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미의 손이 공중에서 굳어버렸다.옆에 있던 윤소현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말했다.“혼자 사겠다니, 그럼 네가 직접 사는 거야? 아니면 남자가 대신 사주는 거야? 차라리 부모님 돈 쓰는 게 덜 창피하지 않겠어?”그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옆에 있던 조하랑은 분노가 치밀어 단호히 반박했다.“윤소현 씨,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남자가 대신 사준다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정수미도 눈살을 찌푸리며 나섰다.“소현아, 말이란 건 가려서 해야 해. 할 말 없으면 그냥 조용히 있어.”윤소현은 마치 실수한 척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미안해요, 엄마. 알잖아요, 제가 원래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성격이라... 나쁜 뜻은 없었어요. 어제 외국에서 민정이랑 남우 씨가 같이 있는 걸 봤는데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전부 남우 씨가 돈을 쓰더라고요. 그래서... 어머, 이걸 말해버렸네.”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조하랑도 순간 입을 다물었고 박민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만약 유남우가 자신을 속였다는 걸 알았다면? 그에게 아내와 아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그랬다면 절대 함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와서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소용없었다.정수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윤소현은 더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그 순간 유남준의 큰 키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윤소현 씨, 당신 생각에 우리 민정이가 다른 남자의 돈을 써야 할 만큼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는 겁니까?”윤소현은 말문이 막혔지만 억지로 목을 세우며 응수했다.“그럼 아니에요? 어제 민정이를 찾아갔을 때 그 장면을 똑똑히 봤잖아요?”유남준은 냉정히 되물었다.“그럼 왜 유남우가 쓴 돈이 전부 내 돈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내가 아니었으면 유남우가 어떻게 호산 그룹의 대표 자리에 올랐을 것 같아요?”윤소현은 빈정거리며 대꾸했다.“남우 씨는 자기 능력으로 성공한 사람이에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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