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Bab 1541 - Bab 1550

1590 Bab

제1541화

윤정희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침묵했다.송지원은 차분하게 말했다.“윤정희 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요. 내가 권력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하지만 그건 오해예요. 윤정희 씨 눈엔 하나 엔터테인먼트가 엄청난 기업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그 회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요. 그러니 내가 지금의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수아를 연예계에서 퇴출할 방법은 수백 가지나 됩니다. 그리고 하나 지분은 내가 가진 자산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해요.”윤정희는 한층 더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나 엔터테인먼트는 아시아 연예계의 절반을 장악한 거대 기업인데 송지원 씨가 그런 회사의 지분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다니.’세상 사람들은 송지원을 그저 정계의 신흥 인물로만 알고 있었고 그의 진짜 배경을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가 하나 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라는 사실에 윤정희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그런데 왜 그동안...”송지원은 말했다.“윤정희 씨, 그동안의 소문들이 저절로 사라졌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수아에게 쏟아진 그 많은 광고와 투자들이 아무 이유 없이 들어온 거라고 믿으세요? 수아는 거의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어요. 평범한 사람이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물론 수아의 재능과 노력을 부정하려는 건 아니에요. 지금의 위치는 수아가 마땅히 차지해야 할 자리죠. 하지만 하나 꼭 알아두세요. 하나는 자선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한이준이 제 친구라고 해서 수아에게 무한정 지원을 해줄 리 없잖아요.”그는 임정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를 만큼 다정하고 애틋한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윤정희 씨는 똑똑한 사람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 거예요.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 수아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에요. 나는 수아를 힘으로 억지로 퇴출하려는 게 아닙니다. 수아가 스스로 연예계를 떠나도록 유도하는 거죠. 그게 내가 수아를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을 잘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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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송지원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조용히 술잔을 들었다.“방금은 좀 부끄럽네요. 아내가 며칠째 저에게 화가 나 있어서 냉전 중이었거든요. 그래서 좀 달래보려다 그만 저런 행동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수아는 원래 그런 성격이고 또 저를 꽉 잡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수아가 화를 내면 저도 괜히 마음이 불안해져서 다소 과하게 행동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그는 술잔을 테이블 위에서 천천히 굴리듯 돌린 뒤 단숨에 비워냈다. 이어진 그의 목소리에는 임정아가 마치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한 애정과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 묻어 있었다.그들은 늘 그가 일에만 냉철하게 임하는 모습만 보아왔기에 이렇게 아내를 극진히 챙기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모두가 놀라 웃음을 터뜨렸다.한이준이 말했다.“역시 대스타는 다르네요. 저 진상 송지원 좀 얼른 데려가요. 자랑 좀 그만하라 해요. 온 세상에 자기 아내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리고 싶어 안달 난 사람 같잖아요.”송지원은 말했다.“어떻게 너는 임혜린한테 잘해도 되면서 나는 우리 수아한테 잘하면 안 돼?”한이준은 임혜린의 생선 가시를 조심스레 발라주며 말했다.“너랑 내가 같을 수 있겠냐? 난 세상에서 아내를 제일 사랑하는 남자야.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고.”두 사람의 대화는 송지원과 한이준 사이의 특별한 우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송지원의 뛰어난 능력을 은근히 보여주었다.그는 자연스럽게 임정아가 자선 사업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주변의 부유한 여성들의 관심과 칭찬 참여를 유도했다.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오지 교육청 명함을 건넸다. 과한 홍보보다는 조용한 기부를 제안했고 그들은 돈에는 개의치 않았으며 무엇보다 송지원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흔쾌히 동의했다.그 결과 잠시 후 임정아는 다수의 익명 후원금을 유치하게 되었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송지원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이들에게는 지금 당장 돈이 절실했고 기부 금액이 수십만 원이든 50센트든 그녀에게는 모두 소중한 마음이었다.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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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한 남자가 낮게 속삭였다.“잘 봤어? 정말 임정아 맞지?”다른 남자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확실해.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여자가 하필 스타라니. 그 빌어먹을 여자가 정보를 넘기지만 않았어도 임정아가 송씨 가문에 숨겨져 며느리가 됐고 연예계까지 올라섰다는 건 절대 몰랐을 거야.”그는 이를 꽉 깨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임우휘, 네가 죽었다고 내 한이 풀릴 줄 알았냐? 네가 우리 가족 36명을 죽게 만들고 남은 사람들도 장애인으로 만들었지. 이제 네 딸한테 너한테 했던 그대로 돌려줄 거야.”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뱉었다.“영웅? 웃기지 마.”…임정아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쳤지만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밤 12시가 가까워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아침에 눈을 뜨니 식탁 위에 그녀가 좋아하는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다.익숙한 색깔과 향기로 보아 송지원이 준비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방 안에는 그가 없었다.임정아는 그 음식이 왜 거기에 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아침 식사의 대부분을 먹었다.식사하면서 휴대전화를 켰고 한민정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이전과는 달랐다.과거에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나 선행을 담은 사진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전부 그녀의 악행을 폭로하는 내용이었다.불륜을 저지른 부인에게 길거리에서 얻어맞은 사건 등 모두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었다.그뿐만 아니라 여러 게시물이 계속 올라왔는데 한민정의 어머니 역시 불륜녀였고 그녀가 한씨 가문의 딸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다.더욱 놀라운 건 한민정의 매니저가 직접 나서서 그녀를 비난하며 봉사활동 사진은 모두 연출된 것이고 보육원에 기부한 식품도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었다고 폭로한 사실이었다.게다가 한민정이 다른 연예인들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글들도 대량으로 게시되어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다.순식간에 연예 뉴스는 한민정 개인 독무대로 변해버렸다.댓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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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송지원은 양 비서가 말끝을 흐리는 것을 보고 그의 손에서 USB를 받아 컴퓨터에 꽂았다.여러 개의 영상이 저장되어 있었고 송지원은 첫 번째 영상을 재생했다.영상에는 그가 송인아를 안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강연희가 뒤따랐고 몇 차례 송지원의 손목에 손을 대려 했지만 그는 무심코 피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그는 강연희가 자신의 등에 바짝 붙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멀리서 모자와 마스크를 쓴 임정아가 조용히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이 장면을 보는 순간 송지원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마치 벌레를 삼킨 듯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처음으로 그는 누군가에게 생리적인 혐오감을 느꼈다.임정아의 말이 맞았다.세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정말 가족처럼 보였고 강연희는 그의 등에 기대고 있었다.‘왜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까?’그는 생각했다.예전에는 강연희 모녀와 함께 있을 때 항상 송인아를 안고 있었기에 강연희가 다가와도 아이를 돌보는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 행동이 매우 애매하고 오해를 살 만한 모습이었다.그는 임정아가 이 장면을 봤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그래서 그가 송인아와 함께 돌아올 때마다 임정아가 화를 내고 심한 말을 했던 이유였다.그는 그녀가 사소한 일에 과민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녀가 과거 실수에 대한 속죄심까지 안고 있었다.그와 강연희 모녀가 함께 있을 때의 모습은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매우 불쾌한 것이었다.‘7년 동안 내가 송인아를 만날 때마다 이런 모습이었을까?’그 가능성을 떠올리며 송지원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양 비서, 내가 송인아 모녀를 만날 때마다 그 장면이 이상하게 느껴졌지?”양 비서는 침을 삼키며 어색하게 답했다.“말해봐. 벙어리가 됐어?”양 비서는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말했다.“만약 제가 말했다가 시장님께서 제 월급을 깎으시면 어쩌죠?”“말해.”그제야 양 비서는 입을 열었다.“분명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강연희 씨는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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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임정아가 처음으로 송지원이 자신의 사람이라고 말했던 순간부터 그는 이미 아이의 이름을 떠올렸고 심지어 둘째의 이름까지 몇 번이나 고민했다. 어떤 유치원이 좋을지 어떤 초등학교가 집과 가까운지도 미리 알아보았다.송지원은 그녀가 자신을 얻은 뒤 함부로 버리려 해선 안 된다고 믿었다.그 생각에 갑자기 일어선 그는 샤워하려 했지만 양 비서가 조용히 그를 막아섰다.“시장님, 마지막 영상까지 보시고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임정아 씨에게 설명할 일이 있더라도 지금은 서두르지 마시죠.”송지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마지막 영상을 재생했다.영상에는 그가 병실을 떠난 직후 한 남자가 들어와 송인아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 모습은 자연스러웠고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 같았고 송인아 역시 그 남자를 좋아하는 듯 따뜻하게 웃었다.세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송지원과 함께일 때보다 더 가족처럼 보였다.잠시 후 강연희와 그 남자는 함께 병실을 나섰고 카메라는 화장실 입구를 비췄다.화장실에 들어가기 전 그 남자가 강연희를 껴안았다. 강연희는 피하지 않았다.이내 두 사람은 화장실로 들어갔고 영상은 10분가량을 빨리 감아 두 사람이 차례로 나오는 장면을 담았다.그 남자는 다시 병실로 돌아와 송인아를 품에 안고 잠시 머물다 떠났다.영상을 지켜보던 송지원은 미간을 좁혔다.“형수도 오래 혼자였으니 남자친구가 있는 건 이상할 게 없어. 설령 재혼한다 해도 송씨 가문이 반대하진 않을 거야. 오히려 꽤 많은 지참금을 줄 수도 있지. 물론 송인아를 데려가는 건 허락하지 않겠지만 아이를 만나는 것까지 막지는 않을 거야. 그런데 저 남자 어디서 본 것 같단 말이지.”망설이던 양 비서가 입을 열었다.“시장님, 제 아내가 이 병원 간호부장인데요. 며칠 전 간호사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하더군요. 어떤 남자가 며칠 전부터 송인아 양과 자주 함께 있었고 송인아 양에게 ‘아빠라고 불러봐’라고 했다는 소문이 있었답니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말이고 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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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연희가 출산했을 때 의사가 조산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 같아. 하지만 당시 송인아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렸고 의사의 말은 그냥 흘러가 버렸지.”송지원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영상 속 남자를 추적해.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내고 송인아의 친자 확인 검사를 은밀히 진행해.”양 비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며칠 후 촬영은 예상보다 빨리 끝이 났다.임정아는 남은 일을 모두 윤정희에게 맡겼고 윤정희는 스케줄을 최대한 뒤로 미뤘다.촬영장 밖으로 나오며 바람을 맞은 임정아는 문득 마음 한쪽이 허전해졌다.그녀는 윤정희와 함께 저녁을 먹은 후 고향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임정아는 송씨 가문에 들어갔고 가문의 어른들은 혹시라도 그녀를 아는 사람들이 찾아올까 봐 고향 방문은 물론 연락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그렇게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임정아는 단 한 번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모든 것이 가라앉은 지금 그녀는 마침내 돌아가기로 결심했다.그곳은 바다에 인접한 남쪽으로 약간 치우친 작은 도시였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활기가 넘쳤고 경원시에서 고속철로 네 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곳이었다.차표를 든 손을 바라보며 임정아는 갑자기 평온함을 느꼈다.의사는 임신 초기 석 달 동안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태아에게 좋다고 했다.그 작은 도시에는 부모님의 기운이 서려 있고 그녀의 어린 시절 기억이 담겨 있었다. 아마 따뜻한 곳일 것이다.그녀에게는 몇몇 친척이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들은 이름과 정보를 바꾸고 수년 동안 연락이 끊겼다.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었다.이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임신 초기 석 달 동안 고향에서 지내고 이후에는 천원군에 있는 아이들을 보러 갔다가 출산 예정일에는 다시 고향에서 출산할 계획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임정아는 마음이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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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임정아는 먼저 중고 명품점에 가서 액세서리들을 모두 팔고 그 돈을 은행 계좌에 입금한 후 작지 않은 여행 가방을 끌며 고속철도역으로 향했다.네 시간이 조금 넘게 지나자 그녀는 운해시에 도착했다.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탓에 도시는 낯설기만 했다. 시내 중심에 세워진 상징적인 대형 종탑을 제외하면 모든 건물은 더 높아지고 더 세련되어져 있었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예전에 살던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벽에는 큼지막하게 ‘철거’라는 글자가 칠해져 있었다.창문조차 거의 없는 낡고 허름한 아파트 앞에 서자 임정아는 입구에서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다.막 돌아서려는 찰나 안에서 온통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나왔다. 그녀와 어깨를 스치던 노인은 걸음을 멈추고 놀라 외쳤다.“임수아?”임정아는 놀라 돌아섰고 노인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불렀다.“장 선생님.”장 선생님은 감격에 겨워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정말 너구나, 수아야. 내가 TV에서 너를 봤지만 감히 알아보지도 말을 걸지도 못했어. 하지만 너는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단다.”장 선생님은 예전에 그녀의 어머니가 근무하던 학교의 교장이었고 어릴 적 자주 집에 들러 식사를 함께하던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임정아와도 깊은 인연이 이어졌다.임정아는 눈물을 닦으며 예전에 살던 집이 있던 층을 올려다보며 울먹였다.“장 선생님, 우리 집 아직 있나요?”“응 있어. 네 어머니께서 시골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돌아가셨는데 그 공로로 이 집은 평생 네 어머니의 것으로 보장되었단다. 너는 외동딸이니 당연히 상속할 권리가 있고. 철거 대상이긴 해도 새로 분양받는 집은 네 거야. 다만 이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살지 않아 많이 낡았지. 내가 가끔 학생들과 함께 청소는 했지만 솔직히 지금은 살기 힘들 정도일 거야.”임정아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그래도 있어 준 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워요. 열쇠 있으세요? 잠깐 올라가 보고 싶어요.”“그럼 가져다줄게. 기다려, 착한 아이야.”집은 그대로 남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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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임정아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 송지원을 보지 못했고 점쟁이가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소리만 들렸다.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점괘를 주우며 고개를 갸웃했다.“점괘가 안 좋게 나왔나요?”점쟁이는 정신을 가다듬더니 서둘러 점괘를 살펴보았다. 이윽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아가씨 당신 사주는 큰일을 해낼 운명입니다. 하지만 제가 더 말하는 건 천기를 누설하는 일이니 인과응보를 피하려면 777만 원을 봉투에 담아 주셔야 합니다.”임정아는 그가 자신을 속이려 든다고 생각하며 돌아서려 했다. 그때 점쟁이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나를 사기꾼으로 보십니까? 나는 열다섯 살부터 점을 봤고 50년 동안 사람을 속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은 겨우 생계를 위해 점을 쳤지만 양심은 지켰습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아가씨의 사주는 귀하지만 최근 피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석 달 안에 해결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임정아는 여전히 사기라고 확신하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 점쟁이는 다급하게 다시 그녀를 붙잡았다.“제발 가지 마세요, 아가씨. 이대로 가면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두 사람은 짧은 실랑이를 벌였고 임정아는 날카롭게 외쳤다.“지금 당장 안 놓으면 경찰 부를 거예요!”점쟁이는 더욱 다급해져 목소리를 높였다.“777만 원은 정말 적은 금액입니다. 아가씨가 아직 젊고 가짜 명품 가방을 든 걸 보니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고 생각한 겁니다. 만약 부자였다면 난 77777를 요구했을 겁니다!”임정아는 화가 치밀어 얼굴이 붉어졌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바로 그 순간 누군가 그녀를 옆으로 끌어당겼다.“무슨 일이에요?”임정아는 놀라 고개를 들었고 그곳에 송지원이 서 있었다.“당신이, 여기서 왜...”송지원은 두 사람의 상황을 파악하고 점쟁이에게 날카롭게 경고했다.“이 이상 난동을 부리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점쟁이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더는 말해봤자 소용없다고 판단한 듯 점괘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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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양 비서는 어쩔 수 없이 차를 길가에 세웠다.송지원은 차에서 내려 헐레벌떡 뒤따라온 점쟁이를 마주 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방금 말씀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점쟁이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이제는 믿으시겠습니까?”송지원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차에서 내린 양 비서에게 말했다.“점쟁이에게 777만 원 송금해.”양 비서는 눈이 휘둥그레져 되물었다.“시장님, 정말 하시는 겁니까?”송지원은 무표정하게 말했다.“내가 지금 농담하는 것처럼 보여?”양 비서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마지못해 점쟁이에게 계좌이체를 해주었다.돈을 받은 점쟁이는 근처 돌 위에 앉아 손가락으로 땅을 짚으며 무언가를 점쳤고 곧 송지원을 불러 세세하게 말을 전하기 시작했다.송지원은 처음에는 담담하게 듣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이야기를 다 들은 그는 다시 양 비서를 불렀다.“조금 전보다 더 큰 금액을 송금해.”일이 끝난 후 점쟁이는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며 허벅지를 탁 쳤다.“망했네. 남자와 그 아가씨 얘기만 하느라 아이에 대해서 말하는 걸 깜빡했어. 그 아이의 사주는 정말 귀해서 제대로 키우기가 쉽지 않을 텐데. 뭐 그래도 그들은 분명 귀하게 여길 거야. 그리고 돈도 너무 적게 받았잖아. 이 정도 큰 천기를 누설했으면 무슨 큰 혼란이 일어날지 나도 몰라. 이젠 더는 점을 칠 수 없겠지. 이 돈으로 그냥 노후나 조용히 보내야겠군.”차 안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흘렀다.임정아가 차가운 표정으로 비꼬듯 말했다.“정말 놀랍네요. 송지원 씨 같은 일 중독자가 이런 실수를 다 하다니. 근무일 대낮에 운해 같은 외진 곳엔 무슨 일로 오신 거죠?”송지원은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억지로 잡고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고향에 내려왔는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그는 회의 후 빈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그녀를 기다렸지만 연락은 끊겼고 그녀는 결국 전화기까지 꺼버렸다.윤지영에게 간신히 물어보지 않았다면 그녀가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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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도심에 이르자 송지원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점쟁이가 한 말 들었지?”양 비서는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네. 하지만 그런 말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 점쟁이는 그냥 사기꾼일 뿐이고 시장님께 돈을 잔뜩 뜯어냈어요. 시장님은 평소에 그렇게 냉철한 분인데 임정아 씨 일만 생기면 귀신 같은 일까지 믿게 되시더라고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끝을 흐리며 입을 다물었다.송지원은 창밖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떠올랐어? 나 확고한 무신론자였어. 하지만 그 일을 생각하면 안 믿으려야 안 믿을 수가 없어. 특히 수아 일만큼은...”양 비서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저도 안 믿었을 겁니다. 그때 임정아 씨가 크게 다쳤잖아요. 그런데 그 무당이 잠깐 손을 얹더니 다음 날엔 멀쩡하게 걸어 나왔어요. 더 이상한 건 임정아 씨가 다친 부위랑 시장님 몸의 상처 부위가 똑같았다는 거예요. 시장님은 워낙 강인한 체질이고 특수한 약을 쓴 덕에 살아나신 거겠지만 혹시 이게 전설 속의 ‘환혼’인가요?”그 일은 군에서 제대하기 전 극비 임무 수행 중 벌어졌다.송지원은 특수 작전 도중 20일간 연락이 두절되었다.그의 소식이 끊기자 16세였던 임정아는 송씨 가문을 몰래 빠져나와 현지인을 고용해 수온 산맥 근처 무인지대로 향했다.이후 그녀의 소식은 완전히 끊겼다.며칠 뒤 그녀가 고용한 현지인들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심하게 부패해 있었다.송지원은 직접 대규모 수색팀을 이끌고 일대를 뒤졌고 7일 만에 시냇가에서 거의 죽어가는 임정아를 발견했다.그녀는 복부를 야생 동물에게 물어뜯겨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다.모두가 포기하려 했고 송지원조차 그녀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바로 그때 스스로를 현지 무당이라 주장하는 자가 나타나 그녀를 살릴 수 있다며 10kg의 금과 살아 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금은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었지만 살아 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조건은 도저히 납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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