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곽승재한테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의 남자가 자신을 품에 꽉 끌어안았다.“뭐 하는 거야!”고은서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그러나 곽승재는 그저 자기 품에 안겨 있는 그녀의 머리칼 향기를 맡으며 나지막이 말했다.“은서야, 너무 보고 싶었어...”귀를 자극하는 그의 목소리와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자 고은서는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대체 왜 이러는 거지?’“약 하나 발라줘 놓고 왜 갑자기 안는 거야?”그리고 너무 답답해진 고은서가 살짝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답답해.”곽승재는 너무 아쉬웠지만 혹시나 그녀가 화를 낼까 봐 안는 대신 손을 꽉 잡았다.그리고 한껏 다정한 눈빛으로 낮게 말했다.“은서야, 넌 참 똑똑하고 세심한 여자야. 예전에 혹시나 무심결에 했던 말이 널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사과할게.”“정말 미안해. 오히려 내가 멍청한 놈이었어. 네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도 모르고...”고은서는 눈앞의 남자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리고 한껏 눈을 내리깔고 진중한 얼굴로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지금 자신에게 진심으로 미안해서 사과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것 같았다.사실 이혼 후, 곽승재는 부단히 자기 잘못을 고치려고 애를 썼고 행동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곤 했다.그렇다고 해도 고은서의 생각은 변함없었다. 이미 마음을 접기로 했으니 곽승재가 무얼 하든지 그녀로서는 이제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되었다.과거에 당했던 억울한 일, 답답했던 일들도 이제는 따지기조차 귀찮았다.그러나 오늘 곽승재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니 이상하게 마음이 쓸쓸해지고 그가 안쓰러워 보였다.“넌 정말 쓰레기였어.”다시 살아 돌아온 뒤로 야근하면서까지 작성했던 계획서를 곽승재는 홀랑 가져간 것도 모자라 그녀를 판주 투자은행에 인턴으로 넣었다.아무리 봐도 고은서가 백유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은서야, 난 단 한 번도 너랑 다른 사람을 비교했던 적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