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깨물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마음이 복잡해져 아무 말도 못 하고 말았다.‘청하시?’그곳이 소은지에게 대체 어떤 의미였을까?한때는 그녀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장소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었다.“난 청하시는 싫어!”소은지가 창밖을 바라보며 내뱉었다.“너...”엔데스 명우는 더는 말을 이을 수 없었고, 순간 기내의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모든 것을 끝낸다고 했으니, 이제 어머니가 대체 어디 계시는지, 누구신지 말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은지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녀의 말대로라면 모든 것을 끝내려는 마당에 그녀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그러나 그녀가 어머니에 관해 묻는 순간, 남자의 눈빛은 다시금 어두워졌다. 따라서 소은지의 얼굴빛도 함께 가라앉았다.“약속한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니야?”“그 사람은 이제 잊고 네 갈 길 가는 게 어때?”이 말에 소은지는 다시금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빛도 점점 차가워져 갔다.순간 엔데스 현우가 제안했던 ‘왕비’의 자리를 주겠으니 그 사람을 잊으라는 조건이 떠올랐다.‘왜서 이들은 똑같이 잊으라고 하는 걸가?’소은지는 자신의 어머니가 누구이며, 대체 어떤 위치에 있는 인물인지 더 궁금해졌다.“이미 죽은 사람이라 생각해.”소은지가 그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된 후 겪을 고통을 생각하니 엔데스 명우의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감정의 파도가 더욱 거세게 출렁이고 있었다.‘죽었다고 생각하라고?’예전에 엔데스 명우가 그녀가 자주 병원에 입원하고 생사를 넘나든다는 말이 생각났다.‘대체 죽었다는 건지, 아니면 곧 죽을 거라는 건지?’엔데스 명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계산해 보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나, 전에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위협했던 말들을 떠올려 보면 분명히 그녀는 아직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소은지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대체 무슨 뜻이야?”‘내가 왕비 자리에 앉게 되면 어머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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