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곤륜 구역이 또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곤륜 구역 십이각 전체가 움직였다고? 그럴 리 없어. 분명 무술로 협박당해 어쩔 수 없이 나선 것이다.”윤구주는 서둘러 대응하지 않았다. 십이각 중 적어도 절반은 자신의 편이니 곤륜 구역이 이처럼 수를 쓰는 것은 자신에게 주의를 돌리려는 수작에 불과했다. “문아름, 아직도 이런 수작을 쓰다니... 정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모양이네.”잠시 생각에 잠겼던 윤구주에게는 곧바로 대책이 떠올랐다.“수산에 전령을 보내 주작과 현모를 출관시켜 백호와 함께 유라비아로 가서 자리를 지키게 하라. 그리고 청룡을 시켜 구주군을 이끌고 서울을 수비하라. 서울 또한 그들의 큰 목표일 것이다.”지시가 내려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청룡이 위패 앞으로 달려왔다. 청룡은 윤구주가 그들을 모두 화진에 남겨두고 혼자 어디로 가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저하, 설마 또 홀로 나서시려는 겁니까? 어쩌면 이 모든 게 저하를 밖으로 유인하려는 계책일 수도 있습니다.”청룡이 말했지만 윤구주는 단호히 말했다.“상관없다. 문아름이 뭘 하든 죽기 전의 발악일 뿐이다. 적이 오면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막으면 된다. 홍연아, 안심하고 양아버지 위패를 지키거라.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생겨도 내가 막아낼 것이다. 너는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라.”윤구주는 임홍연에게 신신당부했다. 임홍연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으며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어떤 내색도 하지 않으려 애썼다. 행여 윤구주의 마음을 어지럽힐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구주가 등을 돌려 떠나려 할 때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달려가 뒤에서 그를 꽉 안았다. “구주, 만약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내 자리를 내줄게.”지금 윤구주를 흔들 수 있는 사람은 소채은뿐이었다.임홍연도 문아름이 소채은을 공격할 거란 걸 짐작했다. 이 모든 계략의 최종 목표는 소채은이었다.소채은은 윤구주의 약점이었다. 국체가 걸린 지금 사사로운 감정은 더는 허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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