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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3 Bab

제1831화

이도현이 난처한 표정을 드러내자 이추영은 신연주와 연진이의 상황이 매우 심각한 줄 알고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도현 후배, 왜 그래? 여덟째와 열째의 상태가 많이 심각한 거야?”“아... 그게 아니라... 여덟째 선배와 열째 선배의 내공 경지가 낮아서 단전과 경맥뿐만 아니라 오장육부도 다쳤어요. 단전과 경맥의 상처야 제가 은바늘과 원력을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는데 문제는 오장육부예요. 은바늘과 약물을 동시에 사용해야 할뿐더러 계속 침술을 조절해야 해서 치료하기 좀...”이도현이 뜸을 들었다.그는 차마 자기 입으로 두 선배의 옷을 모두 벗겨야 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장육부를 치료하다 보면 체내에 각종 기운이 생기는데 반드시 그 기운들을 제때 체외로 배출해야 했다. 그래야 빠른 회복을 보장할 수 있다.오장육부는 천지오행에 대응되기에 이도현은 오행침으로 두 선배의 오장육부에 자리한 오행의 균형을 자극하여 자발적 치유 효과를 얻으려 했다.그리고 이 과정에 모든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두 선배의 옷을 다 벗겨야 했다.만약 이곳에 여덟째 선배와 열째 선배만 있었다면 이도현은 주저 없이 그녀들의 옷을 벗겨버리고 치료를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다른 선배들도 곁에 있으니 이도현은 행동이 조금 망설여졌다.“그럼 빨리 시작해. 네 실력이면 아무 문제 없는 거 아니야? 설마 어려운 점이라도 있는 거야?”양주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어려운 점은 없는데... 그... 침을 놓을 때 선배들의 오장육부에 생기는 오행의 기운이 제때 체외로 배출될 수 있도록... 선배들의 옷을 전부 벗겨야 해요... 그래서...”이도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서 부끄럽다는 거야?”양주희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네.”이도현이 얼굴을 붉히며 난처한 듯 고개를 숙였다.짝.양주희는 손을 뻗어 이도현의 머리를 후려쳤다.“지금이 부끄러움을 따질 때야?”짝.말을 마친 양주희는 다시 한번 손을 들어 이도현의 뒤통수를 후려쳤다.“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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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2화

짝.“이제 와서 모른 척하기는.”짝.“네가 그러고도 남자야?”짝.“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짝.“이 망할 놈아, 왜 말이 없어? 왜 대답 안 해? 왜 네가 그랬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해?”양주희는 뒤에서 이도현의 목을 조이며 계속해서 그의 머리통을 후려쳤다.그녀는 뽀얀 팔뚝으로 이도현의 목덜미를 꽉 조였다. 그러자 이도현은 숨쉬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할 상황이 전혀 안 되었다.하지만 양주희는 계속 이도현에게 대답하라고 몰아붙였다.“으으으...”이도현은 변명하고 싶었지만, 양주희에게 목을 조여 말 대신 신음밖에 내지 못했다.“하하하. 여섯째 선배, 좀 살살 하세요. 도현 후배가 숨이 넘어갈 직전인데 어떻게 대답해요? 이러다가 도현 후배 정말 숨 막혀 죽겠어요.”이추영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양주희를 바라보았다.여섯째 선배 양주희, 여덟째 선배 신연주, 그리고 둘째 선배 윤선아는 선배 중에서 제일 활발한 세 명이었다. 여기에 열째 선배 연진이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야단법석, 시끌벅적 그 자체였다.심지어 네 명 모두 화끈한 성격이라 이도현을 깜짝깜짝 놀라게 할 때가 많았다.방금도 말을 가리지 않고 이도현을 꾸짖는 데서 양주희의 평소 모습을 보아낼 수 있었다.“말해. 내가 네 목을 조여서 숨이 멎을 것 같아? 그래서 대답을 못 한 거야? 빨리 말하라고.”양주희가 장난스럽게 소리치자 이추영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여섯째 선배... 아니에요...”이도현은 목을 주물럭거리며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선배를 다 버리고 싶은 거잖아. 흥...”양주희가 화를 내며 말했다.“아니에요. 저 진짜 그런 마음 일도 없어요. 정말 아니에요...”이도현이 급히 변명하며 손사래를 쳤다.그는 여섯째 선배에게 손을 들었다.‘내가 언제 모른 척했다고... 왜 갑자기 무책임한 남자가 되었지... 그리고 선배들을 전부 버리고 싶어 하다니... 이게 다 무슨 말이야...’이도현은 여섯째 선배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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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3화

아침 드라마에도 변학도와 같은 사람이 많았다. 이도현은 처음으로 이런 사람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아침 드라마를 보면 갖은 고생 끝에 출세한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고 부잣집 딸과 결혼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특히 부잣집 딸이 먼저 남자 주인공을 마음에 두는 경우, 남자 주인공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부잣집에 장가를 가야만 했다. 비록 권력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애인을 스스로 버리는 나쁜 남자도 있지만, 혼인을 거절했다가 권세에 짓눌리고 사랑하던 애인까지 복수 당할까 봐 하는 수 없이 동의하는 사람도 있었다.안 그러면 가는 곳마다 벽에 부딪히고 바로 출세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그러니 울며 겨자 먹기고 부잣집에 장가가야 했다. 참 불쌍하게 말이다.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욱 잔인했다. 한 사람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그러니 불쌍하게도 사회적 억압 또는 권력 강요에 타협하는 사람이 생기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상황이 아닐뿐더러 여자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 그러니 상황 자체가 아예 달랐다.“아니에요... 선배... 장난 좀 그만 치세요. 저 그냥... 말해본 거였어요.”이도현이 맥 빠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중얼거렸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서 여덟째와 열째를 치료해. 우리가 밖에서 지키고 있을 테니까 안에서 네 맘대로 해. 그런데 한 가지 꼭 명심해.”양주희가 진지한 말투로 이도현을 경고했다.“네. 명심해야 할 게 무엇인가요? 여섯째 선배, 말해주세요.”이도현이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네 이놈, 자신을 잘 통제해. 들어가서 여덟째와 열째의 옷을 벗기고 다른 짓 절대 하지 마라. 두 사람의 상처를 다 치료하기 전까지는. 알겠어?”양주희가 웃음을 참으며 이도현을 놀려댔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말문이 막혔다.‘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그렇게 자제력이 없어 보이는 건가? 내가 색마도 아니고... 그 정도도 못 참을까 봐.’이도현은 어이없다는 듯이 여섯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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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4화

“너 이 계집애야, 어떻게 지금부터 도현 후배의 편을 드냐? 벌써 이 선배보다 네 남자가 더 소중하냐? 내가 없는 얘기를 억지로 지어낸 것도 아니잖아. 누가 너희더러 야밤에 큰 소리로 울부짖으라 했어? 어머나. 왜 이제 와서 말도 못 하게 하는데...”양주희는 말하다가 웃음이 터져 나와 말을 잇지 못했다.양주희는 자기 말에 얼굴이 붉어진 이추영을 보며 더욱 흥미진진해졌다.“여섯째 선배... 그... 그만 말하세요... 선배도 언젠가 그러는 날이 올 거예요... 선배라고 안 그럴 것 같아요?”이추영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맞받아쳤다.“나도 그러겠지. 그게 어디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난 너희들처럼 시치미를 뚝 떼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인정할 거야. 흥...”이추영은 양주희의 말을 도저히 받아칠 수 없었다. 사실 이추영도 말을 잘 가리지 않는 편이었지만, 양주희에 비하면 꽤 보수적인 사람이었다.“여섯째야, 그만 말해. 어디 여자가 그런 말을 함부로 입에 담아? 너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어서 밖으로 나가서 밀실 문이나 지켜.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도현 후배의 치료에 방해되지 않게 말이야. 그 입 함부로 지껄이기만 해. 선배가 정말로 너를 때린다. 군대에 몇 년 있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사람이 이렇게 변한 것인지. 참.”옆에서 상처를 치료하던 인무쌍이 듣다못해 공법을 끊고 호통쳤다.인무쌍이 화를 내자 양주희는 반박은커녕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쪼르르 밖으로 달려나갔다.양주희는 스승과 대선배를 제외하고 선배 중에서 인무쌍을 제일 무서워했다.심지어 스승보다 셋째 선배 인무쌍을 무서워하는 날이 더 많았다. 왜냐하면, 인무쌍은 실수한 후배를 단 한 번도 눈감아 준 적이 없었고 벌도 엄격하게 집행했기 때문이다.예전에 태허산에서 수련할 때 인무쌍은 후배들을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엄격하게 지도했다.둘째 선배 윤선아도 함께 지도했지만, 윤선아는 가끔 몰래 후배들을 데리고 놀러 가기도 하고, 수련을 빼먹기도 했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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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5화

밀실 안에 홀로 남겨진 이도현은 양주희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속 깊이 수치심을 느꼈다. 그는 완성 산장에서 밤에 몰래 선배들의 방에 드나든 걸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다들 알고 있었던 눈치였다.하지만 골똘히 생각해보면 여섯째 선배가 너무 심하게 말한 것 같았다.‘내가 좀 짐승같이 굴었던 것은 맞지만, 선배들도 나름대로 목소리를 낮춘 건데... 밤새도록 울부짖었다는 건 말이 안 돼... 내가 선배들을 그렇게까지 괴롭힐 사람도 아니고... 아니었을 텐데...’“앞으로는 좀 자제해야 하나? 아니면 차라리 여섯째 선배까지 끌어들이는 게... 상책인가?”이도현은 두 선배의 옷을 풀어헤치며 치료 준비를 하면서도 속으로는 여섯째 선배를 끌어들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컥... 나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야? 이 짐승보다 못한 자식. 이 와중에 그런 생각을 하다니... 젠장. 이게 다 교룡 척추골 때문이야. 그것 때문에 내 인품이 싹 바뀌었어.”이도현은 자신을 경멸하며 모든 책임을 교룡 척추골에 떠넘겼다.두 선배가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는데 빨리 치료하지 않고 여섯째 선배에 대해 음침한 생각을 하다니. 정말 짐승보다 못한 놈이 따로 없었다.‘젠장...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고...’이도현은 속으로 자신을 비웃으며 고개를 흔들어 머릿속의 부질없는 생각들을 확 날려버렸다. 그러고는 선학신침을 꺼내 두 선배를 치료하기 시작했다.사실 양주희의 말 대로 이도현은 여덟째 선배와 열째 선배의 몸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비록 두 선배와 잠을 잔 횟수가 많지 않지만, 그때마다 이도현은 그녀들을 섬세히 쓰다듬었기에 그녀들의 몸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선배들의 아름다운 몸매를 눈앞에 두고 이도현은 아무런 잡념도 갖지 않고 오직 안쓰러운 마음뿐이었다.그는 양손을 동시에 움직이며 재빠르게 선학신침을 두 선배의 몸 곳곳에 찔러 넣었다. 그리고 음양탑에서 각종 약초를 꺼내 담약으로 빚은 후 조심스럽게 두 선배에 입에 넣고 원력으로 정제했다.약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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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6화

“아홉째 선배, 안심하세요. 두 분 잠시 후면 깨어날 거예요. 저 지금 가서 둘째 선배의 은바늘을 뽑을게요.”이도현이 말했다.“하하하. 이 나쁜 녀석아, 나쁜 짓은 안 했나 봐.”양주희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선배, 장난 좀 그만 치세요. 저 이제 여섯째 선배가 무서워요. 그러니 제발 자제해 주세요.”이도현이 머쓱하게 웃으며 애원했다.“뭐가 무서워? 나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이 나쁜 놈아, 넌 영원히 선배의 손바닥 안에 있어.”양주희가 이도현을 향해 손짓하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도현은 양주희의 행동에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그는 늑대의 먹잇감이 된 것 같아 마음이 한껏 조여왔다.이도현은 양주희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둘째 선배 곁으로 걸어가 맥을 짚었다. 다행히 둘째 선배 윤선아의 상태도 많이 좋아지고 있었다.이도현이 손을 휙 저어 윤선아의 몸에 박힌 은바늘을 몇 개 거두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나머지 몇 개의 은바늘을 다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선아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호흡도 점점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얼굴에도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어느덧 그녀는 건강한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이도현은 한 손을 윤선아의 등에 붙여 원력을 주입하고 다른 한 손으로 남아 있던 은바늘을 모두 수거했다.양주희와 이추영이 긴장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이도현은 손을 들어 윤선아의 등을 한 대 치고 정중하게 소리쳤다.“윤선아 선배, 지금이 깨어날 시간이에요. 서서히 눈을 떠보세요.”이 한마디는 영혼을 울리는 경종처럼 단숨에 사람의 의식을 깨웠다.이건 결코 이도현이 헛소리치는 게 아니라 태허산에서 전해 내려오는 의술 중에서 영혼을 되찾는 방법이었다. 겉보기엔 믿음직스럽지 않지만, 실제로 효과가 탁월했다.이도현의 말이 떨어지자 윤선아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눈을 떴다.“둘째 선배, 괜찮으세요?”이도현이 웃으며 물었다.“도현 후배... 언제 돌아왔어? 네가 날 구한 거야? 대선배랑 셋째는 괜찮아?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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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7화

이도현이 한참을 바삐 움직이더니 대선배에 이어 밀실 속의 여덟째 선배와 열째 선배까지 모두 의식을 되찾았다.다들 아직 기력이 조금 부족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도현 후배, 정말 고마워. 후배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마... 염국이 진작에 무너졌을 거야.”대선배 현나연이 흐느끼며 말했다.“아니에요, 대선배. 솔직히 말하면 전부 다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제가 없었다면 선배들도 이런 위험에 처하지 않았을 텐데...”이도현이 미안해하며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아니, 이게 왜 다 너 때문이야? 또 이런 말 하면 나한테 혼날 줄 알아.”“맞아. 우리는 네 선배로서 당연히 너를 지켜주고 떠받아야지. 그런데 지금은 실력이 뒤처져서 너에게 폐만 끼치네...”여덟째 선배 신연주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아니에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선배들이 지금까지 저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데요... 제가 태허산에서 내려온 이후로 줄곧 선배들이 저를 돌봐주셨잖아요. 만약 선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이도현은 감개무량했다.“그래. 알겠어. 이제 이 얘기는 여기서 그만하자. 도현 후배,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야?”윤선아가 이도현의 말을 가로챘다.“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저는 성역으로 돌아가서 선배들을 해치려 했던 자들을 전부 죽이고 싶어요.”이도현이 이를 악물며 단호히 말했다.“미쳤어? 너 지금 홧김에 막말하는 거지? 지금 그걸 논의할 때가 아니야. 성역의 7대 세력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운 존재야. 비록 네가 지금 충분히 강하지만, 오래된 세력들을 조심하는 게 좋아.”다섯째 선배 기화영이 말했다.“다섯째의 말이 맞아. 도현 후배, 당분간은 집에 머물면서 내공을 다스리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좋을 거야. 후배가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어. 그래서 아무리 심경이 단단하다 하더라도 여기서 방심하면 안 돼. 언제든 심경이 내공을 초월해야 자기 힘을 제대로 다스릴 수 있거든. 그렇지 않으면 살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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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8화

“다섯째와 여덟째는 용팀과 봉황팀을 전부 동원해서 이번에 제국을 배신한 자들을 모두 찾아내. 둘째는 5천 명의 신녀위를 이끌고 성역 세력과 내통한 고전 무술 가문을 전부 쓸어버려. 도현 후배, 스승한테서 받았던 토큰을 잠시 둘째에게 빌려줘. 둘째가 신녀위를 통솔할 수 있도록. 일이 끝나면 토큰을 다시 돌려줄게.”대선배가 각자 해야 할 일을 배정하자 여제의 위엄이 절로 드러났다. 그 순간만큼은 이도현도 경외심이 확 들었다.“네. 대선배, 저도 도울 일이 있을까요?”이도현이 또 물었다.“마음만 받을게. 후배는 태허산의 장문으로서 이런 일에 직접 개입하면 안 돼. 그러니 마음의 여유를 즐기고 심경을 다스리면서 개인적인 일이나 처리해. 어쩌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인물이 나타나서 또 도현 후배의 힘을 빌려야 할지도 모르겠어.”대선배가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저에게 제일 먼저 연락해 주세요. 제가 바로 달려올게요.”“그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할게. 자, 이제 후배들과 함께 떠나가봐. 여기는 우리가 처리할 테니까.”대선배 현나연이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이도현은 대선배가 왜 자신을 서둘러 보내는지 알 수 없었지만,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그냥 중요한 나랏일을 처리하는데 자신이 끼어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만약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대선배가 연락하지 않아도 다른 선배들이 연락하리라 생각했다.이렇게 생각한 이도현은 걱정을 내려놓고 셋째 선배와 열째 선배를 데리고 황궁을 떠나 완성으로 향했다.자세히 돌이켜보면 이도현은 주야장천 살육만 해왔다. 천사국에서 돌아온 후 고무계에 이어 성역까지 줄곧 싸움이 끊이질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방금까지도 수많은 사람을 베었고. 이도현은 지칠 대로 지쳤다.대선배의 말처럼 그는 한동안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심경을 다스려야 한다. 체내에 쌓인 살육의 기운을 정리해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기운이 몸에 오래 쌓여 있다 보면 언젠가 큰 문제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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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9화

이도현은 비밀 통로를 통과해 재빨리 예전에 선학 부대가 훈련하던 비밀 기지에 도착했다.기지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이미 밀실 안에 아홉 명이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그리고 그들 중 한 명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허약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신영성존이었다.“누구냐?”이도현이 앞으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 한 명이 나타나 날카로운 비수로 그의 목을 겨냥했다.이도현은 화를 내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손을 뻗어 상대의 손목을 잡고 그를 단번에 제압했다.“나야. 자네 반응 속도가 아주 빠르네. 아주 좋아.”이도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도현의 목소리를 듣자 상대는 깜짝 놀라더니 바로 무릎을 꿇었다.“제가 주인님도 몰라뵙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일어나라. 잘한 거니까 괜찮다. 이제 나를 안으로 안내해라.”“예, 주인님.”그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이도현을 안쪽으로 안내했다.그는 다름 아닌 선학 부대의 일원이었다. 예전에 열 살도 안 되던 어린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전사이자 자객이 되었다.“주인님...”“주인님이 돌아오셨습니다.”“정말 주인님이...”이도현이 밀실 안으로 들어가자 몇몇 십 대 소년들이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는 금세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주인님을 뵙겠습니다.”“다들 일어나거라.”이도현이 말하고는 구석에 있는 침대로 걸어갔다. 그 침대 위에는 신영성존 이신영이 누워 있었다.“저희가 주인님을 볼 낯이 없습니다... 이번에 저희 선학 부대는 몇몇만 살아남고 전부...”학일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먼저 이 양반의 상태부터 확인해 볼게.”말하면서 이도현은 신영성존의 팔을 잡고 맥을 짚으면서 그의 상태를 살폈다.신영성존의 상태는 여간 심각한 게 아니었다. 정말 숨만 붙어 있는 정도였다.기경팔맥이 끊어졌고 단전은 완전히 부서졌으며 사지의 인대도 전부 끊어져 있었다. 오장육부가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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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0화

이도현의 손이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이더니 순간 신영성존의 몸이 은바늘로 뒤덮였다. 그중에서도 선학신침이 인체 주요 혈자리를 차지했고 나머지 혈자리에는 청색 은바늘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이건 이도현이 태허산을 내려온 이후 치료한 사람 중에 상태가 제일 심각한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은바늘 몇 개만 있으면 충분했고 가장 많은 경우라 해봐야 열여덟 개의 은바늘을 사용한 것이 전부였다.형수의 불임증을 치료할 때도 기껏해야 열여덟 개의 은바늘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 신영성존의 상처가 얼마나 심각하면 수백 개의 은바늘을 사용해야 할까?은바늘을 다 꽂은 후 이도현은 또 귀한 약재들을 꺼내 담약으로 정제하여 신영성존의 입안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선배들을 대할 때와 달리 아주 거칠게 행동했다.이도현은 또 원력으로 신영성존 체내의 담약을 정제했다. 그러자 약효가 빠르게 퍼지면서 신영성존의 상처는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이도현은 자신의 강대한 원력을 끊임없이 신영성존의 몸에 주입했다.그러자 신영성존의 몸에 가득 찼던 죽음의 기운이 서서히 물러났고 썩어가던 피부도 점차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얼굴색도 점점 좋아졌고 이제는 제법 산사람 같아 보였다.이도현은 한 손을 신영성존의 머리 위에 붙여 강력한 원력을 주입하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몸을 들어 올려 침대 위에 앉힌 뒤 망설임 없이 손바닥으로 그의 등을 후려쳤다.그러자 신영성존은 연신 검은 피를 토했다. 이건 그의 몸속에 고여 있던 어혈이었다.이 어혈들은 그의 몸속에서 몇 날 며칠을 있었는지 악취까지 풍겼다.신영성존은 그러고도 죽지 않았으니 명줄 하나는 정말 길었다.어혈을 토해내자 신영성존의 기운도 확실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심장은 갑자기 자유를 얻은 듯 힘있게 뛰기 시작했다.이도현은 신영성존을 다시 침대에 눕힌 후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온갖 치료 수단을 썼다. 그러자 은바늘이 미세하게 진동하면서 신영성존의 기운도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꼬박 반 시간이 지나서야 이도현이 손놀림을 멈추었다. 이때 신영성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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