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며 소채은을 위한 시간을 벌고 있었다.그러던 중, 삼안 여황제의 동력이 급격히 약해졌다. 이제는 김도현의 검기조차 견디지 못할 정도였다.“응? 이건 뭐지? 윤구주 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김도현의 검기도 윤구주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죽음의 기운을 감지했다.자신은 죽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윤구주만은 안된다. 윤구주가 죽는다면 그의 희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된다.“윤구주, 당장 일어나! 세상이 널 버린다 해도 나는 널 절대 포기 못 해!”김도현은 검의 의지로 윤구주를 불러냈다. 같은 검술 수련자로서 윤구주는 그 간절한 부름을 뚜렷이 느꼈다.“윤구주! 제발 죽지 마! 같이 살고 같이 죽자는 말, 난 싫어!”“지금까지의 모든 게 다 환상인 거 알아. 난 그저 아버지께서 하셨던 말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꼭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면 그게 나였으면 좋겠어!”임홍연은 윤구주를 와락 껴안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그래, 그렇다면 우리의 피로 길을 뚫어 나가자!”“응!”임홍연은 두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윤구주는 동력으로 환각의 진법을 강제로 무너뜨리고 검기로 전방에 길을 냈다. 그들은 전장을 향해 그 길을 뚫고 돌진했다.윤구주가 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그 순간, 소채은도 한 걸음, 또 한 걸음 요괴산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산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가슴 속 어딘가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뜨겁게 불붙은 심장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강한 열기를 토해냈다.“서요산 선조여... 당신은 내가 윤구주에게 도움이 될 거라 하셨죠. 그런데 어떻게 그를 도와야 하는 건가요? 이런 제가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죠?”소채은은 자신이 없었다. 임홍연은 수련을 하지 않았음에도 출신이나 마음가짐, 그 어떤 면에서도 자신보다 나았다.애초에 윤구주와 어울리는 사람은 임홍연이었다.“나는 그저 스쳐 가는 인연인까, 아니면 그의 운명일까... 이 산이 내게 대답을 주겠지.”소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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