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아는 먼저 중고 명품점에 가서 액세서리들을 모두 팔고 그 돈을 은행 계좌에 입금한 후 작지 않은 여행 가방을 끌며 고속철도역으로 향했다.네 시간이 조금 넘게 지나자 그녀는 운해시에 도착했다.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탓에 도시는 낯설기만 했다. 시내 중심에 세워진 상징적인 대형 종탑을 제외하면 모든 건물은 더 높아지고 더 세련되어져 있었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예전에 살던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벽에는 큼지막하게 ‘철거’라는 글자가 칠해져 있었다.창문조차 거의 없는 낡고 허름한 아파트 앞에 서자 임정아는 입구에서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다.막 돌아서려는 찰나 안에서 온통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나왔다. 그녀와 어깨를 스치던 노인은 걸음을 멈추고 놀라 외쳤다.“임수아?”임정아는 놀라 돌아섰고 노인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불렀다.“장 선생님.”장 선생님은 감격에 겨워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정말 너구나, 수아야. 내가 TV에서 너를 봤지만 감히 알아보지도 말을 걸지도 못했어. 하지만 너는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단다.”장 선생님은 예전에 그녀의 어머니가 근무하던 학교의 교장이었고 어릴 적 자주 집에 들러 식사를 함께하던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임정아와도 깊은 인연이 이어졌다.임정아는 눈물을 닦으며 예전에 살던 집이 있던 층을 올려다보며 울먹였다.“장 선생님, 우리 집 아직 있나요?”“응 있어. 네 어머니께서 시골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돌아가셨는데 그 공로로 이 집은 평생 네 어머니의 것으로 보장되었단다. 너는 외동딸이니 당연히 상속할 권리가 있고. 철거 대상이긴 해도 새로 분양받는 집은 네 거야. 다만 이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살지 않아 많이 낡았지. 내가 가끔 학생들과 함께 청소는 했지만 솔직히 지금은 살기 힘들 정도일 거야.”임정아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그래도 있어 준 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워요. 열쇠 있으세요? 잠깐 올라가 보고 싶어요.”“그럼 가져다줄게. 기다려, 착한 아이야.”집은 그대로 남아 있었지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