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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1화

“공간의 법칙!”“임선아가 공간 법칙을 깨쳤다고?”“그러니 무종 종주가 상대가 안 되는 거야.”“공간 법칙을 쓰는 상대를 누가 이기겠냐고...”“한발 먼저 선수를 잡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니까 막을 틈도 없지.”“이러면 앞으로 무도 대륙은 또 수호궁의 세상이겠네.”“공간 법칙이라니.”“천지에서 가장 강하다는 3대 법칙 중 하나잖아.”“공간의 법칙, 시간의 법칙, 힘의 법칙 말이야.”“수없이 긴 세월 동안 아무도 못 깨친걸, 저 어린 여자가 해냈다는 거야?”“기적이지.”“그런 천재가 왜 하필 수호궁에서 나온 거야?.”“왜 우리 종문이 아니라 수호궁이냐고...”한 노인이 탄식하듯 말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이 코웃음을 쳤다.“어이, 영감님은 말을 잘도 하네요. 영감님의 제자가 아닌 게 아쉬운 거죠? 수호궁이 그 천재를 만들려고 뭘 했는지나 알고 떠드는 거예요?”“수호궁은 저 하나 세우려고 늙은 강자들을 얼마나 갈아 넣었는지 알아요? 영감님은 자기 몸을 희생시키면서도 남 좋은 일 해 줄 자신은 없잖아요?”“닥쳐. 그럼 너는 할 수 있어?”“미쳤어요? 제가 왜 자기 몸을 던져서 남의 경지를 올려 주냐고요. 그러니까 저는 배도 안 아프고, 눈도 안 돌아가요. 영감님처럼 여기서 입만 나불대면서 세상이 자기한테 불공평하다는 표정 짓지도 않는다고요.”“역겨우니까 그만 좀 해. 꺼져.”“나도 영감님이랑 말 섞기 싫어요.”“개 같은 소리나 지껄이는 놈아.”“영감님도 마친가지예요. 영감님뿐만이 아니라 집안이 내내 다 그런 거죠.”둘은 점점 말이 거칠어졌다.나이를 합치면 몇백 살은 족히 될 사람들이 말싸움 하나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설을 주고받고 있었다.하지만 그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아까 그 두 사람이 무슨 욕을 주고받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의 시선이 임선아가 펼친 공간의 법칙에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아가씨, 임선아랑 아가씨가 붙으면 누가 더 강할까요?”시녀가 조심스레 물었다.가마 안의 소녀는 잠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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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2화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여기서 당장 꺼지라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그때는 죽여버릴 거야.”임선아는 얼굴을 굳힌 채 살기가 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무덕수를 노려봤다.임선아가 화가 나는 건 당연했다. 임선아는 수호궁이 내세우는 핵심 인재였고, 수호궁에서 가장 정상에 있는 존재로 불릴 만큼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 게다가 두 가지 법칙을 깨달은 강자였다. 무도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최상위 전력이었다.그런 임선아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했다. 그런데 무덕수는 주제를 모르고 선을 넘었고 심지어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로 임선아를 모욕했다.솔직히 임선아는 무덕수를 당장 죽여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수호궁은 임선아 같은 강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 원로급 강자들을 희생했다. 임선아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이 우러러볼 정도의 전력이 된 건 맞지만, 그만큼 중추 전력이 크게 빠져나갔다. 지금 같은 시기에 다른 세력과 원한을 만들고, 한 종문을 이끄는 종주를 베어 버리는 건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그런 한 번의 선택은 사람들이 수호궁에 대한 반감을 키울 수도 있었다. 다른 세력들이 서로 뭉쳐 수호궁을 견제하고, 끝내는 함께 수호궁을 치러 온다면 그때는 수호궁이 정말로 곤란해질 것이다.지금의 수호궁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비어 있었다. 임선아를 양성하기 위해 수호궁은 장로 아홉 명을 잃었다.그 아홉 장로는 수백 년, 어떤 이는 천 년을 쌓아 온 법력을 전부 임선아에게 넘겼다. 임선아가 그 힘을 완전히 흡수하고 융합할 수 있도록 목숨까지 내던졌다. 그 결과 임선아는 두 가지 완전한 법칙의 힘을 깨쳐 지금의 경지에 올랐다.하지만 그 대가로 수호궁은 원기가 크게 상했다. 중추 전력이 사라진 지금, 수호궁은 어느 세력과도 정면충돌을 벌일 수 없었다.오늘 이 자리에서 무덕수가 물러난 건, 천문의 입구인지라 수호궁의 권위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임선아가 직접 나설 일도 없었을 것이다.임선아는 이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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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3화

임선아는 겉보기에는 스물셋쯤 된 여자와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실제 나이는 이미 몇백 년을 훌쩍 넘겼다.몇백 년을 산 사람이니 별의별 꼴을 다 봤을 터였다. 싸움에서 밀리면 아비를 찾아가 울며불며 매달리는 놈들이 어디 한둘이 아니었다.딱히 놀랄 일도 아니었다.“흥.”무덕수는 이를 갈듯 코웃음을 치고는 사람들을 거느린 채 떠날 채비를 했다. 무덕수가 무장훈을 안고 지나가다 이도현 앞에 이르자, 무덕수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이 새끼야. 개자식, 두고 보자. 네가 진짜 배짱이 있다면 누군가 치마폭 뒤에만 숨어 살 생각은 하지 말고, 한 번이라도 밖으로 나와 봐라. 그 순간 내가 널 갈가리 찢어 주마.”무덕수는 피가 식지 않은 듯 목소리에 독을 잔뜩 묻혔다.“무덕수는 여기서 맹세한다. 언제든 좋으니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 네가 내 아들보다 천 배, 만 배 더 처참하게 울부짖게 만들어 줄 거야. 딱 기다려.”그 말을 끝으로 무덕수는 무장훈을 안은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무덕수가 사라지자 구경꾼들도 슬슬 뒷걸음질 쳤다. 괜히 이 소란에 휘말렸다가 임선아의 눈에 들었다간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다들 알아서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였다.이도현은 임선아를 향해 공손히 주먹을 모았다.“오늘 일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이도현은 무덕수를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이 자리에 모인 무리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래도 임선아가 나서 준 덕에 귀찮은 일이 한 번 꺾인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임선아는 이도현의 감사 인사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착각하지 마. 나는 그쪽 편을 들어 준 게 아니라 수호궁의 위엄을 지킨 것뿐이야.”임선아는 차갑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한마디 경고하는 건, 앞으로 수호궁의 규율을 함부로 건드리지 마. 재능이 아깝든 말든 난 천재 하나쯤 죽이는 걸 망설이지 않을 거니까.”임선아의 시선이 한층 차가워졌다.“게다가 따지고 보면 수호궁과 너는 원래부터 얽힌 원한이 있어.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당장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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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4화

“쾅!”음탕한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자마자, 남자는 눈앞이 순식간에 캄캄해지더니 어느새 누군가가 코앞에 서 있는 걸 발견했다.남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압도적인 힘이 폭발하듯 덮쳐 와 전신을 짓눌렀고 다음 순간 사내의 의식은 뚝 끊겼다.정신이 완전히 꺼지기 직전, 남자는 자기 몸이 그대로 피안개로 터져 버리는 걸 보았고 그 뒤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내 선배들한테 무례한 놈은... 죽는다.”이도현이 피안개 앞에 서서 사람들을 훑어보며 차갑게 말했다.“읍...”사람들은 그 말에 숨을 크게 들이켰고 이도현을 본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미쳤어. 지금 두 거대 세력을 적으로 돌려놓고도 저렇게 나오는 거야? 대체 어디서 저런 배짱이 나오는 거지?”“강자 하나를 주먹으로 터뜨렸어. 저게 대체 무슨 경지야? 설마 완전한 법칙 하나를 깨우치고 여기로 온 거 아니야?”“그럴지도 모르지. 요즘 몇 년 사이에 왜 이렇게 강자들이 연달아 튀어나오는 거야. 예전에는 완전한 법칙 하나 깨닫는 사람도 손에 꼽았는데, 지금은 줄줄이 나오네.”“너희도 느꼈지. 최근 십수 년 사이에 완전한 법칙을 깨달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젊은 세대야. 큰 종문들만 봐도 젊은 세대에서 한두 명씩은 꼭 나오고 두 가지 법칙을 깨달았다는 소문도 있잖아.”“설마... 진짜로 천지의 질서가 한 번 갈아엎어지는 시기인가? 새로운 천재들이 태어나 자라나면서 또 다른 시대가 시작되는 건가...”“그럴 수도 있지. 세상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결국 반전이 일어나는 법이야. 이 말법의 시대도 너무 오래 이어졌어. 이제는 누군가가 새로운 수련법을 만들어 이 세계에 맞는 길을 열어야 할 때가 온 거지.”“원래 역사가 다 그렇잖아. 한 시대가 저물면 다른 시대가 자라나고 결국 다시 일어서는 법이지. 어쩌면 우리 시대가 끝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그래도 우리는 운이 좋았어. 천재가 치고 올라오는 걸 직접 보았고 새 시대가 열리는 순간까지 보게 됐으니 말이야. 이 정도면 우리도 기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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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5화

무공을 익힌 이도현 일행 같은 무인들이라 해도 본능적으로 몸에 밴 것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설령 신선이 된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신선들에게도 동굴이나 저택 같은 거처가 있는 법이다.“여러분의 말이 다 맞긴 한데, 한 가지를 놓친 거 아닙니까.”누군가가 입을 열었다.“뭘 놓쳤다는 거지?”“저 녀석 말입니다. 여러분, 저 녀석이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못 느꼈습니까? 만약 정말로 여러분 말처럼 한 시대가 저물고, 곧 다른 시대가 열리면서 천재들이 우후죽순 튀어나오는 때가 온다면, 저 녀석도 그 흐름에 끼어 있는 거 아닙니까? 생각해 보세요. 저급 세계에서 올라온 주제에 첫발부터 저렇게 대놓고 튀고, 몸에 두른 기운도 심상치 않습니다. 손쉽게 사람을 때려죽이는 수준인데 그게 말이 됩니까? 방금 이도현이 죽인 자들은 최고의 고수라고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무도 대륙에서는 이름 한 번쯤 올라갈 만한 자들이었습니다. 막 올라온 사람이 그렇게 가볍게 찍어 누른다고요. 여러분은 태허산이니 곤륜옥이니 하는 것만 떠올리는데, 정작 이도현 자신의 재능과 깨달음은 왜 생각하지 않습니까? 새 시대가 온다면, 이도현도 그 시대의 천재 중 하나일 겁니다. 아니, 어쩌면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쪽일지도 모릅니다.”“미친... 네 말이 맞네. 우리가 그걸 왜 지금까지 잊고 있었지.”“말이 되는 일이야. 정말 그 말대로라면 우리가 저 녀석을 괜히 적으로 돌린 셈이잖아. 그건 절대 좋은 일이 아니지.”“그래도 다행이네. 우리는 직접 손은 안 댔으니까 말이야.”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말 속을 뜯어보면 결국 저 사람들도 역시 썩 괜찮은 부류는 아니라는 게 드러났지만 말이다.추측만으로도 스스로 겁먹는 인간들이라니 참 별꼴이었다. 한마디로 겁쟁이들일 뿐이었다. 진짜 강자라면 애초에 저런 모습일 리가 없었다.사람들 무리에서 멀찍이 떨어진 붉은 가마 안에 있던 절세의 미녀는 그 말을 듣고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아가씨, 저 사람들이 말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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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6화

“젠장! 빌어먹을 놈들, 전부 다 죽어야 마땅해.”“다들 두고 봐라. 내가 너희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다. 빌어먹을 것들.”멀리 떨어진 한 산골짜기, 무덕수는 있는 힘껏 산자락에 주먹을 내리꽂았다.쿵!순식간에 산이 갈라지고 바위가 무너져 내렸다. 무덕수는 그렇게라도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쏟아내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몸이 폭발할 것 같았다.“그 새끼는... 죽어도 마땅해. 수호궁 그 썩을 년도 두고 보자. 언젠가는 반드시 폐인으로 만들어서 바닥까지 굴려 주마. 망할 년 같으니라고.”무덕수는 이를 갈았다. 화가 나서 이를 악물어도 모자라 이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 품에 안긴 무장훈은 이미 숨만 겨우 붙어 있는 꼴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무덕수는 세상을 통째로 태워 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때, 곁에 있던 부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종주님, 이도현이 이곳을 영원히 떠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그 썩을 년도 이도현을 평생 지켜 줄 수는 없습니다.”그 순간, 무덕수의 눈빛이 번뜩였다.“제가 이미 사람을 풀어 붙였습니다. 이도현이 천문 입구 주위를 벗어나는 순간, 바로 갈기갈기 찢어 죽이겠습니다.”하지만 무덕수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경거망동하지 마라. 일단 먼저 붙어서 지켜보기만 해.”무덕수는 숨을 길게 내쉬며 한 글자씩 눌러 말했다.“길게 보고 움직여야 해. 이도현은 생각보다 강한 자식이야. 내 짐작이 맞다면, 이도현은 적어도 완전한 법칙 하나를 깨달았을 가능성이 커. 이미 허공의 경지에 닿았을지도 몰라.”무덕수는 피로 얼룩진 무장훈을 내려다보며 목소리를 더 낮췄다.“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지금 당장 종문으로 전령을 보내 강자 몇 명을 끌어와. 이번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도현을 지옥보다 더한 꼴로 만들어 주겠어.”한편, 반대편에서는 이도현이 여러 선배와 상의 끝에 결론을 내렸다.그들은 우선 사람 사는 도시부터 찾고 머물 곳을 마련해 한동안 정착하며, 무도 대륙의 사정을 파악하기로 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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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7화

이도현은 선학 신침과 스승님의 딸이 어쩌면 이 무도 대륙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천문을 지키는 그 노인이 지난 수백, 수천 년 동안 무도 대륙으로 넘어온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특히 최근 수백 년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 말도 이도현은 믿지 않았다. 이렇게 거대한 위면에 통로가 달랑 하나뿐일 리가 없었다. 분명 다른 결계와 다른 통로가 존재할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모르거나 대부분이 모를 뿐일 것이다. 이도현은 그렇게 확신했다.당장 천도궁의 장지헌과 그의 아들, 그리고 그 무리만 봐도 그랬다. 천도궁의 장지헌 일행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도현이 있던 세계로 나타났다. 그런데 천문의 수문장 노인은 그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즉 장지헌 일행은 천문을 통해 내려온 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반드시 다른 통로가 존재한다는 얘기였다.게다가 장지헌을 제외한 천도궁의 다른 자들은 경지가 그리 압도적이지도 않았다. 완전한 법칙을 깨달은 자도 없었고 기껏해야 도급보다 조금 강한 수준에서 불완전한 법칙을 더듬는 정도였다. 성역의 은둔 노괴들에 비하면 오히려 도행이 더 떨어지는 자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무도 대륙을 드나들며 마음대로 오고 갔다. 이도현은 그들이 천문을 통해서 내려온 게 아니라고 믿었다. 천문 수문장 노인의 말만 봐도 절대 천문의 길은 아니었다.결론은 하나였다.‘무도 대륙으로 오가는 다른 통로가 반드시 있겠지. 다만 우리 아래쪽 사람들만 모를 뿐이야.’다른 통로가 있다면 무도 대륙과 이도현이 있던 세계를 오가는 사람도 분명 있을 터였다. 사람이 오가면 물건도 움직일 터였다.선학 신침은 의미부터 남달랐다. 태허산의 전승물이자 어떤 이들은 곤륜옥을 여는 열쇠라고까지 했다. 태허산이 수호해 온 열쇠 자체가 선학 신침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런 물건이 무도 대륙으로 흘러 들어갔더라도 이상할 건 없었다.다른 하나는 스승님의 딸이었다.동방 가문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남궁 가문이 몰살당하던 날 스승님의 딸이 검은색 옷을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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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8화

이도현은 모두와 이야기를 마치자 주변에서 원숭이 구경하듯 힐끔거리며 연구하듯 쳐다보는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곧장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들이 자리를 뜨는 순간, 구경꾼 중 몇몇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하늘로 던졌다. 이도현이 떠났다는 소식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곳으로 흩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도현이 향한 방향으로 조용히 따라붙었다....천문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 무종의 종주 무덕수는 수많은 무종의 강자들을 이끌고 매복해 있었다. 무덕수의 아들 무장훈은 이미 종문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었고, 무종이 불러 모은 지원 인원도 모두 도착한 상태였다. 이제 남은 건 이도현 일행이 걸려드는 것뿐이었다.무덕수는 손에 쥔 옥패를 내려다봤다. 옥패가 번쩍이며 빛을 토해 내더니, 잠시 뒤 무덕수는 옥패를 거두어 들었다.“이 개자식이 드디어 천문을 떠났군.”무덕수의 이가 바득 갈렸다.“어서 와봐. 조금만 있으면 네놈을 갈가리 찢어 줄 테니.”무덕수는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이도현이 천문을 벗어났어. 몇 명 보내서 끝까지 붙어라. 들키지 않게 조심해. 놈들 움직임 하나까지 전부 보고하고, 천문에서 완전히 백 리 밖으로 빠져나가는 순간 즉시 신호를 올려라.”“종주님, 명 받들겠습니다.”부하 몇 명이 대답과 동시에 사라졌다.무덕수는 음울한 얼굴로 남은 이들을 훑었다.“그놈이 곧 올 거야.”무덕수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눌어붙었다.“내 명령대로 움직여. 이도현 주변 사람부터 먼저 베어라. 그리고 여자들과 이도현은 반드시 살아서 남겨.”“너희가 내가 너무 엄격해서 밖에서 마음대로 놀지 못하게 한다고 늘 투덜댔지? 오늘은 한 번만 예외를 두겠어.”무덕수가 차갑게 말했다.“이도현만 잡아 오면 그 자식이 데리고 온 여자들은 공을 세운 놈에게 포상으로 돌려주마. 누가 붙잡았든 누가 공을 세웠든 그 몫은 분명히 챙겨주겠어.”무덕수의 눈빛이 더 음험하게 가라앉았다.“그리고 이도현 앞에서 그 자식이 지키고 싶어 하는 여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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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9화

그래서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했다. 예전에 못 하던 일도 한 번쯤은 해 보면 길이 뚫릴지도 모른다. 어차피 어린 시절부터 고생하며 수련만 해 왔는데, 이제 와서 조금쯤 풀어지고 웃어도 뭐가 문제란 말인가.“네. 종주님께서는 안심하십시오. 절대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조금 젊은 제자 몇 명은 마치 피가 끓어오른다는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목청껏 외쳤다.그동안 얼마나 억눌려 왔던가. 이제 금지됐던 것을 풀어 준다는 말 한마디에 눈빛부터 달라졌다.특히 예전에 이도현 곁에 있던 여자들을 직접 본 적 있는 자들은 더 들떠 있었다. 이도현의 주변에는 열댓 명의 여자가 있었는데, 하나같이 눈에 띌 만큼 아름다웠다. 그중 아무 여자라도 한 번쯤 엮일 수 있다면, 그건 말 그대로 꿈같은 일이었다. 수련을 몇십 년 덜 한다 해도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수련자에게 있어서 수명은 결국 수련의 연장이었다. 한 번 경지를 뚫고 올라서면 몇 년, 몇십 년이 늘어나는 법이니 그 시간을 조금 떼어 내 욕심을 채운다 한들 뭐가 대수인가 싶었다.그 순간부터였다.젊은 제자들 눈에는 무덕수도 전처럼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다. 엄격하기만 하고 인간미 없던 종주님이 아니라, 이제는 말이 통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했다.심지어 어떤 놈들은 속으로 이런 생각까지 했다.이도현 때문에 무종의 체면이 땅에 떨어지고, 무덕수의 아들 무장훈까지 폐인이 됐는데도 이상하게도 그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도현이 이렇게 한바탕 뒤집어 놓는 바람에 종주님이 생각이 트이고, 자기들도 이제는 숨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이제 더는 몰래 눈치 볼 필요도 없었다. 종주님이 직접 허락한 일이었다. 종주님의 명령이라는 ‘명분’이 생겼는데 누가 감히 입을 열 수 있겠는가.남들이 뭐라고 떠들든 그게 자기들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원래부터 그런 짓은 좋아서 하겠다는 것도 아니었는데 종주님의 명령이라면 누가 감히 거역하겠는가. 결국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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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0화

“도현아, 누가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아.”윤선아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질기게 들러붙는 것들일 뿐이에요.”하지만 이도현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그럼 어떡해?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인무쌍이 걱정스레 물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선배님, 놈들이 따라오면 다 죽여버리면 돼요. 계속 피하기만 하면 우리가 겁먹은 줄 더 우습게 볼 뿐이죠. 차라리 정면으로 나서서 두 번 다시 덤빌 생각도 못 하게 만들면 귀찮은 일이 훨씬 줄어들 거예요.”이도현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도현아, 자신 있어? 여긴 무도 대륙이야. 우리가 있던 곳이랑은 달라. 여기 사람들은 아무나 하나 집어도 우리보다 수련도 무공도 훨씬 위야. 아까 임선아만 봐도... 거의 괴물 수준이었잖아. 무리하지 마.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돌아가자.”다섯째 선배 기화영이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러자 여섯째 선배 양주희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우리가 도현이를 잡아끌고 있는 거야. 우리만 없었으면 도현이는 훨씬 자유로웠을 거야. 못 이기면 빠져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한 무리로 붙어 있으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도현이는 정면으로 버틸 수밖에 없어. 도망칠 틈조차 없어지잖아. 우리가 따라오지 말아야 했는데... 도현이가 혼자 오면 외로울까 봐, 같이 있으면 서로 의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결과적으로 우리는 도현이의 짐이 됐어.”곧이어 다른 이들도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말이야. 도현아, 우리를 다시 돌려보내 줘. 그러면 너도 덜 위험해질 거야.”“맞아. 우리 여기서 도현이 발목 잡지 말고 돌아가자. 괜히 도현한테 부담만 늘리잖아.”그때 백 살이 훌쩍 넘은 문지해가 두 손을 모으고 유난히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사부님, 사모님 말씀대로 우리가 일단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돌아가서 더 악착같이 수련하겠습니다. 반드시 경지를 돌파해서 그때 다시 사부님을 찾아뵙겠습니다.”“저희는 떠나겠습니다. 돌아가서 더 이를 악물고 수련한 뒤, 경지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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