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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1화

엔데스 신우는 그저 한 번 훑어보고 바로 내려놓았다.“할리 민상 씨랑 명우 씨가 지금 거래 중인 걸까요?”예전에는 서로 거리두기에 바빴던 두 사람이 어떻게 붙어먹게 된 걸까?그녀의 말에 엔데스 신우는 순간 웃음이 터졌다.그러나 이유영은 마냥 웃어넘길 수 없었다.“신우 씨는 괜찮아도 전 너무 걱정돼요! 혹시나 명우 씨가...”“그게 아니야!”이유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상하게 여전히 여유 있는 엔데스 신우의 모습에 이유영은 점점 더 조급해 났다. “저게 어딜 봐서 사돈을 맺겠다는 거야? 완전히 할리 민상 씨의 꾀에 넘어간 거지.”“네?”이유영이 아직 그의 말뜻을 이해 못 한 것 같아 엔데스 신우는 다시 해명해 줬다.“지금 명우의 온 신경이 은지 씨한테 있는데 마침 할리 민상 씨가 보호하려는 사람도 은지 씨야.”그제야 이유영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수습하는 것도 엔데스 명우한테는 시간이 부족할 텐데 결혼은 무슨!아무리 소은지가 돌아오기 전에 발생했던 일이라지만 더 이상 감추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니 그가 지금 얼마나 애가 탈지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갔다.“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할리 민상 씨는 사람을 시켜서 할리 연희 씨를 명우한테 보내려 할 거야.”순간 이유영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그러다가 문득 자기 앞에 나타난 할리 연희를 본 엔데스 명우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할리 민상 씨는 이런 방법까지 써가면서 명우 씨랑 은지 사이를 반대한다는 거죠?”“맞아.”사실 그의 태도는 시종일관 확고했는데 과연 이런 시점에서 엔데스 명우는 어떤 방법으로 반격할 것인가?할리 연희와 엔데스 명우가 비너스 타운에서 약혼했을 때, 마침 할리 민상이 혼수상태였기 때문에 이 혼인은 두 사람이 원해서 이뤄진 거라고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하여 이번에 같이 돌아오는 것도 어쩌면 두 사람이 결혼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연스레 생각하지 않을까?이유영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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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2화

역시나 은별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진 종수를 보고 나서야 그들은 진짜로 무슨 생겼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말해!”엔데스 신우는 버럭 화를 냈다.“방금 들려온 소식인데 작은 아가씨가 없어져서 지금 강이한 씨 쪽에서 찾고 있답니다.”순간 두 사람은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는데 그중 이유영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변하더니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했다.“은별아...”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어려웠고 주변의 소리도 점점 들리지 않는 걸로 보아 은별이의 생사가 그녀에게 어떤 타격을 주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그 모습에 엔데스 신우가 단번에 다가와 이유영을 품에 안았다.“유영아, 정신 차리고 내 말 들어!”“누구일까요, 지금 대체 누가 은별이를 강이한한테서 데려갈 수 있는 거죠?”수많은 가능성에 이유영은 온몸이 떨려왔고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엔데스 신우는 그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의심할 여지 없이 이 소식은 순식간에 그들의 수사 방향을 잃게 했다.은별이가 사라졌다는 게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이유영은 가슴이 점점 답답해졌다.“은별이를 꼭 찾아야 해요.”“반드시, 반드시...”그녀는 같은 말만 반복하더니 이제는 입까지 새파래지기 시작했다.이때, 엔데스 신우가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으며 답했다.“걱정하지 마. 꼭 찾아낼 테니까.”그러나 그의 위로는 지금 전혀 이유영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그러다가 그때 은별이가 분명 청해 시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데려오지 않은 자신을 자책했다.무조건 데리러 가야 했는데...강이한과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을 한 대가일까?“내가 잘못했어, 다 내 잘못이야!”이유영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슬픔에 빠졌다.엔데스 신우는 품 안의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으며 다시 위로해 줬다.“절대 네 잘못이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사실 아무도 아이가 강이한의 손에 있으면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그래도 강이한이 아이의 친아버지인데, 아무리 독한 사람이라고 해도 절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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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못 들어오게 말릴까요? 다시 데려가라고 한다거나...”할리 연희를 다시 돌려보내자는 뜻이었다.그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온몸으로 냉기를 뿜어내는 엔데스 명우를 보고 그제야 그가 지금 단단히 화가 난 상태란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어떻게 돌려보내?”그는 이까지 악물고 되물었다.전에도 할리 민상이 교활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 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강혁도 저 말에 뭐라고 답하면 좋을지 몰라 그저 가만히 있었다.할리 민상이 계획을 아주 치밀하게 짜둔 관계로 엔데스 명우 쪽에서는 반격할 기회나 해명할 기회조차 없었다.분명 비너스 타운에 있을 때 소은지의 화를 돋우기 위해서 벌인 일이었는데 할리 민상이 이렇게 역으로 자신을 함정에 빠뜨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때, 엔데스 명우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할리 민상 씨 쪽을 잘 감시하고 있어!”이미 여론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바람에 사실 그들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그리고 할리 연희까지 여기로 보낸 걸 보면 분명 여기서 끝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강혁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사실 강혁도 할리 민상의 수법이 교활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계속 이런 식으로 엔데스 명우를 몰아갔다가는 정말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강혁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니 할리 연희는 이미 집 안에 들어와 있었고 집사 구성철도 그녀가 다시 돌아온 모습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갑자기 엔데스 가문의 사모님으로 된 그녀를 어떻게 모셔야 할지 몰라 그저 난감하기 그지없었다.그러다가 강혁을 발견하자마자 드디어 구세주를 만난 사람처럼 눈빛까지 반짝거렸는데 강혁은 차갑게 한마디만 내뱉었다.“일단 객실로 모셔!”비록 강혁도 어떻게 안배하면 좋을지 몰랐지만 절대 안방에 들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이때, 자신을 객실로 안배하라는 소리에 역시나 할리 연희의 얼굴은 단번에 검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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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4화

그 생각에 할리 연희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바로 이때, 구성철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내려오더니 한껏 날카로운 눈빛으로 할리 연희를 보며 말했다.“연희 씨,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어디요?”“지하에 객실이 있습니다.”‘객실도 짜증 나 죽겠는데 지하?’할리 연희는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했다.어릴 때부터 할리 가문에서 귀하게는 자라지 못해도 이런 취급은 여태껏 받아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지금 황당하기 그지없었고 엔데스 명우가 원망스럽기 시작했다.“명우 씨랑 얘기 좀 해야겠어요.”그러나 구성철이 빠르게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지금은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눈앞의 구성철이 한껏 난감한 듯 말하는 모습과 방금 엔데스 명우가 자기 이름을 듣자마자 보였던 반응을 돌이켜보니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적어도 요 며칠 떠도는 소문을 고려해 보면 그런 것 같았다.계속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는 구성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할리 연희는 자기도 모르게 울화가 슬슬 치밀어 올랐다.“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요? 당신이 뭔데 내 앞을 가로막아요?”할리 연희가 거칠게 한마디를 내뱉었다.사실 그동안 할리 가문에서 쫓겨날까 봐 매일 두려움 속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일개 집사한테까지 이런 취급을 당하니 그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도저히 참기 힘들었다.바로 이때, 구성철이 덤덤하게 답했다.“나중에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할리 연희 씨라고 불러드릴 수밖에 없겠네요.”아무리 모든 짐을 이곳에 옮겨놨다고 해도 그녀가 할리 연희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그걸 할리 연희는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그녀는 눈앞의 구성철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는데 생각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달려들어 그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러나 구성철의 입장도 난처한 게 지금 그녀가 엔데스 명우를 찾아가게 내버려두면 결국 혼날 사람은 자신이었기에 지금 상황에서는 할리 연희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할리 연희는 눈앞이 점점 까마득해지는 것 같았다.“어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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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5화

“네 소원대로 그 사람 곁에 보내줬으면 이후의 길은 너 스스로 걸어가야지.”할리 연희는 그의 의미심장한 말과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무관심한 태도에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다.“아버지, 그 뜻인즉 더 이상 제 일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건가요?”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할리 연희는 꾹 참고 그에게 물었다.아마 지금 자신이 의심하고 있는 게 맞을 것이다.엔데스 명우의 곁으로 보내면 이제 모든 걸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할리 가문에서는 이미 너한테 해줄 만큼 다 해줬어. 그리고 네가 떠날 때도 난 분명히 이제부터 엔데스 명우의 성씨를 따라야 한다고 말해줬고.”말을 마치자마자 할리 민상은 단번에 전화를 끊어버렸다.할리 연희는 한참이나 침대에서 멍한 얼굴로 끊긴 전화기만 내려다봤다.그러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데 문득 지금 엔데스 명우한테 보낸 것도 다 할리 민상이 짜둔 계획 중의 하나이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말 그대로 계략!소은지가 곧 할리 가문으로 돌아온다니까 그 틈에 자신을 집에서 내쫓아내려는 게 분명했다.“참나! 하하하!”할리 연희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똑똑하다고 오만했던 자신을 비웃는 건지 아니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된 것에 대한 자폭인지 알 수 없었다.사실 방금 전화상에서도 할리 민상은 이제 자신을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명확히 보여줬다.그렇게 되면 이제 할리 가문 사람도 아니게 되었는데 계속 엔데스 명우 곁에 남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원래 그 가문에서 나오기만 하면 이제부터 천국으로 향하는 꽃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지옥행 열차를 탔던 것이다.“미워! 다 미워!”웃음 끝에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마구 흘러내렸다.그리고 아무리 모든 사람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대로 버려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하선희가 말했던 것처럼 파리의 가장 고귀한 여자가 될 것이고 그녀의 앞길은 아무도 막지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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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6화

그리고 아무도 할리 연희에게 수저를 가져다주지 않았다.그러나 할리 연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엔데스 명우가 썼던 젓가락을 가져왔다.그녀의 이런 건방진 행동을 가만히 보고 있던 사람들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이때, 엔데스 명우는 한껏 어두워진 얼굴로 단번에 소리쳤다.“당장 새 수저 가져와!”그리고 할리 연희가 자기 젓가락을 쓰기도 전에 뺏어서 바닥에 내팽개쳤다.귀를 찢는 듯한 소리와 젓가락이 다리로 튕겨 곧바로 느껴지는 통증에도 할리 연희는 덤덤한 얼굴로 눈앞의 엔데스 명우에게 말했다.“불쾌하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이제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비너스 타운에 있을 때 분명 명우 씨가 먼저 저랑 약혼하겠다고 했어요!”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집 안의 분위기가 한층 얼어붙는 것 같았다.그 뜻인즉, 이 모든 결과는 결국 엔데스 명우가 초래한 것이고 당시 어떤 상황이었든 간에 엔데스 명우가 먼저 약혼에 대해 발표했다.그는 눈앞에서 억울한 듯 소리를 지르는 여자를 바라보며 한껏 차가운 얼굴로 되물었다.“그래서요?”순간 할리 연희는 날카롭게 쏘아보는 남자의 눈빛에서 위압감을 느꼈지만 애써 담담한 척 답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전 이미 할리 가문에서 나온 거나 마찬가지라 이제부터 명우 씨를 따를 수밖에 없어요.”이게 바로 할리 연희가 지하방에서 오후 내내 생각해 낸 대응 방법이었는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별다른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할리 가문에 갔을 때도 이미 손이 발이 되도록 할리 민상 앞에서 빌었지만 결국에는 처절하게 버려졌고 예전에 그 가문에 대해 품었던 환상들도 처참히 깨져버렸다.하여 무조건 눈앞의 이 남자한테 딱 붙어있어야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엔데스 명우는 그녀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숨만 점점 거칠게 내쉬었다.“아버지가 저를 명우 씨한테 보낸 것도 다 은지 언니 때문이잖아요? 쌍방에서 지금 저를 이용한 것 같은데 저도 뭔가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할리 연희는 그제야 자신이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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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7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할리 연희한테서 하선희의 그림자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예전에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고 어쩌면 하선희의 실패작이 탄생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의외로 잔머리를 꽤 쓰는 사람이었다.그러나 엔데스 명우는 그녀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다 어쩔 수 없다는 사실만은 모르고 있었다.할리 연희로서는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다.예전에 하선희가 있을 때는 모든 판을 그녀가 짜줬기에 그저 떠먹기만 하면 됐지만 지금 할리 민상은 더 이상 그녀의 일에 대해 일절 상관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명확히 표했다.하여 이런 상황에서 지금 자신 말고는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었다.그러고 보면 할리 연희는 머리가 텅텅 비었던 게 아니라 여태껏 써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그리고 사람은 위기에 처했을 때만 자기 진짜 능력이 발휘된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 할리 연희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이유영은 결국 자발적으로 강이한의 앞에 나타났다.강이한은 사실 이곳에 도착해서부터 오매불망 그녀를 만나고 싶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단 한 번도 그의 앞에 나타나 주지 않았다.그리고 지금은 아무리 손이 얼얼할 정도로 그의 뺨을 내리쳐도 이유영은 속이 풀리지 않았다.사실 강이한은 복수심에 이곳으로 돌아온 것이었고 이온유 때문에 이유영을 다시 만나려했다.그러나 은별이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그는 순식간에 이유영 앞에서 할 말이 없게 되었다.동시에 여태껏 이유영을 핍박했던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면서 제대로 모든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정말 미안해!”강이한은 눈앞의 이유영에게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지만 그의 이 사과가 이유영한테는 이제 아무 의미도 없었다.그리고 대답 대신 다시 그의 뺨을 힘껏 내리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한의 입에서 빠르게 피가 흘러나왔다.“강이한, 은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당신 가죽을 벗겨서 튀겨버릴 거야!”이유영은 악에 받쳐 이까지 악물고 말했다.순간 살벌한 그녀의 경고에 강이한도 드물게 식은땀이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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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8화

말로 이유영의 발걸음은 멈추게 했지만 뒷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는 여전했다.그리고 빠르게 그녀의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하!”“안 된다고?”그의 말이 가소롭기만 했다.이유영은 그제야 천천히 뒤를 돌아 강이한을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눈빛에는 일말의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고 너무 차가운 나머지 강이한은 다시 말을 붙이기조차 어려웠다.그리고 또다시 그녀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처럼 도덕 상실, 인간 말종한테 안 될 게 뭐가 있어?”“이유영!”강이한은 그녀의 말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그러나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유영이 다시 차갑게 말했다.“예전에 당신이 그 추악한 일들을 벌일 때 내가 옆에서 그러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어?”그런 적이 너무 많았고 매번 자신에게 매달릴 때마다 이유영은 분명 안된다고 여러 번 말했다.“그런데 그때 뭐라고 했지?”그렇다.그때의 강이한은 그녀의 말을 깡그리 무시한 채 제일 악랄한 방법으로 이유영을 자기 손으로 망가뜨렸다. 그녀의 목숨마저도...지금 다시 살아나게 된 것도 온전히 그녀의 노력이었다.평생 그녀의 삶을 짓밟다가 죽였기까지 했으면서 이제 와서 안 된다고?“당신 삶에서 안 되는 것도 있었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앞을 보게 해주겠다고 다른 멀쩡한 사람의 눈도 억지로 뺏어갔던 사람이?”“...”“다른 아이의 병을 낫게 하려고 자기 친딸을 이용하려는 사람이?”“...”강이한은 그녀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온몸의 피가 다 굳어지는 것 같았다.그리고 눈앞의 이유영한테서는 이미 일말의 온도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계속 한기만 내뿜고 있었다.“유영아.”강이한은 겨우 입을 열었는데 이유영을 보고 있자니 이미 그의 삶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이유영은 단호하게 다시 몸을 돌렸다.“너 진짜로 그러면 안 돼.”아무리 이유영의 말이 천번 만번 맞다고 해도 강이한은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그러다가 문득 방금 통화 중에서 들리던 한지음이 무덤에 대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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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오늘날 강이한은 마침내 깨달은 사실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이유영이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렇게 그의 삶에서 이유영을 완전히 잃게 되었는데 그 생각에 강이한은 순간 가슴이 미어지듯이 아파왔다.“유영아.”“...”“네가 원한다면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날게. 그러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제발 멈춰줘.”결국 그가 한발 물러났다.눈빛에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이유영의 모습에 강이한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오기 전까지만 해도 만나러 와주지 않는 그녀가 그저 원망스럽고 어떻게 하면 그녀가 고통스러워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사람인데...“참나, 웃기지도 않네. 당신이 떠나기를 내가 원한다고? 강이한,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지금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홀랑 튀겠다는 거야?”그나저나 강이한과 엔데스 명우 사이에 분명 무슨 비밀 거래가 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 이대로 떠나나 싶었다.설마 은별이를 잃어버린 것 때문에 도망치려는 걸까?이유영은 길쭉하고 하얀 손가락으로 남자의 넥타이를 다시 고쳐주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아마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겠지?”“뭘?”“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란 걸?”“...”원래도 핏기 없던 얼굴이 이유영의 차가운 경고에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할 수가 없었다.분명 자신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였다.하긴, 은별이가 이유영한테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 그런 아이를 강이한이 잃어버렸으니 분명 자신을 이대로 가만둘 리가 없었다.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에라도 자신을 찢어버리고 싶을 것이다.“죽이고 싶으면 죽여.”강이한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이제 아무 상관이 없었다. 자신에 대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하자 예전에 그나마 이유영에게 품었던 모든 희망이 단번에 사라졌다.모든 게 그만의 착각이었고 그의 잘못이었다.은별이만 그의 손에 있으면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는 계속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의 전부를 망가뜨렸다.단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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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0화

결국에는 모두 그의 망상이었다.이유영이 왜 죄책감 때문에 자기 곁으로 돌아오겠는가?이유영은 강이한의 주변에 있던 한지음과 이온유를 제일 싫어했다.회귀 전에는 한지음이 어떻게 헌신했고, 이번 생에는 이온유가 왜 자신을 어머니로 여기고 은별이를 자기 여동생처럼 아껴줬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지금은 모두 죽었다고 해도 여전히 그들이 미웠다.“유영아.”강이한은 이유영의 이름을 낮게 부르며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절망에 깊이 빠졌다....그와 비슷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는데 그게 바로 엔데스 명우였다!그의 모든 계획이 할리 민상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었고 파리 전체에 지금 그와 할리 연희가 곧 결혼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이 소식이 정확히 어디서부터 퍼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조사해 보지 않아도 분명 할리 민상 쪽일 것이다.“이제 저랑은 무조건 결혼해야 할 판이네요?”할리 연희는 관련 기사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지만 그 웃음이 어딘가 씁쓸해 보이기도 했다.비록 할리 민상에게 버림받은 건 가슴이 너무 아프지만 지금 여론의 흐름은 절대적으로 그녀가 바라왔던 것이다.그러나 할리 연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엔데스 명우는 아무 대꾸도 없이 눈빛만 날카로워졌다.“만약 저랑 결혼하지 않으면 파리에 다른 목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만 증명해 주는 꼴이 되겠죠?”사실 예전에 소은지를 위해 떠난 건 맞지만 할리 민상이 이런 방식으로 할리 연희와 결혼하도록 강요할 줄은 몰랐다.그렇게 되면서 그의 모든 계획을 깨뜨렸다.“꿈도 꾸지 마요!”엔데스 명우가 거칠게 한마디를 내뱉자 할리 연희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소은지에 대한 엔데스 명우의 마음이 어떤지, 할리 연희도 비너스 타운에 있을 때 두 눈으로 직접 봤기에 너무나도 잘 알았다.이 남자의 주변에 대체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대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은지에 대한 마음만은 진실이었다.“저보다도 언니의 의견이 더 중요할 텐데요?”‘언니라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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