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쓰고자 한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염황은 덕이 부족하니 천벌을 피하지 못한다.“네놈이 날 심판할 자격은 없어!”“윤구주, 죽어라!”그 순간, 염황은 이미 사람이 아니었다. 분노와 악념으로 뒤덮인 망령, 그야말로 한 마리 복수귀였다.“너의 죄는 오직 죽음으로만 씻을 수 있다.”“염황, 죽어야 할 자는 바로 너다!”쾅!윤구주의 한 손이 떨어지는 순간, 염황의 마지막 남은 의지마저 부서졌다. 혼도, 몸도, 뜻도 모두가 산산조각났다.고화진의 옛 인황이자 염황인 그가 마침내 몰락했다.그 순간 삼안 여황제의 눈빛에서도 생기가 사라졌다.윤구주는 단순히 강한 게 아니라 그의 손엔 전설 속의 ‘구주정’이 있었다.“그걸 가질 수만 있다면 나도 살 수 있어!”삼안 여황제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번개처럼 날아들어 윤구주 앞에 선 그녀는 악귀 같은 형상을 벗고 다시 절세미녀의 얼굴로 돌아왔는데 그 눈빛에는 온갖 유혹이 서려 있었다.“윤구주, 내가 널 화진 최강의 인황으로 인정할게. 내가 너의 가장 충직한 노비가 되어줄게. 네가 날 어떻게 다뤄도 난 원망하지 않겠어. 그러니 날 받아줘.”그녀는 무릎을 꿇었는데 그 아름다운 얼굴 아래 탐욕이 꿈틀거리고 있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윤구주의 힘을 등에 업기만 한다면 쉽게 대성경에 오를 수 있다는 걸.무자비하고 독선적인 염황보다는 윤구주 같은 정의롭고 단순한 사내가 훨씬 다루기 쉬울 터였다.하지만 윤구주의 눈빛은 그녀의 모든 기대를 무너뜨렸다. 차갑고 냉정한 시선엔 그 어떤 연민도 없었다.‘말도 안 돼... 이럴 수가.’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그토록 매혹적인 자신을 어찌 이토록 담담하게 뿌리칠 수 있다는 말인가?그녀는 미모와 지혜, 수련까지 겸비한 완전체였고 그 어떤 연인보다 뛰어난 여황제 아닌가! 세상 어떤 사내가 이런 기회를 거부하겠는가?“윤구주, 넌 대체 뭘 바라는 거지? 인간은 이익을 위해서 살지. 설마 넌 진심으로 나라를 위해 산다는 말이냐?”윤구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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