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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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조희선은 아주 즐겁게 식사를 했다.아들은 사업이 성공했고 현모양처 같은 여자 친구도 있었다.지금 유일하게 마음 놓이지 않는 것이 바로 진서라였다.진서라는 지금까지 남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기에 조희선은 진서라가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줄로 알았다.조희선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진서라와 단둘이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었다.그렇게 저녁 열 시가 되어서야 식사가 끝났다.“서준아, 사연이랑 윤진이 집으로 데려다주도록 해.”조희선이 진서준에게 말했다.10시 넘는 시각은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밤 생활이 시작되는 시간이다.그러나 조희선은 아주 늦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진서준이 운전하는 와중에 또 위험이 생길까 봐 걱정됐다.“알겠어요. 그러면 설거지는 서라에게 맡겨야겠어요.”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잡고 그녀와 함께 별장을 나섰다. 허윤진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차에 오른 뒤 허사연은 기지개를 켜더니 고개를 돌려 진서준에게 말했다.“서준 시, 나 오늘 꽤 잘했지?”조금 전 밥을 먹을 때 허사연은 계속 저희선에게 음식을 집어주고 물을 따라줬다.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허사연을 조희선의 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꽤 괜찮은 정도가 아니던데요. 우리 엄마 당장 사연 씨를 며느리로 들이고 싶어 하는 눈치였어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진서준의 말에 허사연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다.그녀는 진작에 진서준과 결혼하고 싶었다. 비록 겉으로는 연적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꽤 있었다.그중 한 명이 김연아였다.김연아는 집안이 허사연보다 못하긴 하지만 몸매와 외모는 허사연과 엇비슷했다.“그러면 우리 아빠한테 결혼 얘기 꺼내봐요. 아빠가 동의한다면 저도 좋아요.”허사연은 술을 조금 마셔서 배짱이 커졌다.평소였다면 그녀는 절대 이런 말을 감히 하지 못했을 것이다.결혼은 연애와 전혀 달랐다.양가 어른들은 반드시 한 번 만나야 했고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얘기를 나눠봐야 했다.그러나 진서준은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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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몰라요. 어쨌든 만족스럽지 않아요.”허윤진은 진서준을 향해 눈을 흘겼다.억지를 부리는 허윤진을 상대로 허사연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었다.그러나 아직 결혼 얘기를 꺼내기는 일렀다.이내 차는 허씨 일가 별장 앞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릴 때 허사연은 몰래 진서준에게 뽀뽀한 뒤 미련 가득한 얼굴로 떠났다.진서준의 집, 유정 등은 설거지를 마친 뒤 떠났고 조희선과 진서라만이 남았다.“서라야, 여기 와봐.”조희선이 진서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왜요, 엄마?”진서라는 조희선의 앞으로 다가가서 쭈그리고 앉아 그녀를 보았다.“서라야, 너도 이제 어리지 않아. 남자 친구 사귀어야지.”조희선은 진서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애로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조희선이 갑자기 연애 얘기를 꺼내자 진서라는 조금 짜증이 났다.“엄마, 저 아직 어려요!”“안 어려. 벌써 23살이잖아. 엄마는 네 나이 때 서준이를 낳았어!”조희선은 진지한 얼굴로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엄마한테 얘기해 봐. 지금 마음에 둔 남자 있어?”질문을 들은 진서라의 머릿속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비록 등이 넓은 건 아니었지만 그녀를 대신해 비바람을 막아줄 수 있었다.경험이 있는 조희선은 단번에 진서라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을 발견했다.“엄마한테 얘기해 봐. 누구야?”조희선이 작게 물었다.“엄마, 그만 물어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진서라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그의 이름을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진서라가 말하려고 하지 않자 조희선은 한숨을 쉬었다.“됐다. 엄마도 강요할 생각은 없어. 내가 죽어도 네 오빠가 널 보살펴 줄 거야.”“퉤, 퉤, 퉤. 엄마, 자꾸 죽는다는 말 좀 하지 마세요.”진서라는 입을 비죽이며 짜증 난 듯 말했다.조희선은 이제 곧 50살이었기에 그렇게 늙지 않았다.이때 집으로 돌아온 진서준은 진서라와 조희선이 뭔가 얘기하고 있자 웃는 얼굴로 물었다.“무슨 얘기하는 거예요?”“아무것도 아냐. 오빠는 얼른 쉬어!”진서라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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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침실로 돌아온 뒤 진서준은 찬물로 씻었다.몸을 식힌 뒤 그는 침대로 돌아와서 수련하기 시작했다.몸은 평온해졌지만 마음은 심란했다. 유정과 고한영 두 사람의 매혹적인 모습이 자꾸만 진서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유정과 고한영을 제외하고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허윤진의 모습도 불현듯 진서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저녁에 진서준은 허윤진의 부드러운 몸을 느꼈었다. 그 감각이 자꾸만 떠올랐다.심지어 마지막에는 김연아가 치료받을 때의 모습도 떠올랐다.진서준은 결국 수련을 포기하고 자려고 침대 위에 누웠다.그러나 그럼에도 진서준은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다.진서준이 자고 있을 때 네 명의 불청객이 서울에 도착했다.그 네 명은 혈운 조직의 대성 종사 네 명이었다.그들은 유혁수를 위해 복수하러 온 것이었다.혈운은 원한이 있으면 반드시 갚아야 하는 조직이었다. 혈운 조직 중 한 명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면 그들은 상대방을 죽일 때까지 최선을 다해 뒤쫓는다.진서준은 남주성 가문들 앞에서 유혁수를 죽였었다. 그로 인해 혈운 조직은 크게 체면을 깎였다.만약 진서준이 계속 편안히 산다면 앞으로 혈운 조직을 두려워할 사람은 없었다.“서울의 진 마스터, 우리가 왔어.”“우선 백은수를 찾아가서 그 진 마스터의 위치를 알아내.”혈운 조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예준섭이 말했다.다른 세 명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뒤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정민식이 서울에 왔을 줄이야. 게다가 진 마스터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고?”손에 들린 최신 정보를 본 백은수는 깜짝 놀랐다.정민식은 비록 최근에야 종사에 다다랐지만 서울과 주변 몇 개 도시에서는 오래전부터 꽤 유명했다.이때 백은수의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백은수는 서둘러 서랍 안에서 총 하나를 꺼내 문가를 겨누었다.하지만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뒤 백은수는 당황했다.정보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문 앞에 서 있는 네 사람을 백은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네 명 모두 무도계에서 거센 피바람을 일으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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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백은수는 진서준의 정보를 가리키며 말했다.예준섭 등 사람은 정보를 자세히 살펴봤다.꼼꼼히 들여다보던 네 사람은 진서준의 정보가 아주 이상함을 발견했다.3년간 복역하고 출소한 뒤 갑자기 사람이 달라지다니, 혹시 감옥에서 뭔가 기연이라도 만난 걸까?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기연이라고 해도 평범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강해질 수는 없지 않은가?25살의 청년이 권해철을 참패시키고 유혁수를 죽이다니.선천 대종사가 한 게 아니라면 도저히 믿기가 어려웠다.“설마 가짜 정보로 우리를 속이려는 건 아니지?”변정선이 탁자 위에 올려놓은 꼰 다리가 움찔하자 대리석으로 만든 탁자에 균열이 갔고 곧 산산이 조각났다.백은수는 겁을 먹어서 식은땀을 흘리며 서둘러 말했다.“종사님들, 제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떻게 종사님들을 속이겠습니까? 믿기지 않는다면 내일 진 마스터와 정민식 씨가 싸우니 그곳에 직접 가보세요!”“정민식? 종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는 그 사람?”함영식이 물었다.“네, 그 사람이요.”백은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어디서 하는데?”“용행 무관이요. 내일 아침 아홉 시에 시작합니다.”시간과 장소를 알게 되자 예준섭 등은 시선을 주고받았다.그들은 일단 내일 그 대결을 구경할 생각이었다. 그 청년에게 종사와 싸울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만약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들은 백은수를 봐줄 것이다.하지만 정보가 가짜라면 백은수도 진서준과 함께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내일 아침 당신도 가야 해. 그렇지 않으면...”예준섭이 손가락을 튕기자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백은수의 귓가에서 터졌다.그 순간 백은수는 저승에 발을 반쯤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예준섭 등 네 사람이 떠난 뒤 백은수는 서둘러 숨을 돌리며 고개를 돌렸다.조금 전 예준섭이 손가락을 튕겼던 방향의 벽에 십여 센티미터의 큰 구멍이 남아있었다.벽도 그런데 사람 몸이었으면 어땠을까?백은수는 자신이 내일 반드시 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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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유정은 진서준의 의술이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도 진서준이 구했었다.그 때문에 진서준이 피부에 좋은 약을 만들어준다고 하자 유정은 매우 기뻤다.여자는 자신의 외모에 무척 신경 쓴다. 특히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더 많이 신경 쓰게 도기 마련이다.어젯밤 허윤진이 그랬다.“고마워요, 서준 씨.”유정이 활짝 웃었다.“그런 말 할 필요 없어요. 우리는 남매와 다름없으니까요.”조희선은 유정을 자기 딸처럼 여겼으니 진서준의 여동생이기도 했다.남매라는 말에 유정은 입을 비죽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침을 먹은 뒤 진서준은 용행 무관으로 향했다.용행 무관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전에 무관에서 나갔던 사람들도 다 찾아왔다.어젯밤 강옥산이 무관에 그보다 더욱 대단한 사람이 올 것이고, 내일 아침 원한을 갚을 거라고 했었기 때문이다.“정민식 씨, 오늘은 정문식 씨께 부탁드리겠습니다.”강옥산이 정중하게 말했다.“그럼요. 제 제자들로도 그 자식을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정민식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정민식이 보기에 강옥산 부자는 실력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종사인 그가 쉽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에게 손을 쓸 리가 없었다.그의 제자도 진서준을 이기지 못한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정민식의 거만한 모습에 강옥산은 말을 아꼈다.어차피 잠시 뒤 맞을 사람은 그가 아니라 정민식의 제자들일 테니 말이다.9시 15분, 진서준은 용행 무관에 도착했다.용행 무관에 들어서자 진서준은 남다른 눈빛을 감지했다.몇 개의 시선이 그의 등에 닿았다.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진서준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네. 내가 착각한 건가?”진서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진서준이 떠난 뒤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던 함영식 등 네 사람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자식 실력이 심상치 않네. 우리를 발견했어.”“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어쩌면 정말 대성 종사일지도 몰랐다.“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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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강성준을 본 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내게 패배한 놈이 무슨 자격으로 말하는 거지?”진서준의 조롱에 강성준은 화가 나서 목까지 빨개졌다. 그는 당장이라도 링 위로 올라가서 진서준과 싸우고 싶었다.“이 자식, 말싸움은 그만 해. 어차피 넌 오늘 반드시 질 거니까.”강성준의 한 사형이 말했다.“당신들이 먼저 공격해. 그렇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테니까.’진서준이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세 사람이 안중에도 없었다.솔직히 말해 진서준은 확실히 그들이 안중에 없었다.심지어 그들의 사부인 정민식도 안중에 없었다.진서준은 일개 종사를 괴롭힐 마음이 없었다.“이 자식, 넌 오늘 너의 거만으로 인해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말을 마친 뒤 한 청년이 고함을 지르며 진서준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청년은 아주 빨리 움직였다. 링 아래 구경꾼들은 심지어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도 들었다.“세상에, 저 주먹에 맞는다면 소도 죽겠어!”“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소를 때려잡을 수 있겠어?”“그건 네가 강 코치님을 보지 못해서 그러는 거야. 난 코치님이 발차기 한 방에 나무판자 열 개를 부수는 걸 봤다고.”적지 않은 구경꾼들이 놀란 듯 소리를 지르며 진서준이 맞을 거로 생각했다.진서준은 맹렬한 주먹을 보고 차갑게 코웃음 쳤다.“주제 파악을 못 하네.”퍽...진서준의 주먹과 강성준 사형의 주먹이 부딪혔다.진서준과 주먹이 부딪히자 상대방은 마치 강 위에 홀로 외로이 떠 있는 배처럼 느껴졌다. 그는 진서준의 엄청난 힘에 밀려서 순식간에 날아갔다.컥컥컥...그는 착지하기도 전에 피를 몇 번이나 토하다가 바닥에 세게 쓰러졌다.그 광경에 사람들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진서준처럼 약해 보이는 청년의 실력이 이렇게 막강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정민식의 눈빛도 살짝 흔들렸다.조금 전 진서준이 때린 것은 그의 셋째 제자로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정민식이라고 해도 그의 셋째 제자를 단번에 저렇게 만들 수는 없었다.자기 제자가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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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인 정민식이 젊은이보다 몇 배는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자 사람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사람이 바로 강 관장님이 말한 고수인가? 아주 강해 보이는데?”“그냥 강한 정도가 아니야. 조금 전에 링까지 20여 미터 떨어져 있었는데 순식간에 도착했잖아.”“세상에, 저렇게 빠른 속도라면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을 따겠는걸?”정민식은 아래에서 들려오는 의논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진서준에게 정신을 집중했다.“네가 진서준이냐? 왜 예전에는 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지?”정민식은 진서준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진서준이 조금 전 보였던 공격에 정민식은 큰 압박을 느꼈다. 그는 진서준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령 정민식이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으로 주먹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이렇게 대단한 청년이 유명하지 않다는 건 불가능했다.“내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지 없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가요?”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난 지금 바로 당신 앞에 서 있잖아요. 제자를 위해 복수하고 싶은 거 아니었나요? 어디 한 번 덤벼봐요!”진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 하나를 뻗더니 정민식을 향해 까딱였다.정민식은 그 광경을 보고 눈빛이 차가워졌다.“네가 아주 강하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내가 진지하게 나간다면 넌 내 상대가 되지 못해!”진서준은 조금 전 힘만 보여줬기에 정민식은 그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지 못했다.정민식은 진서준이 힘만 세지 속도는 느릴 거라고 예상했다.그래서 진서준에게 맞지만 않는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러면 한 번 덤벼봐요. 하지만 기회는 한 번뿐이에요. 진다면 앞으로 무도를 하지 말아요.”진서준이 차갑게 경고했다.정민식 같은 사람은 한 방에 끝내야 했다.현장에 사람이 많으니 진서준은 당연히 그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진서준은 정민식의 단전을 파괴하여 그를 완전히 쓸모없는 인간으로 만들 생각이었다.무도를 수련한 사람에게 있어 단전이 파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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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죽어!”정민식이 크게 소리치면서 순식간에 진서준의 앞에 나타났다.종사가 만든 기운은 예리한 검보다 더욱 날카로웠다. 무관 안에서 공기가 찢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무시무시한 공격을 마주한 진서준은 천천히 손을 들어 정민식을 상대했다.쿵...마치 폭탄이 터지듯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서둘러 자기 귀를 막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진서준과 정민식을 바라보았다.“이... 이게 인간의 힘이야? 정말 너무 무시무시한데?”“저 두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야. 괴물이야, 괴물!”링 위, 정민식은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의 눈동자에서 당장이라도 경악이 흘러내릴 것 같았다.그는 온 힘을 다해 공격했지만 진서준은 꼼짝하지 않았다.진서준은 오히려 태연한 표정이었다. 마치 정민식이 존재하지 않는 듯 말이다.“내가 말했죠. 기회는 한 번뿐이라고. 이번엔 내 차례예요.”진서준은 말을 마친 뒤 단전 안의 홍수와도 같은 영기를 오른팔에 집중시켰다.그의 오른손바닥 위에 청색 빛이 나타났다.빛은 점점 더 밝아졌고 마침내 정민식의 기운을 집어삼켰다.정민식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가 손을 거두기도 전에 무시무시한 힘이 그의 기운을 찢어버렸다.곧이어 그 힘은 정민식의 방어를 뚫었다. 정민식은 순식간에 멀리 날아가서 링 변두리에 심하게 부딪혔다.무관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강옥산 부자는 벌벌 떨었다. 그들은 진서준에게 복수하겠다고 나댔던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진서준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피를 토하고 있는 정민식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게 바로 당신이 말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거예요?’정민식은 뻘쭘했다. 그는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그는 이렇게 젊은 진서준이 자신보다 실력이 더 강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넌... 넌 실력이 확실히 아주 강해. 오늘은 내가 졌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지.”정민식은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그는 서울에 1초라도 더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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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진서준은 정민식이 어느 문파 사람이든 상관없었다. 오늘 그에게 먼저 시비를 걸었으니 절대 쉽게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그렇다면 목숨 걸고 싸워야겠군!”정민식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더니 온몸의 힘을 두 주먹에 집중했다. 주먹 위 기운이 조금 전보다 더 무시무시해졌다.“그래봤자 소용없는데 말이죠.”진서준은 같잖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그는 정민식의 목숨을 건 공격이 안중에도 없었다.진서준이 보기에 그 주먹의 위력은 유혁수와 비교할 수도 없었다.“이 공격을 감당할 수 있다면 그냥 보내줄게요.”진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오른손을 들었다.진서준이 자신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안전히 보내주겠다고 하자 정민식은 곧바로 투지가 불타올랐다.정민식은 자신이 온 힘을 다하면 진서준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진서준을 다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곧 정민식의 안색이 백지처럼 창백해졌다.그가 본 진서준은 마치 왕처럼 도도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진서준을 경배하고 싶었다.진서준의 눈빛에는 카리스마 넘쳤고 청색 빛이 번쩍이는 손은 마치 푸른 산과 같았다.진서준은 모든 것을 단숨에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진서준의 손바닥과 정민식의 목숨을 건 주먹이 부딪히면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링마저 떨리는 것 같았다.쿵!정민식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해서 마침내 그를 완전히 집어삼켰다.진서준의 공격을 받은 정민식은 자신이 바닥에 있는 개미처럼 느껴졌다. 그의 생사는 그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의 생사를 장악한 사람은 눈앞의 무시무시한 청년이었다.정민식은 다시 한번 날아갔다. 이번에는 링 위에서 곤두박질쳤다. 그는 허공에서 몇 번이나 피를 토하며 핏빛 곡선을 남겼다.엄청난 힘은 사라지지 않고 정민식의 팔을 타고 마치 태풍처럼 그의 몸속 곳곳에 휘몰아쳤다. “아...”정민식은 이번 생은 끝장이라는 걸 직감했다. 경맥이 여러 군데 끊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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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강옥산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정민식의 단전이 파괴된 걸로 진서준의 화가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강옥산은 오늘 그와 그의 아들 중 단 한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란 걸 알았다.그는 이미 늙었지만 그의 아들은 젊었다. 어쩌면 앞으로 그를 위해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강성준은 눈물을 머금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앞으로 꼭 복수해 드릴게요.”“됐어. 그만 얘기하고 얼른 떠나...”강옥산은 강성준을 사람들 사이로 밀었다.강성준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은 뒤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무관 밖으로 나갔다.진서준은 정민식에게 집중하느라 강옥산 부자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다.“당신을 죽일 생각이었더라면 조금 전에 이미 죽였을 거야.”진서준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난 당신을 죽이지 않을 거야. 당신은 평생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야 할 거야.”진서준은 아주 잔인했다. 하지만 진서준이 정민식의 상대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은 진서준이었을 것이다.유지수의 복수로 진서준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적을 봐준다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올 거란 걸 말이다.정민식은 그 말을 듣더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지금 날 죽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사형과 사부님을 찾아가서 복수해달라고 하게?”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그래, 난 언제든지 괜찮아. 하지만 기회는 한 번뿐이야.”정민식이 조금 전 말한 정월문을 진서준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사부님이 대종사면 뭐 어떤가?진서준은 이틀 전 우소영을 혼쭐냈고 그녀의 사부님도 반보 대종사였다.그러나 지금까지도 진서준은 전라도 쪽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가자...”정민식은 세 제자에게 부축해 달라고 한 뒤 절뚝거리며 용행 무관을 나섰다.무관 안의 사람들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일반인인 그들은 오늘 견문을 넓힌 셈이었다. 다른 세계를 보았다고 할 수 있었다.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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