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동네였지만 바닷가 근처라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었다.임정아는 왼쪽 방향으로 틀어 계속 걸음을 옮겼고 거리에는 온통 맛있는 향이 풍겼다.기억 속 그 풍경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아차린 임정아는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졌다.하굣길에 이 골목에서 몰래 튀김이나 분식, 또 가끔은 팥빙수 같은 것을 사 먹었는데 엄마한테 들키면 하루 종일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 임정아는 그 잔소리를 참 싫어했지만, 엄마를 잃고 난 뒤엔 그 잔소리가 사무치게 그리워졌다.‘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가진 모든 걸 걸고 부모님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하지만 세상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방법은 없었고 영원히 곁에 있을 줄만 알았던 부모님의 부재를 홀로 꿋꿋이 이겨내야 했다.다행히 시간이 지나 임정아는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아주 작은 생명이 임정아에게 찾아왔고, 같은 피를 나눠가지고 같은 숨을 쉬었으며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아이만큼은 절대 임정아를 사랑하지 않는 순간이 없을 거라 믿었다.아이 생각에 임정아는 배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아가야, 여기 마음에 들어?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그리고 과거 자주 들렸던 분식집에 자리를 잡고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다.가게는 그대로였지만 사장은 바뀌었는지 임정아를 알아보지 못했고 임정아는 실컷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분식집을 나와서는 곧장 근처 사탕 가게로 향했다.계산하려는데 젊은 사장이 임정아를 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임수아? 나 모르겠어? 나 오성민이야, 초등학교 동창!”임정아는 크게 기억이 남지는 않았지만 오성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는 않았다. 그러자 오성민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정말 유명한 대스타 되었더라? 이름이 달라서 긴가민가했는데 네가 그 임수아라는 확신이 이제야 들어!”“사탕 돈은 안 받을게. 오랜만에 본 동창이 쏘는 거야.”그러나 임정아는 벽에 걸린 계좌번호를 확인하고 곧장 이체했다.그때, 송지원이 나타나 임정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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