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채은의 검술은 평범한 극 신급 절정 고수조차 죽이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런 검술로는 신혼까지 불태운 주신들을 상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임씨 일가의 검법은 맹렬히 돌진해 오는 두 주신에게 순식간에 짓밟혀 버렸다.“네가 누구든 상관없다. 죽어라.” 두 주신은 동시에 신술을 펼쳐 지상에 있는 소채은을 향해 공격을 쏟아냈다.“망했다!” 황보웅은 이미 신혼을 불태우며 필사적으로 다른 주신들과 맞서고 있었지만 그 또한 희랍 주신들에게 발목이 잡혀 있어 도저히 소채은을 지원할 수 없었다.상공의 청룡 역시 제우스에게 압도당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었고 서요산 장인 대장인은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 한 채 어안이 벙벙해 당황하고 있었다.장인 대장인은 이들이 어째서 소채은에게 이토록 신경 쓰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화진 서울 혈전에서 왕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죽음을 각오하고 전장에 나서야 했다. 평화로운 시대에는 만인의 존경을 받았으니 이제 위기가 닥쳤다면 왕실부터 희생하는 것이 당연했다.“망했다, 망했어. 다 끝장이야. 난 절대 너랑 같이 죽고 싶지 않아.” 임홍연은 눈앞의 광경에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그녀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연적과 함께 죽는 것이었다. 이건 죽어서도 절대 눈을 감지 못할 치욕스러운 일이었다.“어? 네 아버지의 검술도 별로 안 통하는데? 이제 어떡하지?”소채은도 초조했다. 아직 진정한 위기의 순간은 오지도 않았다. 그녀의 진짜 실력은 아직 발휘되지도 않았다.일촉즉발의 순간, 멀리 화진 남해에 있던 윤구주의 표정이 순간 싸늘하게 굳어졌다.김도현은 서해 검성과 일생일대의 결전을 벌이던 중이었다. 특히 서해 검성이 최강의 일검을 펼치려던 바로 그때 김도현은 갑자기 신경을 다른 데로 돌렸다.“구주야,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반드시 서울로 갈 거였어. 채은 씨 참 괜찮은 여자야. 하긴 임정설 국주의 눈썰미가 탁월했지. 몇 번 보지도 않은 채은 씨에게 임씨 일가의 절학을 전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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