도 나한테 일부러 접근했던 그런 사람들이랑 다를 바 없어요. 위장에 능하고 남을 잘 속이잖아요. 그동안 날 속여서 재미있었어요? 진실도 모르고 하마터면 가족들이랑 등을 돌릴 뻔하니까 재밌었냐고요! 정말 실망이에요!”마지막 한마디는 거의 포효하다시피 소리를 질렀다. 남궁은설의 두 눈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진심으로 대하면 상대의 진심을 얻을 줄 알았다. 그런데 결국 돌아온 건 기만이었다. 남궁은설은 자신이 대체 뭘 잘못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남궁은설의 말에 유진우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면서 가볍게 웃었다. 그녀가 이미 선택했다는 걸 알아버렸다.가족들과 친구들 앞에서 남궁은설은 결국 가족을 택했다. 크게 비난할 것도 없기에 딱히 화도 나지 않았다.“은설 씨, 실망하게 해서 미안해요.”유진우는 설명도 하지 않았고 결백도 주장하지 않았다. 단지 눈빛이 점점 서늘해졌다.“사실 은설 씨 말이 맞아요. 난 욕심도 많고 허영심도 많은 평범한 남자예요. 하지만 은설 씨를 속인 적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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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도련님, 일어나세요, 도련님!”누군가의 외침 소리가 남궁은설의 생각을 깨뜨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중상을 입은 남궁진혁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었다.“진혁 오빠!”화들짝 놀란 남궁은설이 재빨리 달려가 남궁진혁의 상태를 살폈다. 유진우의 주먹 한 방에 남궁진혁의 복부가 다 비틀어졌고 당장이라도 죽을 듯 숨이 겨우 붙어있는 상태였다.“유진우 이 빌어먹을 놈이 진혁 도련님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고약한 것!”유연지가 이를 꽉 깨물었다.“그 자식이 바로 도망가지만 않았어도 절대 가만두지 않았을 텐데.”한솔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실력으로 싸워 이기지는 못해도 허세 정도는 부릴 수 있었다.“얼른 병원으로 데려가요!”상황이 심상치 않자 남궁은설이 사람을 불러 남궁진혁을 차에 태운 후 곧장 동강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료진들이 분주히 오가며 응급조치를 취했다. 그렇게 밤이 깊어서야 남궁진혁은 겨우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유진우가 그나마 힘을 덜 가해서 이 정도지, 조금만 더 세게 쳤더라면 진작 황천길로 갔을 것이다.그 시각 특수 병실 안.남궁진혁은 백지장처럼 새하얀 얼굴로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었다. 남궁보성 일행이 그의 옆을 지키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수심에 찬 얼굴이었다.며칠 사이 남궁 가문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남궁유나가 말에 걷어차였고 그다음은 남궁보성이 내상을 입어 입원했었으며 이젠 남궁진혁이 병원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문제는 이 여러 일들이 전부 유진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었다.“진혁이는? 진혁이 어떻게 됐어?”그때 남궁무원이 병실 안으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종일 바삐 돌아치다가 겨우 쉬나 싶었는데 침대에 눕기도 전에 아들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형, 걱정하지 마. 진혁이 위험한 고비는 넘겼대.”남궁보성이 위로를 건넸다.“누구야? 대체 누가 내 아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남궁무원이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말했다. 그는 현재 남궁 가문의 가주이자 서울에서 만인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사람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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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남궁무원이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이 일은 네가 알아서 해. 실력 괜찮은 고수 몇 명 불러서 유진우 그놈 해결해버려!”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큰 힘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굳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었다.“알았어.”남궁보성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아무튼 남궁무원이 내린 명령이기에 나중에 진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남궁을용은 그에게 뭐라 하지 못할 것이다....이튿날 오전.남궁 가문 장군 저택 문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오늘은 남궁을용의 생일날이다. 거물은 물론이고 직위가 높고 명성과 위세가 대단한 사람들도 전부 참석했다.남궁을용은 이미 은퇴했지만 예전에 지위도 높았고 권력도 어마어마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제자들도 곳곳에 수두룩했다. 강남 전체에 그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늘 겸손했던 남궁을용은 쓸데없는 낭비를 가장 싫어했다. 하여 이번 생일에도 친인척과 친구만 불렀다. 물론 초대받지 않은 손님도 꽤 있었다.그 시각 장군 저택 대문 앞, 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천천히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자 유진우와 장 어르신이 내렸는데 손에 선물도 들고 있었다.“보스, 어젯밤에 남궁진혁을 죽어라 팼는데 오늘 이렇게 생신 축하하러 오면 저 집안에서 안면을 바꿀 텐데요?”장 어르신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장군 저택은 경계가 삼엄했고 한 번 들어가면 나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장군님은 현명하신 분이에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남궁진혁을 때리긴 했지만 남궁을용의 생일을 축하하는 건 또 별개였다.“그럼 다행이고요.”장 어르신이 수심에 찬 얼굴로 말했다.남궁을용이 사리에 밝으면 다행이겠지만 혹시라도 손자를 감싸면서 억지를 부릴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되면 화를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었다.“들어갑시다.”유진우는 두말없이 초대장을 건네고 장 어르신과 함께 장군 저택 안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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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난 장군님 생신 축하해드리러 왔어. 괜한 소란 피우고 싶지 않으니까 저리 비켜.”그들이 건방을 떨고 협박해도 유진우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축하? 흥, 그럴 자격이나 있어?”유연지가 대놓고 비웃었다.“네까짓 게 뭔데 무슨 자격으로 장군님 생신을 축하해드려? 은설이가 아니었더라면 여기 대문에 발이라도 들일 수 있을 것 같아? 꿈 깨!”유연지는 유진우가 들어올 수 있었던 건 남궁은설이 어제 말해놓은 덕분이라도 생각했다.“그러게 말이야.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지위도 높고 명성이 있는 분들이야. 보험이나 파는 주제에 감히 우리랑 어울리려고?”한솔이 하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진우가 싸움을 좀 한다고 해도 그저 망나니일 뿐 큰 파도를 일으키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남궁은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유진우를 조용히 쳐다보았다. 어젯밤 일로 인하여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금이 갔다.침대에 누워있는 남궁진혁만 생각하면 유진우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했다.“충고하는데 사람 너무 업신여기지 마.”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난 초대장 받고 여길 왔어. 신분이 뭐든, 자격이 있든 없든 너희들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초대장? 허허... 훔친 건지 빼앗은 건지 누가 알아? 너 같은 루저가 무슨 일을 못 하겠어?”유연지가 경멸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유진우, 그렇게 돋보이고 싶어? 네 신분이 어떤지 여기 모르는 사람이 없어. 넌 장군님께 빌붙을 자격도 없다고.”한솔이 한껏 위세를 부렸다.“두 사람 정말 시끄럽네.”유진우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내가 너희들이랑 친해? 내가 뭘 하든 너희들이 뭔데 나서? 한 번만 더 헛소리 지껄였다간 내 주먹맛 보여주는 수가 있어.”그러면서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째려보았다. 전에는 남궁은설의 체면을 봐서 두 사람을 무시했었는데 사이가 틀어진 지금은 체면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무... 무엄하다!”유진우가 버럭 화를 내자 유연지는 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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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남궁은설은 유진우가 이토록 막무가내이고 쩍하면 주먹을 쓰는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전에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 믿었었는데 지금 보니 사람을 잘못 봐도 너무나 잘못 봤다. 악인을 여태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니...그 순간 남궁은설은 유진우가 더욱 미웠고 원망스러웠다.“은설 씨, 장난친 거니까 너무 긴장해 하지 말아요. 저 사람들이 먼저 날 건드리지 않는 이상 난 절대 어쩌지 않아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흥! 방금 그게 어딜 봐서 장난이야? 은설이가 막지 않았더라면 진작 손을 썼겠지.”유연지가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유진우, 싸움 좀 한다고 함부로 해도 되는 줄 알아? 여긴 장군 저택이야. 소란 피워도 되는 곳이 아니라고!”한솔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누군가 날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어쩌지 않아. 하지만 건드리면 절대 가만 안 둬. 충고니까 명심해.”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은설아, 저 자식 완전히 미쳤어. 그냥 내쫓아버리는 건 어때? 안 그러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유연지가 또다시 부추기기 시작했다.“맞아!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했어. 오늘은 장군님 생신이라 귀한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저놈이 소란이라도 피우면 남궁 가문의 체면이 뭐가 돼?”한솔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은설아, 저 자식을 내쫓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선택이야.”나머지 몇몇도 남궁은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유진우 씨, 여기 당신 반기는 사람 없으니까 나가 주세요.”남궁은설은 이를 꽉 깨물고 결국 내쫓았다.친구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유진우가 여기서 누군가를 다치게 한다면 생일 연회를 망쳐버리게 된다.“날 내쫓겠다는 건가요?”유진우는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은설 씨, 저 사람들도 손님이고 나도 손님이에요. 고작 몇 마디 말 듣고 날 내쫓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그는 줄곧 남궁은설을 여동생이라 생각했기에 오해를 받아도 그 어떤 원망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사이가 틀어져서 친구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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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믿지 마, 은설아.”상황이 다르게 돌아가려 하자 유연지가 다시 나서서 이간질했다.“널 구했다는 둥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둥 다 거짓말이야. 유진우는 처음부터 다른 목적을 가지고 너한테 접근했어. 다 네 호감을 얻으려고 일부러 꾸민 계획이라고. 지금까지 한 행동들 전부 가짜야. 그러니까 절대 믿지 마!”“맞아. 저 자식은 다른 속내가 있어. 좋은 놈이 아니라고. 항상 경계해야 해!”한솔이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그들의 말에 남궁은설은 조금 전까지 생겨났던 미안함이 순식간에 다시 사라졌다.‘그래, 날 도와준 건 다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은혜도 아니지. 어젯밤에 진짜 모습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나 혼자 속고 있었을 거야. 유진우는 날 속였으니까 미안해할 필요도, 고마워할 필요도, 마음 약해질 필요도 없어.’그 생각에 남궁은설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다시 유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다신 진우 씨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나가세요!”“당신...”장 어르신이 화내려 하자 유진우가 말렸다. 유진우의 두 눈에 실망과 차가움이 짙어졌다.“은설 씨 지금 날 엄청 미워하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더는 알짱거리지 않고 이만 가볼게요.”그러고는 바로 돌아서서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남궁은설이 내쫓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것 같은데 뻔뻔스럽게 버티고 있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남궁을용의 생일은 마음만 전해주면 되었다.“흥, 진작 꺼졌어야지. 재수 없어!”유연지가 싫은 티를 팍팍 냈다.“지금 당장 가주님께 알려서 유진우가 나가면 잡아들이라고 해.”한솔은 바로 옆에 있는 부하에게 분부했다. 파티를 망쳐서는 안 되지만 유진우를 가만히 두겠다는 뜻도 아니었다. 남궁 가문의 도련님을 때렸으니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지.“장군님 오셨습니다.”유진우가 연회장을 나가던 그때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곧이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백발이 성성하고 체격이 우람한 남궁을용이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왔다.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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