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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어게인, 비긴: Chapter 1391 - Chapter 1394

1394 Chapters

제1391화

녹음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백승엽은 누군가를 본 듯 약간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누구요?”“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이 목소리를 들은 고은서는 곧바로 눈썹을 찌푸렸다. 역시 예상대로 손문호였다! 그날 그는 정말 백승엽을 만나러 간 것이다.고은서는 곧 곽승재 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 또한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손문호는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백승엽은 누군가에게 그의 신원을 확인한 듯했고, 그제야 손문호에게 무슨 일로 자신을 찾아왔냐고 물었다.손문호는 백유미가 인간 이하의 고통을 당하고 자궁까지 적출당한 일, 백가 기업이 인수당한 사실, 그리고 백승엽의 다리 부상이 어떻게 생겼는지까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승엽에게 연민을 표현하며 이 상황이 억울하지 않은지 물었다.백승엽이 억울하지 않을 리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곽현수에게 나서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백승엽은 손문호에게 돌려 말하지 말고 방법이 있다면 바로 말하라고 했다.손문호는 피식 웃더니 백승엽에게 지금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고 되물었다.“그야 당연히 고은서 그년이지!”고은서는 단지 목소리만으로도 백승엽이 자신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그년만 아니었으면 승재가 우리 유미를 정신병원에 가둘 일도 없었고, 우리 집 일에 이렇게 무심할 리도 없었어!”“범가온도 인간이 아냐! 그 아들도 유미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진작 죗값 치르고 감옥 갔을 놈인데! 결국 은혜는커녕 아들 죽은 걸 유미 탓으로 돌리고 미친 듯이 유미를 학대했어! 나도 그 미친년한테 몇 번이나 맞았다고!”백승엽은 말할수록 점점 분노가 치미는듯했다.“그리고 그 민 씨 놈! 고은서랑 한패가 돼서 내 회사를 무너뜨리고 인수해서 그년한테 넘겼잖아! 그 연놈들 다 죽어야 해!”백승엽의 이 차오르는 증오의 한탄을 들은 손문호는 가식적인 한숨을 내쉬며 너무 안쓰럽다며 연신 나불댔다. 그러고는 이 문제들을 한 방에 해결하고 싶지 않은지 넌지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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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백승엽은 분명 마음이 흔들렸지만 여전히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내가 이런 일을 벌인 걸 알면 승재가 날 그냥 두지 않을 거야. 혹시 들키면 그땐 난 어떻게 해?”손문호가 말했다.“무슨 일이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큰 이익을 얻으려면 상응한 위험도 감수해야죠.”“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보장해 드리죠. 제 뒤에 있는 사람은 어떤 면에서도 곽승재에게 밀리지 않아요. 인력, 자금, 자원 면에서 모두 당신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겁니다. 혹시 일이 터지더라도 뒤처리는 그들이 맡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손문호의 유혹에 결국 백승엽은 동의하고 말았다.“좋아! 이익 같은 건 둘째 치고 유미만 생각해도 이 일은 반드시 해야 해! 우리 유미가 얼마나 억울하게 당했는데! 내가 반드시 내 딸의 억울함을 갚아줘야지!”손문호는 백승엽이 동의할 거라는 걸 이미 예상했던 것처럼 백승엽에게 일이 끝나면 즉시 해성을 떠나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행방을 알리지 말라고 담담하게 당부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마무리되면 백승엽과 백유미가 해외로 나가는 것도 자신이 알아서 처리해 주겠노라고 약속했다.배터리가 다 된 건지 녹음은 여기서 끊겼다. 그 이후는 아무 내용도 없었다.보아하니 그래도 백승엽이 손문호를 완전히 믿지 못하고 녹음기를 클럽에 몰래 숨겨둔 모양이었다. 손문호는 설마 백승엽이 곽현수를 만날 때 녹음기를 가지고 올 줄은 생각 못 했고 자신과의 대화를 전부 녹음해 뒀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음성을 다 들은 고은서와 곽승재의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손문호는 자신이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 백승엽을 찾았다고 했었다. 그 누군가는 과연 누구일까? 송민준? 전혜라? 아니면 여시은?“은서야,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어?”곽승재가 자못 진지한 어투로 고은서에게 물었다.“이 녹음 증거를 바로 경찰에 넘겨서 손문호를 조사하게 할까? 아니면 먼저 손문호 뒤에 있는 사람을 찾아낼까?”고은서는 이전에 성아연과 백유미의 일로 변호사와 상담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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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고은서는 이미 지난번에 손문호에 관한 상황을 서연정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손문호가 적인지 아군인지 분명하지 않아 그의 일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손문호가 자신을 해치려는 무리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된 이상 고은서는 더 많은 세부 사항을 알고 싶어졌다.한참 만에야 서연정이 전화를 받았다.“은서야,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무슨 일이야?”고은서는 솔직하게 말했다.“한 번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요.”“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생겼니?”서연정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아뇨, 아주 긴급한 일은 아니고요. 다만 여쭤보고 싶은 게 좀 있어요.”서연정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이내 답복을 주었다.“은서야, 급한 일 아니면 나 오전에 자선단체 쪽 행사 준비 때문에 출발해야 해서 말인데 오후에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건 어떨까?”고은서도 그렇게 급하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오후에 직접 찾아뵐게요.”전화를 끊고 난 고은서가 업무 처리하러 유일 투자은행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곽승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밖으로 나가보니 정말 곽승재가 와 있었다.“곽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만나러 오셨어요”이미숙이 설명하며 말했다.“전 아침 준비하러 갈게요. 두 분 이야기 나누세요.”이미숙이 주방으로 들어가자 곽승재가 말했다.“은서야, 아까 계속 통화 중이길래 직접 알려주러 왔어. 주민기가 그러는데 어제 경마장에서 있었던 일 관련해서 소식이 들어왔대.”그러고는 자세히 설명을 이어갔다. 어제 주민기가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은 CCTV 정보를 토대로 오늘 아침 마침내 고은서의 가방을 훔친 소매치기를 찾아냈다.그 소매치기는 상습범이었는데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고 한다.애초에 고은서의 휴대폰은 손에 들고 있었고 가방 안엔 현금 조금과 화장품, 핸드크림 같은 것밖에 없어 고가 물품은 없었기에 도둑도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고은서는 가방보단 그가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가 더 궁금했다.곽승재는 고은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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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고은서는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손문호가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드러난 셈이니 그만큼 대비하기도 쉬워졌다고 볼 수 있다.아침 식사를 마친 고은서는 유일 투자은행에 들러 업무를 조금 처리했다.시간을 보니 약속한 시간이 가까워져 곧장 서연정과 만나기로 한 건강 관리 센터로 향했다.“은서야, 이렇게 급하게 날 찾은 이유가 뭐니?”서연정이 물었다.고은서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사실은요, 손문호 씨에 대해 다시 한번 여쭤보고 싶어서요.”고은서도 자꾸 서연정을 귀찮게 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손문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녀뿐이기에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타이밍이 묘하게 겹치네?”서연정은 다소 놀란 듯 말했다.“오늘 오전 자선단체 행사에서 그 사람을 만났거든. 그 사람도 너랑 승재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내게 물어봤어.”고은서는 손문호가 어제 유의미한 정보를 얻지 못했기에 오늘은 서연정에게서 뭔가 정보를 캐내려 한 것일 거라고 짐작이 들었다.고은서는 잠시 생각하다 조심스레 말했다.“어머니, 기억나시죠? 예전에 제가 사진 한 장 들고 와서 손문호 씨가 맞는지 확인했던 거요.”서연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기억하지. 네가 예전에 승재 아버지가 백승엽 사건과 관련되어 있던 건 아닌지 의심하면서 감시카메라에 찍힌 게 그 사람 맞냐고 나한테 물어봤잖니.”“그때 내가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손문호는 우연히 경마장에 간 거라고 했었어.”“우연이 아니에요.”고은서는 사실대로 말했다.“어머니, 저랑 승재 씨가 증거를 조금 찾았어요. 그날 손문호는 백승엽을 만나러 간 거였고 어머니께 거짓말을 한 거예요.”서연정은 그 말을 듣고 쉽게 믿지 못했다.“네 말은 백승엽 사건에 그가 진짜 연루되어 있다는 거니?”고은서는 고개를 저었다.“아직 그건 단정할 수 없어요. 만약 확실했다면 벌써 경찰이 체포했겠죠. 하지만 승재 씨가 증거 일부를 경찰에 넘겼고 경찰이 이걸 바탕으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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