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Bab 1331 - Bab 1340

1357 Bab

제1331화

유강후의 눈동자에 담긴 다정함은 점점 더 짙어졌다. 그는 온다연의 귀가에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뭐가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그의 말뜻을 알아챈 온다연은 얼굴을 발그레 물들이며 그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살짝 밀었다.“아이참, 밖에서 왜 그래요. 다음에도 이러면 마중 안 올 거예요.”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알겠어. 다음부턴 밖에서 안 그럴게. 집에 가서 얘기하자.”온다연이 말했다.“오늘 집에 온다고 비행기에 오른 뒤에 말하면 어떡해요. 미리 말했으면 당신 좋아하는 음식 좀 더 준비했을 텐데 말이에요.”유강후는 자신의 외투를 그녀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품에 안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오늘 밤은 집에 안 가. 온천이 딸린 호텔에 갈 거야.”“왜요? 아이들이 당신 많이 보고 싶어 해요. 다희는 하루에 백 번 넘게 아빠를 찾았다니까요.”“그리고 집사님께서 당신 좋아하는 음식을 특별히 준비했어요. 양은 많지 않지만 정성 들여 만든 거예요. 온 가족이 다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요.”하지만 유강후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안은 채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다.그는 차에 올라탄 뒤에야 입을 열었다.“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래서 오늘은 집에 안 가. 다연아, 그동안 우리 둘만의 시간이 너무 없었잖아.”그의 말뜻을 이해한 온다연은 다시금 얼굴에 붉은 꽃을 피워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무슨 말이에요. 우리 매일 같이 있었잖아요.”유강후는 불만스러운 듯 대꾸했다.“그건 아니지. 난 그 누구의 방해도 없는 온전한 밤을 말하는 거야. 다희는 꼭 밤마다 방문을 두드리잖아. 아니면 새벽에 울고, 그래서 우린 늘 깨서 애들 보러 가야 했잖아. 자기야, 우리 앞으로 매주 한 번씩은 호텔로 가자, 어때?”온다연은 얼굴이 달아오른 채 투덜거렸다.“당신이야말로 애들을 제일 좋아하잖아요. 근데 지금은 왜 그렇게 귀찮아해요?”유강후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살며시 입을 맞췄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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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봉현수는 가슴에 걸려 있던 불안이 그제야 조금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어디 갔었어?”지예솔은 차갑게 대답했다.“의사 말로는 경미한 뇌진탕이래요.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해요. 화장실 가고 싶으면 제가 사람 불러줄게요.”봉현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리 와봐. 얼굴이랑 목에 난 상처 좀 보게.”지예솔의 상처는 깊지 않았고 이미 응급처치를 받은 상태였다. 다만 목과 얼굴이 맞닿는 부위는 꽤 심하게 할퀴어져 상처가 길게 남았고 피부가 워낙 하얘서 그런지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입고 있어도 전부 가려지지 않았다.봉현수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기려 했다.“한 번만 보자.”그러나 지예솔은 그의 손을 피하며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통을 선반 위에 내려놓았다.“뭐라도 좀 드세요.”그녀는 작은 그릇을 꺼내 따뜻한 국을 따라 건넸다.“이 근처에 조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끓여왔어요. 아직 따뜻해요.”봉현수는 침대 헤드에 기대앉아 있었다. 그는 머리가 욱신거려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그는 그릇을 받으려 했지만 손이 떨려 들 수가 없었다.결국엔 지예솔이 직접 떠먹여 줘야 했다.몇 년 만에 두 사람은 이렇게 조용히 마주 앉게 되었다.서로 다투지도, 원망하지도 않았고 그저 담담한 슬픔과 허망함만이 공기 속에 감돌았다.“오늘은 고마웠어요.”지예솔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고맙다는 그 한마디 외엔 그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그동안 쌓인 원망과 상처가 너무 깊고 짙어서 이번 일 하나로는 지난 세월을 씻어낼 수 없었다.봉현수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음 한구석이 아프고 쓰렸지만 그녀가 이렇게 차분하게 말을 걸어주는 순간을 얻을 수 있다면 맞는 것도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복잡한 심경을 누르며 낮게 말했다.“굳이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나, 너 때문에 여기 온 거야.”“그 사람들 말이야, 다 각자의 벌을 받게 될 거야. 넌 그냥 지켜보기만 해.”그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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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지예솔은 조용히 말했다.“알겠어요.”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정연석이 걸어온 전화였다.그녀는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지예솔이 문을 나서자 봉현수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그녀를 따라 문가로 걸어갔다.정연석의 목소리엔 걱정하는 기색이 가득했다.“솔아, 네가 다쳤다는 얘길 들었어. 네 친척들이 한 짓이라고 하더구나.”지예솔은 부드럽게 대답했다.“이미 다 정리됐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오빠 쪽은 어때요?”“난 괜찮아. 다만 며칠간은 청평으로 못 돌아갈 것 같아. 거기에서... 봉현수가 난처하게 굴진 않았지?”“아니요. 이번엔 아무 일도 없어요.”“호텔에 내 사람이 있어.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 거기 내 친구도 도와줄 거야. 다 준비해 놓았어. 혼자서 다 감당하려 하지 마.”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정연석은 늘 한결같이 다정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든 그녀를 우선으로 생각해 주었다. 혹여 그의 다정함에 목적이 있다 해도, 그게 뭐가 중요할까 싶었다.정작 피붙이들은 그녀를 끝없이 짓밟기만 했는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그가 이렇게까지 해주는 걸 보면 마음이 저릿하게 아팠다. 도저히 갚을 길이 없는 은혜였다.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고마워요, 연석 오빠. 여긴 다 잘 정리됐고 현우도 당장은 문제없어요. 오빠는 오빠 일에만 집중해요. 우리 걱정은 말고요.”두 사람은 이어서 지현우의 병세에 관해서도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눴다.그 통화 내용은 한 마디도 빠짐없이 봉현수의 귀에 그대로 꽂혔다.그는 문 앞에 서서 손으로 문을 꽉 움켜쥔 채 금방이라도 문을 찢어질 듯한 기세로 버티고 있었다.질투심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미칠 지경이었다.정연석에게는 저토록 다정하게 말하면서 자신에겐 늘 차가웠다. 눈길 한 번 제대로 준 적도 없었다.정연석은 정말 끈질긴 귀신 같았다. 이미 자리를 떠나고도 그녀 곁을 끊임없이 맴돌며 짜증 날 정도로 다정하게 굴었다.봉현수는 그녀의 휴대폰을 노려보며 그 안에 있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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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봉현수의 얼굴이 단호해졌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 솔아, 설마 내가 다친 것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일부러 과장한 거라고 생각해?”그는 시선을 떨군 채 낮게 중얼거렸다.“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가. 더 이상 날 돌봐주지 않아도 돼. 죽든지 살든지 알아서 할게.”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슬며시 그녀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지예솔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조용히 말했다.“이번 일은 저 때문에 다친 거잖아요. 제가 현수 씨를 모르는 체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괜히 의사랑 짜고 치는 그런 연극은 안 해도 돼요.”봉현수는 당연하다는 듯 부인했다.“짜고 친 거 아니야.”지예솔은 그의 손을 살짝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봉현수는 황급히 그녀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안쓰럽게 물었다.“어디 가?”지예솔은 그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의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웃음이 날 것 같았다.“아까 만둣국 먹고 싶다면서요. 그거 만들러 가는 거예요.”봉현수는 황급히 말을 바꿨다.“안 먹을래, 가지 마.”지예솔은 그의 손을 다시 밀어냈다.“저도 배고파요. 그리고 현우도 만둣국 먹고 싶대요. 병원 주방을 빌렸어요. 먹고 싶은 거 좀 해주려고요.”봉현수는 그녀가 떠날까 봐 불안해서 급히 말했다.“그럼 내가 시켜줄게. 현우는 다른 요리도 좋아하잖아? 바로 한 상 차려서 보내게 할게. 그러니까 가지 마.”지예솔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필요 없어요. 현수 씨가 보낸 거라는 걸 알면 한 입도 안 먹을 거예요. 오히려 접시나 깨부수겠죠.”봉현수는 서둘러 제안했다.“그럼 정연석이 보냈다고 하게 할게, 됐지? 너는 여기 있어. 내가 다 준비하게 할게.”그는 자존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애원했지만 지예솔은 여전히 냉정했다.“현수 씨, 손 놔요.”그녀가 화가 난 걸 눈치챈 봉현수는 조심스럽게 손을 놓았다.“너무 오래 밖에 있지 마. 나 혼자 있으면 무서워.”지예솔은 그 말에 웃음이 나올 뻔했다. 무섭다는 소리에 어이가 없었다.그가 무섭다고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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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지예솔이 작은 그릇을 봉현수 앞에 내밀며 말했다.“드세요, 먹고 싶다고 했던 만둣국이에요.”“닭 육수에 끓였어요. 맛 괜찮더라고요.”봉현수는 허겁지겁 하나를 집어 먹었다. 익숙한 그 맛이 입안에 퍼지자 울컥 눈물이 날 뻔했다.몇 년 만이었다. 정말 몇 해 동안 이 맛을 잊지 못해 아무리 귀한 음식도 마다했다.“천천히 드세요. 많이 뜨거워요.”정말 뜨거웠지만 그는 도저히 뱉을 수가 없었다. 입천장이 데는 것도 참아가며 몇 개를 연달아 먹은 뒤에야 그는 고개를 들고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나 이거 진짜 오랜만에 먹어.”예전엔 그랬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두 사람이 다투기라도 하면 지예솔은 늘 죽순과 연근을 넣은 만두를 만들어줬다.그건 그녀만의 다정한 양보였고 말 없는 화해였다.그럴 때면 그는 어김없이 으스대며 만두 한 그릇을 사진으로 찍어 여기저기 자랑하기에 바빴다.그땐 몰랐다. 그렇게 부드럽고 다정한 사람이 마음을 굳히면 세상 그 누구보다 냉정해질 수 있다는 걸 말이다.지예솔은 몇 년 동안 이 만두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단 한마디 다정한 말도 없었다.“죽순은 제철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봉현수가 맛이 이상하다고 투덜대는 줄 알고 지예솔은 담담히 대꾸했다.“이 근처 주방에 물어봤어요. 요리사가 냉동해 둔 게 좀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선한 건 아니지만 식감은 괜찮았어요. 제가 직접 먹어봤고요.”봉현수가 물었다.“내일도 해줄 수 있어?”지예솔은 그릇 속 남은 양을 힐끗 보며 말했다.“일단 다 먹고 얘기해요. 의사 말로는 영양가 있는 걸 챙겨 먹으라고 했거든요. 이거 하나로는 부족해요.”잠시 생각하던 봉현수가 말을 이었다.“그럼 내일은 솔이 네가 기른 닭 먹고 싶어.”지예솔은 눈썹을 찌푸렸다. 점점 더 심해지는 요구에 말문이 막혔다.“그건 알 낳으라고 키우는 거예요.”“내일은 현수 씨 사람보고 음식을 가져오라고 하세요. 계속 남의 주방 쓰는 것도 불편해요. 현수 씨 것만 챙기면 돼요. 현우 건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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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그는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차가운 반찬까지도 마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진미인 양 정신없이 먹어댔다.평소에 온갖 진귀한 음식을 다 먹어봤던 봉현수였다. 그런 그가 지금은 식은 밥 한 그릇 앞에서 저리도 허기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지예솔은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마음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불쑥 솟구치는 걸 느꼈다.그녀는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 그의 밥그릇을 빼앗아 그대로 쓰레기통에 쏟아버렸다.“이미 다 식었어요. 그만 먹어요!”봉현수는 급히 손을 뻗었지만 늦어버렸다. 밥은 이미 쓰레기통 속에 떨어지고 말았다.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왜 버려, 나 며칠째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었단 말이야. 너무 배고파...”지예솔은 얼굴을 돌려 그의 눈을 피했다. 그녀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먹긴 뭘 먹어요. 그만 좀 해요. 당신이 뭐가 부족하다고 겨우 한 끼 얻어먹으려고 나한테 이런 식으로 구는 거예요? 불쌍한 척하지 마요. 나도 더 이상 줄 게 없어요!”봉현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절망 어린 눈빛을 드리웠다.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뱉지 못했다.잠시 후, 그는 천천히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막 문간에 다다랐을 때, 지예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파슬리랑 고기 좀 남아 있어요. 먹을 거면 먹고 싫으면 다른 사람보고 더 좋은 거 해달라 그래요.”봉현수는 화들짝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솔아!”지예솔은 그를 보지도 않고 고기와 채소를 가지러 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문 앞에서 기다려요. 여긴 너무 좁아서 당신이 있으면 숨도 못 쉬겠어요.”봉현수는 얼른 문밖으로 물러났다.지예솔이 채소를 써는 모습을 본 그는 고기를 써는 걸 도우려 들어왔다.하지만 평생 칼을 제대로 잡아본 적도 없던 도련님은 어설프게 몇 번 만지작거리다 고기를 엉망으로 썰어댔다. 그 와중에 손까지 베일 뻔했다.그의 덩치가 들어온 주방은 두 사람이 서 있기에 턱없이 좁았다. 몸을 돌리기도 힘들 지경이었다.지예솔은 결국 그를 문밖으로 내쫓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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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누나 애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정말 잊었어? 그 사람이 누나를 쇠사슬로 방 안에 가뒀던 것도 잊었고?”“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도 잊었단 말이야? 봉씨 가문이 우리를 어떻게 모욕했는지도?”그는 지예솔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며 소리쳤다.“차라리 죽을래! 죽더라도 그 인간한테선 아무것도 받지 않을 거야!”지예솔의 가슴은 칼에 베인 듯 아팠다. 지현우가 자신의 몸을 흔드는 대로 내버려두기만 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도 잊지 않았어. 하지만 네가 아프니까 나도 어쩔 도리가 없었어. 오직 그 사람만이 널 살릴 수 있으니까.”지현우의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고 그는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그냥 죽을래! 그 인간한테선 아무것도 받지 않겠어!”“난 평생 그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설마 아직도 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아니지? 다시 만나고 싶은 거야?”“안 돼! 누나가 만약 그 인간이랑 다시 이어지면 난 당장 죽어버릴 거야!”말을 마친 그는 미친 듯이 밖으로 뛰쳐나갔다.지예솔은 다급히 그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지현우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대문을 벗어나 버렸다.밖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길은 미끄러웠다. 분노에 휩싸인 그는 무작정 달렸고 맞은편에서 오던 작은 차량과 그대로 충돌했다.“현우야!”지예솔은 절규하며 달려갔다. 지현우의 몸은 바닥에 두어 바퀴 구르더니 움직이지 않았다.지예솔은 망설임 없이 그에게 달려가 진흙과 빗물에 젖은 그의 몸을 꼭 껴안고 오열했다.“현우야! 현우야, 제발!”지현우는 손을 조금 들더니 피를 토하며 중얼거렸다.“누나, 나 죽으면 누나도 이젠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 봉현수랑 다시 만나지 마...”“연석이 형이야말로 누나의 진정한 반쪽이야...”그는 말도 다 마치지 못한 채 손을 힘없이 떨궜다.지예솔은 놀란 나머지 공포에 질려 미친 듯이 그의 이름을 외쳤다.뒤따라 나오던 봉현수는 방금 상황을 모두 목격했다. 그는 곧장 달려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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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주연아는 봉현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저 그냥 예솔 씨랑 말 몇 마디 했을 뿐이에요. 임신에 대해 물어봤는데 자기 뱃속에 아기 있다고 날 밀어버려서... 그래서 계단에서 구르고 말았어요. 다리가 너무 아파요...”“현수 오빠, 저 다리도 다쳤고요, 얼굴도 예솔 씨가 때려서 이렇게 부었어요...”봉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계단 끝에 서 있는 지예솔을 차갑게 바라볼 뿐이었다.지예솔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래요, 내가 때렸고 내가 밀었어요. 경찰서에 신고하든지요.”그녀는 이미 임신한 지 다섯 달이 되어 배가 제법 불러 있었다. 계단 위에 외로이 서 있는 모습은 어쩐지 쓸쓸하고 가냘프기까지 했다.하지만 그녀의 등은 꼿꼿하게 펴져 있었고, 그 모습이 봉현수의 눈엔 차라리 꺾어버리고 싶을 만큼 완강하게 느껴졌다.그는 그녀가 두 번 다시 떠날 생각을 못 하도록 곧은 등을 꺾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눈동자 속 어둠이 짙게 일렁였다. 막 계단에 올라서려던 찰나 주연아가 다시 울먹이며 말했다.“현수 오빠, 예솔 씨를 탓하지 마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예솔 씨가 오빠를 정말 미워하고 봉씨 가문이 싫어서 애를 지우고 떠나고 싶다고 하는 걸 듣고는 예솔 씨를 말렸거든요. 근데 제가 말을 잘못했나 봐요. 그래서 예솔 씨가 화가 나서 절 때렸을 거예요”“정말 다 제 잘못이에요, 예솔 씨를 탓하지 말아요.”봉현수는 낯빛을 바꾸며 형형한 눈빛으로 지예솔을 바라봤다. “애를 지우려 했다고?”지예솔은 차가운 눈길로 주연아를 한번 쏘아보더니 봉현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현수 씨, 당신 이제 곧 약혼하잖아요. 그런데 내가 이 아이를 왜 지켜야 하죠? 태어나자마자 사생아로 낙인찍히게 하라고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주연아를 향해 쏘아붙였다.“그리고 주연아 씨, 우리 그렇게 가까운 사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나보다 나이 많으면서도 가련한 척 굴지 말아요, 역겨우니까.”봉현수가 가장 싫어하는 건 그녀의 무심한 얼굴이었다. 마치 그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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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봉현수는 지예솔 앞으로 다급히 달려와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는 곧장 밖으로 뛰쳐나갔다.지예솔은 그의 아연실색한 얼굴을 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 뒤틀린 쾌감 같은 것이 기이하게 피어오르는 걸 느꼈다.하지만 그 감정은 곧바로 벼락같은 고통에 자리를 내줬다.몸 안의 피가 점점 더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졌다. 모든 게 너무 늦어버렸다는 절망과 함께 억눌렀던 분노와 두려움이 한꺼번에 치밀어올랐다. 결국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다시 눈을 떴을 때 곁에는 봉현수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그녀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다.지예솔은 반사적으로 배를 만졌지만 손끝에 느껴지는 건 납작한 복부뿐이었다.“아이, 아이는요?”봉현수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낮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현우의 상태가 좀 심각하긴 하지만 응급처치가 잘 돼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대.”그제야 지예솔은 그 모든 상황이 꿈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를 잃은 게 아니라 지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한 거였다. 지금 그는 수술실에서 생사를 오가는 중이었다.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수술실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녀는 급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다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봉현수가 재빨리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눕히며 달랬다.“진정해. 걱정하지 마, 무사할 거야. 아까 의사가 분명히 말했어, 무조건 살릴 수 있다고.”“아직은 수술 중이니까, 네가 가도 볼 수 없어. 수술 끝나고 가도 안 늦으니까 괜찮아.”지예솔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봉현수의 손을 꼭 잡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현우, 절대 무슨 일 있으면 안 돼... 내 유일한 가족이란 말이야...”봉현수는 그녀의 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조용히 위로했다.“괜찮을 거야. 나 있잖아. 내가 있으니까, 아무 문제도 없을 거야.”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와 지현우는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는 소식을 전했다.지예솔은 그제야 숨통이 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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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지현우는 눈을 뜬 뒤 치료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봉현수를 떠나보내기 위해 그는 식사를 거부하고 지예솔마저 만나주지 않았다.며칠 동안 그렇게 버티던 끝에 봉현수는 결국 한발 물러섰다. 더 이상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지현우의 몸은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회복됐고 심지어 장기 기능이 저하되는 시점이 더 앞당겨지고 말았다.연말에서 해가 지나 연초가 되기까지 겨우 석 달이 지났을 뿐인데 그의 심장은 더욱 격렬하게 이식을 거부했고 실신은 일상이 되었으며 머리카락은 한 움큼씩 빠져나갔다. 컨디션이 괜찮은 날은 가끔 산책도 가능했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엔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그의 상태를 두고 뒤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처음엔 단순히 교통사고 후유증이라 여겼던 그는 우연히 의료진의 대화를 듣고 나서야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마치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슬퍼하거나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는 정연석에게 연락을 해 자신을 경원시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이번엔 봉현수가 물러섰다.지현우가 두려워서, 정연석에게 대항할 방법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지예솔이 너무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원래도 마른 체형이었던 그녀는 석 달 만에 5kg이나 빠져버렸고 아무도 없는 곳에선 몇 번이나 울다 기절하곤 했다.그녀는 지현우의 상태에 대한 불안으로 거의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다.하지만 심장이란 장기는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게다가 지금의 지현우 상태로는 설령 심장을 구해 수술에 들어간다 해도 수술대에서 목숨을 잃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모든 것이 그저 마지막 잎새와도 같았다. 모두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경원시에 돌아온 뒤 정연석과 봉현수는 서로 한 걸음씩 물러서며 암묵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모든 결정은 지현우의 병세를 최우선으로 하자는 것이었다.그리하여 정연석이 지현우를 돌보는 역할을 맡았고 봉현수는 심장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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