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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2351 - Chapter 2360

2364 Chapters

제2351화

윤구주가 천수성검을 휘두르며 염황을 관통하자 염황은 치명상을 입었다. 십수만 년 동안의 도행이 있음에도 순식간에 뚫린 상처를 메울 수 없었다.“윤구주! 저주받을 놈. 이 망할 검혼 같으니라고.”염황이 막대한 혼력을 운용해 천수성검의 검혼을 먼저 파괴하려 했다.“천수성검은 칼집으로 돌아가고 인황번은 염황을 눌러라.”검은 윤구주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천수성검은 눈 깜짝할 사이에 김도현 곁으로 돌아왔다.김도현은 돌아온 검혼이 주눅 들어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지금 이게 무슨 뜻이지? 윤구주를 새 주인으로 모시려는 건가?’인황번의 금빛 깃발이 무한한 위엄을 발산했고 그로 인해 형성된 금빛 장막이 염황을 덮쳤다.한 겹 한 겹의 금성의 힘이 염황을 지속해서 압박했다.“제기랄! 인황번! 내가 네 주인이야. 감히 주인을 배신하다니.”칠만 년 전, 인황번은 염황의 소유였다. 자신이 다스리던 성물에게 눌리는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건방진 놈. 인황번은 화진의 소유다. 인황은 단지 대신 관리할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 네가 먼저 인황이 될 자격을 잃었으니 인황번이 너를 버린 것을 원망하지 마.”윤구주가 염황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꾸짖었다.서른도 안 된 후배에게 훈계받은 염황은 폭발 직전이었다.“내가 자격을 잃었다고? 네 같은 자식한테 내가 그런 소리를 듣다니. 세계의 본질은 약한 자를 탈락하는 거야. 수도계에선 강자만이 존중받을 수 있어. 하찮은 인황번 따위가 나를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냐? 인황인!”염황이 인황술법을 펼치려 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이 멍청이야. 넌 인황이 될 자격을 잃었다고 했잖아. 넌 더는 인황이 아니니 인황인을 펼칠 자격이 없어.”윤구주가 손을 돌려 직접 인황인을 펼쳤다. 한 가닥 한 가닥의 인황 금인이 염황의 원신을 난타했다.“아아악. 천뇌지화술.”인황의 자격을 잃은 염황은 자신이 수련한 성술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 갈라지며 무수한 천둥이 내려쳤고 땅이 미친 듯이 진동하며 맹렬한 화염을 뿜어냈다.뇌화의 힘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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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2화

아홉 개의 커다란 상은 윤구주와 함께 염황의 혼력 압박을 나누었다.“성용이면 뭐 어때? 내가 너의 진용을 도륙해주마!”염황의 원신이 세 개의 머리와 여섯 개의 팔을 분열해냈다. 손마다 성기를 쥐고 있어 아홉 성용과 맞서 싸워도 밀리지 않았다.“염용진결!”김도현이 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건 염황의 원신에서 검은 성용이 날아 나와 세 성용을 집어삼킨 것이었다. 나머지 성용들도 염황에게 산산조각이 났다.“구음성상은 지음 성물이다. 내가 순양의 힘으로 너의 아홉 상을 부숴주마.”아홉 성용을 도륙한 염황이 다시 손을 뻗었다. 그는 순양진염으로 아홉 개의 커다란 상을 불태워 재로 만들어버렸다.윤구주의 압박을 덜어주던 아홉 상이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윤구주, 이제 무슨 수가 남았나? 남은 건 국운을 쓰는 방법뿐이겠지? 네가 국운으로 나를 상대한다면 결과가 어찌 됐든 승패와 상관없이 국운은 반드시 손상될 것이다. 국운이 회복될 수 있겠지만 지금 무도와 고신도 두 세력이 화진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그놈들은 화진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을 거야. 너는 화진을 위해 싸운다고 했지? 정작 화진 국운을 소모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것은 화진의 수호자 너 아니냐? 국운으로 네 할아버지를 구하려는 너 윤구주는 나와 다를 바 없어. 우리 모두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사람이야.”염황의 원신이 다시 부풀어 오르며 그 기세가 극에 달했다.“노인네, 보았는가? 그때 내 조건을 받아들였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야. 그 빌어먹을 골기 때문에 목숨까지 내놓다니. 윤구주가 대의를 따른다면 국운을 염황에게 내주고 바보 취급을 받을 게 뻔하지. 이기적이라면 국운을 소모해 염황을 이길 수 있겠지만 죽음을 면치 못하고 영원한 오명을 남길 거야. 하하하. 이건 그대들의 선택이니 남을 탓하지 마. 이는 하늘이 화진을 망하게 하려는 거야.”삼안 여황제가 큰소리로 웃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웃음이 점점 울음으로 바뀌었다.결국, 누가 이기든 지든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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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3화

망상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라고?이건 윤구주가 평생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염황! 정말 내가 너를 어쩌지 못한다고 생각하나? 나는 오늘 화진 국운을 빌리지 않고도 네 목숨을 빼앗을 수 있어.”윤구주는 여전히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하하하! 좋아! 무슨 수가 남았으면 한번 써 봐라. 내가 기회를 줄 터이니.”염황이 비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윤구주가 무슨 수로 자신을 죽이려는지 지켜보고 싶었다.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윤구주는 반드시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천상 구역에 있는 기린수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정말 5분도 더 버티기 힘든 지경이었다.“나는 이미 네 말대로 했어. 지금은 너와 싸울 힘조차 없다. 만약 사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난 귀신이 되어도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기린수가 문아름 원신을 노려보며 저주를 퍼부었다.“뭐가 그리 급해요? 윤구주가 아직 비장의 카드를 쓰지 않았다고 했잖아요.”문아름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었다.“설마 그 비장의 카드가 화진의 국운이야?”기린수는 윤구주가 국운으로 요괴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국운이 손상되는 건 피할 수 없었다.“국운의 손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긴 하지만 저하가 있다면 화진은 안전할 거야. 몇십 년 더 걸려 부흥을 실현할 뿐이지.”기린수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이 정도 대가라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쪽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구주는 못 받아들일 거에요. 구주는 죽어도 절대 국운에 손상을 입히지 않을 것입니다. 국운은 나라의 근본이에요. 화진 수만 백성의 생사가 국운에 걸려 있죠. 윤구주는 개인의 목숨을 위해 국운을 훼손하지 않을 것입니다.”문아름이 단언했다.“하지만 저하가 목숨을 잃거나 사라지면 화진에 문제가 생기는 건 마찬가지잖아. 국운이 누구 손에 넘어갈지는 모르는 일이잖아.”기린수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바보 아니에요? 제가 언제 구주가 죽는다고 했어요. 구주 비장의 카드는 국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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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4화

설령 국운을 동원한다 해도 염황을 죽이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기껏해야 염황에게 중상을 입힐 뿐이었다.그때가 되면 국운을 사용한 윤구주 역시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반항할 능력조차 없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임홍연이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도뿐이었다. 윤구주에게 행운이 따르고 그가 목숨이 잃지 않길 빌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윤구주의 반응은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그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고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얼마나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지? 넌 태어난 이후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별로 없었어. 지금까지 나 외엔 아무도 너의 존재를 알지 못해. 심지어 네가 전설 속에만 존재한다고 여기고 있어. 누구도 너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윤구주의 눈에서 흥분의 불꽃이 타올랐다.염황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직감이 그에게 경고를 했다. 육신이 없는데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느낌이 들었다.“윤구주가 대체 무슨 보물을 쓰려는 거지? 세상에 나를 위협할 만한 성물이 또 있는 건가? 내 십수만 년 도행으로는 한 개의 성물쯤이야 식은 죽 먹기고 구중현천 위의 존재가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낸다 해도 나를 죽이긴 힘들 거야. 윤구주! 허세 부리지 마라! 그런 건 안 통해!”염황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우웅! 갑자기 윤구주의 몸에서 대량의 금화성기가 뿜어져 나왔다.이 기운을 감지한 염황은 그 자리에 얼음 조각상처럼 얼어붙었다.“뭐야? 이건 성경을 초월한 힘이다. 아니야! 이건 내 착각일 거야. 이런 강자가 실존했는지조차도 불확실한데 어떻게 이곳에 나타난단 말인가. 제기랄. 윤구주 너는 환술을 잘 쓰지 않는다고 소리치고 다녔으면서 정작 그게 네 가장 큰 무기였냐? 이 교활한 놈아. 네 이 환술이 내 눈을 속일 수 있을 거 같았니? 네가 그래서 삼안 여황제를 깔보았던 거군.”분노한 염황이 침을 튀기며 욕설을 퍼부었다.삼안 여황제 역시 혼란스러웠다.이게 무슨 뜻이지?그녀는 윤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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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5화

염황은 윤구주에게 더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에게 지금 바로 윤구주를 잡아 신나게 짓밟는 게 가장 급한 일이었다.마기가 세차게 밀려오며 온 세계가 윤구주를 짓누르는 듯했다.염황은 거대한 마신으로 변신해 끝없는 광풍을 일으켰다. 온 요괴산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멀리 떨어져 있던 김도현 일행조차 이 망망한 마기에 눌려 숨이 턱턱 막혔다.염황의 소름돋는 마영이 김도현 일행의 뇌리에 비쳤다. 그의 무시무시한 위압에 세 사람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저항은커녕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구주, 반드시 저놈을 죽여야 해. 저놈이 나오면 화진에 큰 재앙이 닥칠 거야.” 김도현이 목이 터지라 외쳤다. 한마디만 웨쳤는데도 온몸의 힘이 다 빠져 기절하기 직전이었다.소채은은 여전히 윤구주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어화의 침입을 막고 있었다.만에 하나 윤구주가 염황을 이기지 못하거나 그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면 그녀도 혼자 살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염황과 함께 지옥으로 갈 것이다.“윤구주, 그만 항복하지?”마음이 진동하며 마기가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대지에 커다란 틈이 생겨났다.지금의 염황은 삼안 여황제까지 절망하게 할 정도로 강했다.극치에 다다른 힘은 절망을 불러왔다. 마치 세상의 종말처럼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쿠우웅!마기가 윤구주에게 집중되었다.거대한 염황과 비교하면 새로운 인황인 윤구주는 개미만 해 보였다.승부는 이미 결정된 것 같았다.이 순간, 하늘에 모인 화진 국운이 우렁찬 굉음을 냈다. 국운 속 수많은 화진 선배님들의 염력이 윤구주를 걱정하고 있었다.염황을 막지 못하면 화진은 정말 끝장이다.우웅!그 순간 금화성기가 실체화되었다. 수많은 고대 부문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되어 금빛 구정 하나를 형성했다.이 금빛 구정이 완성되는 순간 막강한 힘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갔다.순식간에 무궁무진했던 마기가 모두 정화되었고 요괴산의 요기도 눈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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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6화

이 말인즉 염황의 기운이 산산이 흩어졌다는 뜻이었다. 수련자에게 있어 곧 수명의 끝을 의미한다!염황은 망연자실했다.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평생 갈고닦은 수련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렸다.“십 수만 년을 쌓아올린 도력이 겨우 금정 하나에 무너지다니.”“저 물건, 도대체 무엇이냐?”염황은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윤구주는 허공에서 세 걸음 앞으로 다가섰고 그 머리 위엔 여전히 금정의 불꽃과 신기가 감돌고 있었다.“화진국의 국보, 들어본 적 있나?”염황의 눈이 번쩍 커졌다. 무언가 떠오른 듯했지만 쉽사리 믿기지 않았다.‘설마 저자가 그 전설 속의 물건을 손에 넣었단 말인가?’“그럴 리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 지금껏 누구도 실물을 본 적이 없었다!”“설사 그것이 존재한다 한들 그건 인간 세상에 속한 물건이 아니야! 윤구주, 네놈 지금 나를 속이려는 것이냐?”염황은 눈을 부릅뜨며 윤구주를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그를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흥, 네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야.”“의심할 필요 없다. 이것이 바로 전설 속 구주정이야.”윤구주의 말이 끝나자 염황은 미칠 듯한 분노로 고개를 흔들었다.현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것이 구주정일 리 없었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됐다!“현실을 받아들여라.”“아까 네 입으로 한 말 아니던가? 죽기 직전까지도 현실을 부정해야겠나?”“널 죽이는 자가 누구인지, 너와 나 사이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이제는 인정할 때도 됐어.”윤구주의 차가운 웃음은 운명의 냉혹함을 대변하는 듯했다.운명을 감당하지 못하면 그 대가는 반드시 찾아오는 법이다. 그것도 이토록 빠르게.염황의 눈엔 끝내 분노와 원한이 가득했다. 그는 차라리 죽음을 택할지언정, 이 결과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윤구주! 왜 하필 너냐! 하늘이시여! 어찌 이리도 불공하단 말입니까!”“구주정 같은 물건이 네놈의 손에 들어가다니. 하늘이시여! 정녕 눈이 멀었단 말입니까!”염황은 날뛰듯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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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7화

왕관을 쓰고자 한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염황은 덕이 부족하니 천벌을 피하지 못한다.“네놈이 날 심판할 자격은 없어!”“윤구주, 죽어라!”그 순간, 염황은 이미 사람이 아니었다. 분노와 악념으로 뒤덮인 망령, 그야말로 한 마리 복수귀였다.“너의 죄는 오직 죽음으로만 씻을 수 있다.”“염황, 죽어야 할 자는 바로 너다!”쾅!윤구주의 한 손이 떨어지는 순간, 염황의 마지막 남은 의지마저 부서졌다. 혼도, 몸도, 뜻도 모두가 산산조각났다.고화진의 옛 인황이자 염황인 그가 마침내 몰락했다.그 순간 삼안 여황제의 눈빛에서도 생기가 사라졌다.윤구주는 단순히 강한 게 아니라 그의 손엔 전설 속의 ‘구주정’이 있었다.“그걸 가질 수만 있다면 나도 살 수 있어!”삼안 여황제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번개처럼 날아들어 윤구주 앞에 선 그녀는 악귀 같은 형상을 벗고 다시 절세미녀의 얼굴로 돌아왔는데 그 눈빛에는 온갖 유혹이 서려 있었다.“윤구주, 내가 널 화진 최강의 인황으로 인정할게. 내가 너의 가장 충직한 노비가 되어줄게. 네가 날 어떻게 다뤄도 난 원망하지 않겠어. 그러니 날 받아줘.”그녀는 무릎을 꿇었는데 그 아름다운 얼굴 아래 탐욕이 꿈틀거리고 있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윤구주의 힘을 등에 업기만 한다면 쉽게 대성경에 오를 수 있다는 걸.무자비하고 독선적인 염황보다는 윤구주 같은 정의롭고 단순한 사내가 훨씬 다루기 쉬울 터였다.하지만 윤구주의 눈빛은 그녀의 모든 기대를 무너뜨렸다. 차갑고 냉정한 시선엔 그 어떤 연민도 없었다.‘말도 안 돼... 이럴 수가.’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그토록 매혹적인 자신을 어찌 이토록 담담하게 뿌리칠 수 있다는 말인가?그녀는 미모와 지혜, 수련까지 겸비한 완전체였고 그 어떤 연인보다 뛰어난 여황제 아닌가! 세상 어떤 사내가 이런 기회를 거부하겠는가?“윤구주, 넌 대체 뭘 바라는 거지? 인간은 이익을 위해서 살지. 설마 넌 진심으로 나라를 위해 산다는 말이냐?”윤구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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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8화

검이 포효하며 성검의 검혼이 삼안 여황제의 혼체를 단숨에 꿰뚫었다. 그리고 곧이어 김도현의 원신이 그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윤구주는 날 살려뒀어!”삼안 여황제는 눈을 부릅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흥! 그건 손을 더럽히기 싫었기 때문이지.”“그렇다면 내가 죽여주지!”김도현은 껄껄 웃으며 검을 다시 치켜들었다.그는 윤구주의 속내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윤구주는 이 여자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손에 피 묻히기 싫은 거라면 그가 대신 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한 방이면 끝나는 일이라 힘들 것도 없었다.삼안 여황제는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부르르 떨었다.‘검도 도주’가 이토록 비열하게 행동하다니!“죽어라!”김도현의 검이 그녀의 혼을 산산이 부숴버렸고 삼안 여황제는 곧 사망했다. 이로써 천상 구역을 어지럽혔던 두 악재가 모두 제거됐다.그 시각 윤구주는 이미 소채은 곁에 도착해 있었다.어화에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소채은은 이를 악물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미니 구주, 난 너라면 꼭 이길 거라고 믿었어.”윤구주는 말없이 신념을 뻗어 그녀의 몸속에서 타오르는 어화를 살폈다. 그리고 이내 얼굴에 그늘이 졌다.소채은은 더 버티기 어려웠다.지금은 말세의 시대였다. 세상에 영기가 부족해 그녀가 이 어화를 이겨낼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었다.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소채은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너만 무사하면 돼. 우리 나라만 잘 지켜줘. 그렇다면 나는 죽어도 후회 없어.”“닥쳐. 그런 말 두 번 다시 입에 올리지 마.”“도력을 쌓는 데는 시기가 모두 맞아야 해. 지금은 아니야. 억지로 넘기다간 되레 탈이 나.”윤구주는 짧은 고민 끝에 소채은의 도화를 뒤로 미루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봉황의 도화를 미루는 일은 그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그가 죽도록 힘을 쏟는다 한들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구주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그의 의지가 미치자마자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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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9화

임홍연은 윤구주의 재촉에 마지못해 내려왔다. 얼마나 그를 깨물고 있었는지 입 주변은 번들번들했다.염황과 삼안 여황제는 제거됐지만 아직 구하지 못한 이들이 있었다.“다시 한 번 구주정을 써서 천상 구역으로 돌아가야겠어.”윤구주는 다시 구주정의 힘을 끌어냈고 금빛 불꽃이 환영진을 산산이 부쉈다.요괴산과 천상 구역의 연결 구조를 파악한 그는 곧바로 요괴산의 전송진을 작동시켰고 눈 깜짝할 사이에 셋은 다시 천상 구역으로 전송되었다.그 순간, 천상 구역의 기린수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윤구주가 몇 초만 더 늦었더라면 수많은 원혼과 창귀에게 삼켜졌을 것이다.윤구주가 도착하자마자 기린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고생 많았다. 이번엔 네 공이 커.”윤구주는 다정하게 등을 두드려줬다.“공은 무슨, 나는 그냥 왕이 무사하기만 바랐어. 왕이 무사하면 내가 죽는 건 아무래도 좋아... 흐윽...”기린수는 훌쩍이며 울먹였다.“그래? 그럼 소원대로 해줄까? 너 하나 살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말이지.”윤구주는 장난스레 입을 쩝쩝 다셨다.“어?”“야! 구주왕! 그건 그냥 한 말이지, 진짜 그럴 줄은 몰랐잖아! 살려줘, 빨리 나 좀 살려줘!”말과 마음이 다른 기린수에 윤구주는 웃음을 터뜨렸다.“입만 살았지.”윤구주는 구주정으로 원혼들을 눌러 제압하고 무너져가던 천상 구역을 억지로 지탱했다.“천통법안, 열어라!”그는 성술의 눈을 펼쳐 이화금안으로 천상 구역 전역을 훑었다. 이젠 이 땅 위의 그 어떤 미세한 기운도 그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그리고 마침내 윤구주는 어둠 속에 봉인된 공간 하나를 발견했다. 그 안에 갇혀 있던 이는 바로 윤상현이었다.“할아버지!”윤구주의 목소리가 그 공간 안으로 전달됐다.“응? 구주야? 안 돼! 오지 마라, 이건 함정이다!”윤상현은 다급히 외쳤다.“할아버진 이미 삼안 여황제의 술수에 걸렸다! 녀석의 목적은 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그러나 윤구주는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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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0화

옆에서 지켜보던 김도현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참나, 이 노인네는 목숨을 구해줬더니, 고맙단 말 한 마디 없이 잔소리만 늘어놓고 있네.”“흥, 이제 와서 손자 교육은 잘도 하시네. 손자가 예전에 곤륜역에서 치이고 짓밟힐 때는 어디서 뭐 하고 계셨지?”김도현이 입꼬리를 비틀며 비꼬듯 말했지만 윤상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라나 가문, 그 모든 걸 떠나 그는 할아버지로서 손자에게 제대로 해준 게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구주야, 나 때문에 고생 많았다. 다 할아버지 잘못이다. 아까 그 말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윤상현은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어떤 할아버지가 자기 손자가 이렇게까지 다친 걸 보고 마음 아프지 않겠는가.윤구주는 코끝이 찡해졌지만 일부러 웃으며 넘겼다.“할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그때 서울에서, 제 목숨은 할아버지랑 노조님이 함께 살려주신 거잖아요. 화진 국주님도, 윤씨 가문의 수많은 분들도 그리고 아름이도요.”문아름.그 이름을 꺼내자 윤구주는 잠시 멈칫했고 윤상현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눈빛으로 물었다.윤상현 역시 그 뜻을 바로 알아챘다.“나라 입장에서 보자면 문아름은 화진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 혼란 속에서도 통합을 유지했으니 그 공을 무시할 순 없을 거다.”“그리고 사사로운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토록 널 잘 아는 여자를 정말 죽게 내버려둘 수 있겠냐?”“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잖니. 살면서 그런 사람 하나 만나기도 어려운 거란다.”“네, 알아요.”윤구주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고 결의에 찬 눈으로 말을 이었다.“할아버지, 자세한 얘긴 이따 다시 드릴게요. 지금은 먼저 사람부터 구해야 하니까요.”할아버지를 구하고 나니 이제 남은 건 기린수와 문아름 둘뿐이었다.기린수 쪽은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삼안 여황제의 진법에 휘말리긴 했지만 무엇보다 그는 기린수였다.윤구주가 손만 좀 보태주면 금세 살아날 수 있었는데 기린수의 타고난 명운은 그만큼 질겼다.윤구주는 구주정의 힘을 발동해 천상 구역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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