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자가 그를 본 순간 외진 골목으로 도망쳤다.염구준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여기까지 따라온 것을 보면 분명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는데 보자마자 도망쳐버렸다.‘대체 목적이 뭐야?’염구준은 뒤따라 가다가 마주치게 되면 물어볼 생각이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뒤쫓다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그제야 미행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바로 호찬이었다.“죽으러 왔어?”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염구준 씨, 저를 부하로 받아주세요.”호찬은 두 무릎을 꿇으며 간청했다.믿을만한 사람에게 의지하러 온 것이다.적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이러니 염구준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간첩이야?”염구준은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섭게 쳐다보며 허점을 찾았다.“아닙니다. 주인이 죽었으니 갈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의지할 곳을 찾으러 온 겁니다.”호찬은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삼선 클럽은 아직 존재하잖아. 굳이 날 찾아올 필요가 있을까?”염구준이 이어서 말했다.그는 한 지부만 제거했을 뿐, 용하에 수많은 지부가 존재하니 얼마든지 찾아가도 된다고 생각했다.아무리 부하라도 반천인 고수를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다.“조직에서 저를 도명욱의 부하로 안배했습니다. 다시는 그런 곳에 가고 싶지 않아요.”호찬의 말투에 증오가 섞여 있었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상대방이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삼선 클럽에 대해 아는 걸 전부 말해.”굴러서 들어온 소식이 진짜든 가짜든 일단 듣고 판단하기로 했다.호찬은 슬픈 눈을 하더니 돌이킬 수 없는 옛일을 회상하며 천천히 말했다.“삼선 클럽의 배후는 막강한 조직인 삼선도입니다. 도운홍 부자는 거기 출신이고 저는 고아였어요. 어려서부터 삼선도에 수용되어 용하에서 노예로 가혹한 환경에서 자랐어요.”“저와 함께 훈련을 받은 사람은 총 12명, 부하로서 실력은 강하지만 개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어요.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삼선도, 이것은 아주 중요한 단서다.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조직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