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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어게인, 비긴: Chapter 1381 - Chapter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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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1화

한창 곽승재한테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의 남자가 자신을 품에 꽉 끌어안았다.“뭐 하는 거야!”고은서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그러나 곽승재는 그저 자기 품에 안겨 있는 그녀의 머리칼 향기를 맡으며 나지막이 말했다.“은서야, 너무 보고 싶었어...”귀를 자극하는 그의 목소리와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자 고은서는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대체 왜 이러는 거지?’“약 하나 발라줘 놓고 왜 갑자기 안는 거야?”그리고 너무 답답해진 고은서가 살짝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답답해.”곽승재는 너무 아쉬웠지만 혹시나 그녀가 화를 낼까 봐 안는 대신 손을 꽉 잡았다.그리고 한껏 다정한 눈빛으로 낮게 말했다.“은서야, 넌 참 똑똑하고 세심한 여자야. 예전에 혹시나 무심결에 했던 말이 널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사과할게.”“정말 미안해. 오히려 내가 멍청한 놈이었어. 네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도 모르고...”고은서는 눈앞의 남자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리고 한껏 눈을 내리깔고 진중한 얼굴로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지금 자신에게 진심으로 미안해서 사과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것 같았다.사실 이혼 후, 곽승재는 부단히 자기 잘못을 고치려고 애를 썼고 행동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곤 했다.그렇다고 해도 고은서의 생각은 변함없었다. 이미 마음을 접기로 했으니 곽승재가 무얼 하든지 그녀로서는 이제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되었다.과거에 당했던 억울한 일, 답답했던 일들도 이제는 따지기조차 귀찮았다.그러나 오늘 곽승재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니 이상하게 마음이 쓸쓸해지고 그가 안쓰러워 보였다.“넌 정말 쓰레기였어.”다시 살아 돌아온 뒤로 야근하면서까지 작성했던 계획서를 곽승재는 홀랑 가져간 것도 모자라 그녀를 판주 투자은행에 인턴으로 넣었다.아무리 봐도 고은서가 백유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은서야, 난 단 한 번도 너랑 다른 사람을 비교했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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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은서야, 차라리 네가 분이 풀릴 때까지 마음껏 때려줘...”곽승재는 한껏 풀이 죽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고은서는 굳이 이 시점에서 곽승재와 예전의 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려 확인해 보니 여재훈이었다.지난번에 그와 엄마의 이야기를 한 뒤로 고은서는 한동안 여재훈 보러 병원에 가지 않았다.아무리 이게 여재훈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여시은이 그의 양딸이라는 건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태껏 너무 오냐오냐 키워준 탓에 여시은은 여재훈을 등에 업고 수많은 나쁜 짓을 하고 다녔다.하여 이런 상황들이 고은서는 너무 괴롭기만 했다.게다가 고은서는 여재훈이 자기 친아버지라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았다.그래서 그런지 여재훈도 요 며칠 고은서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화면에 뜬 여재훈이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고은서는 곽승재를 한번 힐끔 바라보았는데 그는 단번에 눈치채고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그녀의 손을 놓아줬다.곽승재도 분명 고은서가 지금 많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란 걸 알고 있지만 그저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고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싶었다.그의 품에서 벗어나 그제야 자기 자리에 앉게 된 고은서는 일단 통화버튼을 누르긴 했지만 여재훈을 어떻게 부를지 몰라 망설였다.바로 이때, 수화기 너머에서 여재훈의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은서야, 지금 어디야? 괜찮은 거지?” 고은서는 약간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제가 무슨 일이 있겠어요?”그제야 고은서는 갑자기 자신에게 전화를 건 목적이 그도 오늘 여시은에 관련된 일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그러면 됐어.”여재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다시 고은서에게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본 것과 그의 비서가 여시은의 도움 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알려줬고 그녀가 걱정되어 전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은서야, 이런 일이 있었으면 진작에 나한테 말해주지.”여재훈의 말투에는 섭섭함이 그대로 담겨있었다.“시은이가 너한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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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여재훈은 고은서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다시 걱정스레 물었다.“은서야, 너 지금 어디야? 우리 오늘 만날까?”그는 지난번 칼에 찔렸던 상처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기에 선뜻 오라고 말하지 못했다.“전 괜찮으니까 함부로 움직이지 마세요. 이따가 제가 병원으로 갈게요.”옆에 앉아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곽승재가 그녀에게 말했다.“이따 나랑 같이 뵈러 가자.”고은서는 아무런 대답 없이 핸드폰을 끄려는데 여시은의 고양이 학대 관련 뉴스 기사들이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했다.클릭해서 확인해 보니 그녀가 룸 안에서 고양이를 괴롭히던 장면을 기자들이 인터넷에 올렸다. 또한 여시은이 경찰에게 끌려가는 장면까지 모두 공개되었다.비록 영상이나 사진 속 여시은의 얼굴이 전부 모자이크되어 있었지만 네티즌들은 단번에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았다.그녀의 악랄한 만행들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분노하고 비난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여시은의 모든 신분이 그대로 드러났다.부잣집 딸이면서도 이토록 음침하고 엽기적인 동물 학대도 서슴지 않는 행동에 사람들은 그녀의 집안 전체를 비난하기 시작했다.게다가 어떤 사람은 그녀가 예전에 예흥의 어느 개업 파티에서 고은서를 일부러 밀치고 그녀에게 술을 뿌린 사건과 게임 표절한 사건까지 모두 폭로했다.한순간 인터넷에서 뜨거운 이슈 거리로 된 여시은에게 사람들은 절대 쉽게 용서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고하기 그지없던 여시은이 그리도 급하게 여재훈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했던 원인이 그녀도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박지연도 관련 기사를 보자마자 고은서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고 여시은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댓글마다 ‘좋아요’를 눌렀다.[은서야, 이번에야말로 여시은한테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고 반성할 때까지 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해!]고은서도 같은 생각이었다.어차피 지금 여재훈도 여시은의 일에 대해 관여하지 않기로 했고 곽승재도 변호사를 통해 절대 합의는 없으니 반드시 처벌받게 해달라고 전했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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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곽승재는 원래 남을 뒤에서 흉보는 습관도 없었기에 무조건 증거들이 확보되면 그때 사실대로 말하려고 했다.하여 여재훈이 이번 여시은이 벌인 일로 괜히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제야 그들의 관계를 알려줬다.순간 여재훈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다음날, 인터넷 실검에는 여전히 여시은이 올라와 있었고 아무리 그녀가 경찰서에 잡혀있다고 해도 수많은 기자들이 그녀의 단독 취재를 놓치고 싶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또한 여씨 가문에 대한 의문도 점점 커지고 있었다.하여 여재훈은 회사를 통해 공지하나를 올렸는데 여시은의 이번 사건에 대한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고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주었지만, 역시나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이 모든 게 다 쇼일 뿐이라면서 분명 여재훈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이런 소란스러운 사건들을 더 이상 신경 쓰기 싫어 고은서는 MQ에 들렀다.송민아가 오늘 오후 공식적으로 북성을 떠나기 때문이다.하여 고은서는 그녀에게 뭐라도 선물을 주고 싶었지만 이미 부족한 게 없는 사람이고 작은 선물은 너무 성의가 없어 보여 고민 끝에 그녀를 위해 특별히 향수 하나를 제조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지난번에 은소영이 도와줬던 것도 기억나 그녀에게도 한 병을 준비했다.MQ에서 나온 뒤, 고은서는 곧바로 송민아를 만나러 갔는데 그녀의 도우미와 운전기사가 한창 짐들을 차에 실어주고 있었다.그리고 준비해 둔 향수를 그녀에게 건네주면서 일부러 슬플 말은 다 빼고 그저 자주 연락하자고 덤덤하게 말했는데 송민아의 눈가는 어느새 빨개진 채 고은서를 품에 안아줬다.“은서야, 잘 있어.”그러자 고은서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줬다.“내 걱정은 하지 마.”“요 며칠 우리 오빠 조심해.”송민아는 한껏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시 말을 이었다.“어제 아빠가 오빠더러 나한테 사과하라고 했었나 봐. 그래서 잠깐 전화를 받았는데 나한테는 그저 대충 어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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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신호등이 바뀌고 차가 떠나가는 바람에 고은서도 저 사람이 무조건 민시후라고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얼마 후, 운전기사는 은소영이 말한 그 미용실까지 데려다줬는데 마침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역시나 혼자인 모습에 고은서가 물었다.“시후 씨는 어디 가고 혼자에요?”그러자 은소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만날 사람이 있다고 해서 잠깐 나갔어요.”‘그러면 방금 카페에서 봤던 그 남자가 진짜로 민시후였나?’고은서는 민시후와도 한동안 일을 해봤던 사람이라 그는 카페보다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고객을 만나기를 더 선호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러면 오늘은 친구 만나러 갔나?’‘그래서 소영 씨를 데리고 가지 않았고?’은소영은 깊은 생각에 빠진 고은서를 단번에 눈치채고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아직 우리 두 사람은 아무 사이도 아니기에 무조건 내 옆에 붙어 있을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끼리 즐겁게 스파나 해요!”그 말에 고은서도 더는 물어보지 못했지만 계속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은소영은 보통 여자들과 달리 민시후에게 아무 감정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그렇게 두 사람은 모든 게 끝난 뒤에 근처의 어느 식당으로 향했다.음식을 주문하고 고은서는 아까 그 향수를 은소영에게 건넸는데 역시나 아주 만족스러워했다.비록 두 사람은 고작 몇 번밖에 만나보지 못했지만 고은서는 그녀와의 만남이 어색하거나 불편함이 전혀 없는 게 참 신기하다고 느껴졌다.은소영은 수다 떨기를 즐겼고 또 여느 부잣집 사람처럼 거만한 면이 전혀 없어 같이 지내기가 너무 편했는데 문득 민시후는 이런 은소영과 함께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식사가 끝난 후, 은소영이 대뜸 오늘 기사를 데려오지 않았는데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는지 물었고 고은서도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은소영과 민시후는 지금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그들도 막 차에 오르려던 이때, 멀지 않은 곳에 마침 민시후가 차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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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고은서는 자기 일에 곽승재가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는 게 너무 고맙지만 그렇다고 집 안까지 초대해서 대화를 나눌 사이는 못 됐다.게다가 오늘 그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해 보였는데 혹시나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착각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고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여시은의 기사로 들끓고 있을 무렵, 여시은이 심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경찰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틈을 타서 쥐약을 먹었다고 했다.그리고 하얀 거품을 입안 가득 문 채 병원에 실려 갔다.고은서가 이 소식을 듣자마자 이는 분명 송민준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느껴져 빠르게 곽승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이미 사람들을 시켜서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또한 백유미가 이제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는데 혹시 고은서더러 같이 정신병원에 가보지 않을지 물었다.혹시나 백유미 쪽에서 송민준에 관련된 증거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를 제거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하여 그와 같이 백유미 만나러 가기로 했다.고은서는 운전 기사더러 중간에서 내려달라고 한 뒤에 곽승재와 만나 그가 직접 운전해서 정신병원에 가기로 했다.도착 후, 병원 원장이 그들을 안쪽으로 안내했다.백유미는 현재 1인 격리실에 갇혀 있었는데 혹시나 다른 사람을 공격할 것을 미리 방지하고자 발에도 쇠사슬을 차고 있었다.그리고 지난번처럼 난동을 부리거나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얌전히 침대 위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았다.고은서와 곽승재이 그녀의 방 안으로 들어서니 웬 역한 냄새가 그들의 코를 찔렀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계속 사람을 때리고 꼬집고 난동을 부려서 아무도 환자분에게 가까이하지 못한 관계로 며칠 머리를 감겨주지 못했습니다.”백유미를 잘 감시하도록 일을 맡겼던 한지나가 그에게 다가와 보고했고 그녀더러 일단 밖에 나가 있으라 전했다.“일 있으면 다시 부를게.”이때, 곽승재의 목소리를 알아듣기라도 했는지 백유미가 천천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나 알아보지 못하고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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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곽승재의 물음에 백유미의 얼굴이 순간 두려움으로 가득 번지더니 주먹을 꼭 쥐고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아무것도 몰라.”“백유미, 이번에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해도 다음번에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만 알아둬.”곽승재가 차갑게 경고했다.“널 살려둔 유일한 이유가 바로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말하게 하기 위해서였어. 아니면 넌 그냥 죽는 길 밖에 없다고 봐야겠지.”그러자 백유미는 겁에 질려 벽 쪽으로 몸을 한껏 움츠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내가 지금 살아 있을 가치가 이것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말해주고 난 뒤에 더욱 쓸모없어지니 어차피 죽게 되는 건 마찬가지잖아...”백유미는 지금껏 수많은 일을 겪게 되면서 겁도 점점 많아졌다. 하여 더 이상 싸우기도 싫고 그저 무난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비록 몸도 많이 망가졌고 병에 걸린 상황이라고 해도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하여 또다시 이런 위험한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그런 그녀의 마음을 고은서는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차갑게 되물었다.“아무리 죽는 게 낫다고 해도 지금 상태로는 마음 편히 죽을 수도 없을 텐데?”순간 백유미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 창백한 얼굴로 고은서를 바라보았다.“그럼 당신이 원하는 정보를 주면 나를 살려주겠다는 거야?”“아직도 그쪽이 미운 건 맞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까지는 없어. 모든 결과는 당신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니까.”“그러니까 지금처럼 계속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아갈 건지, 아니면 우리가 당신 아버지를 살해한 진범을 조사하는 것에 협조할지는 당신이 결정하면 돼.”“다소 시간이 걸릴 뿐이지, 우리는 반드시 범인을 찾아낼 거야. 그런데 당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겠지. 만약 유미 씨가 깨어났다는 소식이 퍼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그쪽이 제일 잘 알테니까.”백유미는 아까보다 더욱 심하게 몸을 떨었다.사실 고은서의 이 말이 단지 그녀를 협박하는 게 아니라 위험한 일이 그 뒤로 꼬리에 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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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그러나 곽승재가 이미 알아봤는데 이 일은 곽현수와는 무관했고 당시 백승엽의 도움 요청도 정중히 거절했었다.그리고 그날 승마장에는 손문호도 있었다.백승엽은 아무 이유 없이 백유미에게 그 주소를 알려주지는 않았을 것이고 분명 그곳에 뭔가 증거가 남아 있을 것이다.백유미의 독방에서 나오자마자 고은서는 한지나에게 아마 백유미가 요 며칠 안으로 경찰에게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행동들에 대해 자수할 거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다 결정했으면 곽승재한테 가서 퇴사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말했다.한지나가 줄곧 이곳을 떠나고 싶었던 원인이 혹시나 곽승재가 보복이라도 할까 봐 몹시 두려워했는데 여태껏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그리고 이 일의 중심에 왜 고은서가 끼어있는지를 알게 된 뒤로는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먼저 퇴사 의사를 밝히고 백유미가 정신병원에 들어가자마자 정식으로 나가겠다고 했다.고은서는 한지나에게 길게 말할 시간이 없어 곧바로 곽승재와 같이 승마장으로 향했다.도착 후 곽승재는 백유미가 말했던 그 사물함을 찾아 비밀번호를 눌러 열어보았는데 안에는 작은 녹음기 하나가 들어있었다.그러나 배터리가 이미 닳아 사용할 수는 없었다.혹시나 사람들의 의심을 사기라도 할까 봐 곽승재는 일부러 고은서와 함께 그곳에서 잠시 말을 타다가 다시 나왔다.그러다가 문 어구에서 손문호를 만나게 되었다.고은서는 그를 보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녹음기가 들어있는 가방을 꼭 쥐었다.“승재야, 은서 씨?”손문호는 두 사람을 향해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승마 좋아해?”곽승재도 당연히 손문호라는 사람을 알고 있었지만 인사만 주고받던 사이라 그저 엄마의 지인이라고만 생각했다.하여 반갑게 인사하는 그와는 반대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여기서 자주 승마하나 봅니다?”그러자 손문호가 웃으며 답했다.“응, 말도 좋고 환경도 좋아서 아예 회원을 끊었거든. 그래서 심심할 때마다 와서 몇 바퀴 돌고 경기가 있으면 와서 보고 그러지.”“지금 할 일이 없으면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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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깜짝 놀란 고은서가 비명을 지르자 곽승재가 빠르게 그 사람을 뒤쫓아갔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도망치는 속도가 너무 빨랐고 또 여기 지형에 대해 익숙한지 홀연히 두 사람을 따돌리고 멀리멀리 사라져갔다.소란스러움에 승마장 직원들도 달려왔는데 고은서는 현장 관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언성을 높여 말했다.그러다가 너무 흥분했는지 갑자기 심장을 부여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은서야, 괜찮아?”그 모습에 깜짝 놀란 곽승재가 그녀의 상태를 살피자 고은서가 낮게 답했다.“여기가 너무 답답해.”그녀의 말에 곽승재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주민기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게 여기 일을 맡기고 두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차에 올라타자마자 고은서는 백미러로 혹시나 뒤에서 다른 차가 따라오나 살폈는데 그 모습에 곽승재가 물었다.“은서야, 진짜 아픈 건 아니지?”고은서는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곽승재에게 답했다.“괜찮아. 혹시 믿을 만한 의사 한 명을 라이트 문 아파트로 불러줘. 우리는 빨리 그 녹음기에 대해 알아봐야 해.”곽승재는 그래도 그녀가 걱정되는지 다시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방금 그 도둑을 곽승재는 원래 끝까지 쫓아가고 싶었지만 고은서가 눈빛을 보냈고 마침 도둑도 사라진 바람에 더 이상 쫓아갈 수 없었다.그러다가 나중에 현장 직원이 달려왔을 때도 모든 걸 고은서가 말할 수 있도록 그저 옆에 서 있기만 하다가 가슴이 답답하다는 그녀의 신호를 단번에 알아듣고는 빠르게 승마장에서 빠져나왔다.그러나 분명 승마장에서 화가 잔뜩 난 채로 가슴을 부여잡고 아프다고 했던 모습이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아 보여 곽승재는 도무지 시름을 놓을 수 없었다.“그래도 병원에 한번 가서 검사 받아보지 않을래?”그러자 고은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야. 거짓말이었다니까?”방금 두 사람이 승마장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손문호가 뜬금없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고은서는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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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곽승재는 서재에 가서 녹음기를 먼저 충전했고 고은서는 의사가 혼자 뻘쭘하게 거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혹시 과일이라도 줄게 있나 싶어 냉장고를 열어보았는데 과일은 얼마 없고 채소만 잔뜩 쌓여 있었다.각종 신선한 풀 채소에 육류와 해산물, 계란 등등 없는 게 없었다.곽승재는 평소에도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고 가끔 청소 도우미만 부르는데 냉장고에 이렇게나 많은 채소를 사둘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심지어 해산물들은 전부 손질해서 칼집까지 낸 것 같았다.비록 실력은 그다지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꽤 신경을 썼다는 걸 의미한다.“은서야.”이때, 곽승재가 마침 다가오다가 냉장고가 열려있는 모습을 보고는 황급히 다가와 문을 닫았다.“집에서 밥도 해 먹어?”고은서의 물음에 그는 괜히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애써 침착하게 답했다.“아니. 그냥 새벽에 갑자기 배고프길래 뭐라도 해 먹으려 했지. 그런데 하다 보니 또 귀찮더라고. 그래서 안 먹고 그대로 뒀어.”“냉장고에 채소를 이렇게나 많이 준비해 둔 게 진짜로 배고플 때 해 먹기 위해서라고?”계속되는 물음에도 곽승재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아마 도우미 아주머니가 준비해 뒀을 거야. 아니면 할머니가 보내주셨거나. 신경 안 써.”“가자. 의사분도 오셨는데 제대로 다시 검사해 보자.”그렇게 곽승재는 고은서의 손을 이끌고 의사한테 데려갔다.이 의사는 곽승재가 신뢰하는 사람이라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전부 믿을 수 있었다.그는 고은서의 맥을 짚어보고 다시 청진기로 검사해 보았지만 역시나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그리고 예전부터 있었던 저혈당도 많이 호전되었다고 말했다.그렇게 의사를 보내주고 난 뒤에 고은서는 곽승재따라 서재에 갔다.처음으로 그의 서재에 와보게 되었는데 인테리어가 예원 별장과 거의 비슷했고 심플하고 깔끔해 보였다.곽승재가 녹음기 버튼을 누르자 맨 처음 백승엽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는 곽현수에게 무언가를 간곡히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잠시 후, 다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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