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준은 유남우가 방에 들어오는 걸 보고 모든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그의 눈엔 차가운 분노가 서렸다.“유남우, 나한테 설명할 건 없나?”유남우는 여기에 유남준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러니 어젯밤, 박민정과 함께 있었던 사람이 유남준이란 말인가?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박민정은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두 사람의 외모가 이렇게 똑같은데, 왜 유남우는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던 걸까?“민정아, 먼저 가서 쉬어. 내가 조금 있다가 갈게.”“알겠어요.”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유남준은 단호히 말했다.“안 돼. 민정이는 아무데도 못 가.”겨우 다시 찾은 박민정을 그냥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이 말을 들은 유남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옆 방에서 잠깐 쉬고 있어.”“좋아요.” 박민정은 유남우의 말대로 옆 방으로 이동했다.그녀가 떠난 후,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유남준의 표정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민정이가 실종된 게 네가 한 짓이었어?”이젠 부정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았는지 유남우는 태연하게 대답했다.“민정이는 원래부터 내 사람이었어.”이 뻔뻔스러운 말에 유남준은 주먹을 쥐었지만 간신히 참으며 물었다.“그런데 왜 나를 못 알아보는 거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그 질문에 유남우는 오히려 비웃으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기억에서 지우는 법이지.”이어 그는 도발하듯 말했다.“형, 충고 하나 할게. 형 것이 아닌 건 억지로 붙잡아봤자 아무 소용없어.”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왔다.“그 말을 너 자신에게 하는 게 맞겠지. 민정이는 내 아내야. 우리에겐 네 명의 아이도 있어. 그리고 너는 이미 결혼한 몸이잖아. 네 자리로 돌아가서 네 인생이나 책임져!”그러나 유남우는 비웃으며 대꾸했다.“나랑 윤소현은 애초에 결혼한 사이가 아니야. 우린 결혼증명서도 없어. 그리고 그 애? 하하, 그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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